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건한 이후 38년동안 지역 나눔과 봉사와 배려의 마음으로 자비보살행을 실천하고 있는 남한산성 성불사 전경. |
사찰창건 38년 동안 이웃을 위해 나누고, 봉사하고, 배려하는 사찰이 있다. 최근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에 위치한 하남 성불사가 그곳이다.
경기도 하남시 학암로9번길 64(감이동 368)에 위치한 남한산성 성불사(주지 벽담 학명스님)은 1976년 사찰을 창건한 이후 매년 자비실천행을 실천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성불사는 대지 3300m²(약 1000평)에 대웅전, 약사전, 미륵전, 명부전, 조사전, 삼성각 등 7개의 전각과 약사마애불, 대웅전 앞마당 한가운데에 위치한 탑과 대웅전 뒤편의 누워있는 부처님(臥佛)이 조성돼 있는 자그마한 사찰이다.
하지만 이곳 사찰에 주석하고 있는 학명스님은 50여년을 출가수행자로 살아오며 이웃을 위해 한결같이 부처님의 자비심을 실천하고 있다. 하남 성불사는 자그마한 암자 수준의 사찰이지만 이웃을 위해 나누고, 봉사하고, 배려하는 자비실천행의 모범을 보이고 있으며 사찰주지 학명스님은 ‘우리시대의 자비보살’로 불린다. 스님의 보시행은 놀라울 정도다. 동국대학교에 장학기금으로 내 놓은 누적기부금이 3억원에 이르고 틈틈이 들려오는 스님의 자비보시행은 어느 큰 사찰보다 많다.
사찰 창건하며 자비행 ‘발원’ 경로잔치 40여년 이어와
‘벽담장학회’ 설립해 인재 양성 동국대 등에 발전기금 쾌척
이웃에 佛書 2만권 보시 다출산 가정에 장려금도 지원
성불사가 창건됐을 때는 사찰이 아닌 움막 수준이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변변하게 누울 자리조차 없었다. 대지도 모 문중 땅을 임대한 것이었다.
“어려운 살림살이였지요. 먹을 게 없어 3년 동안 생식을 하고 있었는데 주변의 주민들과 교회 목사님, 어르신들이 저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 연탄과 양식을 보시해 주었어요. 하지만 아궁이도 없고 끓여 먹을 도구조차 없어 생식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때 저는 발원했어요. 내가 만약 여기서 자리 잡는다면 내가 받은 이 씨앗을 심어서 많은 열매를 맺게 해 사회에 환원하겠노라고요.”
성불사 주지 학명스님은 당시 야산에 덩그러니 움막같이 시작한 성불사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곳에 절을 세우면 성공할 것이라는 직감을 했어요. 우선 지세(地勢)를 살펴보니 앞과 옆에 위치한 산들이며 땅이 주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았어요. 이를 기반으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신 은사 스님(대구 파계사 성전암에 주석했던 철웅스님으로 2011년 1월 열반)의 유지를 잇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대웅전 위에 봉안돼 있는 성불사 와불. |
학명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웠으면 반드시 실천하라’는 은사 스님의 가르침을 가슴에 항상 담고 있었다. 은사 스님인 철웅스님(2011년 입적)은 우리시대의 선지식으로 명성이 높았고, 제자들이나 여러 수행납자들에게도 법력(法力)을 끼쳤다. 학명스님은 이런 스승 아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운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성불사의 자비보시행은 사찰운영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사찰재정의 40%는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 또한 매년 성불사 창건기념 법회날에 경로잔치를 연다. 행정구역상 하남시에 속하지만 서울 송파구 마천동과 거여동에 인접해 있어 이 지역과 하남시 어르신들이 동참한다.
이뿐 만이 아니다. 스님은 매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중복과 말복에 즈음해 지역 경로당 9곳에 과일과 음료수를 전달하고 있으며 부처님오신날과 추석, 연말연시에는 군법당에도 위문품을 보내고 있다. 또한 1998년부터는 매달 성동구치소 재소자들에게 교화법문을 하며 생일잔치를 챙겨주고 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면 경북 문경군 산양면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에게 연탄 1만장을 보시한다.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해 매년 음식을 베푸는 만발공양. |
성불사는 주지스님을 비롯해 모든 신도들이 어려운 이웃에 대한 봉사와 배려심이 혼연일체가 되어 있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보면 어떻게 해서라도 돕는다. 그 중심에는 성불사주지 학명스님이 있다. 탑골공원 무료급식소도 매년 방문해 점심공양을 올리는 것도 그 일환이다.
성불사의 자비보시행에는 인재양성을 위한 장학사업이 한 축을 이룬다. 2002년에 재단법인 ‘성불사 벽담장학회’가 설립돼 2012년까지 동국대학교 부속여자고등학교와 소년소녀 가장, 조손가정 자녀, 청담정보고등학교와 광동고등학교, 동국대학교 학생들에게 총 1억5000여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2013년부터는 중앙승가대학교와 동국대학교 학인들에게 2000여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이런 큰 금액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주변 신도들은 한결 같이 말한다. “스님은 먹을 것 입을 것 사용하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이웃을 위한 자비기금으로 내놓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신도들은 스님이 당신을 위해 삼보정재를 쓰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스님은 요즘에 흔하게 이용하는 승용차도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인재양성을 위한 벽담장학회의 장학금 전달모습. |
성불사는 아주 특별한 사회봉사 활동을 한다. ‘성불사 벽담다출산회’를 결성해 다출산 가정을 후원하는 일이다. 아기를 출산하면 종교를 초월해 기금을 보조해 주는 것이다.
