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련 장편소설
호텔 캘리포니아
사랑하는 여자가 세상을 떠나며 남기고 간 배아,
남자는 그녀의 아이를 갖길 원한다.
사랑하는 아내가 죽었습니다. 그녀가 몹시 그립습니다.
그녀는 아기를 갖기 원했지만 불임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인공수정을 여러 번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녀는 떠났지만 병원엔 그녀가 남기고 간 냉동 배아가 있습니다.
아이를 대신 낳아 줄 대리모만 구할 수 있다면 그녀를 닮은 아이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되는 걸까요? 저는 그녀를 닮은 아이를 만나고 싶습니다.
------------------------------------------------------------
발행 2018년 1월 20일
분야 문학 > 소설 > 한국소설 > 장편소설
크기 신국판(152*225)
면수 544페이지
가격 18,000원
isbn 979-11-86963-34-0 03810
------------------------------------------------------------
#생명 #낙태죄 #임신중단 #대리모 #난임 #불임 #유산 #체외수정 #인공수정 #배아 #냉동배아 #시험관아기 #장편소설 #김단하 #김수련 #트롤리딜레마 #호텔캘리포니아 #자살 #팔로델 #헤르츠나인 #오동진 #허진호 #강민
------------------------------------------------------------
내용 요약
1부 유리 그리고 서영 (시간 순서상으론 2번째 이야기)
비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마감한 서영. 그녀의 남편 재민은 그녀에 대해 깊은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서영이 남기고 간 세 개의 냉동 배아. 재민은 대리모를 통해서라도 그녀의 배아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싶어 한다. 그는 예기치 않은 기회에, 영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다 잠깐 서울에 나온 유리를 만나게 된다. 둘은 급격하게 서로에게 빠져든다. 재민은 그녀에게 대리모가 되어 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다.
2부 서영 (시간 순서상으론 첫 번째 이야기)
독일에서 공부를 하던 재민-서영 부부. 서영은 밀레니엄 베이비를 잉태하나 곧 유산하고 만다. 이후 아이에 대한 염원을 품게 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줄도 모르고 인공임신을 시도한다. 이는 마치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에 나오는 “언제든 체크아웃은 가능하나, 떠날 수는 없다”라는 가사처럼 벗어날 수 없는 어떤 굴레에 갇힌 느낌이었다. 생의 의지조차 시들게 하는 난임의 고통. 다른 사람들은 참 쉽게도 아이를 낳는데 그녀는 이토록 고통스럽게 아이를 염원했어야 했는가? 이는 난임의 고통을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녀는 결국 어떤 사건이 계기가 되어 세상을 등진다.
3부 재민 그리고 채린 (시간 순서상으론 마지막 이야기)
유리(1부 주인공)와 헤어진 재민은 채린(3부 주인공)에게 대리모 제안을 한다. 채린은 서영(2부 주인공)이 난임의 고통에 빠져있을 때 유일하게 친분을 나눈 이메일 친구였다. 채린에게는 대리모를 해서라도 지켜야 할 것이 있었다. 대리모. 아무리 대리모라 해도 열 달 아이를 품은 엄마이다. 채린의 자궁에 착상된 재민과 서영의 배아가 자랄수록 이 감정은 혼돈에 휩싸인다.
------------------------------------------------------------
추천사
“배아는 생명인가?”
자신이 처한 처지와 생명에 대한 인식의 경계에 따라 대답이 극명하게 갈리는 물음이다. 누군가에겐 단지 세포덩어리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우주적 존재를 품은 신비로운 전(前) 생명 물질일 수도 있다. 김수련은 생명에 관한 철학적 주제를 ‘대리모’라는 설정을 통해 소설로 이끌어냈다. 깊은 사고의 과정을 거친 작가는 녹록지 않은 주제의식을 들고 과감하게 논란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리고 끈질기게 질문을 던진다.
