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과 하누!
"서진아!
고양이 키운다며!"
선희가 학교에서 만난 서진이에게 물었다.
"응!"
"고양이 이름이 뭐야?"
"하누!
이름 예쁘지!"
"응!
예쁘다!
진희도 고양이 키우는 데 이름이 닭발이야!"
"뭐!
닭발이 뭐야!
하하하하!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돈다!"
서진이는 고양이 생각보다 매콤한 닭발이 먹고 싶었다.
"진희는 얼마나 좋아하는 데
닭발! 닭발! 매콤하고 달콤한 닭발!
나는 나는 닭발을 사랑해!
하며 진희는 키우는 새끼 고양이 자랑뿐이야!"
"나도 그래!
고양이 키워보니까 정말 좋아!
집에서 하누만 안고 지낸다니까!"
하고 서진이도 새끼 고양이 자랑을 했다.
"그런데!
하누라는 이름 뜻이 있는 거야?"
하고 선희가 물었다.
"응!
한우를 길게 늘어뜨려 하누라고 부르는 거야!"
"소고기 한우!
차라리 고기를 고기라고 하지 그랬어!"
선희가 고양이 이름을 새로 지어주었다.
"나는 하누가 좋아!
이름 지은 날 엄마 아빠랑 한우 먹었거든!"
"와!
한우 먹으면서 생각한 거군!"
"맞아!
서진이는 고양이 하누 자랑을 한 참 했다.
"하누!
팅팅이처럼 너도 책 읽어주는 고양이가 될 거야?"
침대 아래서 쳐다보는 하누를 보고 서진이가 물었다.
'야옹! 야옹!'
하누가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울었다.
"그럼!
침대 위로 올라와 책 읽어줄 테니까!"
서진이가 말하자
'야옹! 야아 옹!'
하고 대답하며 침대 위로 하누가 올라왔다.
"<천상으로 가는 기차!>
이 동화에는 여섯 마리 고양이가 나와!
엄마 고양이 샘!
그리고 기차 안에서 태어난 다섯 마리 새끼 고양이!
새끼 고양이 이름은
갈비! 순대! 김치! 라면! 김밥!
이렇게 지었어!"
하고 서진이가 하누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야옹! 야아 옹!'
하누는 궁금한 게 있었다.
"뭐!
새끼 고양이 이름에 하누가 없다고!"
'야옹! 야옹!'
"하누!
너는 아직 <천상으로 가는 기차!>에 타지 않았으니까 없지!"
'야옹! 야옹!'
하누는 그래도 이름을 넣어달라고 서진이를 졸랐다.
"좋아!
새끼 고양이 갈비! 순대! 김치! 김밥! 라면!
그리고 여기 있는 새끼 고양이 하누!"
하고 서진이가 말하자
'야아 옹! 야아 옹!'
하누는 기분이 좋았다.
"하누!
글자를 하나하나 읽을 수 있어야 해!
책 읽어주는 고양이 팅팅이처럼 되려면!
알았지!"
'야옹! 야옹!'
하누가 대답하며 책 속으로 들어왔다.
"하누!
책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구나!"
'야옹! 야아 옹!'
"좋아!
하누가 주인공인 동화를 내가 써 주지!
책 속의 주인공은 바로 하누!"
하고 서진이가 말했다.
"내가 주인공이다!
내가 책 속의 주인공이다!"
하누가 침대 위를 뛰어다니며 좋아했다.
"하누!
어떤 이야기를 써야 사람들이 좋아할까!"
서진이는 하누를 주인공으로 글을 쓰려다 생각에 잠겼다.
하누를 안고 이리저리 침대를 뒹굴다가 그만 하누를 놓쳤다.
그 틈을 타 하누는 침대 밑으로 내려가더니 거실로 달아났다.
"하누!
이리 와!"
서진이가 불렀지만 하누는 벌써 소파 뒤로 들어가 숨었다.
"<천상으로 간 하누!>
하하하하!
하누를 데리고 천상으로 가는 기차를 타야겠다!"
서진이는 하누를 주인공으로 쓸 동화를 구상하고 있었다.
"진희야!
닭발 잘 있어?"
하고 서진이가 묻자
"말도 마!
집에 있는 내 원피스를 다 찢어놨어!
엄마가 백화점에서 비싸게 주고 산 건데!"
진희가 속상한 듯 닭발 흉을 봤다.
"하누도 말썽꾸러기야!"
"진희야!
내가 동화를 쓸 건데 닭발도 하누랑 같이 나오는 동화인데!
닭발 이야기 써도 괜찮아?"
"좋지!
책 속의 주인공과 같이 나오다니 좋아!"
"아니야!
하누랑 닭발을 데리고 천상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우주여행하는 이야기야!"
"정말!
<천상으로 가는 기차!>를 닭발도 탄다는 거지?"
"응!"
"좋아!
대신 나도 그 기차에 태워 줘!"
진희도 천상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우주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좋아!
너랑 선희도 책 속에 주인공으로 나오게 할게!"
"좋아!
