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 변상도’로 보는 부처님 세상] <63> <대방광불화엄경제63권변상> - 다만 제 마음을 비추어 살피는 것일 뿐
엎드려 ‘선재동자 발보리심’ 찬탄하기도
미가·해탈·해당 가르침 받는 장면
“여래가 여기로 오는 것도 아니요
내가 저기로 가는 아니라” 가르쳐
선재동자가 미가대사, 해탈장자, 해당비구를 찾아 가르침을 받는 장면을 새긴 80화엄경 제63권 변상도.
80화엄경에서 제63권은 ‘입법계품’에서 네 번째 권이다. 선재동자가 미가(彌伽)대사, 해탈(解脫)장자, 해당(海幢)비구를 찾아 가르침을 받는 장면이다.
미가대사는 자재성(自在城)이라는 곳에 사는 사람인데, 선재동자가 찾아갔을 때 시장 한가운데서 법을 설하고 있었다. ‘바퀴 륜(輪) 자 장엄 법문’인데, 그 내용은 ‘보살의 묘한 음성 다라니 광명 법문’이라고 하였다.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말을 분별하여 아는 신통력이다. 대사(大士)라는 말이 출가자라는 말인지 다만 신심 있는 불자라는 말인지는 불분명하다.
미가대사의 특이한 점은 선재동자를 보고 아누다라삼약삼보리심을 발하였느냐고 묻고는 선재동자 앞에 엎드려 이는 여래의 거두어 주심이며, 범천왕이 절하며, 모든 세상의 임금까지 경축한다는 것 등으로 발보리심을 찬탄하는 것이다.
해탈장자는 미가대사 이후 선재동자가 12년 동안 찾아다니다 주림성(住林城)에서 만난 선지식이다. 장자(長者)라는 말에서 한 지역의 유력한 권력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살도를 어떻게 닦아야할지 묻는 선재동자의 질문에 해탈장자는 ‘부처의 세계를 두루 거두어 그지없이 도는 다라니’ 삼매의 문을 설하였다. 해탈장자는 삼매 가운데 열 세계 티끌 수 부처님과 보살들을 보지만 저 여래들께서 여기로 오는 것도 아니요 내가 저기로 가는 것도 아니라고 가르친다. 다만 제 마음을 비추어 살피는 것이라 하였다.
해당비구는 해탈장자에 이어 염부제(閻浮提) 반마리(畔摩利) 마을에서 만난 선지식이다. 선재동자가 해당비구를 처음 봤을 때 길가에서 가부좌하고 삼매에 들어 있었는데, 여섯 달하고도 육일 만에 삼매에서 나왔다. 해당비구가 삼매에 들었을 때 발바닥을 비롯해 두 무릎, 허리, 두 옆구리, 가슴, 등, 두 어깨, 배, 얼굴, 두 눈, 미간, 이마, 머리, 정수리, 몸의 모든 털구멍 등에서 백천억 장자와 거사와 바라문 등이 나오고, 용과 아수라가 나오며, 야차왕와 나찰왕이 나오며, 집금강신과 건달바왕과 전륜성왕이 나오며, 한량없는 보살대중들이 나오며, 백천억 여래의 몸이 나와 중생들을 구제하거나 법문을 연설하였다. 이는 모두 반야바라밀다를 닦아 얻은 백만아승지 삼매였다.
[불교신문366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