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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
Growing Young
마르타 자라스카. Marta Zaraska
「워싱턴 포스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 뉴 사이언티스트, 애틀랜틱, 디스커버 등에 게재된 과학 저널리스트 . 그녀의 기사와 책은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TV 프로그램으로 제작 방영되었으며 현재 남편과 딸과 함께 프랑스 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다.」
[제1부] 언제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1> 장수 유전자 미스터리
세포는 부풀어 오른 듯이 보였다. 크고 투명한 형체가 현미경 화면의 절반을 꽉 채웠다. 나는 더 잘 들여다보려고 몸을 바싹 기울였다. 세포 내부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찢어진 DNA 조각, 달갑지 않은 단백질, 다섯 개나 되는 세포핵. “엄청 노화해 보이죠?” 옥스퍼드 대학 생화학 부교수 린 콕스는 그 거대한 세포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콕스는 커다란 인큐베이터 안에 손을 넣어 또 다른 세포들이 놓인 쟁반을 꺼낸 다음 현미경 아래에 내려놓았다. ~~~이미지는 앞서의 것과는 아주 달랐다. 이번에는 화면에 세포들이 아주 많이 보였다. 그 세포들은 모두 바람 빠진 풍선처럼 가늘었다. “같은 남성 것인데, 세포가 더 젊어요.” 콕스가 이렇게 설명하고는 덧붙였다. “아름답지 않아요?”
18세기 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무한히 산다거나 적어도 1000년이 훨씬 넘도록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우리는 터무니 없이 오래 살았다는 주장에 대해 면역돼 있지 않다. ~~~얼마전 언론은 자기 나이가 142세라고 주장하는 호세 다비드라는 에콰도르인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사실 110세가 넘는 사람들은 대개 115번째 생일 무렵에 사망한다. 현재 최고령 기록은 미국 119세, 캐나다 117세, 에스파냐 114세, 독인 112세 등이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든다. 인간 수명에 자연이 그어놓은 어떤 한계선이 있는 걸까?
▪ 122세 할머니의 장수 비결
칼망(프랑스인 여인)은 결국 인간 장수 기록을 세웠다. 122년 164일 동안 살았다.~~로빈은 이렇게 장수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칼망에게 물었다. 하지만 칼망은 그럴 때마다 어깨를 으쓱하며 하나님이 자신을 데려가는 걸 잊으신 모양이라고 말하곤 했다.
칼망은 자신이 담배를 피우고 포트와인을 마신 이야기로 경애 마지않던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 또한 거짓말이었다고 로빈은 말한다. 칼망은 110번째 생일이 한참 지나 2년 정도 담배를 피웠을 뿐이고~~~~칼망은 언론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곤 했다고 로빈에게 털어놓았다.
칼망은 굳세고 반항적이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독립심이 매우 강했다. ~~~110세에 양로원에 들어가는 데 동의하면서, 칼망은 세 가지 요구 사항을 내걸었다. 호텔식 침대 정돈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 매일 다른 사람들보다 15분 먼저 일어나 몸단장할 시간을 갖게 해줄 것, 정신과 의사를 자기라고 부르도록 허락해 줄 것.
칼망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을 두 부류로 나눴다고 한다. 첫째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일은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둘째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은 그냥 잊어버려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생애 18%를 병에 걸린 상태로 보낸다. ~~그런데 110세까지 장수하는 이들은 그 수치가 5%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109세까지도 건강하며, 열 명 중 한 명은 죽기 전 마지막 3개월까지도 건강했다.
로빈과 동료들은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5대에 걸친 칼망의 직계 조상 55명의 수명 관련 데이터를 찾아냈다. 또 칼망의 조상과 같은 지역에 살았고 비슷한 시기에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보이는 동성의 기혼자들을 포함시켜 통제 가족을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칼망의 가족 가운데서 전례 없는 수의 장수자를 찾아냈다. 17세기와 18세기에는 대단히 장수했다고 할 수 있는, 80세를 넘긴 사람들 55명 가운데 칼망의 가족이 13명이나 됐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의 수명은 대략 20~25%만이 유전에 따른 것이다. ~~~수명과 관련된 유전자는 다양하고 많은 것 같다.
일반적으로 민물 히드라는 길이가 대개 1센티미터 미만이다. ~~~히드라는 긴 촉수가 달린 머리와 관 모양의 몸을 가졌는데. ~~~~히드라는 죽지 않는다(배양접시에 있기만 한다면). ~~~애초에 노화라는 게 왜 존재할까? 자연이 설계한 계획일까? 아니면 생존이 불러오는 불쾌한 부작용에 지나지 않는 걸까?
우리 몸은 나이가 들수록 단순한 마모로 인해 서서히 망가진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마모는 굳이 제거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우리의 DNA,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에 변이와 손상이 쌓여간다.
▪ 텔로미어를 둘러싼 소동
우리의 DNA는 평생 동안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자주 신는 신발이 닳듯이 DNA는 쓸수록 마모된다. 때로는 방사선이나 화학물질 같은 외부 요인이나, 세포가 복제되는 동안 발생하는 단순한 오류 때문에 변이가 일어날 수도 있다. 세포내 에너지 생성의 부산물인 활성산소에 의해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 그 결과 DNA 가닥들은 작은 손상을 입거나 심지어 절단될 수 있다. 보통은 세포의 청소와 복구가 진행돼 문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여느 정비사와 마찬가지로 이 과정이 완벽하지는 않아서 일부 손상을 못 보고 넘어가거나 실수를 하게 된다. 해마다 DNA 안에는 결함이 쌓여간다. 이것이 결국 암, 심혈관계 질환, 알츠하이머병 같은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세포의 동력실로 활성산소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 내 DNA는 세포핵 내 DNA 보다 손상을 더 많이 입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은 쇠퇴한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부분에서 보호 덮개 역할을 하는 DNA의 일부분으로 신발 끈 끝이 닳아 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씌워놓은 플라스틱 조각에 흔히 비교된다. 우리는 각 염색체의 텔로미어를 구성하는 DNA 염기쌍을 대략 1만 쌍 갖고 태어난다. 하지만 우리 체내의 세포 하나가 분열할 때마다 50~200쌍의 DNA를 잃는다. 게다가 DNA 의 다른 부분들과 마찬가지로, 텔로미어는 활성산소에 의해 손상된다. 텔로미어가 너무 짧아지면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죽을 수도 있다. 이것이 결국 노화로 이어진다.
▪ 남녀의 수명이 차이 나는 이유
남성과 여성 사이에 왜 수명 격차가 발생하는지 수수께끼를 푸는 한 가지 열쇠는 우리의 염색체에 있다. 여성의 성염색체는 X 염색체를 두 개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체내 모든 유전자의 복제본을 여분으로 가지고 있어 필요할 경우에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대체할 수 있다. 둘째, 대개 여성은 남성보다 키가 작아서 애초에 잘못될 세포가 더 적다. 이는 쥐와 코끼리의 경우와 비슷한데 코끼리가 암에 걸릴 위험도는 쥐보다 100만 배 높다. 하지만 여성의 심장박동수가 생리 주기 후반부에 높아져 조깅하는 사람들의 심장과 비슷한 식으로 운동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보는 가설도 있다.
19세기 한국의 궁궐에서 살았던 내시의 수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왕을 포함해 궁궐에 사는 다른 남성들보다 평균 20년을 더 살았다. 내시에게는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다. 연구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이 면역 체계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어서 남성은 바이러스와 세균에 더 민감하다. 반면 에스트로겐 같은 여성 호로몬은 면역 체계에 힘을 보태는 한편 동맥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청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유전자를 젊게 되돌릴 수 있을까
<2> 아픈 사람은 몸만 아픈 게 아니다.
우리 몸과 마음은 놀라우리만치 서로 연결돼 있다. 실험 결과 손 근육을 운동한다고 상상만 해도 손 근육의 힘이 향상된다. 어떤 사람들은 가짜 옻나무에 노출돼도 정말로 발진을 일으킨다. 한편 가짜 약 치료는 탈모가 시작되는 남성의 42%가 이 치료를 받은 후 발모가 유지되거나 증가할 정도로 효과가 있다. 허리 천자와 심장수술 동안 통증을 줄이는 데 최면을 이용할 수도 있다.
동물 뇌의 맨 아랫부분으로, 태곳적부터 있었던 조직인 뇌간에 전기 자극을 주면 감정을 암시하는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감정은 환경에 대한 우리의 안내자이다. 느낌은 그 징후를 해석하는 방식이다. 감정이 무의식적이지만 느낌은 좀 더 의식적이다.
▪ 우리가 두려움을 느낄 때
밤 10시 무렵 30세 여성 SM은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년아, 네 모가지를 따주마!“ ~~SM 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이 여성은 우르바흐-비테증후군을 앓고 있다. 이 희귀 유전질환은 SM 의 편도체를 손상시켰다. ~~~이 여성은 맨손으로 위험한 뱀을 집어 올리고 호러 영화를 보면서도 움찔하는 일이 없다.
