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알바노조 “열악한 패스트푸드 노동환경 개선하라”
'세계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날' 전국 5대 도시에서 한국행동 전개
부평역 맥도널드 앞에서 알바노조 인천지부 활동가들이 '아르바이트생의 노동환경을 보장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4월 15일 '세계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날'을 맞아, 알바노조 인천지부 준비위원회를 비롯한 정당, 시민사회단체가 부평역사 맥도널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르바이트생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세계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날 한국행동' 인천 기자회견은 알바노조 인천지부(준)을 비롯해 2015최저임금 인천대책위, 노동당 인천시당, 인천사람연대, 좌파노동자회 인천위원회 총 5개의 정당, 시민사회가 연대해 진행했다.
이날 알바노조 인천지부(준)의 이경호 상임활동가는 “지난해 맥도널드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A씨는 알바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당했고, 서울지방노동청에 이 사건을 접수했으나 아직 계류 중”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의 패스트푸트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알게 돼었다”며 이날 기자회견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알바노조는 맥도널드사의 이러한 조치에 항의해 지난 2월 7일 1차로 매장 점거했고, 3월 28일 2차 매장점거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알바노조 인천지부(준)는 매장 내 부당 노동행위에 대해서 발표했다.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은 5580원으로, 작년보다 7.1% 향상된 수준이나 알바노조가 온라인 SNS를 통해 4월 2일부터 10일까지 537명의 패스트푸드 근무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패스트푸드 노동자 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에 따르면, 약 70%의 응답자가 ‘시급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실제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 노동자평균시급이 5,600원(장기근로자 포함)으로 최저임금을 겨우 충족하는 수준이며, 응답자들은 7,000원 수준의 시급을 희망한다고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패스트푸드 점주들의 '꺾기'(매니저가 근로자의 시간을 그날 손님수에 따라 일방적으로 아르바이트 시간을 조절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했다. 점주들이 유연근무제를 표방하며 아르바이트을 모집하지만, 정작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은 1주일 단위로 백지계약서에 서명할 뿐 응답자 중 34%가 ‘원하지 않는 날에도 근무를 한 적이 있다’고 나타났다.
이어 이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일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준비시간, 휴식시간이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엄연히 임금체불”이라고 주장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5.7%가 ‘유니폼 착용 등 모든 업무 준비가 완료된 후 출근 체크를 한다’고 대답했으나 ‘유니폼을 탈의한 후 매장을 나가기 직전 퇴근 체크를 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
알바노조 인천지부(준)은 맥도널드에 ▲부당해고를 당한 A씨를 다시 복직시킬 것 ▲매출대비 인건비율을 통제하는 레이버 컨트롤(Labor control) 정책을 폐기할 것 ▲아르바이트생들을 매장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시급을 인상할 것 ▲맥도날드의 취업규칙에 따라 6개월마다 임금협상을 할 것 ▲정규직 비율을 늘릴 것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김규찬 노동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시민들의 기본생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구의원으로서 생활임금조례가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발언했다.
이날 진행된 '세계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날 한국행동'은 인천을 비롯해 총 다섯 지역(서울, 인천, 대구, 광주, 충남 천안)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세계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날'은 미국 전역의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2013년 8월 29일 '현재와 같은 저임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도 할 수가 없다'며 파업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그 동안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파업은 소규모로 산발적으로 이뤄졌으나 이날은 미국 58개 도시에서 일제히 일어났다고 전해진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기 위해 부평지하상가에서 홍보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