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억새가 필때가 시작되었다. 장산과 금정산을 저울질하다가 가까운 금정산을 택하고 실컷자고 일어나 점심을 먹고 간식 거리를 챙겨 버스를 타고 범어사로 향한다. 지난번에 본 갑오봉을 올라 장군평전의 억새를 보고 고당봉으로 해서 동문으로 하산 계획을 잡았는데 장군봉은 어쩔지 보고 가기로 했다. 90번을 타고 와 범어사에서 하차를 해서 산행을 시작한다. 산에 오르는 사람이 제법있다. 범어사는 입장료가 없다. 다만 승용차는 주차비를 받는다. 범어사 설법전. 은행나부잎이 아직 초록인걸 보니 가을이 다 오지는 않았구나 싶다. 이 갈림길은 의미가 없다. 산행 갈려면 오른쪽으로 가는것이 좋다. 암자에서 조금 오르면 이정표가 보이면 산길로 접어들면 된다. 물봉선. 갑오봉은 이정표에 없다. 일단 뒤에 보이는 길로 들어가 정자가 보이는곳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길로 가면 된다. 정자에서 왼쪽길로 가면 된다. 여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지만 땀이 비오듯이 쏟아졌다. 일단 오르막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땀부터 쏟아진다.
정자에서 쭈욱 위로 오르다가 조금 넓은 길과 만나면 따라서 오르다가 좁은 산길로 다시 접어들면 된다.
계속 오르기만 하면 된다.
정신없이 오르다가 바스락 거려 위를 보니 다람쥐 한마리가 있길래 카메라를 꺼내다가 아래를 보니 다람쥐 한마리가 누워 있었다.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잠시 당황해서 망설이다가 주위에 있는 부러진 나뭇가지로 집어서 숲속으로 던져놓았다. 등산객들이 밟을수도 있고 모르고 마주쳐서 놀랄수도 있으니... 그렇게 조금을 더 오르니 사방으로 조망이 터지는 곳이 나온다. 범어사에서 회동수원지, 저 멀리 광안대교도 보인다.
고당봉을 한번 당겨보고 다시 오른다.
때 아닌 철쭉속에 벌이 식사중이다. 가을 야생화가 한창이다. 갑오봉 이정표. 갑오봉에서 바라본 장군봉. 갑오봉.720m.
하늘이 정말 너무 좋다.
오르막이 너무 힘들어 사실 한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오르막은 언제나 힘들다.ㅎㅎ 아무튼간 장군봉은 갈 생각은 없었으나 갑오봉에 올라보니 얼마 안되는 거리라 출발!!! 아주 신나셨다. 오르막에 숨 넘어 갈뻔 했던건 다 잊어 버렸다.
장군봉 도착. 양산 계석마을서 오르면 저 능선으로 온다.
장군봉에서 배 반쪽을 깍아 먹고 잠시 쉰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장군평전과 갑오봉.
가야할 고당봉을 바라보며...
산에 오르면 산이 더 잘 많이 보인다. 부산 근교엔 산이 참 많기도 하다. 장군봉 오르는길이 쪼매 험한편이다. 이런길은 내려갈때 더 조심해야된다. 이길을 오르다가 바로 아래에서 비얌 한마리를 만났다. 사진 찍히기 싫었는지 얼른 사라져버렸다. 지인 한분이 산 입구에서 뱀을 보면 그냥 집으로 가신다는 분이 계신다. 그날 산에 가면 꼭 물릴거 같아서 그러신다는데... 산은 뱀의 삶의현장인데...
나는 왼쪽의 길로 와서 오른쪽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길을따라 고당봉으로 간다.
정영 엉겅퀴에 사마귀 한마리가 있다. 구절초가 핀 길을 신나게 걸어간다.
숲길로 들어서니 비때문에 유실된 등산로가 나온다. 옹달샘 약수터. 금정산에는 약수터가 엄청 많다. 괜한 생각 같지만 수질검사표좀 붙여 놨으면 좋겠다.
나무뿌리 따라 올라가는길. 딱 이길에 안녕하고 지나가는 안녕바위. 고유명사 아니고 내가 붙인 이름.
청설모 한마리가 나무타고 있다.
고당봉 가는 편한길. 고당봉 아래까지는 수월하다. 조금더 가니 도토리 줍다가 일행을 잃어버린 분들을 만나서 고당봉 아래까지 같이 갔다. 고당봉 아래 도착. 고당봉 아래는 억새가 좋아 조금더 억새가 피면 등산객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범어사에서 바로 올라 오는길. 이길은 편하긴한데 나한텐 조금 지루하다. 2년전에 하산하다가 두번이나 미끄러졌다. 마사토 덕분에...
금정산 등산지도. 등산안내도를 지나면 갈림길이 있는데 오른쪽으로 오른다.
바위틈에 핀 구절초.
나무데크를 다 올라와서... 빙글빙글 돌아서 오르면 된다. 저런 계단은 금정산 밖에 없다.