투쟁-도피 반응은 우리가 위험한 짐승이나 인간과 맞서 싸우는데 또는 이들에게서 도망치는데 도움이 되도록 진화했다.
▪ 왜 우울한 사람이 더 아플까
독일인들은 소의 부신 수천 톤을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해 신비의 체액을 추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과학계에는 부신이 없는 소는 아주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죽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그 추출물이 조종사들에게 스트레스 저항력을 갖게 해 주리라는 주장은 설득력 있어 보였다. ~~~~꾸준히 지원받아 연구한 끝에 ‘E'복합체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이것을 코르티솔이라 부른다.
과학자들은 코르티솔로 루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지 실험했다. 1948년 이들은 임상실험을 위해 인디애나에 사는 가드너 부인을 선발했다. ~~~~주사를 맞고 4일이 지나자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2주쯤 지나 문제가 생겼다. 이제 가드너 부인을 괴롭히는 건 통증이 아니란 느낌이 들었다. 가드너 부인은 우울감과 행복감 사이에서 널을 뛰었다. ~~~코르티솔 주사를 중단하자 정신적 문제는 사라졌다.
뇌 시상하부가 혈류 속으로 분비하는 코르티코트로핀(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분비 호르몬이 있다. 이 호르몬은 뇌의 맨 아랫부분에 있는 완두콩 크기의 기관인 뇌하수체를 촉발해 부신피질 자극호르몬을 쏟아내게 한다. 그러면 부신피질 자극호르몬은 콩팥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부신에서 알도스테론과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이 생성되도록 스위치를 켠다. 우리 몸은 투쟁-도피, 그리고 그 결과에 대비하고 있다. 도망치든 싸우든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코르티솔이 근육처럼 장기 지속하는 공급원으로부터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해 연료를 늘려서 혈당 수치를 높인다.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염분과 수분 함유량을 높여(알도스테론) 혈압을 또한 높인다. 그러면 사자와 화난 상사는 조심스러워진다. 우리가 싸울 준비가 됐기 때문이다. 운이 좋아 사자가 돌아서서 저녁노을 속으로 사라지면, 우리의 스트레스 반응 축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모든 체계가 정상으로 되돌아간다.
불행하게도 시상하부 - 뇌하수체 - 부신 축이 만성으로 활성화되어 있으면 문제가 커지기 시작한다. 이 축의 조절이 불가능해져 코르티솔의 수치가 계속 높게 유지된다. 그러면 시상하부가 오그라들기 시작한다. ~~~~스트레스는 우리 뇌를 또는 적어도 그 일부분을 오그라들게 한다. 하지만 위는 커진다. 코르티솔이 팔다리 같은 곳에서 지방을 취해 허리둘레에 축적하기 때문에 몸의 중간 부분이 굵어진다. 일부 연구자들은 허리둘레대 엉덩이 불레의 비율이 크면 만성스트레스의 표시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의 마음이 코르티솔 수치를 바꿔 교감신경부신수질 경로를 활성화해서 우리 몸의 DNA까지 변화시키면 유전자의 발현까지 달라지게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전등 스위치 위에 놓인 손가락처럼 유전자를 켜고 끈다. 여기에는 면역 체계와 관련된 유전자가 포함된다. 만성 스트레스 상황이면 이 스트레스 반응 경로가 염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버튼을 누르고 항바이러스 역할을 맡은 유전자의 스위치를 끈다.
스트레스 반응 경로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면역체계는 그 자체가 우리 심신의 중요한 연결 장치로, 감정과 생각이 어떻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것은 최신의 연구 영역으로 최근에 면역정신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리의 면역체계는 신경과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뇌와 곧바로 연결된다. 바이러스로 인해 아팠던 때를 떠올려보라. 기분이 어땠는가? 아마도 우울하고 불행해서 하루 종일 이불을 둘러쓰고 드러누워 있고 싶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무기력감이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런 불쾌한 기분은 주로 우리 머릿속에 있다. 이런 이른바 질병행동은 사실 면역 체계, 또는 정확히 말하자면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의해 유발된다. 사이토카인은 염증을 통제해 다양한 병원체와 싸우고 상처가 낫도록 돕는 단백질이다. 하지만 또한 우리가 아플 때 침대에 붙들어두는 행동상. 심리상의 변화를 유발한다. 질병 행동은 병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병을 퍼뜨리지 않게 하고 또 건강한 사람과 승강이를 벌이다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하려고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우리가 몸이 안 좋을 때 혼자 틀어 박혀 있는 이유다.. ~~~~사이토카인을 대량 또는 장기간에 걸쳐 뿜어내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성이 커진다. ~~~만성 스트레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를 높여 결국 우울증을 불러 올 수 있다.
▪ 죽음을 부르는 미주신경
1682년 이탈리아 선교사 지롤라모 메롤라 다 소렌토는 콩고를 여행하고서, 친구 집에 머물렀던 한 젊은 아프리카 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집주인은 아침 식사로 야생 암탉 요리를 내놓았다. 이 음식은 그 젊은 아프리카인의 문화에서는 금기였지만, 집주인은 그것이 다른 조류라고 둘러댔다. 젊은 아프리카인은 즐겁게 음식을 먹고 곧 그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몇 년 후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 집주인이 야생 암탉을 맛보고 싶은지 젊은 아프리카인에게 물었다. 그가 단호히 거절하자, 집 주인은 그가 이미 예전에 금기를 깼다고 알려줬다. 그러자 그 젊은 남성은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더니 새파랗게 공포에 질렸다. 결국 그는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죽었다.
심인성 또는 주술성 죽음이란 죽음의 저주에 대한 믿음이 일으키는, 설명할 수 없는 급작스러운 죽음을 말한다. ~~~바다나 강에 빠져 죽은 사람들 가운데 대략 10~15%의 폐에서는 물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는 그들이 사실 익사한 게 아님을 말해준다. 동물실험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는 미주신경의 과잉 자극이 원인이었다.
미주신경은 두개골 맨 아랫부분에서 목으로 내려와 기도를 따라 심장으로 간 다음 복부로 내려가는데, 여기서 위장관으로 이어진다. 미주신경은 호흡, 삼킴, 소화를 책임진다. 또 심장박동 방식을 책임지고 있다. 미주신경은 자율신경의 주요 신경으로, 투쟁-도피 반응에도 한 몫 한다. 어떤 면에서 미주신경은 교감신경부신수질 경로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이면이다.
미주신경이 급작스럽게 과잉 자극을 받으면 안 좋은 일을 불러올 수 있다. 기본적으로 심장이 멈출 정도로 심장박동을 늦춰서 심인성 죽음 또는 익사와 비슷한 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미주신경의 활동이 가벼운 정도로 증가하면 아주 좋다. 우리의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 최상의 상태로 유지한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 따르면 미주신경에 전기 자극을 줘 만성 통증과 우울증까지 치료할 수 있다.
심장이 아주 고르게 뛰는 게 좋다고 생각 할 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실은 심장 박동수에 변화가 생길수록 더 좋다. 정상인 심장의 경우, 연이은 두 맥박 사이의 경과 시간이 언제나 조금씩 다르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도 속도가 달라진다. 이런 작은 차이를 심장박동변이도로 측정된다. 변이도가 높으면 심장이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 걱정과 불안이 장에 미치는 영향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가 성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유익한 장내 세균이 없는 쥐를 키운다면, 이설치류는 혼자 있길 좋아해 무리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으려고 할 터이다. 그런데 만약 이 쥐의 장에 미생물을 이식하면 그 성격이 바뀌어 사회성 있는 성격이 될 것이다.
세균이 없는 설치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이 과잉반응을 보이고 스트레스 회복력이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유아기에 동물의 배설물과 접촉을 많이 한 필리핀제도의 20대 젊은이들은 어른이 돼서 스트레스를 더 잘 견딘다고 밝혀졌다. ~~~불안한 쥐한테서 대변을 채취해 다른 쥐에게 이식하면 이 쥐 약시 불안해 진다. 탐구심이 많은 설치류의 똥을 가지고 해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우울한 친구와 껴안고 피부 접촉을 하며 미생물을 주고받으면 나도 우울해질까? 유난히 어둡거나 불쾌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해야 할까? 좀 극단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장내 세균이 우리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걱정과 불안이 우리의 장내 미생물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실험 대상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에 반응해 이들의 똥 속 미생물의 구성이 나빠진다.
그렇다면 뇌는 어떻게 장과 상호작용하는 걸까? 이런 상호작용의 한 가지 경로는 미주신경이다. 또 다른 경로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다. 신경전달물질은 뇌에 의해 생성되기도 하지만 장내 미생물군에 의해 합성될 수도 있다.
유익한 장내 미생물은 중추신경계와 상호작용하고 우리의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일 외에, 신체 건강에도 매우 중요하다. ~~~대변 이식은 이미 인간의 당뇨병과 비만을 치료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 가짜약의 효능
가짜약이 실제로 상당히 효과가 있다. 가짜약은 파킨슨병, 우울증, 만성통증, 구토처럼 다양한 질환에 도움이 된다. 가짜 무릎 관절경 수술도 tfl제 수술만큼이나 효과가 좋다. ~~~가짜약이 효과를 보는 한 가지 이유는 기대감 때문이다.
