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보다 노래 잘하는 의사
눈병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같은 황사철, 가장 바쁜 사람 가운데 하나가 안과의사다. 안과 의사 중에서도 가장 바쁜 사람은 신탄진 심안과 심우훈 원장일 것이다. 아름다운 밤하늘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대전시민천문대에서 열리는 ‘별음악회’. 연인들은 낭만적이라고 입소문 자자한 별음악회를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오후 2시부터 무료로 나눠주는 표는 금세 동이 난다. 토요일 밤이면 시민천문대로 가는 비탈길엔 빼곡히 주차돼 있는 차들은 별음악회의 인기를 더욱 실감케 한다. 클래식, 한국음악, 록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하다. 4월 30일 153회를 맞는 별음악회. 이 별음악회가 153회를 맞기까지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 별음악회 음악감독 심우훈이다.
조각가·성악가·아마추어천문가 ‘팔방미인’
2002년 3월 개관한 시민천문대. 관람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선 매력적인 홍보수단이 필요했다. 박석재(천문우주연구원 박사) 시민천문대 명예대장이 천문대의 활성화를 위해 아마추어 천문가인 심우훈 원장에게 ‘별음악회를 매주 열라’는 어명(?)을 내렸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존경하는 분의 명을 어길 수는 없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마이크 셋팅에서 무대 연출까지 매회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오늘의 무대를 만들었요.”
시민천문대 1층 천체투영관에선 프롤레타리움이란 특수 영사기를 통해 별자리를 볼 수 있고 아마추어천문가들이 별자리에 얽힌 신화도 들려준다. 그 중간중간 열리는 음악회가 별음악회다. 의사들 사이에선 ‘성악가 보다 노래 잘하는 의사’로 유명한 심 감독. 그의 병원엔 한 쪽에선 그가 직접 만든 조각상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음악이 좋아서 노래가 좋아서 개인 레슨을 받으며 틈틈이 성악을 배웠다. 지난해엔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별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하모니
시민천문대를 별과 달 보는 곳이 아니라 음악회가 열리는 곳으로서 시민천문대를 널리 알린 일등공신이지만 그는 공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린다.
“별음악회 감독은 심우훈 이지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박석재 명예 대장님과 김기환 대장님, 훌륭한 연주를 들려 준 음악가들, 무엇보다 별음악회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신 시민들이 하나 돼 만든 하모니지요.”
지금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면 앞 다퉈 서보고 싶은 무대가 별음악회지만 초기엔 어려움도 많았다. 자신이 프로임을 내세워 연주를 거절하는 사람들 때문에 속상했고, 갑작스레 출연을 못하게 된 출연자가 생겨 등줄기에 서늘한 식은땀이 날 때도 있었다. 그런 과정 끝에 노하우가 생겨 출연자가 펑크를 낼 때를 대비해 그는 언제라도 무대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무료로 열리는 음악회지만 수준은 상당하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서도 심 감독이 직접 오디션을 하고, 전공자 또는 각종 대회에 나가 수상을 해 실력을 검증받은 연주자들을 섭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연주자 선발에 엄한 심 감독이 특혜(?)를 주는 경우도 있다.
“한국 전통 음악가에게는 우선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어요. 우리 것은 소중히 여겨야지요.”
선진국 천문가들도 ‘원더풀!’
시민천문대를 방문한 선진국 독일과 일본 천문학자들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별음악회를 관람하곤 ‘원더풀’을 외쳤다고 한다. 지난 2003년에는 세종 소 행성을 발견한 일본 아마추어 천문가 와타나베 가즈오씨가 별음악회를 관람했다. 그는 “일본엔 300여개의 천문대가 있지만 별음악회는 본 적이 없어요. 시민 천문대가 3곳 밖에 없는 한국에서 별과 관련된 훌륭한 음악회를 보게 돼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라며 연신 감탄했다고 한다. 천문에 음악을 접목한 것은 대한민국 대전시민천문대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별을 볼 수 있는 하늘 아래면 어느 곳에서든 접할 수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아 가도록 별음악회를 활성화 하고 싶어요. 더 나아가 대전에서 시작된 별음악회가 세계적 문화트렌드로 거듭나갔으면 좋겠고요.”
심우훈 감독과 매주 무대에 서주는 연주자들, 그리고 음악과 별을 사랑하는 시민들은 대전의 또 다른 스타로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첫댓글 까아만 밤에 무수히 떠있는 우주자연에 이치에 별을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고 詩을 좋아하는 심우훈선생님 존경해요~ 사랑하고요~언제 명흠이 한번 초대해주세요~ 꼬~옥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