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충남 태안) 해안으로 펼쳐진 절경을 따라서
충남 태안에 위치한 안면도는 섬과 육지를 오고간 운명을 지니고 있다. 본래 태안반도의 끝에 위치한 육지였으나 조선시대 조세의 징수를 원활히 하기 위하여 인위적인 운하를 만들어 섬이 되었다가 근래에 다리를 건설하여 섬 아닌 섬이 된 사연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이름에서 풍기듯이 안면도(安眠島)는 '편안히 잠자고 있는 섬' 이었다. 6·25 전쟁 중에도 안면도 주민들은 전쟁이 일어난 사실도 몰랐으며 전쟁이 끝난 후 몇년뒤에야 그런 전쟁이 있었다는 것을 알 정도였다 한다. 즉 안면도는 외부의 왕래가 빈번치 않았고 따라서 섬 자체가 손상되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또한 고려말 충신 이색(李穡)은 안면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시조를 남겼을 정도이다.
과연 이토록 사람을 매료시키는 안면도의 매력은 무엇일까? 안면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송림(松林)이다. 안면도 휴양림에는 잡목이 썩이지 않은 우리나라 고유의 육송이 가장 큰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1백85ha의 넓은 지역에 자생한 30∼60년생 육송은 키가 20∼30m에 육박하며 꼭대기에만 솔잎이 돋아난다.
시원스레 뻗은 소나무 몸통에서 뿜어 나오는 향에는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들어 있어 삼림욕을 하기에도 적당하다. 안면도의 육송은 습기가 적당히 썩인 해양성 기후와 돌이 적은 토질 때문에 옹이가 없이 곧게 자라 경복궁 등의 궁궐 목재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휴양림 안에는 3.5km에 이르는 산책로, 야영장, 통나무집 등이 위치해 있으며 수목원도 마련되어 있어 자녀들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자연교육장이 된다. 송림길을 걸으면서 송림향기에 젖어 보는 것도 안면도를 느끼는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안면도의 또다른 장관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백사장·삼봉·방포·꽃지등 예쁜 이름의 해수욕장이다. 이들 해수욕장에서는 썰물때 넓게 드러나는 갯벌에서 바지락 굴등을 채취하거나 고동줍기를 할 수 있으며 특히 삼봉해수욕장은 낚시꾼들의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2km에 이르는 넓은 백사장에 깔린 흰 규사모래는 그야말로 방문객의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가기에 충분하다. 전국 어느 곳에도 비길 수 없는 부드러움과 순수함을 자랑하는 안면도 규사는 마치 어린아이의 볼을 만지는 느낌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특히 저녁시간 하얀 백사장에 비치는 낙조를 본다면 동해안 일출에 뒤지지 않는 독특하고 광활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파로 붐비는 여름 해수욕철뿐만 아니라 겨울바다를 찾는 이들도 많아 안면도는 사계절 내내 그 계절에 따른 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백사장, 방포, 영목포구에는 신선한 고기를 잡아들이는 크고 작은 배들이 쉴새없이 들락거린다. 근처에서 열리는 어시장에서는 고단백 식품이며 맛이 좋은 대하(큰새우)와 활어등 각종 수산물을 싼 값에 살 수 있다.
안면도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방포해수욕장 앞바다에 솟아 오른 할아비와 할미바위. 마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다정히 앉아 있는 모습으로 신기함과 황홀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방포포구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자라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138호인 모감주나무군락이 있어 함께 찾아 볼 만하다.
안면도는 아직 관광객의 발길이 잣은 편은 아니어서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우리 자손들에게도 송림 사이를 걸으며 자연은 자연그대로 놓고 볼때 최상의 값어치를 한다고 알려 주어야겠다. 언제까지나 '편안히 잠자고 있는 섬'의 순수함을 간직하도록 하는것, 그곳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몫인 것이다.
◆드라이브 메모 : 안면도에 가기 위해선 서해안고속도로나 경부고속도로를 이용, 일단 태안읍까지 간 뒤 지방도 603호선을 타고 안면도읍∼승언리∼꽃지해수욕장까지 가면 된다. 태안읍에서 안면교까지는 약 19㎞.
◆대중교통 :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직행버스 이용, 서산까지 간다. 서산∼안면읍간은 직행버스가 40분간격으로 운행. 안면읍에서 휴양림이나 방포해수욕장까지는 수시로 운행하는 일반버스나 택시 이용한다.
◆숙박 : 안면읍의 장급여관이나 해수욕장의 민박, 안면도자연휴양림(041-674-5019)의 통나무산막 등을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