▪ 스트레스가 오작동하면 내 몸에 생기는 일
우리의 기분, 생각, 사회적 행동이 건강과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오래 사는 사람들의 호르몬
▪ 길들인 몸과 사회화한 마음
1959년 러시아 유전학자 드미트리 벨라예프는 새로운 연구를 시작했다. 야생 은색 여우를 사육해 인간에 대한 공격성이나 두려움이 없는 개체를 선택했다. 면 년 후, 다시 말해 운색여우의 세대가 대략 8~10변 바뀌고 나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d 일부 여우가 행동이나 외모 면에서 개를 닮아가기 시작했다. 베라예프가 죽은 후에도 이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시베리아의 실험실에서 사육된 은색여우는 대부분 길들여져 인간에게 친화성을 보일뿐더러 야생의 조상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하버드 대학 영장류 동물학자 리처드 랭엄은 우리 조상이 진화를 거치며 스스로를 길들였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한편으로는 온화한 성격과 친사회적 행동 방식을, 다른 한편으로는 작은 뇌, 작은 턱, 분홍색 입술, 희색 공막. 반반한 얼굴을 갖게 됐다. ~~~거의 3만 년 전 홍적색 후기 이래 우리 뇌는 사실 대략 10%정도 줄어들었다. 이는 반응성 공격성이 덜한 성격, 말하자면 온화한 성격을 선택하면서 따라온 부작용일지 모른다.
과학자들은 이런 부작용이 생겨난 것은, 다시 말해 뇌가 작아지거나 이마에 흰 점이 생긴 것은 신경능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신경능선은 포유류, 조류, 어류 등 척추동물의 배아에서 발견되는 한 무리의 줄기세포이다. 이것은 배아가 발달하면서 몸 곳곳으로 이동해 뼈, 연골, 그리고 색소 생성 세포의 한 종류인 멜라닌세포를 포함해 다양한 세포의 조직을 만들어낸다. 동시에 신경능선 세포는 신경펩티드 수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진화의 역사에서, 온화한 성격의 선택은 높은 수치의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의 선택을 의미했다. 이것은 차례로 신경능선 세포와 이들이 몸 안에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신경능선 세포가 동물의 정수리에 도달하지 못하면 그곳에 멜라닌세포가 발달하지 못하고 그 결과 색소탈실이 일어난다. 사육된 동물의 이마와 꼬리 끝에 흰색 부분이 생기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인간이 분홍색 입술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인데, 보노보원숭이도 마찬가지다.
홍체 주변에 흰자위가 있는 인간의 눈은 분명 이채롭다. 수십종의 영장류 중 인간만이 흰자위를 가지고 있다. ~~~~흰자위가 없으면 동물의 시선에서 많은 걸 읽어내기가 어렵다. 감정 면에서 그렇고, 그 동물이 무엇을 보고 잇는지도 그렇다. 자기 길들이기로 촉발된 흰자위의 진화는 우리의 사회성에 훨씬 더 도움이 됐다.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소통할 수 있었다.
옥시토신, 세로토닌, 바소프레신 등의 사회성 호르몬이 우리의 건강과 행동 방식에 여전히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한 가지 문제를 안고 잇다. 우리가 서로 상호작용할 때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연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뇌를 정확히 갈라볼 수가 없다. 하지만 다행히도 연구자들이 대신 분석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동물 종이 있다. 이 동물은 몇 가지 신경펩티드가 친사회성 행동 방식과 건강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들여다보게 해준다. 이 동물은 바로 초원 들쥐이다.
초원들쥐가 인간과 많은 면에서 닮았다. 초원들쥐가 알코홀을 좋아한다는 점에서만 그런게 아니다. 일부일처제, 사회성, 양육방식도 비슷하다. 이 모두가 이들 뇌 속 옥시토신 회로의 연결방식과 연관된다.
일부일처제인 초원들쥐와 달리 산악쥐들은 훨씬 더 야생적으로 생활한다. ~~~일부일처제의 들쥐에게는 문란한 사촌들쥐와는 아주 다른 양상을 보이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 수용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수용체는 신경펩티드가 활성화되도록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와 비슷한 것이다. 다시 말해 호르몬들의 회로가 완전히 달랐다.
▪ 옥시토신 회로가 연결되는 방식
에미가 가진 질환은 때로 반자폐증이라 불리는 윌리엄스 증후군으로 알려져 T다. 이 질환은 27개 유전자의 결실이 원인으로, 그 결과 낯선 사람에게 글리고 눈에 띄는 사람들을 모두 좋아하며 성격이 태평스럽다.
▪ 사랑할수록 건강해진다
옥시토신은 스트레스 상황에 반응해 편도체의 활성화를 완화해서 우리를 진정시킨다. ~~~옥시토신은 시상하부 - 놔하수체 - 부신 축에 작용해 스트레스를 줄인다. 뇌의 신경세포들이 옥시토신 수용체를 운반하고, 옥시토신 분자가 수용체와 결합하면 시상하부 - 뇌하수체 - 부신 축의 활성화와 ※코르티솔(콩팥의 부신 피질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외부의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분비되어 혈압과 포도당 수치를 높이는 것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분비에 제동을 건다.
옥시토신이 항염증성을 가지고 있고, 성인의 뇌 속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을 촉진하며 통증을 줄이고, 뼈의 성장을 도와 골다공증을 예방해줌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
▪ 좋은 호르몬을 많이 갖고 싶다면
메뚜기를 100억 마리나 되는 무리를 이루어 밀집한 공간에 함께 있게 한 건 세로토닌 호르몬이다. 세로토닌은 메뚜기를 사회적 동물로 만들뿐더러 인간을 친화성 있게 만들 수 있다. 몸속 세로토닌 수치가 높은 사람은 더 다정하고 쾌활하다. ~~~~반면 사회적 고립은 이 세로토닌 수치를 곤두박질치게 만든다. 그래서 결국 공격 행동을 촉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세로토닌이 만다는 건 코르티솔이 적다는 뜻이다. 게다가 세로토닌은 옥시토신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각각 상대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해 기본적으로 피드백 고리를 만든다.
▪ 흰자위와 분홍색 입술
친화성이 수명과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맞다. 결국 우리는 그렇게 진화해 왔다.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 같은 사회성 호르몬의 수치가 높아지는 쪽으로 선택이 이루어지면서 턱은 작아지고 얼굴은 반반해졌으며 흰자위를 갖게 됐다. 그리고 분홍색 입술은 사회성 호르몬이 인간의 진화에 얼마나 중요하며 우리 몸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상기시킨다.
[제2부] 외롭지 않고 아프지 않게
<4> 몸에 좋은 것들의 배신
체질량지수가 정상 범위인 18.5~24.9보다 더 높은 30~35사이로 1등급 비만인 사람들은 호리호리한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도가 5% 낮다. 체질량지수가 최고치인 35때라야 장수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
▪ 영양제와 슈퍼푸드의 오류
▪ 유기농 식품은 얼마나 몸에 좋을까
▪ 진짜 신경 써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사망 위험도를 낮추는 요인(연구 사례)
1. 음식.운동 개입 /사망 위험도 변화
1) 운동/-23~-33%
2) 하루 3인분 통곡물 섭취/-23%
3) 지중해식 식단/-21%
4) 십자화과 채소 섭취 하루 164.4그램/-20%
5) 과체중/-6%
6) 오메가3 섭취/효과 없음
7) 비타민 C섭취/효과 없음
8)건강에 좋은 생활습관 요인을 적어도 네 가지 합칠 경우(금주, 금연, 식단, 신체활동/-66%
2. 사회성. 마음개입/사망 위험도 변화
1) 행복한 결혼 생활/-49%
2) 폭넓은 사회 관계망/-45%
3)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는 느낌/-35%
4)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19~-32%
5) 외향성/-24%
6) 자원 봉사/-22%
7) 상냥함/-20%
8) 삶의 목적을 갖는 것/-17%
9) 복합적으로 측정한 사회적 통합 정도/-65%
※ 사망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연구 사례)
1. 음식. 운동 개입/ 사망 위험도 변화
1) 붉은 살 육류 섭취/+29%
2) 비만 2,3듭급/+29%
3) 비타민A 보충제/+16%
4) 베타카로틴 보충제/+7%
2. 사회성. 마음 개입/사망 위험도 변화
1) 고독감/+26%
2) 비관 주의/+14%
3) 불행감/+14%
4) 신경과민/+14%
「단백질 분말, 값비싼 유기농 식품, 기적의 식품은 잊어 버려라. 종합 비타민 섭취를 멈춰라. 로제토 마을 사람들처럼 이웃과 함께 수다를 떠는 게 부작용도 없으면서 건강에 더 좋다. 건강 측정기는 떼버리라. 공동체 텃밭에 참여하는 게 더 낫다. 좀 과체중이라도 체중 감량에 대한 집착을 멈춰라. 사회성을 기르고 마음을 챙기는 일이 수명 연장에 훨씬 더 중요하다.」
<5> 외로우면 아프다
나를 담당한 껴안기 치료사 카타르지나가 편안한 태도를 보여줬음에도, 나는 다소 긴장하고 불편했다. ~~~나는 선택할 수 있는 껴안기 자세 메뉴를 받았다. 고양이 자세라도 불리기도 하는 전형적인 포개닌 숟가락 자세는 안는 사람이 침상에 앉고 고객이 안는 사람의 무릎에 머리를 두고 눕는 것이고, 요트 자세는 두 사람이 모두 누운 테로 고객이 치료사의 가슴에 머리를 두고 치료사의 넓적다리에 두 다리를 걸치는 것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어떤 순서로든 원하는 만큼 껴안는 자세를 선택할 수 있었다. “시작할까요?” 카타르지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카타르지나가 내 옆에 앉아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정수리에서 어께로 쓸어내렸다. 무척이나 어색했다.