새끼 고양이랑 함께 우주여행을 한다니 꿈만 같았다!"
진희는 정말 좋았다.
"<천상으로 간 닭발과 하누!>
책 제목을 이렇게 정해야겠다!"
서진이는 책 제목을 정한 뒤 진희에게 문자를 보냈다.
"좋아!
천상으로 간 닭발과 하누!
이 녀석들은 천상으로 가면서 또 어떤 말썽을 부릴까!"
진희는 서진이 이야기를 듣고 벌써 동화 속 이야기가 궁금했다.
"닭발이랑 하누를 만나게 해주자!"
"좋아!
내가 닭발 데리고 집으로 갈게!"
하고 말한 진희는 벌써 하누가 보고 싶었다.
"좋아!
내일 집으로 와!"
서진이도 하누가 닭발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안녕! 닭발!"
진희가 닭발을 데리고 서진이 집에 왔다.
"하누는!"
진희는 하누가 보이지 않자 물었다.
"기다려봐!
하누야! 친구 왔어!"
하고 서진이가 불렀지만 소파 뒤에 숨은 하누는 나오지 않았다.
"하누!
친구 왔다니까!"
"하누야!
닭발 왔어!"
하고 진희가 말하며 소파 위에 닭발을 내려놓았다.
'야옹! 야옹!
닭발이 처음 본 서진이네 집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해했다.
"닭발!
괜찮아!"
'야옹! 야옹!'
하고 닭발이 또 울부짖자
'야옹! 야옹!'
하고 소파 뒤에서 하누가 고개를 내밀었다.
"하누!
빨리 나와 봐!"
진희가 하누를 보고 불렀다.
'야옹! 야옹!'
닭발과 하누가 눈이 마주쳤다.
진희와 서진이는 새끼 고양이 닭발과 하누를 조용히 지켜봤다.
'야옹! 야옹!'
두 고양이가 얼굴을 비비며 서로 좋아했다.
"친구를 반기는 것 같아!
두 눈을 깜박이는 것을 보니!"
'맞아!
새끼 고양이들이라 서로 의지할 것 같아!"
진희와 서진이는 한 참을 닭발과 하누가 하는 짓을 지켜봤다.
닭발과 하누는 책 속의 주인공으로 서진이 영혼을 파고들었다.
아니 뼛속까지 파고들며 닭발과 하누는 서진이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 녀석들이!
벌써 나를 괴롭히다니!"
서진이는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글 쓰라는 명령을 내리는 닭발과 하누가 귀찮았다.
'야옹! 야옹!'
닭발과 하누는 벌써 <천상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싶었다.
"알았어!
내일 출발하는 기차를 탈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서진이는 내일 진희랑 선희와 함께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데리고 천상으로 가는 기차를 탈 계획이다.
"우주에서 꼭 필요한 게 뭘까!"
서진이는 짐을 싸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맞아!
갈비! 순대! 라면! 김밥! 김치!
새끼 고양이를 만나면 간식을 줘야지!"
하고 말한 서진이는 고양이 간식을 가득 가방에 담았다.
"닭밝! 하누!
너희들은 기차 안에서 조용해야 해!"
기차에 오른 서진이가 말하자
'야옹! 야옹!'
하고 닭발과 하누가 알아들은 척 대답했다.
"와!
우리가 우주여행을 떠나다니!
정말 꿈만 같아!"
진희는 생각지도 못한 우주여행을 하게 되어 좋았다.
"나도 좋아!
지구에 돌아오지 않아도 좋아!
엄마 고양이 샘처럼 나도 어린 왕자와 여우를 만나러 갈 생각이야!"
선희는 정말 지구와 작별을 하는 듯 말했다.
"승객 여러분!
<천상으로 가는 기차!>가 곧 출발합니다.
그러니 모두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주 시기 바랍니다!"
'뿡! 뿌우웅!'
<천상으로 가는 기차!>가 출발 경적을 울렸다.
'뿡! 뿌우웅!'
마지막 경적을 울린 기차는 천상을 향해 출발했다.
"간다!
이제 천상으로 간다!"
진희는 기차가 움직이자 너무 좋았다.
"엄마! 아빠!
건강하게 잘 있어요!"
서진이가 밖에서 손 흔드는 엄마 아빠를 보고 외쳤다
진희도 선희도 엄마 아빠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
"하누야! 닭 발아!
엄마 아빠에게 인사해야지!"
하고 서진이가 새끼 고양이에게 말하자
'야옹! 야옹!'
창문으로 보이는 엄마 아빠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천상으로 간 닭발과 하누!>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하고 말하더니 서진이가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닭발이 뭐야!"
하누가 닭발이라는 새끼 고양이 이름이 맘에 안 들었다.
"사람들이 닭발을 제일 좋아한데
그래서 내 이름을 닭발이라고 지었데!"
"무슨 소리!
사람들은 하누를 제일 좋아한다고!"
"누가 그래!
사람들은 닭발을 제일 많이 먹거든!"
하고 닭발이 말하자
"닭발은 냄새난다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하누를 많이 먹어!"
