# 잔뜩 깔린 산호와 조개껍질은 신혼여행지에서 줏어온 것들.
8년간 버리지도 않고 이사올 때도 꼭꼭 챙겨온 징한 쭌모친이어요.
여적 껴안고 있다가 드디어 빛을 봅니다.
우리집에서 살게 된 녀석들이예요.
이사온지 5일만에 수마트라(검정줄무늬) 한마리는 저 세상으로..... 흐흑.......
물고기 기르고 싶다고 3년간 졸라댄 준호군의 숙원은 풀렸으나
열대어 처음 길러보는 쭌모친은 이 나이에 열대어 공부하느라 머리가 흴 지경이랍니다.
내 증말........ 한숨이 푹푹 나옵니다.
이사후에 쭌부친께서 화초에 관심을 두시어 큰 화분을 몇 개 들이고 보니
돈주고 사온 나무 죽을까봐 노심초사 공부해서 저것들 물주고 햇빛보여주고 먼지 닦아주고,
(돈주고 사온 풀때기라서 애착이....... ㅋㅋㅋ
화초마다 광량, 물주기, 흙성분 등 기르는 방법이 제각각이라 참 어렵기만 합니다.
화초 기르다가 재미붙여서 이 길에 빠져들면 가산탕진한다는데 ㅋㅋㅋㅋ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헉헉대는 쭌모친은 저것들 죽이지나 않으면 다행.)
어항사달라는 자식성화에 기어이 집에 생물을 들여서 죽어나가는 꼴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신산해지는게.......... 우리집에 온 고기가 참 안됐고.......
하여간에 저지르는 사람 따로 있고 뒷감당하는 사람은 머리가 아픕니다 그려.
# 저 가운데 있는 수마트라 녀석이 어찌나 포악한지
다른 녀석들 꼬리지느러미를 자꾸 물어뜯어서 격리시킬까 생각중인데
붙잡으려고 내가 다가가기만 하면 어찌 알고 여과기 밑으로 숨습니다.
영리해, 영리해.
# 모처럼 6마리가 모두 찍혔어요. ㅋㅋㅋ
얼른 물이 더 맑아지고 안정되면 구피 몇 마리 더 사다가 식구를 불릴 생각.
구피는 한 달에 한 번 출산(새끼를 낳는대요)한다니
벌써부터 막 기대되고 그럽니다. 하핫!
자연수초도 사다가 잘 꾸며주고 싶고.
자신도 없으면서 욕심부리면 안되는데...........ㅋㅋㅋㅋ
처음에 어항 세팅하고 물이 점점 뿌옇게 변하는 백탁이 심하게 와서
4일째 되는 날, 기어이 못참고 물을 홀랑 갈아줬답니다.
어항 사오자마자 물받아서 중화제 풀고 고기 확 넣어버린 무식한 우리 가족때문에 고생한 녀석들.
열심히 자료 읽고 고민해서 하루정도 묵힌 물로 갈아주고 먹이도 조금만 주면서 3일 정도 기다리니
어느정도 물이 맑아지는게 보입니다.
이대로 3~4일 더 기다리면 수정처럼 맑아질라나?ㅋㅋㅋ
어항 옆에 가면 은근한 비린내가 나는데 그것땜에 또 물을 갈아주고 싶기도 하지만
물이 잡히면(여과시스템이 안정화되면) 비린내도 줄어든다 하니 기다려볼랍니다.
에혀...... 세상일이 뭐하나 쉬운게 없네......
쪼마난 어항 하나 사가지고 이 무슨 산더미같은 일이........
밤에 어항 불켜놓고 물고기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기분이 나른해지면서 평화로운 느낌도 들고
준호랑 지호가 물고기 예뻐라 하니 그것도 보기 좋고
쭌부친이 낮에 괜히 전화해서 "물고기 잘있나? 안죽었나?" 이러구 물고기 안부를 물어보면 성질나고 ㅋㅋㅋ
(내가 물고기 보모입니까? 왜 내 안부는 안물어봐!!!!)
일많다고 투덜거리면서도 내심 물고기가 예뻐보이기도 하니 곧 정이 담뿍 들겠지요?
# 지금 준호가 지호에게 자기 똥싸는거 보여주고 있음.
지호 기저귀 떼는거 도와준다며 시청각교육 중이심. 끄응~ 소리 완전리얼.
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