캐나다의 1인 가구 비율은 1951년 7%에서 2016년 28%로 치솟았다. 미국에서는 4분의 1이 넘는 인구가 혼자 살고 있다. 이것은 유럽의 고독한 수도인 노르웨이의 오슬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오슬로의 1인 가구 비율은 52.9%에 달한다.
껴안기 전문가가 미래에 유망한 직업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통계 자료 들이 있다(더욱이 이 직업은 로봇이 훔쳐 갈 수 없다. 요즘에는 이게 특전이다)2004년 미국인의 4분의 1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친구와 가족을 포함해 친밀한 관게에 있는 지인의 수가 평균 세 명에서 두 명으로 줄었다.
캘리포니아 주 앨러미다 카운티에서 이뤄진 대규모 연구는 사회적 통합 정도가 낮은 사람들이 긴밀한 관계를 누리는 사람들보다 이후 7년 동안 사망할 가능성이 세 배나 높음을 보여줬다. 여기서 사회적 통합 정도가 낮다는 건 친구와 친척이 별로 없고 결혼하지 않았으며 지역사회 단체에 소속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 ~~~어떤 연령이든 사회적 관계가 부족한 사람들이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병, 심지어 임신 합병증에 더 많이 걸린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이것은 수시로 가족을 방문한다고 해서 예방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혼자 있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남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감기에 걸릴 위험도가 45% 높았다. 모두가 정확히 같은 양의 바이러스에 노출되는데도 말이다. 다시 말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 코감기를 막을 수가 있다.
▪ 잠 못 드는 고독한 사람들
과학자들은 고독감과 사회적 고립감이 뚜렷이 다른 개념이라고 말한다. 전자는 주관적이다. 우리는 우리 옆에 아무도 없다고 느낀다. 친구도, 가족도, 사랑하는 사람도, 돌봐주는 이웃도. 후자는 객관적이다. 실제로 우리 옆에는 아무도 없다. 가족과 친구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고독하다고 느낄 수 있다. 반면 정말로 혼자여서 기생충 같은 고독감을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고립감과 마찬가지로, 고독감은 현대인들에게 널리 퍼져 있다. 캐나다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고독감을 호소하고, 미국에서 고독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수는 17% 정도이다. 서유럽은 상황이 좀 나아 보인다. 고독감을 느끼는 비율이 10%를 맴돈다. 나이가 들수록 고독감을 느끼는 비율이 거의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높아진다. 캐나다에서 8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거의 50%가 고독하다고 말한다.
2015년 이뤄진 연구들에 대한 후속 분석에 따르면, 객관적인 사회적 고립감은 사망 위험도를 29%까지, 주관적인 고독감은 26%까지 높인다. 그리고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모두 고독감을 느낀다면 100세까지 장수할 가능성은 곤두박질 한다.
만약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도와줄 사람들이 많아지면 우리의 장수 가능성은 무려 91%까지 높아진다. ~~~고독한 사람들의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활동이 증가하고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 소외된 사람들의 유전자
옥시토신 수용체 유전자인 rs53576의 GG 변이형을 가진 사람들은 배척받을 경우 AA유전자형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우울해진다. 이는 놀랄 일이 아니다. 결국 GG변이형을 가진 사람들은 대개 공감을 더 잘하고 사회적으로 예민한 유형이다.
유전자가 우리의 성향에 영향을 미쳐 우리가 기생충 같은 고독감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 영향 관계는 반대 방향으로도 작용해 고독감이 유전자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가장 영향을 받는 유전자 가운데에는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있다. 이 유전자는 자신이 특히 배제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과도하게 발현된다. 이들의 유전자는 평균보다 더 열심히 작동해. DNA에서 나오는 지시를 사이토카인처럼 염증을 유발하는 생성물로 전환할 터이다.
▪ 따뜻한 차 한 잔의 중요성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선을 베풀 때보다는 외로움을 느낄 때 샤워를 더 오래 한다. ~~~~많은 데이터가 고독감과 체온이 연관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실험에서 푸드코트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 수 십 명의 사람들에게 다가가 건물 내 온도를 추정해달라고 부탁했다. 혼자 점심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평균 20.21도라고 말한 반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22.57도로 추정했다. 실제 건물 내 온도는 중간인 21.5도였다.
▪ 외로움이 보내는 신호
센트럴랭커셔 대학에서 눈동자 추적기를 이용해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불쾌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관계에 만족하는 사람들보다 위협을 느끼는 사회적 상황에 훨씬 더 주목했다. 고독감을 느끼는 실험대상자들의 눈동자는 무의식적으로 기피와 무시를 보여주는 이미지로 쏠렸다. ~~~~고독감은 우리가 사회적 위협에 집착하게 만든다. 이 남자가 날 비웃는 걸까? 저 여자가 나한테 쌀쌀맞게 구는 건가? 카치오포의 연구에서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120밀리초 안에 부정적인 사회적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사회적 위협에 대한 이런 강박은 사회적 관계를 끊고 다른 사람들을 불신하는 고독한 사람들이 관계를 힘겨운 싸움으로 여기게 만든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길 열렬히 바란다. 하지만 이 열망이 오랫동안 충족되지 못하면 자신을 상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두껍고 가시 돋친 보호막으로 감싼다.
카치오포에 따르면, 고독감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일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독감이 우리에게 안 좋을건 없고, 오히려 우리를 돕기 위해 설계된 생물학적 반응임을 알아야 해요. 우리가 사랑스럽지 못한 게 아니라 혼자인 상태에서 자기보호를 하려는 것뿐인 거죠.”
고독감을 줄이려고 연이은 파티와 사회 관계망 만들기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 첫째, 자기 비난을 멈춰라. 고독감은 자연스러우면서 정상인 상태이다. 인간은 항상 고독감을 느끼고 언제나 그럴 것이다. 고독감이 유전자로 인한 형벌이나 나를 괴롭히는 세상살이의 결과가 아님을 인정하기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고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로, 다른 사람을 보는 방식을 바꾸려 노력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느끼는 불신과 적의가, 아프리카 초원에서 진화한 우리 몸이 적대적인 부족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전문 치료사를 찾아가는 게 좋을 수 있지만 스스로 노력해 자신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게 정말로 사실일까? 아니라고? 그렇다면 왜 나 자신에게 계속 그렇게 말하는 걸까? 그게 습관이라는 사실을,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멈추자.” 그런 다음에는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 말한다. “그래, 나는 원하는 만큼 사회성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모두가 날 미워하는 건 아니야. 사실 날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거든.”
▪ 주관적 고립, 객관적 고립
고독감은 사람을 죽인다. ~~~스트레스 반응을 망가뜨리고 유전자의 기능을 바꿔놓아 서서히 죽인다. 세상에 완전히 혼자라는 느낌은 친구가 몇 명인지 또는 우리를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와 무관할 수 있다.
※고독감을 느낀다면, 첫 단계는 이 감정이 생물학적 적응이지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기 탓을 멈춰라. 사고방식을 바꾸려 노력하라. “모두가 날 싫어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래, 내가 원하는 만큼 사회성이 있는 건 아니야“라고 생각하라.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라.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따뜻한 차를 마셔라. 사회적 위협에, 또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나를 괴롭히는지에 대해 집착하지 마라.
<6> 단짝 효과
몇 가지 다른 종류의 암을 앓는 70만 명 이상의 환자를 추적한 연구자들은 결혼한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생존 가능성이 12~33% 높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한 대규모 표본 조사에서 결혼하지 않은 경우 남성의 사망 위험도는 세 배까지, 여성은 20%가 높아졌다.
배우자를 잃고 홀몸이 된 사람들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는 배우자가 죽은 후 첫 주이다. 이 기간에 이들이 자연적 원인으로 사망할 위험도는 두 배이다.
▪ 결혼반지가 심장마비를 막는다.
애정 어린 결혼이 옥시토신과 도파민 수치를 높이고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 축을 진정시킨다고 하면 매우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결혼생활이 불행하다면 어떨까? 온종일 싸우기만 한다면? 여기서 증거는 갈라진다. 어떤 연구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부부가 독신자보다 건강 면에서 결국 이득을 본다. 심지어 온갖 문제 있는 관계에서도 그렇다.
