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海印寺)의 유래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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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야화✍️

해인사(海印寺)의 유래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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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궁에서 온 강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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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으로 유명한 해인사의 해자는 바다 해(海)이고 인자는 도장 인(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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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해인사는 바다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그 유래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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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이 넘을 늙은 내외가 가야산 깊은 골에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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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없는 이들 부부는 화전을 일구고 나무 열매를 따 먹으면서 산새와 별을 벗 삼아 하루하루를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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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아침을 먹고 도토리를 따러 나서는 이들 앞에 복실복실한 강아지 한마리가 사립문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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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사람의 발길이 없는 깊은 산중이어서 좀 이상했으나 하도 귀여운 강아지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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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벗이 생겼다.

싶어 붙들어 키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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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는 마치 자식 키우듯 정성을 쏟았고, 강아지는 날이 갈수록 무럭무럭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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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어언 3년이 흘러 강아지는 큰 개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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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만 3년이 되는 날 아침, 이집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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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줘도 눈도 돌리지 않고 먹을 생각도 않던 개가 사람처럼 말을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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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해 용왕의 딸인데 그만 죄를 범해 이런 모습으로 인간세계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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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할머니 할아버지의 보살핌으로 속죄의 3년을 잘 보내고 이제 다시 용궁으로 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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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의 은혜가 하해 같사온지라 수양 부모님으로 모실까 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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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사람이면, 더구나 용왕의 딸이라니 놀랍고도 기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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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를 비록 개지만 자식처럼 길러 깊은 정이 들었는데 어찌 부모 자식의 의를 맺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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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이 말에 꼬리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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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곧 용궁으로 돌아가 아버지 용왕님께 수양부모님의 은혜를 말씀드리면 우리 아버님께선 12사자를 보내 수양 아버님을 모셔오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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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에서는 용궁선사로 모셔 극진한 대접을 할 것이며 저를 키워주신 보답으로 무엇이든 맘에 드는 물건을 가져가시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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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모두 싫다 하시고 용왕 의자에 놓인 '해인' 이란 도장을 가져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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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장은 나라의 옥새 같은 것으로 세 번을 똑똑 치고 원하는 물건을 말하면 뭐든지 다 나오는 신기한 물건입니다.

이것만 있으면 여생을 편히 사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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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마친 개는 허공을 세 번 뛰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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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꿈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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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있는 뒤 얼마가 지나 보름달이 중천에 뜬 어느 날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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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사립문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12마리 사자가 마당으로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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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께서 노인을 모셔 오랍니다.

시간이 바쁘오니 어서 가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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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주저하지 않고 따라나서 문밖에 세워 놓은 옥가마를 탔으며 사자들은 바람처럼 달려 얼마 안 있어 가마는 찬란한 용궁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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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기둥, 황금대들보, 추녀에 달린 호박구슬, 진주벽 등 형형색색의 보화들이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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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채의 궁궐 모두가 이런 보물로 장식됐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궁전으로 안내되어 노인은 그저 얼떨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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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수양아버님.

어서 오세요.

제가 바로 아버님께서 길러주신 강아지 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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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공주가 버선발로 뛰어나오며 노인을 반겼으며 아름다운 풍악이 울리자 용왕이 옥좌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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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에 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딸년을 3년이나 데리고 계셨다니 그 고마움 어찌 말로 다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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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상 넓은 자리에 용왕과 노인이 나란히 앉아 좌우 시녀들이 풍악에 맞춰 춤을 추고 음식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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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한시도 수양아버지 곁을 떠나지 많고 금강저로 음식을 고루집어 입에 넣어 주며 수양어머님 문안과 함께 가야산의 지난날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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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들어만 가면 살살 녹는 산해진미의 음식 맛은 천하일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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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용궁에서 지내기 한달 노인의 풍채는 몰라보게 좋아졌으나 노인은 갑자기 부인 생각이 나서 돌아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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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다시 오기도 어려운데 오신 김에 조금만 더 쉬다 가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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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은 감사하나 아내의 소식이 궁금하여 내일 떠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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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그렇다면 할 수 없군요.

떠나시기 전에 용궁의 보물을 구경하시다가 무엇이든 맘에 드는 것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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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불현듯 해인을 가져가라던 공주의 말이 떠올랐으며 보물 창고에는 물건이 가득가득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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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의 왕관, 금강석 화로, 옥가마, 산호초피리, 은구슬 말 등 진귀한 보물을 보고도 구경만 할 뿐 달라지를 않으니 용왕은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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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이 다 끝나갈 무렵 노인은 까만 쇠조갑처럼 생긴 해인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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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님, 미천한 사람에게 눈부신 보배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사오니 저것이나 기념으로 가져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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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이 말에 용왕은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분명 귀중한 물건이 틀림없다.

그러나 용왕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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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참!

그것은 이 용궁의 옥새로 정녕 소중한 것이외다.

허나 무엇이든 드린다고 약속했으니 가져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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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관했다가 후일 지상에 절을 세우면 많은 중생을 건질 것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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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은 해인을 집어 황금보자기에 정성껏 싸서 노인에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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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노인은 용궁을 떠나왔다.

용왕부부는 구중 대문 밖까지 전송했고 공주는 옥가마까지 따라와 작별의 눈물을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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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 아버님, 부디 안녕히 가세요.

용궁과 인간세계는 서로 다르니 이제 다시는 뵈을 수가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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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해인을 잘 간직하시어 편히 사세요.

그것으로 은혜의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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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목이 메어 말끝을 흐렸으며 노인도 이별의 아쉬움을 이기지 못한 채 가야산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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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아내에게 용궁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고 해인을 세 번 두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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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던 용궁 음식 나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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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과 함께 산해진미의 음식상이 방안에 나타났고 내외는 기뻐 어쩔 줄 몰랐으며 뭐든지 안 되는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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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편히 오래오래 살던 내외는 죽을 나이가 되어 절을 지었으니 그 절이 바로 지금의 합천 해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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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죽게 되자 자식이 없어 이 해인을 해인사에 보관시켰으며 이 전설에 따라 절 이름을 해인사라 불렀다 한다.

​- 옮겨온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