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바울이 공회를 주목하여 이르되 여러분 형제들아 오늘까지 나는 범사에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노라 하거늘
재파의 자리. 바울을 고소하는 사람들에게 바울은 자신의 무죄함을 주장한다.
선한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다고 했다. 피고자나 고소자들은 모두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이었다. 고소자들은 바울에게 비양심적이라고 했고, 바울도 그들에게 비양심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양심이라는 말 속에 너희는 비양심이라는 말이 섞여 있다.
바울은 이 때 부형들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고 형제들아 라는 호칭을 쓰고 있다. 바울 앞에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권력이 있는 강자들이었다. 바울은 그들에게 조금도 주눅이 들거나 비겁해지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강자 앞에서는 약하고 약자 앞에서는 강하다. 그것은 정의로운 사람의 행동이 아니다. 강자 앞에서는 강하고 약자 앞에서는 약한 것이 정의로운 사람이다.
2대제사장 아나니아가 바울 곁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그 입을 치라 명하니
동명이인 아나니아. 대제사장 아나니아는 48년에서 58년까지 대제사장이었던 사람이다. 제사장들에게 십일조를 거두어서 치부하고, 그 돈으로 로마에 뇌물을 바치기도 했고, 교활하고 악한 사람이었다. 그의 그런 행위 때문에 66년 경 로마와 유대인들의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유대인들은 아나니아를 살해했다. 그가 살해 당할 때 헤롯 왕이 지은 별장의 도수관에 숨어 있었다고 한다.
입을 치라는 것은 뺨을 때린다는 것과 같다.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우리가 누구와 다투더라도 인격을 모독하는 말이나 행위는 해서는 안된다. 아무리 죄를 지었다고 해도 인격을 모독하면 안된다. 아나니아는 잔인해서 재판의 결과도 나오기 전에 바울에게 자기를 변호할 기회를 주지도 않고 바울의 인격을 모독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로마법에도 없고, 하나님이 모세에게 주신 율법에도 금지한 것이다.
3바울이 이르되 회칠한 담이여 하나님이 너를 치시리로다 네가 나를 율법대로 심판한다고 앉아서 율법을 어기고 나를 치라 하느냐 하니
바울이 대제사장 아나니아에게 회칠한 담이라고 표현했다. 예수님은 자신을 대적하는 사람들에게 회칠한 무덤이라고 하신 적이 있다. 회라는 것은 무엇을 표현하거나 꾸미기 위해서 쓰는 페인트였다. 보통 사람이 죽으면 평토장을 했는데, 봉분이 없이 사람을 땅에 묻으면 그곳이 사람이 묻힌 곳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시신이 있는 땅에 흙이 물러지면 지나가는 사람의 발이 땅속으로 쑥 들어가서 시신을 밟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예루살렘으로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온 사람들이 시신과 접촉하면 부정해지므로 제사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제사장들은 시신들이 묻혀 있는 곳에 회를 칠해 놓아서 순례자들이 그 땅을 밟지 않도록 했다.
회칠한 담은 쓰러져서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는 위험한 담을 튼튼한 새 담인 것처럼 꾸며 놓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대제사장의 옷을 입고 있고, 아무리 공회원의 옷을 입고 있었어도 마음과 행위가 정의롭지 못하면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해로운 담이 되는 것이다.
4곁에 선 사람들이 말하되 하나님의 대제사장을 네가 욕하느냐
5바울이 이르되 형제들아 나는 그가 대제사장인 줄 알지 못하였노라 기록하였으되 너의 백성의 관리를 비방하지 말라 하였느니라 하더라
바울이 정말 아나니아가 대제사장인지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거기 모인 사람들이 자신의 신분을 알리는 복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급히 모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자신의 신분을 나타내는 복장을 하고 있었으면 바울은 일부러 대제사장에게 욕을 한 것이다. 그 이유는 대제사장이면 대제사장 답게 행동하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6바울이 그 중 일부는 사두개인이요 다른 일부는 바리새인인 줄 알고 공회에서 외쳐 이르되 여러분 형제들아 나는 바리새인이요 또 바리새인의 아들이라 죽은 자의 소망 곧 부활로 말미암아 내가 심문을 받노라
바울은 거기 모인 공회원들 중 절반이 바울과 같은 바리새인인 것을 알고, 바리새인의 신분을 활용했다.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여당은 사두개인들이었고, 그 반대편에서 여당의 지위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바리새인들이었다. 그들은 서로 믿는 것이 달랐다. 사두개인들은 내세를 믿지 않았고 기적이나 부활을 믿지도 않았다. 지극히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바리새인들은 기적도 믿었고 부활도 믿었다. 그 두 당은 그렇게 분명한 노선을 가지고 대치하고 있었다. 바울은 그들에게 자신은 바리새인이고 내세와 부활을 전하기 때문에 끌려와서 심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바리새인들은 바울의 편에서 사두개인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7그 말을 한즉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사이에 다툼이 생겨 무리가 나누어지니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 등돌리면 남이지만 돌아서면 부부가 된다. 똘똘 뭉쳤던 그들이 순식간에 두 패로 나뉘어졌다.
