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시대 대중문화의 유치한 단면을 보여 주다.

[김영태]

동 시대 대중문화의 유치한 단면을 보여 주다
갤러리 나우에서 최희정 사진전 'The empty palace' 개최
	김영태(mge6713) 기자

▲ The empty palace 시리즈

ⓒ 최희정

▲ The empty palace 시리즈

ⓒ 최희정

▲ The empty palace 시리즈

ⓒ 최희정

사진가는 자신의 관심사를 사진으로 표현 한다. 그래서 사진작품에는 사진가의 성격, 취향 그리고 지적 수준이 그대로 드러난다. 사진가의 직·간접적인 경험의 산물이 사진작품이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모더니즘적인 관점이므로 후기구조주의 적인 시각에서 보면 모순이 발생하지만 전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6월28일부터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 나우에서 'The empty palace'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개최하는 최희정 작가는 광주와 주변부 신시가지에 들어서 있는 모델, 노래방, 예식장 건물의 외관을 찍었다. 작가가 찍은 건물들은 한결같이 그 외양이 유치하고 조잡스럽다.

대부분 중세의 궁궐이나 귀족들의 집을 모방 하였는데 품격이 느껴지기 보다는 한결같이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 외형적으로 자극적인 느낌을 주는 디자인을 한 건물들이지만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못하고 어색하고 키치적이다. 화려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미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작가는 지극히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유흥업소 건물들을 찍었는데 유치하고 조잡한 외형의 건물들을 찍어서 반복해서 보여 준다. 그 결과 정체성을 상실해가고 동 시대 대중문화에 대한 작가의 안타까움이 드러나고 있다. 작가는 전시서문에서 소비지향적이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대중문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 The empty palace 시리즈

ⓒ 최희정

▲ The empty palace 시리즈

ⓒ 최희정

'국적 없는 인공적인 건축물과 소비의 모조품들은 오로지 소비하기 위해, 소비되기 위한 목적물일 뿐이며 결론적으로 보면 인간들은 끝없는 물질적 욕망으로 소비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서 자아상실의 충격을 경험하고 빈 공허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미적가치가 결여되고, 잃어버린 유토피아의 대용물에 불과하다는 키치적 이미지들을 소비하는 (일정키치체험) 대중들은 나름의 판단력을 가진 주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1970년대 중반이후 사진가들은 자연환경을 재현하고 찬양하는 풍경사진에서 탈피하여 도시화로 인하여 변형되어지고 있는 자연환경과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소비지향적인 도시풍경을 표현대상으로 삼기 시작 하였다. 최희정 작가가 이번에 발표하는 작품들은 현대사진의 이러한 경향을 반영 하고 있다.

동 시대의 사회·문화적인 현상에 대해서 지극한 관심을 가지고 진지한 태도로 사진작업을 하고 있는 최희정 작가가 다음에는 어떠한 시각으로 동 시대의 이야기를 할 것인지 기대 된다. 작가가 이번에 발표한 작품들은 표현양식이 독창적이거나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한 깊은 애정의 산물이 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갤러리 나우
2006-06-28 ~ 2006-07-04

	2006-06-28 19:35
	ⓒ 2006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