애정 어린 결혼 생활이 건강에 좋은 한 가지 이유는 옥시토신이다. 한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수십 쌍의 부부들을 실험실로 불러 옥시토신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표본을 채취하고 작은 진공 펌프를 이용해 이들의 팔에 물집이 생기게 했다. 그런 다음 각 부부는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중요한 개인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라는 요청을 받았다. 나중에 대화 내용의 순위를 매겨보니 반감, 유머, 지지 순이었다. 다음 12일 동안, 부부들은 여러 차례 실험실에 와서 물집이 치유되는 속도를 평가받았다. 아마도 추측 하는 대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유머, 수용, 자기노출 같은 긍정적인 행동을 보인 부부들은 옥시토신 수치가 높았으며 물집도 빠르게 치유됐다.
이혼은 100세까지 장수하는 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혼은 사망 위헌도가 약 30% 높아진다는 뜻이다.
▪ 부부싸움과 허리둘레
가장 불쾌하게 싸우고 또 우울증 이력이 있는 남성과 여성은 기초 대사량이 낮고 인술린 수치가 높으며 기름진 식사 후 트라이글리세라이드 반응 최고 수치가 높았다. 이들의 몸은 그 모든 지방을 잘 처리하지 못했다. 불쾌하게 싸우는 부부와 좀 더 다정한 부부 간에 음식에서 흡수하는 에너지의 차이는 128칼로리였다. 그러면 1년 동안 체중이 거의 3.6킬로그램으로 불어날 수 있다.
결국 두 사람의 감정과 건강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과 미주신경과 장내 미생물을 통해 강력히 연결되면, 행복한 결혼생활이 우리의 수명을 늘려줄 수 있다.
▪ 우정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
인간만이 우정을 맺는 건 아니다. 말도 그렇고, 원숭이도 그렇고, 기린, 침팬지, 얼룩점박이하이에나, 당나귀, 코끼리도 그렇다. 수컷 돌고래는 친구들과 함께 헤엄치길 즐기고, 말 여자 친구들은 닿기 힘든 목 부위를 서로 살짝 깨물어 각질을 제거해 주고 엉킨 털을 풀어준다. 암소들은 친구들에게 다가가서 서로 핥아준다. ~~~동물들은 고립되면 빨리 죽는다. 외로운 말은 수명이 더 짧고 외로운 초파리도 그렇다. 쥐도 고립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비만해지고 제2형 당뇨병이 생기며 잠도 잘 자지 못한다.
한 해 동안 친구들을 몇 번 만나지 않는 일본 노인들은 매달 적어도 한 번 친구들과 어울리는 이들보다 사망 위험도가 30% 높다. 이는 하루에 과일과 채소를 6인분씩 먹다가 하나도 먹지 않는 경우보다 더 큰 타격이다. ~~~~과일과 채소를 전혀 먹지 않으면 사망 위험도가 26%까지 높아진다. 여성의 경우에는 친구를 거의 만나지 않는 경우 조기 사망 위험도가 거의 2.5배였다. 흡연이 주는 악영향도 이에는 미치지 못한다. 흡연은 하루에 열 개비 이상 피우는 경우 사망 위험도가 약 80%까지 높아진다.
덴마크의 쌍둥이 노인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친구들과 자주 만나면 사망 위험도가 낮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많은 연구에서 우정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커서 친척을 만나는 빈도가 미치는 영향을 볼품없어 보이게 만든다. 심리학자들은 그 이유를 우리가 때때로 거의 의무감에서 시가나 처가 사람들 또는 이모, 고모, 삼촌을 만나기 때문일 거라고 주장한다. 의무감은 우리가 이런 만남에서 얻을 수 있는 정서상의 이점을 반감시킨다.
고대 인도에서 쓰인 종교 경전 모음집인(베다)는 진정한 친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나열햇다. 친구는 먹을 걸 내주고, 서로의 명예를 지켜주며, 필요한 때에 서로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 ~~~친구 수와 친구를 만나는 횟수가 모두 건강에 중요한 것 같다. 어떤 연구에서는 최소 횟수가 2주에 한 번이라고 하는 반면, 또 어떤 연구에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한다.
친구 수에 관해서는, 절친한 친구 두 명 또는 세 명 또는 네 명 식으로 어떤 기준에 매달리기보다는 우리의 특정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네덜란드의 한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인건 자녀이건 형제자매이건 부모이건 절친한 친구이건 이웃이건 자주 교류하는 이들과의 관계망 속에서 접촉 횟수가 한 번 추가될 때마다 이후 5년 내에 사망할 위험도가 2%까지 낮아졌다.
▪ 오래 살게 해줄 친구를 만나는 법
2012년 <뉴욕타임스>의 한 기사에서, 엘릭스 윌리엄스는 서른 살이 saj으면 친구를 사귀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일정은 빡빡하고 우선순위가 달라지며 친구한테 원하는 바가 더 까다로워진다. 아무리 친구를 많이 사귀어도, 체념이 슬금슬금 생겨날 수 있다. 우리가 10대나 20대 초에 그랬던 방식으로 가장 절친한 평생의 친구를 만드는 시대는 거의 끝났다. 현재로서는 체념하고 상황에 따른 친구, 즉 약간 친한 친구에 만족할 때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100밀리초 안에 빠르게 첫인상을 형성한다. 이는 보통 눈을 한번 깜박이는 데 걸리는 정도의 시간이다. 우리는 이 시간에 이미 상대가 얼마나 호감이 가는지 또는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 판단하고, 이후 판단을 고수한다.
C.S. 루이스가 다음과 같이 썼을 때 무언가를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뭐야! 너도? 나 혼자뿐일 거라 생각했는데’라고 말하는 순간 우정이 태어난다.” 분명 닮으면 친구가 되는데 도움이 된다.
사실 우리는 비슷하면서도 성격이나 나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걸 공유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 ~~~~예를 들어 경찰학교 교육생은 성이 같은 글자로 시작하는 다른 경찰 교육생과 친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유가 뭘까? 경찰학교 교실에서 좌석이 알파벧순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과 유대를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 첫째, 비밀을 털어놔라. 자기노출이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연구는 보여준다. ~~~두 번째 방법은 좀 불확실하다.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게 해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라 알려진 심리 현상을 이용하라. ~~~우리가 은혜를 베푼 사람보다는 우리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이 또다시 우리에게 친절을 베풀 준비가 돼 잇을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도우면 기분이 좋아져 우리가 도와준 사람을 더 좋아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중요한 점은. 우정에 시간을 더 많이 쏟으라는 것이다. 친구들과 자주 약속을 잡거나 가볍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라. 확실할까? 아마도, 하지만 우리 체중 감량, 규칙적인 운동, 식재료에 든 농약 등에 집착하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는지 생각해보라. 우리의 건강과 수명에 우정이 갖는 중요성을 감안하면 영양에 대해 생각하는 데 쓰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매일 우정에 써야 한다.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명이 저 짧을까? 유감스럽게도, 그런 것 같다. 여러 연구에서, 대단히 외향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 시카고의 고령자 가운데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사망 위험도가 21% 낮았다.
▪ 운동과 우정 사이
행복한 결혼생활은 스트레스 반응과 시상하부 - 뇌하수체 - 부신 축을 진정시키고, 또 건강과 연관된 사회성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애정 관계에 우선순위를 두고 전념하라. 좋은 반려자가 되는 방법에 관한 책과 기사를 읽어라. 요한 묵시록의 네 기사인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의사방해를 피하라. 일상에 일어난 좋은 일에 대해 자주 배우자와 이야기를 나눠라. 함께 새롭고 흥미진진한 일을 시도하고 재미있게 보내라. 롤로코스트와 풍선 기구를 타면 정말 좋다. 우정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비밀을 털어놓으라. 가까운 사람 앞에서 비평하지 마라.
<7> 공감의 마법
“절망의 구덩이”는 엎어놓은 피라미드 같은 모양의 우리로, 위가 넓고 아래가 좁으며 지붕은 철망으로 만들어졌다. 이 우리 안에 원숭이 한 마리를 혼자 두었다. 첫 2~3일 동안 원숭이는 탈출하려고 경사면을 따라 꼭대기로 기어 올라갔다. 꼭대기에는 철망 지붕이 있어 탈출할 수 없었다. 그러자 원숭이는 탈출을 포기했다. 대부분 실험 대상은 보통 그 장치의 맨 아래쪽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다. 이쯤 되면 원숭이는 자기 상황이 가망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할로는 이렇게 썼다. 단 며칠만으로도 한 마리 원숭이가 맥을 못 추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원숭이는 멍한 시선으로 머리를 푹 수그린 채 우리 바닥에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이들 원숭이는 가족에게 돌아간 후에도 다른 원숭이들과 관계를 맺지 못했다.
