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
“그는 미의 화신이다.” 또는 “그녀는 천사의 화신이다.” 등의 말을 종종 쓴다. 화신化身은 일반적으로 추상적인 특질이 구체적인 것으로 바뀌는 일을 뜻한다.
이 화신이란 말은 원래 불교에서 나온 말로서, 진리의 본체인 부처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사람이나 악귀의 모습을 하고, 중생의 세계에 나타나는 일을 가리키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가 그 대표적이다.
이것은 불교의 삼신불三神佛 사상에서 나온 것인데, 삼신불은 법신法身, 보신報身, 화신化身을 말한다.
법신의 법法이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변함없이 존재하는 진리 그 자체를 말한다. 산스크리트어의 다르마Dharma를 번역한 말이다. 따라서 법신이란 영원불변하고 유일한 법진리을 부처님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 그 대표적이다.
보신은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끊임없이 정진 수행한 그 결과의 보답報答으로 부처가 된 것을 가리킨다. 아미타불阿彌陀佛이 그 대표적인 보신불이다. 아미타불은, 원래 먼 옛날 한 사람의 왕이었는데, 그는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법장法藏이라는 비구가 되어, 중생을 구하겠다는 48가지의 큰 서원誓願을 세워 수행을 하였는데, 마침내 그 보답으로 극락정토를 다스리는 부처가 되었다.
유학
유학이란 말에도, 유사하지만 한자에 따라 그 뜻이 다른 두 가지 말이 있다. 유학留學과 유학遊學이 그것이다.
유학留學은 외국에 머물면서 공부함을 뜻하고, 유학遊學은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공부함을 뜻한다.
“그는 미국에서 유학留學했다.” / “시골에서 서울로 유학遊學 갔다.”와 같이 각각 구별되어 쓰인다.
무균질
무균질이란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실려 있지 않은 말이다, 언젠가 어느 정치인이, 자신은 깨끗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하여, 이 말을 원용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무균질이란, 주로 우유 가공법에서 쓰는 말인데, 세균이 없다는 무균질無菌質이 아니라, 우유 속에 들어 있는 지방의 알갱이 크기를 똑같이 균일화하는 공정을 그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지방 상태로 둔 것을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균이 없다는 무균질無菌質이 아니라, 지방의 크기를 인공적으로 똑같게 하지 않은, 즉 균질均質하지 않은 무균질無均質이란 뜻이다. 지방의 알갱이를 잘게 부수어 똑같은 크기로 균질하면 섭취가 잘 된다고 한다. 무균질 우유는 이런 인공적인 균질화 공정을 거치지 않은, 자연산 그대로의 우유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균질無均質 우유는 균이 없다거나, 깨끗하다는 의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런데 어떤 이는 이 말의 조어가 잘못되었다고 하면서, 무균질無均質이 아니라, 비균질非均質 혹은 불균질不均質이라 해야 옳다고 주장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무無’ 자에도 ‘아니다’란 뜻이 있으므로, 무균질이라 해도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런 예를 보더라도, 가능하면 한자를 익혀서 꼭 필요한 경우에 괄호 안에 한자를 병기하여, 그 뜻을 명확히 하는 것은 우리 언어생활에서 꼭 필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