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부터 일기예보는 전국이 비란다.
아무리 봄을 재촉하는 비라고 하지만 이처럼 추운 날씨에 비를 맞고 산행을 할 수는 없을 것.
참가 인원이 적을 거라는 예감도 들고...
D-1
중부지방엔 남부에 비해서 아주 소량에다 오후엔 개인다는 반가운 예보다.
산행일 아침
찌뿌드드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약인원도 제법된다.
친구들도 몇 명이 동참을 하였다.
충주호를 끼고도는 이곳은 8폭병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검은 색의 먹과 여백인 흰색 만으로도 그처럼 훌륭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것이 문외한인 내가 한국화를 보는 전부다.
기암과 소나무와 충주호반이 그려내는 자연풍광이야말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못다한 이야기.
단양군수로 부임할 때의 퇴계 이황은 48세 였다.
이미 상처한 퇴계선생에게 관기인 18세의 두향(杜香)이는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퇴계선생이 풍기군수로 자리를 옮기게 됨에 따라 두향이와의 사랑도 9개월 만에 이별을 하게된다.
관기를 데리고 갈 수 없는 퇴계선생은 두향이가 선물한 매화 화분 하나만을 달랑 들고 떠나게 되었고...
그 후 21년 동안 두사람은 한번도 만나지 않았다.
두향이는 관기에서 벗어나 충주호 아래 강선대에서 선생을 그리워하며 살다가 선생이 69세에 "매화 화분에 물을 줘라"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죽었다는
비보를 듣고 남한강에 몸을 던졌다고 한다.
장회나루 건너의 어느 산자락에 두향이의 묘가 있다고 하고,또 충주호에 수몰되면서 이장을 했다고도 하고...
이별이 하두 설어워 한잔들고 슬피울제
어느덧 술 다하고 님마저 가는구나.
꽃 지고 새 우는 봄날은 어이할까 하노라. <두향이>
산행일시: 2012년 2월 23일(목)
산행코스: 구미마을-581안부-사봉-제비봉-545 이정표-장회나루 탐방안내소 (4시간 30분)
구미(口味)얼음골맛집 간판이 있는 곡각지점에 차를 댄다.
A B팀이 다 함께 하차를 한 후 간단한 몸풀기 후 B팀부터 먼저 올려 보낸다.(얼음골 안내 방향)
B팀은 줄 쳐진 작은 세멘트길로 오르고...
두 친구.
고문님.
A팀 열명이 약 300m 떨어진 구미버스정류장으로 이동을 한다.
구미 버스정류장이다.(들머리는 화살표 방향)
10m정도 들어오면 곧 좌측 산길로 들어간다.(화살표 방향)
산길은 좀 묵어있다.
임도를 만나면서 능선으로 이어진 산길이 끊기지만 다시 임도를 좌로 건너 능선으로 붙는다.
낙엽 밑이 얼어 있어 많이 미끄럽다. 체력소모도 많이 나고...
된비알이다.
아이젠을 신고 차근차근 걷는다.
수시로 선 체로 휴식을 취해가며...
안부에 올라섰다.
외중방리로 가는 능선길은 제법 선명하게 나 있다.
이제 가파른 길은 끝이나고 좋은 길을 걷는데...
눈이 50cm는 넘게 쌓여 있다.
적설을 피하여 능선 옆으로 이리저리 걷는다.
시간이 의외로 지체되고...
정상에 선다.
정상 옆 양지바른 곳에서 식사를 하고...
갈길을 서두른다.
오늘 참가한 세분은 앞 서 갔고...
쌓인 눈을 밟으며 제비봉으로 향한다.
제비봉 아래엔 밧줄로 홴스가 쳐져있다.
산 아래엔 아직 뿌옇게 운무가 깔려있다.
충주호 너머로 작년에 다녀간 말목산이 보인다.
연비산(燕飛)이라고도 하는데 제비가 날개를 펴고 나르는 형상이라고...
표정들이 썩 좋아뵌다.
휴대폰으로 전송된 친구들의 사진을 편집하여 싣는다.
정상 한켠의 전망대엔 아직 가시지 않은 운무가 호반을 덮고 있다.
뿌우연 운무속에서도 금수산까지 조망이 되고...
얼음골 갈림길은 제비봉 100m아래에 있다.
531이정표.
이제 아이젠을 벗어야...
휘감아도는 충주호를 내려다 보는데,어딘가에 님을 그리워 한 두향이의 영혼이 떠돌고 있을지도...
얼음이 녹은 충주호에 유람선도 유유히 떠간다.
476이정표
다시 가까이에 말목산이...
하산길 능선 아래로 옥순 구담봉이 충주호에 길게 목을 드리우고 있다.
능선 좌우로 기암이 즐비하고...
철계단의 목재발판은 곰보자국이 많고...
장회나루엔 우리버스가 보인다.
바삐 내려갈 생각은 않고 주위를 둘러보기에 넋을 놓고있다.
돌아보니 우리가 내려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구담봉이 강줄기를 휘돌게 하고 있다.
분재같은 소나무도 기암과 어우러지고...
맞은 편 능선의 풍광도 놓칠 수 없다.
돌아 본 우리가 내려온 길.
장회나루 건너편 탐방안내소로 내려선다.
쫄쫄 떨어지는 아기 오줌보다도 적은 양의 물로 닦아보지만...
길 건너 장회나루를 지나서 대형주차장에 있는 버스로 간다.
봄맞이산행은 이렇게 따스한 봄을 마중하면서 끝이 난다.
우수는 엊그제 지났고,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과 강남 갔던 제비가 온다는 삼월 삼짓날은 아직 몇일 더 남았는데...
귀갓길의 안동휴게소에 들른 친구들의 장난끼어린 모습들...
쪼깬노미 밸라다.ㅋㅋ
오늘은 아버지의 19주기 기일이다.
형님과 자매들은 오지 못한다고 하고,막내동생 가족들이 모처럼 온다고 한다.
21시쯤 귀가하여 씻고는 아버지의 영정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