12~18개월 된 아기가 있다면~~~어떤 아이는 엄마가 방을 나가도 엄마를 안전기지 삼아 주변 환경을 탐색하다가 엄마가 돌아오면 기뻐한다. 이런 아이는 애착 관계가 안정돼 잇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어떤 아이는 낯선 사람과 남겨지면 짜증을 내고 엄마가 돌아오면 엄마한데도 짜증을 낸다. 이런 아이는 아마도 애착 관계가 불안정해서 불안하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엄마가 나가고 들어와도 아기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듯이 보인다면 엄마와 아기의 애착 관계가 불안 회피형이라고 추정할 수 잇다. ~~~~미국의 현실에서는 65%의 아기만이 안정된 애착관계, 영국에서는 75%, 중국에서는 50%만이 안정된 애착관계를 유지한다.
수 십 년에 걸친 영구에서 저 두 가지 형태의 불안정한 애착 관계가 낳는 결과는 대단히 심각해서 유년기 후반에 우울증, 불안,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게 할 수 잇다. 반면 애착 관계가 안정된 아이는 더 많이 공감하고 기꺼이 도와주는 어린이가 돼 친구들이 항상 몰려든다.
애착 유형이 건강과 수명에 정말로 중요함을 말해주는 징후는 많다. ~~~애착 불안이 큰 성인은 전염성 단핵증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 불안정 애착 유형은 안정 애착 유형에 비해 뇌졸중과 심장마비를 더 많이 일으키고 혈압이 더 높으며 궤양도 더 많다.
애착 유형과 신체 건강이 연관성을 갖는 근본 원인은 스트레스 반응과 시상하부 -뇌하수체 - 부신 축의 작동인 것 같다. 애착관계가 불안정한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이 대단히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 체내에 다량의 코르티솔을 빠르게 퍼붓는다. 그런 다음 시상하부 -뇌하수체-부신 축이 활성화 디기 전 상태로 되돌아오는 데 오래 걸린다. 차레로 코르티솔은 면역 체계의 작동 방식을 바꿔놓을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애착 불안이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들보다 CD3+CD8+세포독성T세포가 22% 적었다. 이 T세포는 병원균이 침투한 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면역 반응에 필수적인데, 그 수가 줄어드는 건 면역체게가 노화하고 있다는 조짐이다.
헌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공복시 혈당 수치가 더 높은 경향이 있다. 이는 당뇨병을 경고하는 신호다. 이것은 진화로 설명할 수 있다. 혈당은 몸, 그리고 특히 뇌의 기본 연료이다. 우리가 초원에 홀로 있다면 혼자 힘으로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 몰래 다가오는 포식자에 대해 경고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이때 우리의 뇌와 몸은 빠른 결정을 돕기 위해 물질대사 자원에 쉽게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혈당을 높게 유지 한다.
심리학자들은 성인의 애착 유형을 평가하기 위해 신중히 설계된 몇 가지 설문지를 사용한다. 우리는 질문지에 나오는
“나는 의지할 사람이 있다고 느낀다”,
“나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느낀다”.
“나는 지금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야 할 필요를 강하게 느낀다”
와 같은 진술에 점수를 매긴다. 가장 마지막 진술은 불안정 애착의 징후이다.
대개 55~65%의 성인이 안정 애착 유형이고 15~20%가 불안정 애착 유형이다. 더 안타까운 소식은 애착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의 대규모 후속 분석은 1988년 미국 청년의 50% 가까이가 안정 애착 유형이었던 반면, 2011년 그 수치가 41%로 떨어졌음을 보여주었다. 이 후속 분석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연결이 늘어나는 시대에 단절이 늘어나는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가 안정된 애착 관계를 가지려면 돌봐주는 다정한 부모가 필요하다. ~~부모가 이이의 기본 욕구에 세심하고 다정하게 반응하면 된다. 그러면 아이는 자라서 세상이 안전한 곳이고 사람들은 대체로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터이다. ~~~어느 때에는 냉담하게 대하거나 화를 내는 식으로 일관성 없이 반응하는 부모의 아이는 불안정 애착 유형을 갖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자신의 정서적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못하는 부모를 둔 아이는 결국 헌신을 두려워하는 어른으로 자라난다.
▪ 테스토스테론이 공감 능력을 위협한다.
1962년 1월 30일 탕가니카(탄자니아)북부에 잇는 카샤샤라는 작음 나을의 학교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이 일은 별로 해될 것 없어 보였다. 여학생 셋이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해 멈추지를 못했다. 그러다가 상황이 심각해졌다. 통제할 수 없는 웃음이 10대 학생들 사이에 계속 퍼졌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들은 한 번 웃기 시작하면 몇 시간 동안 계속됐다. 또 어떤 학생들은 16일 동안이나 계속 웃어댔다. 3월18일까지, 카샤샤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수가 발병해 학교는 임시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웃음 전염병이 마을에서 마을로 계속 퍼졌다. 소녀와 소년 그리고 학생과 어른을 가리지 않고 대약 1000명의 사람들이 웃음 바이러스에 걸려 14개 학교가 문을 닫아야 했다.
문제는 웃음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겁에 질렸다. 어떤 사람들은 원자폭탄으로 인해 대기 오염으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믿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 지역의 옥수수 가루가 오염 됐을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의사들이 와서 피를 뽑아 들여다보고 요추천자를 시행했지만 독성물질도, 세균도, 바이러스도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심리학자들은 탕카니카의 웃음 전염병이 집단 히스테리로 인해 일어났으며 기분 전염과 관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기분 전염은 공감 능력의 분질적인 부분이다.~~~잘 공감하는 사람일수록 하품 전염에 민감하다.
미국에서 1만 3000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진 연구들에 대한 후속 분석에 따르면, 1979~2009년 사이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공감적 관심이 48%까지 급락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낮은 경향이 있음을 연구가 확인시켜준다. ~~~미국 주립대학에서 이뤄진 공감능력 연구에서, 미국은 63개 국가 가운데 7위에 올랐다. 캐나다는 12위, 영국은 47위였다. 애콰도르는 세게에서 가장 공감 능력이 높은 국가로 밝혀졌다. 제일 마지막은 리투아니아였다.
▪ 감정 문해력을 기르는 일
▪ 동시성의 과학
▪ 사회적으로 통합된 삶
<8> 이타적 행동이 유전자를 바꾼다
▪ 양육과 흡연의 공통점
노인 자원봉사자의 경우, 젖먹이를 돌보게 되면 침 속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진다. 이는 노인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돌봄이 스트레스를 낮추는 방법은 두려움의 근원인 편도체의 활성화를 억제해 그것이 투쟁-도피 반응과 연결되지 않도록 방해하는 것이다. ~~~편도체가 손상된 사람들은 흔히 우리보다 박애주의자인 경향이 있다. ~~~대체로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은 우리를 진정시킨다.
미주신경은 우리의 뇌, 심장, 장을 연결하는 기다란 뱀 같은 신경다발이다. 스트레스 후 우리의 몸을 진정시켜 긴장이 풀리도록 도와준다. 어떤 면에서, 미주신경은 또한 연민과 돌봄의 신경이다. 학대에서 구출된 강아지를 보거나 인간의 이타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서 가슴이 따뜻해진 적이 있는가? 이때 우리의 미주신경에 스윗치가 켜졌을 가능성이 있다. 사람들이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을 하면 이들의 미주신경 활ㄷ오도 증가한다. ~~~미주신경은 최상의 상태에서 투쟁-도피 반응을 억제하고 심장박동 변이도를 높인다.(이는 좋은 일이다)
이타심과 관련한 스트레스 반응의 약화는 면역 체계와 염증에 영향을 미친다. 자원봉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염증의 지표인 c반응성 단백질 수치가 낮다. 혈액이 c반응성 단백질로 가득하면 나쁜 징후이다. 심혈관계 질환 같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나눔과 스트레스에 관한 실험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사면서 큰 행복을 얻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다른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돈을 쓰면 더 행복해진다.
너무 노쇠하지 않다면 손주를 돌봐주는 일이 건강을 증진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가끔 있는 일이고 양육을 온전히 떠맡아 하는 게 아니라면 37%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이는 규칙적 운동이 가져오는 효과 이상이다.
내가 평소처럼 지내는 동안에는 평균 64nmil/L의 코르티솔이 생성된 반면, 작은 친절을 베푸는 동안에는 이보다 약간 적은 54nmol/L이 생성됐다. 이는 스트레스 수치가 낮아졌다는 뜻이다.
▪ 건강을 가져다 주는 공동체의 조건
▪ 헬스장보다 자원봉사
※「진화된 돌봄 체계를 활성화하라.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가족을 돌보며, 진정 믿는 대의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라. 그것은 예술에 투자하는 것일수도 잇고 희귀병과 싸우는 일일수도 있고 환경을 보호하는 일일수도 잇다. 매일매일 친절을 베풀어라. 다른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주거나, 처음 보는 사람에게 커피를 한 잔 사거나, 무작위로 정한 자동차의 창에 상냥한 쪽지를 남겨라. 지역사회의 공간을 재생하라. 지역의 텃밭을 만들고 중심가를 보행자 전용으로 만드는 데 투표하라. 지역 상점에서 쇼핑하고, 자동차를 타는 대신 걸어 다니고, 쓰레기를 줍고, 이웃과 이야기를 나눠라.