성불사는 문서포교에도 앞장서고 있다. 주지 학명스님은 사찰창건한 후 불자들을 위해 책 2만권을 보시하기로 부처님 전에 발원했다. 그래서 <깨달음의 산방법요집> <선사들의 숨은 이야기> <일 이층이 있어야 삼층도 있지> <심전수행> <인생의 길잡이> <마음의 주춧돌> <지혜롭고 행복한 길> <자네 心 무엇인지 아나> <우리말 천수경> <삼세인과경> <진리의 세계, 그곳에 행복이 있다> <처음 그 마음> <향기 있는 곳에 꽃이 있다> <금강경 이야기> <지장경 이야기> <관음경 이야기〉등을 출간하였고, 올해 1월 <법화경 이야기>를 발간해 나누면서 2만권 목표를 달성했다.
사찰같이 크게는 못해도 능력껏 나눔과 봉사와 배려의 마음을 실천한다는 학명스님은 이러한 실천행이 없으면 자비심도 발현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성불사 신도들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성불하세요”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항상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자신과 이웃을 대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면 이 세상은 불국정토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성불사주지 학명스님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해 포교를 위한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남한산성이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이곳에 거주하는 스님들에게는 큰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성불사에서는 올해 가을에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념공연으로 10월18일 토요일날 산사음악회를 하려 합니다. 이것도 뜻이 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이 남한산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에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려 합니다. 그래서 남한산성 한번 올라가보자 하면서 방문하다 보면 성불사도 찾지 않겠어요. 그러면 포교도 될 것입니다.”
성불사는 또한 오는 8월 24일에는 포천 6군단에서 군장병 300여명을 대상으로 수계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며 9월3일에는 추석을 맞아 탑골공원에서 무료급식봉사도 계획하고 있다.
자비행 동참문의 / (02)400-5915
성불사 주지 학명스님 |
■ 성불사 주지 학명스님이 들려주는 포교론
“세계는 하나의 꽃…1사찰 1포교운동 전개”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된지 1700여년입니다. 호국불교로서 민족정신에 뿌리를 막은 불교는 금수강산의 찬란한 문화를 이룩하여 만 중생의 삶에 활력소가 되어왔습니다. 이에 소승 또한 불은(佛恩)의 인연에 치중해 삭발위승(머리를 깎고 스님이 됨)하고 민족 역사에 가슴아픈 기억 속에 유서 깊은 역사를 안고 있는 남한산성 아래 불도량(佛道場) 성불사를 창건하고 부처님의 49년 교설 가운데 최후 8년간 가르침을 편 <묘법연화경>을 나침반으로 삼아 전법도생의 포교활동을 해 온 지도 38년 성상이 되었습니다.
성불사에서는 그동안 나눔과 봉사, 배려로 이웃과 함께 손잡고 걸어온 것이 돌이켜보면 엊그제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 불교는 과거 1700년 역사를 통해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실로 중차대한 시점에서 우리 스님과 불자들도 제각기 목소리를 내는데 부처님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부처님 法 아무리 좋아도 포교하지 못하면 소용없어…
청소년포교, 재소자포교 등에 스님들 솔선수범해 나서야”
얼마 전 언론에 기독교인들이 부처님 탄생지에서 기타를 치고 찬송가를 불렀다고 하는데 이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불자들은 이를 계기로 더욱 발심해서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부처님이 법음을 전하는 포교에 매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의 품안에서 행복을 찾고, 모든 것이 다 하나의 꽃(世界一花)이요, 하늘과 땅은 한 뿌리(天地同根)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불교로 말하면 동체대비(同體大悲)라는 말입니다.
말로서 동체대비가 아니고 실제로 우리가 어떻게 행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집을 아무리 잘 지어 놓아도 그 집에 사람이 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겁니다. 집은 허름해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면 행복한 집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이 아무리 좋아도 잘 포교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이제는 청소년포교, 일반포교, 군포교, 재소자포교 등 포교할 곳이 많습니다. 모든 스님들 솔선수범해서 1사찰-1포교 운동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상을 내지 말고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누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봉사해야 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친절한 절, 부처님의 법이 살아 있는 절, 개방되어 있어 소통이 되는 절이 되어야 합니다.
요즘 절에 가면 스님이 없습니다. 스스로 절에 찾아 오는 신도들을 놓치고 있습니다. 사찰에 찾아 오는 이들에게 절에 대해 잘 설명해 주는 일이 없어요. 절에 찾아오는 신도님들에게 우리 사찰은 어떤 절이고,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법회를 하고, 사회봉사를 어떻게 하고 있다는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사찰에 올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신도 임원을 교육시켜 절의 내력을 설명해 주고, 돌아갈 때는 뭐든 지 손에 쥐어줘야 합니다. 신도들이 법당에 불전함 1000원을 놓고 가면 갈 때는 경전을 들여 주든 돌려줘야 합니다. 그것이 문서포교입니다. 부처님 가르침 읽고 마음이 우러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찰이 투자를 해야 합니다. 절의 주지스님이나 신도임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포교해야 합니다. 우리 종단은 하는 일이 많습니다. ‘아름다운 재단’도 있고 좋은 일하는 단체가 많은데 여기에 관심을 가진 불자들이 얼마나 되는가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