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정식명칭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와 63개의 부속도서를 포함한 대한민국 최남단의 광역자치단체이며 인구 56만의 국제자유도시. 전 국민이 사랑하는 과일, 감귤의 고장이며 대한민국 최고(最高)의 산 한라산의 기운이 서려있는 휴양지.
섭지코지 주변 유채꽃밭
사실 6~7년 전만 하더라도 제주도는 내륙에서 방문하기 쉬운 곳은 아니었다.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나름의 운치가 있지만 반나절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었고, 비행기를 이용하자니 왕복 이십 만원에 가까운 요금은 가볍게 떠나는 여행 비용치고는 부담스러웠다. 실제로 60~70대 세대들에게 제주도는 신혼여행 때나 한 번 방문할 수 있는 먼 관광지로 기억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2004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저가항공사들로 인해 이동 비용에 관한 염려는 상당 부분 덜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호텔이나 민박과 같은 전통적인 숙박업소가 아닌 새로운 형식의 숙박업소들이 생겨나면서 제주도는 더 이상 많은 비용을 들여 큰 마음먹고 방문해야 하는 곳이 아닌, 주말이나 짧은 연휴를 이용하여 방문했다가 돌아올 수 있는 1일 생활권으로 거듭났다. 심리적으로 더욱 가까워진 국내 제일의 휴양지, 제주도를 ‘저렴하고’ ‘알차게’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저가항공, 저렴한 가격 대비 효율적인 시간 운용저가항공사는 2004년 한성항공이 처음으로 청주 국제공항에 부스를 설치하고 청주 - 제주 간 운행을 시작했으나 거대 항공사들의 견제와 경영적자로 2008년 10월부터 영업을 중지했다. 현재는 후발주자들인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네 곳의 항공사가 영업 중에 있다. 요일과 시간대 별로 가격 편차가 있으나 이 항공사들을 이용하면 최소 20,000원에서 60,000원 선에 제주도를 방문할 수 있다. 거의 매시간 간격으로 항공기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여행계획을 세우는데도 불편하지 않다. 같은 시간대에 운행하는 거대항공사들의 운임에 비해 동일 노선은 20,000원에서 50,000원 이상 저렴하다.
현재 운행 중인 저가 항공사들의 여객기얼마나 신속한지 다른 교통수단과 비교해 보았다.
인천 연안 여객터미널에서 제주항까지 운행하는 여객선의 3등석 가격은 65,000원(대인 기준), 소요시간은 13시간이다. 부산항 여객터미널에서 제주항까지의 여객선 소요시간은 11시간 정도이며 대인기준 39,000원 - 43,000원 가량이다.여객선을 이용하는 것이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가격 면에서는 약 1.5배 소요시간은 무려 14배 이상 차이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본 기자라면 주저 없이 저가항공을 택하겠지만, 최종선택은 물론 여러분의 몫이다.
숙박의 딜레마배, 항공기 어느 수단을 이용했든 여러분은 제주도를 방문할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제주도 여행의 첫 발걸음을 떼기 전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바로 숙박이다. 대한민국 제일의 휴양지에서 숙박을 걱정해야하나? 아니다. 제주도에서 숙박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본 기사의 취지는 ‘저렴하게’ 제주도 여행을 하는 방법이므로 조금은 색다른 방법으로 저렴하게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싱글즈’
첫 번째로 찜질방.
저렴한 비용으로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 찜질방만한 곳을 찾기 힘들다. 2000년대 초반, 수도권 일대에서 크게 성공하여 점차 지방으로 확산된 찜질방은 제주도에도 현재 여러 곳이 영업 중에 있다. 무엇보다 찜질방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숙박비용과 24시간 영업이기 때문에 언제 찾아도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찜질방은 목욕탕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세면, 세신이 용이하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일부 업소는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도 함께 영업 중이다. 1박을 10,000원 이내에 이용할 수 있어서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좋다.
두 번째로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본래 게스트 하우스는 외국인 전용의 숙박 업소였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라는 단어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게 된 지금,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는 내국인 관광객을 위해서도 그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의 장점은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만남’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사랑하는 국내외 많은 친구들을 사귀어 보고 싶다면 주저 말고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자. 1박에 20,000원 가량 하는 저렴한 비용도 또 다른 묘미.
세 번째로는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의 모습 © 범어사 홈페이지
제주도에는 네 곳의 템플스테이 지정사찰이 있다. 제주시에는 관음사, 서귀포시에는 약천사, 광명사, 법화사 등 세 곳이 위치해 있다. 특히 관음사는 한라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어 한라산 등반과 템플스테이를 함께 경험하려는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보통 1박에 20,000원에서 30,000원 가량으로 이전에 소개한 숙박업소들에 비해서 조금 비싼 편이나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인기가 좋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이 어려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각 사찰마다 템플스테이 일정이 상이하니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자.
많이 기다렸다. 이제 ‘진짜’ 제주도를 만끽하자2008년, 기자 출신의 한 제주도 여성이 <제주 걷기 여행> 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저자는 퇴직 후 떠난 스페인 산티아고길 여행 도중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가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귀국 후 제주도 곳곳을 직접 걸으며 여행할 수 있는 코스를 개척했다. 그녀의 이름은 서명숙. 그녀가 개척한 길이 바로 ‘제주 올레’ 다.