<9> 성격이 우리를 죽인다
수기에서 가장 기뻐하고 낙천적이었던 수녀가 가장 오래까지 살았다. 쾌활한 성격은 수명이 평균 10년 늘어남을 의미했다.
▪ 감정이 뇌를 바꾼다
건강과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삶의 의미를 갖는 게 행복감보다 더 중요해 보인다. 쾌락적 행복과 자기실현적 행복을 비교한 한 연구에서, 삶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은 투쟁-도피 반응과 관련해 더 유리한 유전자 발현 양상을 보인 반면, 육체의 쾌락 추구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불리한 유전적 발현 양상을 보였다.
첫째, 쾌락적 즐거움을 찾는 대신에 일상의 삶에서 목적을 찾으려 노력하라. 의미가 중요하다는 걸 인정하고 그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좋은 첫걸음이다. 자기 성격의 강점을 알아보고 자신의 재능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라
둘째, 여윳돈이 진정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돈에 tfka의 목표를 둘수록 행복감은 덜해진다.
셋째,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행복을 추구하려 하지는 마라. 행복은 계속 달아난다. 돈과 마찬가지로, 행복을 삶의 목표로 두고 집착하는 건 역효과를 낳고 삶에 만족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 수명을 갉아먹는 위험한 성격
성격에는 5대 성격 특성이라고도 알려진 다섯 가지 주요 차우너이 있다.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신경과민인지, 정서가 안정돼 있는지, 경험에 대해 개방적인지 폐쇄적인지, 호의적인지 적대적인지, 성실한지 무책임한지.
성실성에서 평균이하로 표준편차가 2인 사람은 위로 2dfls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도가 44% 높다. ~~~~왜 성실한 사람들이 오래 사는지는 이들이 정크푸드를 삼가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의사의 조언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로 일부 설명할 수 있다.
신경과민은 사망 위험도가 33%나 높다는 뜻일 수 잇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신경과민한 나라는 그리스이고, 그 뒤를 러시아가 잇고 있다(이 연구는 37개국비교임). 신경과민이 가장 덜한 나라는 이스라엘 그리고 미국, 영국으로 밝혀졌다.
신경과민이 건강에 나쁜 한가지 이유는 걱정 그리고 곱씹기와 연관 있다. ~~~걱정은 곱씹기의 사촌이다. 하지만 곱씹기는 대개 이미 일어난 일에 해당하는 반면 걱정은 스트레스를 줄 수 잇는 사건이 선행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대부분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과 곱씹기가 가진 문제는 자율신경계가 만성 활성화된다는 점이다.
낮은 성실성과 높은 신경과민이 조기 사망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처럼, 외햐요은 조기 사망의 위험도를 낮추는 것 같다.
-외향성을 높이려면
+상점 계산원에게 인사하라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친구에게 전화하라
+새로운 식당이나 술집에 가서 종업원과 수다를 떨어라
-성실해지려면
+전날 밤에 옷을 준비해두라
+사야할 물건이 있으면 메모하라
+고지서를 받자마자 납부하라
-신경과민을 줄이려면
+주체할 수 없다고 느끼면 멈추고서 몇 번 깊이 숨을 들이쉬어라
+잠자리에 들기 전, 내일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한 가지 써라
+미래가 걱정되면, 적어도 2분 동안 최상의 시나리오를 마음속에 그려보라
▪ 경계해야 할 것
<10>노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법
▪ 명상가들의 DNA
연구에 따르면, 주류의 명상은 방식과 무관하게 몸의 스트레스 축인 교감신경부신수질 축과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활성화를 누그러뜨려 노화와 직접 관련된 것을 포함해 그에 뒤따르는 온갖 생리상의 결과를 불러온다. ~~~잠깐 동안만 명상을 하는 곳에 머물러도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DNA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2018년에 이뤄진 한 실험에서, 캘리포니아 주 우드에이커에 있는 스피릿록 명상센터에서 한 달밖에 지내지 않았는데도 참가자들의 염기쌍 중 약 104개의 텔로미어 길이가 늘어났다. 이는 대략 수명이 4년 늘어난 격이다. 물론 이 프로그램의 강도는 셌다. 참가자들은 하루에 열 시간 동안 침묵한 채로 다양한 명상 훈련에 참가해야 했다. 이렇게 수행의 결과 길어진 텔로미어가 장기간 지속되는지 알아 보는 일이 아직 남아 있기는 하지만, 다른 연구들의 결과도 비슷하다. 10년 이상 매일 수행한 선 명상가들은 명상을 한 적이 없는 같은 나이의 사람들보다 텔로미어가 훨씬 더 길다.
명상을 많이 하는 사람을 신경 영상 장치로 검사해보면 6!8군데 다양한 뇌 부위에서 매우 확연한 변화를 보인다. 이런 변화는 어떤 부위의 신경 세포와 다른 부위의 손실된 신경세포 사이에 새로운 시냅스가 형성되면서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전문 명상가는, 말하자면 초원에서 놀라게 하는 사자나 ‘지금 내 방으로 오게!’라고 말하는 상사에게 쉽사리 겁먹지 않을 수 있다.
명상으로 흔히 영향을 받는 다른 뇌 부위는 섬엽이다. 보상과 관련 있는 뇌 부위로, 우리가 즐거이 다른 사람들을 돕게 만든다. 그리고 해마가 있다. 해마는 감정 그리고 기억과 관련이 있다. 이 말굽 모양 부위의 위축이 또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다. 한편 명상 전문가는 보통 사람에 비해 해마가 특히 크다.
해마의 부피가 증가하는 건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단백질의 급증으로 설명된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는 뇌 신경세포의 생존과 성장을 돕는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의 급증이 신체 운동이 뇌에 좋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반면 스트레스는 혈액 내 뇌유래신경영양인자 수치를 떨어뜨린다. 이는 나쁜 소식이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의 수치가 낮은 사람은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다발성경화증에 걸릴 위험이 높고 심지어 자살 가능성도 높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백혈구가 활성산소를 생성하기 시작한다고 사피(옥스퍼드메디스트레스 공동 설립자) 대학가 말했다. 이 활성산소는 세포손상 및 노화와 관련이 잇는 분자다.
▪ 마음챙김과 치유에 관한 연구
▪ 텔로미어를 변화시키는 심신훈련
미국인 25명 가운데 한 명, 캐나다인 26명 가운데 한 명이 요가를 하고 50만명의 영국인이 규칙적으로 요가를 한다.
▪ 명상의 가장 큰 효능
※가장 흥미로운 심신 훈련법을 택하라. 요가든 마음 챙김이든 태극권이든, 그래서 규칙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훈련하려 노력하라. 이를 계속할수록 우리가 얻는 이득이 많아진다. 건강과 관련해 생활 속 다른 문제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잇다면, 다시 말해 채소를 더 많이 먹고 담배를 끊고 배우자와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 명상이 또한 그 일을 쉽게 만들어줄 수 있다. 빠른 향상을 원한다면 수행과정을 신청하라. 그리고 바이러스로 쓰러지는 경우에는 공포 영화를 보지 마라. 공포 영화가 면역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러지 말고 마음 챙김 명상을 하거나 몇 가지 요가 자세를 해보라.
<11> 대체할 수 없는 장수의 조건
내가 이 책을 쓰고 있는 지금 일본은 출생 시 기대수명이 84.2세라는 기록과 함께 세계 최장수 국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평균 미국인의 기대수명보다 거의 6년, 캐나다인보다 1년 반, 영국보다 3년이 더 길다. 일본은 100세 장수자 수에서 최고 순위에 올라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50세, 여성은 54세에 지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의료보험을 갖고 정기검진을 보장 받는다. ~~~기본적으로 해산물, 채소, 해조류, 콩의 섭취량이 많고 유제품 또는 육류의 섭취량이 적다.
▪ 채소가 답이 아니다
1998년 동계올림픽으로 전 세계에 알려진 나가노현은 최근에 오키나와를 제치고 일본 장수의 중심지가 됐다. ~~~식습관은 나가노 주민들의 장수비결 가운데 하나다. 이곳은 산악 지역이기 때문에 벼농사가 어려웠고,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해산물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대신에, 지역 주민들은 채소와 콩을 많이 먹었다. 오늘날 나가노 주민들의 채소 소비량은 여전히 일본 최고 수준이다. 이들은 평균적인 일본인보다 녹색 채소를 27% 더 먹는다.
마쓰카와 마을 한복판에 있는 공원에 도착하는 순간, 나는 분명히 알 수 잇었다. 무엇보다 이 지역에는 티끌 하나 없었다. 쓰레기가 한 조각도 보이지 않았고 어울리지 않거나 고장 난 것이 하나도 없었다. ~~~화장실은 반짝거릴 정도로 깨끗했고, 개수대 옆에는 생화 까지 놓여 있었다. 매우 성실한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곳에 진정 마음을 쓰는 마을임을 알 수 잇었다.