이 소설은 무엇인가 어둡고 처절하다. 죽음으로 끝나는 난임의 고통…. 하지만 나는 소설 곳곳에서 작가의 따뜻한 인간애를 발견한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작은 몸부림 하나 놓치지 않고 안아주며 위로한다. 역설적이게도 죽음으로 생명을 드러낸다. 유산을 경험하거나 낙태를 경험한, 또는 체외수정을 시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이 소설이 말하는 것은 바로 휴머니즘이다. 강민_시인
김수련이 오랜 각고의 노력 끝에 내놓은 이번 데뷔 소설 <호텔 캘리포니아>는 이글즈가 1974년 발표한 불후의 명곡 ‘호텔 캘리포니아’를 1994년 어쿠스틱 라이브 버전으로 듣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이때의 공연에서 돈 헨리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그대로지만 글렌 프레이와 조 웰시의 기타는 포효하기보다는 촉촉하게 휘감긴다. 그래서 꽤나 서글프면서 동시에 관조(觀照)적이다. 김수련은 그렇게, 비교적 대하(大河)의 서사를 통해 자신의 지난 삶을 서정적으로 통찰한다. 인생의 수련(修鍊)과 그 아픈 각성이 읽는 사람의 심금을 다독인다. 읽는다는 것의 의미가 부여되고 마치 이어지는 수채화들을 한편의 영상으로 엮어 낸 듯한 느낌을 준다. 이건 언젠가 꼭 영화로 만들어져야 할 작품이다. 오동진_영화평론가
남자주인공 1명과 여자주인공 3명이 등장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남자주인공 재민이다. 행복에 다가가는 건 채린이지만 이야기의 중심엔 그녀 서영이 있다. 재민은 바람처럼 스쳐가는 여자 유리를 통해 각성하며 성장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서영도 재민도 채린도 유리도 아니다. 이 소설의 진짜 주인공은 "생명"이다. 이 소설의 가장 인상적이며 주목할 부분은 바로, 생명에 대한 작가의 주제의식이다. 인공수정과 잉여배아, 대리모라는 흔치 않은 소재로 생명에 대해 이렇게 끈질기게 접근한 소설이 있을까? 40대 후반에 묵직한 원고를 들고 등장한 그녀를 주목한다. 허진호_영화감독
------------------------------------------------------------
소설의 사회적 배경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진지하고 끈질기게 던지는 소설.
2018년 이슈를 선점할 화제작.
난임과 대리모
초저출산 시대에 돌입하면서 불임 혹은 난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임기 부부의 20% 정도가 불임과 난임의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등의 시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난임 문제를 의료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자궁이식 출산이 성공했으며, 25년 된 냉동배아로 출산한 경우도 있었다. 한편 대리모를 통한 출산도 성행하고 있다. 축구선수 호날두, 영화배우 니콜 키드먼 등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았다.
고질적인 난임으로 막다른 벽 앞에 서게 된 사람이라면 대리모 출산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대리모와 관련한 법적 체계가 없어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신중단 합법화(낙태죄 폐지)
2012년 합헌 판정을 받았던 낙태죄의 위헌여부가 다시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대에 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이 문제로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다. 현행법 상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되는 낙태는 한 해 30만 건이 시행된다고 한다. 한 해 출생 인구 40만 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더 이상 음성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 사실상 사문화된 낙태죄에 대한 처리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생명윤리 연구자 115명은 임신중단(낙태) 합법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도서 해설
호텔 캘리포니아
이글스의 명곡 “호텔 캘리포니아” 노래의 가사에서 이 작품은 시작된다.
“You can check out any time you like, But you can never leave.”
“언제든 체크아웃은 할 수 있지만, 떠날 수는 없어요.”
소설은, 난임의 고통에 빠진 여성들은 이 가사에서 전해지는 절망적인 느낌을 오롯이 감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거듭되는 실패로 인해 절망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도 멈출 수가 없다. 자신으로 말미암아 가족의 평화가 깨져나간다고 여기고 자책하는 것도 오로지 그녀들의 몫. “엄마라는 소리 한 번만 듣고 싶어요.”라는 절규에 가까운 외침.
이 소설은 처절할 정도로 마음의 극단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며 오히려 난임의 고통을 겪는 여성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의 외로움과 고통을 알고 있다고.
트롤리 딜레마
고장 난 열차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그대로 달리면 수많은 사람이 죽고, 레일의 궤도를 바꾸면 적은 숫자의 사람이 죽게 됩니다. 그 레일을 바꿀 수 있는 레버가 내 손에 있다면, 당길 수 있겠습니까?
“정의론”에서 사례로 거론하는 ‘트롤리 딜레마’. 생명의 선택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과연 ‘생명’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끝없는 질문이 고리를 물고 피어난다. 누구에게나 오로지 자신에게 귀속되어 있는 생명. 내가 없으면 이 우주는 아무것도 아닌 것.
타인의 고귀한 생명을 다루게 될 때, 그 타인의 입장에서는 전우주의 의미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타인이 태아라면 그 책임이 가벼워질까? 그 타인이 배아라면?
결국 물음은, 배아는 생명인가?로 향한다. 이 소설은 ‘생명에 대한 질문’이 주인공이다.
헬렌 켈러
When one door of happiness closes, another opens;
but often we look so long at the closed door that
we do not see the one which has been opened for us.
행복의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대개 닫힌 문만 바라보느라 우리를 향해 열린 문을 보지 못한다. - 헬렌 켈러
이 소설의 주요 테마는 ‘문’이다. 호텔 캘리포니아를 벗어날 수 있는 문. 우리는 문을 당겨보고 열리지 않으면, 그 문은 닫혀 있다고 지레짐작한다. 어쩌면 밀어서 여는 문일 수도 있고, 좌우로 여는 문일 수도 있다. 닫혀 있는 문이라면 다른 문을 찾으면 된다. 하염없이 문만 바라본다면 결국 호텔 캘리포니아에 갇히고 만다. 하나의 문이 닫힌다면, 분명 다른 문이 열릴 것이다. 우리의 생은 결국 문을 열고 닫으며, 또 다음 문을 향해 가는 여정이다.