제주도는 결코 하루 이틀로 그 진가를 알 수 없는 섬이다. 인구는 비록 56만 명 정도로 서울 강남구의 인구와 비슷하지만 면적은 1,848.5㎢ 로서 서울시 전체의 면적 605.41㎢ 의 3배 이상 넓다. 제주도는 그 넓이만큼이나 많은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자랑한다. 제주도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정신적 지주인 한라산과 오름들을 비롯하여 풍부한 수산자원, 감귤과 한라봉 등 그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이 많은 자원들을 직접 두 발로 걸으며 만끽할 수 있는 제주 올레는 2010년 3월 현재 15개의 본 코스와 2개의 외선 코스가 개장됐다.
제주도의 올레 코스 © 제주 올레 공식 홈페이지 (http://www.jejuolle.org)
올레코스는 2008년 책 출간과 더불어 2009년 봄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 소개되어 전 국민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많은 내국인 관광객들을 제주도로 이끄는데 큰 견인차 역할을 했다. 2010년에는 가파도 올레를 비롯한 총 6개의 새로운 코스들이 개장할 예정이다. 2010년 1월 부터 제주올레 패스포트가 발행되었다. 일반 여권과 동일한 크기로 각 제주 올레 코스의 시작점에서 도장을 받을 수 있다. 올레 순례객들의 필수품이 될 듯한 패스포트의 가격은 15,000원. 제주올레 사무국과 각 코스의 시·종점, 이스타항공 데스크에서 구입할 수 있다. 소지자들에 한해서 숙박할인을 제공하는 업소들도 많으니 잘 활용해보도록 하자.
물론 올레 코스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추가적인 비용은 없다. 튼튼한 두 다리와 의지만 있다면 아름다운 제주도 천혜의 환경을 보다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인심 넉넉한 주민을 만나 달디 단 감귤을 맛볼 수도, 해녀를 만나 더할 나위 없이 싱싱한 해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추천 올레 1, 6, 8 코스>
섭지코지해변에서 본 성산일출봉 © 김주우
* 올레의 첫걸음, 시흥초등학교에서 광치기 해변까지의 1코스. 이 코스의 끝 무렵에서 성산일출봉을 만날 수 있다. 천연기념물 420호인 성산일출봉의 일출장관은 제주 영주십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이 촬영되기도 했다. 근방에는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섭지코지와, 영화 '시월애', '인어공주'의 배경이 되었던 우도가 위치하고 있어 주변 관광지로의 접근성도 훌륭하다. 매년 12월 31일에는 성산일출제가 열려 많은사람들이 새해를 이곳에서 맞이한다.
이중섭 미술관 전경 © 두산백과사전
* 쇠소깍에서 출발하여 외돌개까지 도착하는 여정의 6코스에는 이중섭미술관, 천지연 폭포등 볼거리가 유난히 많다. 특히 6코스는 길이 평탄해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지 않고 걸을 수 있기에 인기가 좋은 코스이다. 올레에 대해 궁금한것이 많다면 소정방 폭포 부근에 위치한 제주올레 사무실에 들려 궁금증을 해결해보자.
월평포구 전경 © 제주올레 홈페이지
* 포구에서 시작해 포구에서 끝나는 전형적인 바당올레 코스. 바다에 밀려 내려온 용암이 굳으면서 절경을 빚은 주상절리와 흐드러진 억새가 일품인 열리 해안길을 지난다. 해녀들만 다니던 거친 바윗길을 해병대의 도움을 받아 평평하게 고른 ‘해병대길’을 지나는 맛도 그만이다. 종점인 대평리는 자연과 어우러진 여유로움이 가득한 작은 마을. 안덕계곡 끝자락에 바다가 멀리 뻗어나간 넓은 들(드르)이라 하여 ‘난드르’라고 불리는 마을이다. 마을을 품고 있는 군산의 풍경 또한 아름답다.
외국인들도 반한 아름다운 섬, 제주
제주도는 국내 최초의 국제자유도시이다. 따라서 테러 지원국으로 분류된 국가 등 8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외국인 관광객들은 사증 없이 제주도를 방문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통계 자료에 의하면 ‘제주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시행된 2002년 이후 제주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반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루고 있다. 1628년 최초의 귀화 외국인 박연(벨테브레)의 표류로부터 시작되는 제주 외국인 방문의 역사는 아직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연도별 제주도 관광객 현황
일생과 맞바꾼 아름다움속으로
제주도 어느 오름의 풍경 - 김영갑 作 © 갤러리 두모악
사진작가 故 김영갑씨는 젊은 시절 우연히 제주도를 방문했다가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평생을 제주도의 사진만 찍었다. 한 작가가 평생을 바쳐 담아내려 했던 아름다운 피사체 제주. 언제나 ‘혼자 옵서예’ 하며 당신을 반기는 그곳으로 이번 봄 올레길 여정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TIP! 제주도로 떠나기 전 반드시 선행해야 할 작업은 쿠폰 예매하기. 제주도의 수많은 관광지들을 모두 제값내고 들어간다면 당신은 돈이 많거나 순진한 것이다. 수많은 업체들이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유명 시설들의 이용요금을 할인해주는 쿠폰을 제공하고 있으니 미리 예약한 후 저렴하게 이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