8이는 사두개인은 부활도 없고 천사도 없고 영도 없다 하고 바리새인은 다 있다 함이라
9크게 떠들새 바리새인 편에서 몇 서기관이 일어나 다투어 이르되 우리가 이 사람을 보니 악한 것이 없도다 혹 영이나 혹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으면 어찌 하겠느냐 하여
크게 떠들고 싸우고 큰 분쟁이 생겼다. 사람들은 철저하게 자기 이익에 따라서 행동한다. 바울을 죽이려고 했던 사람들이 바울의 편에서 바울에게 무죄를 선고하게 되었다. 누가는 이런 사건들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어떤 이야기는 위트가 있고 코믹해야 재미가 있다. 영화나 드라마의 백미는 반전이다. 반전이 없는 이야기는 민밋하다.
10큰 분쟁이 생기니 천부장은 바울이 그들에게 찢겨질까 하여 군인을 명하여 내려가 무리 가운데서 빼앗아 가지고 영내로 들어가라 하니라
11그 날 밤에 주께서 바울 곁에 서서 이르시되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언한 것 같이 로마에서도 증언하여야 하리라 하시니라
사람들이 분주하게 이 세상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 같아도 사실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다. 이 세상의 역사는 하나님의 이야기이다.
12날이 새매 유대인들이 당을 지어 맹세하되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아니하고 마시지도 아니하겠다 하고
바울 암살단이 만들어졌다. 그들은 바울을 신속하게 죽이기 위해서 바울을 죽이기까지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13이같이 동맹한 자가 사십여 명이더라
그들의 숫자는 40명이나 되었다.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40명이 결의 했다. 이것은 바울에게 있어서는 두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바울을 두려워했을까? 예수님이 바울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고, 이곳에서 죽지 않고 로마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람이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사람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믿지 않고 자기의 판단이나 지혜도 믿지 않는다. 믿을 대상은 오직 하나님 뿐이다. 사람을 믿는다거나 사람을 두려워하면 잘못된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다.
14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가서 말하되 우리가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기로 굳게 맹세하였으니
15이제 너희는 그의 사실을 더 자세히 물어보려는 척하면서 공회와 함께 천부장에게 청하여 바울을 너희에게로 데리고 내려오게 하라 우리는 그가 가까이 오기 전에 죽이기로 준비하였노라 하더니
치밀한 암살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그 계획이 무산되었다.
16바울의 생질이 그들이 매복하여 있다 함을 듣고 와서 영내에 들어가 바울에게 알린지라
생질이란 누나의 아들을 의미한다. 바울의 누나의 아들이 바울의 편에 선 사람이었는데, 암살단이 하려는 계획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바울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17바울이 한 백부장을 청하여 이르되 이 청년을 천부장에게로 인도하라 그에게 무슨 할 말이 있다 하니
18천부장에게로 데리고 가서 이르되 죄수 바울이 나를 불러 이 청년이 당신께 할 말이 있다 하여 데리고 가기를 청하더이다 하매
19천부장이 그의 손을 잡고 물러가서 조용히 묻되 내게 할 말이 무엇이냐
20대답하되 유대인들이 공모하기를 그들이 바울에 대하여 더 자세한 것을 묻기 위함이라 하고 내일 그를 데리고 공회로 내려오기를 당신께 청하자 하였으니
21당신은 그들의 청함을 따르지 마옵소서 그들 중에서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기로 맹세한 자 사십여 명이 그를 죽이려고 숨어서 지금 다 준비하고 당신의 허락만 기다리나이다 하니
22이에 천부장이 청년을 보내며 경계하되 이 일을 내게 알렸다고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고
23백부장 둘을 불러 이르되 밤 제 삼 시에 가이사랴까지 갈 보병 이백 명과 기병 칠십 명과 창병 이백 명을 준비하라 하고
24또 바울을 태워 총독 벨릭스에게로 무사히 보내기 위하여 짐승을 준비하라 명하며
25또 이 아래와 같이 편지하니 일렀으되
26글라우디오 루시아는 총독 벨릭스 각하께 문안하나이다
27이 사람이 유대인들에게 잡혀 죽게 된 것을 내가 로마 사람인 줄 들어 알고 군대를 거느리고 가서 구원하여다가
28유대인들이 무슨 일로 그를 고발하는지 알고자 하여 그들의 공회로 데리고 내려갔더니
29고발하는 것이 그들의 율법 문제에 관한 것뿐이요 한 가지도 죽이거나 결박할 사유가 없음을 발견하였나이다
30그러나 이 사람을 해하려는 간계가 있다고 누가 내게 알려 주기로 곧 당신께로 보내며 또 고발하는 사람들도 당신 앞에서 그에 대하여 말하라 하였나이다 하였더라
31보병이 명을 받은 대로 밤에 바울을 데리고 안디바드리에 이르러
32이튿날 기병으로 바울을 호송하게 하고 영내로 돌아가니라
33그들이 가이사랴에 들어가서 편지를 총독에게 드리고 바울을 그 앞에 세우니
34총독이 읽고 바울더러 어느 영지 사람이냐 물어 길리기아 사람인 줄 알고
35이르되 너를 고발하는 사람들이 오거든 네 말을 들으리라 하고 헤롯 궁에 그를 지키라 명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