고당봉에서의 조망. 멀리 광안대교가 보인다. 회동수원지와 산너머 동해 바다가 보인다.
고당봉에서 바라본 물금 방면. 고당본 정상석.
고당봉 주위. 고당봉 주위에는 언제나 바람이 많이 분다. 고당봉 아래는 거짓말처럼 조용한데... 고당봉에서 바라본 장군봉과 오늘 내가 걸은 능선. 다는 아니고...
오른쪽에 있는 바위더미가 금샘이다. 바위틈의 소나무. 금샘 방향도 당겨보고... 누군가 있다. 광안대교 방향도 당겨보고... 오랜만에 미륵사를 가기 위해 하산 시작. 데크계단 아래 오른쪽으로 빠지는 산길이 있다. 바위에 자라는 억새들... 미륵사 가는 길에 접어들어 한장. 미륵사 가는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수풀이 많이 우거져 있어 감으로 알아서 찾아간다. 억새를 헤치고 지나간다. 바닥을 잘 보면 길이 보인다. 진짜 비얌님이 나올거 같은데 안보였는지 어쩐지 못봤다. 수풀을 헤치고 열심히 가다가 바위더미가 나오고 저멀리 고당봉이 보인다. 옆에 있는 바위들도 한장 담아보고... 토실토실 도토리. 미륵사 가는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인지 도토리가 아주 많다. 가다가 이렇게 편한길이 나온다. 어딘가에는 미륵사 가는 수월한 길이 있는것도 같은데 잘 모른다. 이쪽 드ㅡㅇ산로는 더 많이 패여있다. 조심해서 걸어간다. 등산로를 다 내려와서 한장. 미륵사는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산중 사찰엔 고양이 한마리만 지키고 있다. 미륵사에서 차량을 운행하는줄 처음 알았다. 미륵사는 독성각 기도를 많이 하는곳 같다. 미륵사는 염화전이 대웅전을 대신한다.
코끼리가 7마리 숨어 있다는 미륵암. 마음이 맑은 사람만 보인다는...
바위 사이에 보이는 것이 독성각이다. 미륵사에서 바라본 원효봉과 의상봉 능선. 미륵사에서 내려오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아래로 바로 내려가는 길은 화명동 방면으로 가는길 같은데 이정표가 전혀 없다. 북문은 왼쪽으로 가면 된다. 소나무 숲길을 룰루랄라~~~. 북문 탐방지원센터 도착. 세심정. 쉼터엔 사람은 한명도 없고 고양이들만 있다. 쉴려고 앉았더니 저 녀석이 먹을거 달라고 야옹거리는데 고양이 먹을거는 없다. 고당봉에서는 바람이 불어 바로 하산하고 마륵사에서는 잠시 쉴려고 했더니 단체로 학생들이 들이 닥쳐 그냥 나왔다. 그래서 북문에서 긴 휴식을 가졌다. 먹을걸 안 줬더니 저러고 있다. 오후 다섯시. 다시 길을 나선다. 보통때 같으면 범어사로 하산을 하고 싶었을 건데 웬일인지 동문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금정산성 북문. 원효봉 가는 길에 바라본 고당봉. 하늘은 여전히 멋지다.
북문에서 한번 올랐다가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가야 원효봉이다.
정신나간 철쭉이 잔뜩 피어 있다.
원효봉 가는길에 미륵사를 당겨 봤는데 너무 희미하다. 고당봉도 담아보고... 원효봉 가는 데크길. 이곳에서 많이들 인증샷을 찍는다.
원효봉 도착.
원효봉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오고 눈물이 나올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원효봉에서 바라본 고당봉. 야생화와 환상적인 산성길.
여기서 바라보는 경치는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 의상봉과 무명바위 사이의 광안대교가 그림같다.
의상봉 아래서 바라본 원효봉과 고당봉. 의상봉아래 철쭉.
제4망루를 목전에 두고... 제4망루에서 바라본 풍경.
제4망루까지 북문에서 한시간이 걸렸다. 사진병이 발목을 잡았다.
해가 지고 있는데도 이러고 있다.
금강초롱.
동자바위.
해 떨어진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해는 이미 다졌다.
희미하게 길이 보인다. 동문쉼터 도착. 여기서 마실려고 사온 맥주는 집에서 마셨다.
어둠이 내린 동문. 갑자기 사람들 목소리가 들려 꽤나 놀랐는데 백패킹 할려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북문에서 동문까지 처음 만난 사람들이다.
새로 생긴 새끼 장승들. 6시 45분 동문 버스 정류장 도착. 즐겁고 행복했던 6시간30분의 금정산 산행이 끝났다. 억새가 이제 피기 시작 했으니 가을이 깊어갈수록 더 볼만할 것이다. 해가 떨어졌지만 가슴이 사정없이 뛰고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운 풍경때문에 너무 행복했던 하루였다. 날씨가 너무 좋아 하늘과 바다와를 종일 실컷 보며 걸을수 있었다. |
출처: 이길을 걷다보면 행복해지리라. 원문보기 글쓴이: 바보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