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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23
메모리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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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유재일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매출액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잠정 기록했어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년 전보다 23.3%, 1452.2% 증가했죠.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거예요. '메모리 반도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반도체, 원하는 대로 변신하는 능력자
메모리 반도체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반도체에 대해 알아야 해요. '반도체'는 이름 그대로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 성질을 가진 물질'이에요.
과학 수업 시간에 해본 '전구 실험'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첫 번째 회로(실험 A)는 스위치가 '철사'로 만들어져 있어요. 스위치를 켜면 전구에 불이 반짝반짝 들어옵니다. 전기가 통한다는 뜻이죠. 두 번째 회로(실험 B)는 스위치가 '유리'예요. 유리는 전기가 통하지 않아 전구가 켜지지 않아요. 이런 전기적 특성에 따라 실험 A의 스위치는 도체, 실험 B의 스위치는 부도체라고 부르는 거예요.
마지막 세 번째 회로(실험 C)는 스위치가 '반도체'로 만들어졌어요. 앞에서 말했듯 반도체는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성질을 가진 물질이에요. 순수한 상태에선 부도체처럼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지만, 빛과 열, 전압 등을 가해서 전기전도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어요. 그래서 반도체로 만들어진 스위치는 전구 점등 여부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자예요. 도체는 전기가 잘 통하지만 사람이 조절하기 어려운 반면, 반도체는 전기가 통하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게 차이점이죠.
반도체의 원리는 모든 숫자를 0과 1의 2진수로 표현하는 컴퓨터의 원리와 비슷해요. 한 개의 스위치로 두 가지 상태(0과 1)를 표현해요. 스위치가 연결되면 1, 단절되면 0으로 표현해 기억장치와 연산장치 등 반도체 회로를 동작시키는 거예요. 반도체에서 이런 스위치 역할을 하는 부품을 트랜지스터라고 불러요. 반도체에서 전기 흐름을 조절해주지요. 반도체는 모래에서 추출한 규소(실리콘) 등으로 만든답니다.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드나드는 문의 역할을 하는 게이트(gate)와 전자를 공급하는 소스(source) 단자, 전자를 밖으로 내보내는 드레인(drain) 단자로 구성돼 있어요. 게이트에 전압이 가해지면 소스에서 드레인으로 전자가 이동해 전류가 흐르게 돼요. 반도체 안에는 이런 트랜지스터가 수백억 개 이상 들어있어요.
소중한 추억을 저장해 주는 '메모리 반도체'
반도체는 용도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로 나뉘어요. 시스템 반도체는 정보(데이터)를 연산·처리하고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기억·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예요.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나 컴퓨터로 작업한 문서가 바로 메모리 반도체에 저장되는 거예요.
메모리 반도체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어요.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내용이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와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내용이 보존되는 '비휘발성 메모리'가 있지요. 대표적인 휘발성 메모리로는 '디램(DRAM)'이 있고, 비휘발성 메모리로는 '낸드플래시(NAND Flash)'가 있어요. 이 두 제품이 현재 메모리 반도체의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요.
'디램'은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내용이 지워지는 휘발성 메모리이지만, 대신 큰 장점이 있어요. 동작 속도가 낸드플래시보다 빠르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디램은 컴퓨터, 모바일 기기 등에서 중앙처리장치(CPU)의 연산을 돕는 역할을 해요. CPU의 연산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임시로 저장해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빠르게 작동하는 건 디램 덕분이에요.
'낸드플래시'는 디램보다 동작 속도는 느리지만 저장 용량을 늘리기 쉽고 전원이 꺼지더라도 저장된 정보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메모리예요. 많은 양의 정보를 보관할 수 있는 대용량이 특징인데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찍은 소중한 사진이나 영상들도 낸드플래시 속에 저장돼요.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비유를 해볼게요. 요리사는 '중앙처리장치(CPU)', 재료를 보관하는 냉장고는 '낸드플래시', 재료를 손질하는 도마는 '디램'으로 비유할 수 있어요. 볶음밥을 만든다고 해봅시다. 낸드플래시라는 냉장고에서 원재료를 꺼내서 디램이라는 도마 위에 올리고, 손질된 재료들을 요리사인 중앙처리장치(CPU)에 전달하면 데이터 처리 등 결과물인 볶음밥이 완성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이렇게 각자 장점을 이용해 인간이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거지요.
인공지능과 메모리 반도체
'챗GPT'를 사용해 본 적 있나요? 챗GPT는 묻는 말에 자연스럽게 답할 뿐 아니라 다양한 창작까지 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이죠. 인공지능 시스템은 수많은 정보를 공부하고, 복잡한 연산도 해야 해요.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공지능 시스템이 공부하고 분석,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도 많아져요. 그러면 이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고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도 많이 필요하게 되지요.
메모리 반도체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빠르게 전달해야 해요. 그리고 한 번에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용량도 커지고, 전력을 더 적게 쓰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죠. 이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는 최근 고성능, 고용량, 저전력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초고속 메모리 'HBM(High Bandwidth Memory)'도 인공지능 시장과 관련이 깊어요. HBM은 디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메모리 반도체예요. 얇은 디램 칩을 여러 층으로 쌓기 때문에 디램이 하나일 때보다 용량과 속도가 좋아져요. 이를 통해 인공지능 시스템이 방대한 정보를 효율적이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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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S부문 김은혜 프로 기획·구성=오주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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