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곡 최후의 심판 이후 부활체의 영광, 화성으로 오름
아퀴나스의 영광스러운 빛이 입을 다물었을 때, 베아트리체가 말을 꺼냈습니다.
단테는 또 다른 진실의 뿌리(최후의 심판 후 부활의 몸을 입는 것)를 파려한다며
우리를 둘러싼 축복받은 당신들의
실체를 꽃피우는 빛을 이 사람에게 설명해 주세요.
지금과 마찬가지로 영원히 빛나는 건가요?
만일 그러하다면, 당신들이 최후의 심판에 이르러
육신을 다시 입고 시력을 회복할 때 서로의 빛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천국에 있는 영혼들이 최후의 심판을 통해 새로운 육신을 얻어 새로운 시력을 회복할 때 어떻게 감당하는지 설명해 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가장 안쪽의 원의 가장 밝은 빛(솔로몬)으로부터 천사가 마리아에게 아뢰었습니다.
밝음은 뜨거움으로 이어지고 뜨거움은
봄[見]으로, 봄은 은총으로,
이어지면서 그 가치를 더합니다.
봄[見]은, 지복의 넋들이 지니는 밝은 빛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열기로 말미암아, 그 열기는 하느님을 뵙는 직관을 따르며, 직관은 또한 은혜를 말미암는다는 것입니다. 즉 사랑의 행위가 봄[見]의 결과라는 것. 밝음은 뜨거움으로 이어지고 뜨거움은 봄[見]으로, 봄[見]은 은총으로 이어지면서 그 가치를 더합니다.
하느님을 보는 힘의 다소는 은총의 많고 적음에 달려있지 (봄[見]은 선을 향한 의지의 은총으로 생겨남) 각인의 공적의 다소와 상관이 없습니다. 본다는 행위와 보인다는 상태를 가지면서 구원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와 계기로 구원의 주체가 구원을 이끄는 것까지 포괄합니다.
단테의 신곡에서 무한한 선은 빛으로 형상화 되어 표현됩니다. 하느님의 빛과 봄[見], 이 봄을 위해 단테는 눈의 시각을 키워왔습니다. 28곡에서 봄[見]이 자세하게 나옵니다.
지고의 선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빛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우리는 그 영광의 빛을 통해
그분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봄은 자라나야 하며,
마찬가지로 봄은 뜨거움을 더 키우고
뜨거움은 빛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숯덩이가 불꽃으로 이글거릴 때
그 내부의 빛이 바깥의 불곷으로 빛나서
제 형상을 분명히 드러내듯이
우리를 담고 있는 이 빛보다 오랜 세월 땅 밑에 묻혀 있는 육신이 나중에 얻을 빛이 더 찬란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눈을 지치게 하는 빛이 아니어서,
부활한 육신의 모든 기관들은 기쁨을 주는
무엇을 받아들이면서 더 강해질 것입니다.
라고 솔로몬이 말했습니다.
그때 밝게 빛나는 새로운 빛이 지평선처럼 우리를 감쌌습니다. 거기서 새로운 영혼들이 새로운 둘레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단테와 베아트리체는 어느새 더 숭고한 축복으로 다섯 번째 천국(화성)으로 옮겨 왔음을 알았습니다.
너무나도 강렬하게 붉은 빛으로 타오르는 두 갈래 빛이 단테에게 다가왔습니다. 그 빛은 거룩한 십자가 모양을 이루었습니다. 그 십자가에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넓어지는 듯 좁아지며 별들의 길을 이루는
은하수는 그 두 갈래 빛 사이에서 하얗게 어렴풋이 빛나니
별들의 무리로 현자들의 의심을 사기도 했는데
화성의 성도들이 모여 십자가의 기호를 만들어냅니다. 십자가가 그리스도를 빛냅니다. 이 성도들은 신앙을 위해 싸우다 목숨을 바친 자들의 혼들이 십자기 형태로 나란히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랐던 순교자의 영인데 별처럼 보입니다.
십자가 모양의 빛 무리로부터 들리는 숭고한 찬미의 노래가 나를 몽환에 젖게 했습니다. 듣기는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었으나 이 노래에 푹 빠져 베아트리체의 사랑스러운 눈동자를 바라보는 기쁨을 잊었습니다.
그녀의 두 눈은 오를수록 더욱 빛나건만 내가 아직 그 눈으로 향하지 않음을 본 사람은 나를 용서하고 내가 진정으로 하는 말을 볼 수 있으리라.
그녀의 거룩한 아름다움은 여기에 있으니, 오를수록 더욱 완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