"하누도 냄새나거든!"
닭발과 하누는 이름을 가지고 한 참이나 수다를 떨었다.
'뿡! 뿌우웅'
한 참을 달리던 기차가 경적을 울렸다.
"무슨 일이지!"
승객들이 모두 창문으로 밖을 내다봤다.
"승객 여러분!
지금부터 동쪽으로 보름달이 떠오를 겁니다!
그 달에는 지금 사마귀와 개구리가 토끼들과 신나게 노는 모습이 보일 겁니다.
잘 관찰해 보기 바랍니다!"
하고 기관사가 안내방송을 했다.
'뿡! 뿌우웅!'
닭발과 하누를 태운 <천상으로 가는 기차!>가 경적을 울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선희야!
우리 닭발 시켜 먹을까!"
하고 서진이가 말하자
"뭐라고!"
하고 진희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봤다.
"왜!
매콤한 닭발!
아니 달콤한 닭발 먹고 싶은데!"
하고 선희가 눈을 더 크게 뜨고 진희를 보고 말했다.
"안 돼!
다른 것 먹어!"
진희가 말하자
"선희야!
족발 시켜먹자!"
하고 서진이가 말했다.
"족발!
닭발이 더 맛있는데!"
"선희!
너 죽을 래!"
하고 진희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알았어!
알았다고!
닭발 시켜먹으면 되잖아!
아니!
족발! 족발 시켜먹는다고!"
하고 선희가 말했다.
"족발!
앞다리로 부탁합니다!"
선희가 식당으로 전화를 해 배달시켰다.
"천상에서 족발을 먹다니!"
진희는 정말 꿈만 같았다.
서진이와 선희도 너무 행복했다.
"새끼 고양이다!"
"귀엽다!
이름이 뭘까!"
"새까만 고양이가 닭발이고
하얀 고양이가 하누예요!"
"닭발과 하누!
이름이 너무 신기하다!"
기차에 탄 승객들은 모두 새끼 고양이를 좋아했다.
"닭발! 하누!
선반에 올라가면 안 돼!"
선희가 말썽 피우는 새끼 고양이들에게 소리쳤다.
"닭발!
엄마! 우리 닭발 시켜먹자!"
제일 앞자리에 앉아있던 꼬마가 엄마를 졸랐다.
"닭발!
저기 있잖아!
새기고 양이 먹을 수 있어?"
하고 엄마가 아들에게 물었다.
"엄마!
고양이 말고 닭발!"
"그러니까!
저기 있는 새끼 고양이가 닭발이야!"
하고 말하며 엄마가 웃었다.
"엄마!
그럼 족발 시켜 먹어요!"
꼬마는 새끼 고양이에게 미안한지 족발을 시켜달라고 했다.
"족발!
엄마도 달콤하고 매콤한 닭발이 먹고 싶다!"
하고 말하더니 조용히 닭발을 배달시켰다.
"얘들아!
닭발 시켜서 미안해!"
뒤를 돌아보더니 서진이와 진희를 보고 꼬마 엄마가 말했다.
"괜찮아요!"
서진이가 대답했다.
하지만 진희는 가슴이 답답했다.
"닭발!
새끼 고양이 이름 정말 잘 지었다니까!"
선희가 웃으며 말하자
"그래!"
진희가 힘없이 대답했다.
닭발과 하누는 걱정도 없이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놀았다.
꼬마 승객들이 잡으려고 하면 도망치며 의자 밑으로 숨었다.
"닭발!
누가 주문했어요?"
승무원이 진희 앞에서 닭발 시킨 승객을 찾았다.
"여기요!"
꼬마 승객이 손을 들었다.
"족발!
족발 시키신 분?"
하고 승무원이 또 물었다.
"접니다!"
하고 선희가 대답했다.
승무원은 닭발과 족발을 배달하고 돌아갔다.
"쪽박!
진짜 맛있다!"
서진이는 <천상으로 가는 기차!>에서 먹는 족발이 너무 맛있었다.
진희는 입맛이 없는지 족발을 한 조각 먹더니 먹지 않았다.
"진희야!
달콤하고 매콤한 닭발 먹고 싶지?"
하고 선희가 진희를 보고 묻자
"너나 많이 먹어!"
하고 진희가 대답했다.
"닭발! 하누!"
진희는 새끼 고양이를 불렀다.
하지만 어디에 숨었는지 닭발과 하누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녀석들이 어디 숨은 거야!"
진희는 닭발이 보이지 않자 걱정되었다.
"닭발! 하누!"
서진이가 불렀다.
하지만 닭발과 하누는 대답이 없었다.
"<천상으로 간 닭발과 하누!>는 어디에 숨었을까!"
서진이는 노트북을 끄고 잠을 청했다.
진희도 선희도 기차에 탄 모든 승객도 잠을 자는 시간이었다.
'야옹! 야옹!'
닭발과 하누는 창문을 통해 밤하늘의 별을 세고 있었다.
멀리 천왕성이 보였다.
그곳에는 어린 왕자와 여우를 만난 고양이 샘이 있을지 모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