7년의 집필기간
커서가 깜빡인다. 김수련은 7년 동안 그 깜빡임을 대면했다. 하염없이 커서를 바라보며 자신 마음속에 있는 덩어리가 과연 소설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일까 생각했다. 깜빡이는 커서는 망막을 생략한 채 심장 박동으로 바로 흘러들곤 했다. 한꺼번에 모두 쏟아내고 싶은 덩어리였지만, 펜촉 홈을 따라 흘러내리는 잉크처럼 천천히 가늘게 풀어내야 하는 게 글이라서 그것이 자신의 혈관을 따라 흐를 수 있을 때까지 용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리고 “작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문학은 이 물음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김수련이 헬렌 켈러의 말을 인용해 문을 문학의 상징으로 꺼내들고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생명’이었다. 그는 독자에게 ‘사람으로서 생명을 어떻게 보고 있나?’ 묻고자 했으며, 자신에게 ‘작가로서 생명의 물음을 던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질문하고자 했다.
원고지 2,000매에 달하는 장편이지만 주인공 서영 혼자의 힘으로 온전히 이끌어간다. 서영이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의 무게를 묵묵히 감당해 나가면서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 소설이 얼마나 치열하게 ‘생명’에 대해 고민한 결과인가를 보여준다. 자칫 흥밋거리나 우울한 신파로 읽힐 수 있는 주제를 깊은 철학적 사고를 통해 ‘생명에 대한 질문’으로 승화시킨다.
주제의식에로의 끝없는 질문과 작가의 필력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라 여겨진다.
호날두, 킴 카다시안, 니콜 키드먼 그리고 대리모 출산
이 소설에는 크게 두 개의 이야기 축이 존재한다. 난임의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서영의 이야기와 세상을 등져야 했던 아내 서영을 그리워하며, 서영이 남긴 배아로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고자 하는 재민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일반인들에게 대리모는 언론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유명인사들의 가십처럼 낯선 이야기지만, 난임 부부에게는 한 번쯤은 고려하게 되는 절박한 단어이다. 축구선수 호날두, 모델 킴 카다시안, 배우 루시 리우, 니콜 키드먼 등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게 된 케이스. 최근 한 한국인이 네팔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은 사실이 알려져 관계 당국이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 소설에서는 대리모 당사자와 의뢰자, 그리고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아이까지 고려하면서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저자 소개
김수련
“낙태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시점에서 합법화에 대한 찬성과 반대 여부를 떠나, 한 번쯤은 되짚고 가야 할 주제입니다. 배아를 생명으로 볼 것인가 아닌가에 따라 낙태에 대한 기준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971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재학 중 독일로 유학, 베를린 훔볼트 대학과 자유 베를린 대학에서 철학, 교육학 마기스터(Magister) 과정을 수학했다. 삶의 다양한 길 위에서 수많은 질문을 만났고,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해 이제는 사람의 옷을 입혀 ‘소설’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그 질문을 다시 던진다.
작가의 말
2009년 철학과 세미나에서 ‘트롤리 딜레마’에 관해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망가진 전차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그대로 달리면 수많은 사람이 죽고, 레일을 바꾸면 적은 숫자의 사람이 죽게 됩니다. 그 레일을 바꿀 수 있는 레버가 내 손에 있다면, 당길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제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생명’을 선택한다는 것이 다수와 소수, 혹은 우월과 열등의 기준으로 결정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멈춰버렸습니다. 이것이 제 평생을 걸쳐서 해온 질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답을 알 수가 없어 논문이 아닌 소설의 형태로 이 질문을 던져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좋은 질문이 되기 위해서는 양쪽의 고민을 담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2010년부터 ‘신이 아닌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선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이 ‘생명’을 선택하는 수많은 형태 중에서 낙태, 대리모, 시험관 아기, 우생학, 자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체크아웃은 할 수 있지만, 절대 나갈 수 없는 곳. 호텔 캘리포니아(이글스의 노래). 기본 스토리 프레임은 ‘닫힌 문’입니다.
닫힌 문에 갇혀 절규하고 좌절하는 사람(서영)과 그 안에서 나갈 생각 없이 즐기는 사람(유리), 그리고 다른 문을 찾아 나가려고 하는 사람(채린)을 통해 누구나 갖고 있는 그들의 ‘호텔 캘리포니아’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프레임 안에서 진정 하고 싶은 이야기는 ‘생명과 배아’였습니다. ‘인권’을 고민하다 가닿은 곳이 제게는 ‘배아’에 대한 질문이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