미국은 개인주의가 매우 강한 국가다. 호프스테더의 계산에 따르면, 그 점수가 100전 만점에 91점으로 세계 최고로 나왔다. 영국은 89점, 캐나다는 80점, 프랑스는 71점, 폴란드는 60점, 그리고 일본은 46점이다. 그래서 일본은 개인주의-집단주의 스펙트럼에서 집단주의 편에 놓인다. 모든 국가 가운데 가장 집단주의가 강한 과테말라가 받은 6점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지만 말이다.
일본인들은 5가구 원칙을 믿는다. 5가구 원칙이란 건너 집 3가구와 좌우 옆집 2가구의 이웃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다른 사람들의 집 앞을 청소하는 일본인을 흔히 볼 수 있다.
▪ 일본 노인들의 남다른 생활방식
일본 노인의 60% 이상이 사회단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 취미 동호회가 가장 인기를 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센터에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가면 치매가 올 위험도가 40%까지 낮아진다. ~~~~일본 노인들은 65세 이상 일본 남성의 90%가 아내가 있는데, 영국은 73%, 캐나다는 68%, 미국은 대략 70%이다. 여성의 경우 그 비율은 일본이 56%이고 영국, 미국, 캐나다는 비슷하게 45~46%이다.
▪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70~74세 남성의 3분의 1이 여전히 일을 하고 있고, 85세 이상 노인도 8%나 된다. ~~~~실버 인력센터는 일본 전역에 1300군데 이상 있는 노인직업안정기관이다.
▪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일
“텐노는 여러 해 동안 선을 가르치는 스승이 되기 위해 공부한 후 눍은 선사인 난인을 찾아갔다..마침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고, 텐노는 난인의 집에 들어가기 전 관례대로 나막신과 우산을 문간에 두었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안인이 텐노에게 물었다. ‘네 우산을 나막신 왼쪽에 두었느냐 오른쪽에 두었느냐?’ 대답하지 못한 텐노는 자신이 선에 이르기에는 아직 멀었음을 깨닫고 떠나서 6년을 더 공부했다.”
※안보다 바깥에 집중하라. 즉,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필요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하려고 노력하라. 마을 주민회에 참여하라. 5가구 원칙을 따르라. 건넛집 3가구와 오른쪽, 왼쪽 옆집 2가구의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라. 자신의 이키가이, 삶의 목적을 찾아라. 자신의 일을 소중히 여기고 은퇴하더라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 바쁘게 생활하라. 선에 이르려 노력하라. 즉 명상을 하거나 일본인들이 하이쿠나 꽃꽂이를 즐기는 것처럼 소박한 것들을 즐겨라.
[Review]
긴 시간을 요구하는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는 전 후반 전술이 다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젊은이의 삶이 있는가 하면 노인의 삶이 있다. <The End Game>의 저자는 노인을 인터뷰한 내용에서 이렇게 적었다. “나는 내 몸이 페라리(경주용 자동차)라고 생각하는데, 3단 기어 이상은 올릴 수가 없어요.…….” 노년이라면 누구나 공감되는 말이다.
오래전 티브이에서 우연히 UFC챔피언 ‘맥그리거’ 선수가 전설적인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에게 도전장을 내고 복싱 룰에 따라 경기하는 모습을 보았다. 초반에는 ‘맥그리거’ 선수가 강하게 압박하며 요리조리 피하는 복싱선수와 숨바꼭질하듯 경기가 진행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전세는 역전되며 결국 ‘맥그리거’는 무너지고 말았다.
이 책을 읽으며 엉뚱하게도 스포츠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우리 몸이 경기장에 든 선수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상대를 치고 차는 경기는 아니라도 누구나 삶의 현장은 신체의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곳이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노화에 이르게 된다.
젊은 날에는 노화라는 것조차 모르지만 중년의 나이로 들면 조금씩 신경이 쓰이고 노년이라는 경계를 느낄 나이가 되면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가 책 제목이 눈에 들어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책 표지에 부제목으로 조그맣게 쓰인 글귀가 특히 눈에 들어왔다. “무엇이 우리의 노년을 결정하는가”
저자는 그에 대한 답으로 낙천주의, 친절, 소셜 네트워크가 슈퍼푸드나 운동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이에 대한 여러 연구 사례에서 밝혀낸 ‘생체 메커니즘’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들이 들어있다. 특히 신체가 외부의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시상하부 - 뇌하수체 -부신 축에 이르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우리 몸이 과도한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이에 따라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며 신체의 노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뇌 시상하부가 혈류 속으로 분비하는 코르티코트로핀 분비 호르몬이 있다. 이 호르몬은 뇌의 맨 아랫부분에 있는 완두콩 크기의 기관인 뇌하수체를 촉발해 부신피질 자극호르몬을 쏟아내게 한다. 그러면 부신피질 자극호르몬은 콩팥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부신에서 알도스테론과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이 생성되도록 스위치를 켠다. 우리 몸은 투쟁-도피, 그리고 그 결과에 대비하고 있다. 도망치든 싸우든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코르티솔이 근육처럼 장기 지속하는 공급원으로부터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해 연료를 늘려서 혈당 수치를 높인다.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염분과 수분 함유량을 높여 혈압을 또한 높인다.” (본문)
“불행하게도 시상하부 - 뇌하수체 - 부신 축이 만성으로 활성화되어 있으면 문제가 커지기 시작한다. 이 축의 조절이 불가능해져 코르티솔의 수치가 계속 높게 유지된다. 그러면 시상하부가 오그라들기 시작한다.“(본문)
결국 우리 몸의 노화를 촉진하는 주범은 시상하부 - 뇌하수체 - 부신 축에 크게 좌우됨으로 이 부분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게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임을 말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 몸은 과도한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복원시키는 장치도 있지만 한계를 넘으면 회복 불가능에 이르게 된다. 만성적인 조급함, 불안, 외로움, 근심과 걱정…. 등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신체 메커니즘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 시킨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보고된 희망적인 메시지는 우리 신체의 놀라운 복원력이다. 연구에 의하면 짧은 기간의 “시상하부 - 뇌하수체 - 부신 축의 활성화를 누그러뜨리는 일만으로도 DNA의 염기쌍에서 텔로미어(세포 복제기능을 결정짓는 부분)의 길이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는 나무와 같다. 어린나무나 오래된 고목이나 봄이 되면 다시 새싹을 피운다. 똑같은 나무지만 서로 다르다. 어린나무는 일 년에 일 미터씩 자라지만 고목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고 노년의 모습이 절망적일 필요는 없다. 운동선수가 전 후반의 작전을 달리하듯 노년에는 노년의 생활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방법일 뿐이다. 젊은 이도 마찬 가지다 누구에게나 노후는 찾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생체 메커니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길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최신의 많은 연구 사례가 들어 있어서 도움을 준다.
<본문>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부분에서 보호 덮개 역할을 하는 DNA의 일부분으로 신발 끈 끝이 닳아 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씌워놓은 플라스틱 조각에 흔히 비교된다. 우리는 각 염색체의 텔로미어를 구성하는 DNA 염기쌍을 대략 1만 쌍 갖고 태어난다. 하지만 우리 체내의 세포 하나가 분열할 때마다 50~200쌍의 DNA를 잃는다. 게다가 DNA 의 다른 부분들과 마찬가지로, 텔로미어는 활성산소에 의해 손상된다. 텔로미어가 너무 짧아지면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죽을 수도 있다. 이것이 결국 노화로 이어진다.”
“우리의 마음이 코르티솔 수치를 바꿔 교감신경부신수질 경로를 활성화해서 우리 몸의 DNA까지 변화시키면 유전자의 발현까지 달라진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전등 스위치 위에 놓인 손가락처럼 유전자를 켜고 끈다. 여기에는 면역 체계와 관련된 유전자가 포함된다. 만성 스트레스 상황이면 이 스트레스 반응 경로가 염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버튼을 누르고 항바이러스 역할을 맡은 유전자의 스위치를 끈다.”
“2018년에 이뤄진 한 실험에서, 캘리포니아 주 우드에이커에 있는 스피릿록 명상센터에서 한 달밖에 지내지 않았는데도 참가자들의 염기쌍 중 약 104개의 텔로미어 (세포 분열 횟수에 따라 길이가 짧아짐)길이가 늘어났다. 이는 대략 수명이 4년 늘어난 격이다. 물론 이 프로그램의 강도는 셌다. 참가자들은 하루에 열 시간 동안 침묵한 채로 다양한 명상 훈련에 참가해야 했다.”
“심장이 아주 고르게 뛰는 게 좋다고 생각 할 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실은 심장 박동수에 변화가 생길수록 더 좋다. 정상인 심장의 경우, 연이은 두 맥박 사이의 경과 시간이 언제나 조금씩 다르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도 속도가 달라진다. 이런 작은 차이를 심장박동변이도로 측정된다. 변이도가 높으면 심장이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타심과 관련한 스트레스 반응의 약화는 면역 체계와 염증에 영향을 미친다. 자원봉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염증의 지표인 c반응성 단백질 수치가 낮다. 혈액이 c반응성 단백질로 가득하면 나쁜 징후이다. 심혈관계 질환 같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