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는 젖을 먹여 주시는 은혜다. 사람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이 피다. 이것이 가슴의 어느 선을 통과하면 젖이 된다. 정말 경이로운 메카니즘이다. 자식에게 젖을 먹인다는 것은 자기 생명의 피를 빼내서 먹이는 것과 같다.
복 있는 자는 이 젖을 먹고 자란다. 어떻게든 젖을 먹게 된다. 엄마가 더 이상 직장을 다니지 않고 모유수유를 하게 한다. 하지 않으면 하도록 만든다. 아빠가 엄마의 발목을 걷어차 버린다. 엄마가 발목을 삔다. 직장을 다닐 수 없는 엄마에게 아이는 따뜻한 젖을 얻어먹는다. 이것이 아이의 복이다. 그때부터 아이는 엄마의 품에서 엄마의 심장소리를 듣고 자란다. 자애로운 눈빛 속에 따뜻한 정감을 느끼면서 토실토실 커 나간다.
하지만 복 없는 아이는 다르다. 엄마가 아예 젖이 나오지 않는다. 냉동 젖이 아니면 소젖이나 소젖가루를 먹어야 한다. 그것도 감지덕지다. 배가 고플 때는 칭얼거리면서 허공에 손을 휘젓는다. 그러면 끈적한 젖병이 잡힌다. 그것을 빨고 그대로 던져버린다.
더 복 없는 아이는 풀죽 같은 미음을 먹고 자라기도 한다. 언제나 배가 고파 악을 쓰면서 울기만 한다. 그래도 누가 바로 달려오지 않는다. 숨 넘어가게 울고 또 울어야 짜증난 얼굴로 다가와 먹을 거 얼마를 주고 이내 또 가버린다.
일곱째는 더러운 옷을 세탁해 주시는 은혜다. 똥을 싼 기저귀를 차고 있는 것은 고역 중에 고역이다. 사람으로 살았던 영혼이 다시 태어났을 때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말은 할 수 없지만 그 축축하고 불쾌함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영아라고 해서 어른과 다를 바가 없다. 느낌이 어른보다 더 민감하다.
복 있는 아이는 이때 그것이 바로 해결된다. 딱새의 어미가 새끼의 똥을 즉각 치워주듯이 엄마가 다가와 바로 기저귀를 갈아준다. 아이의 찡그린 모습이 이내 환한 얼굴로 돌아온다. 기분이 좋다는 재롱을 부린다. 엄마는 그 똥 묻은 기저귀를 빤다. 조금도 더럽게 느끼지 않는다. 더럽다면 이미 자기 자식이 아니다.
이런 세탁은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그들의 옷은 언제나 깨끗하다. 얼룩이 묻거나 때가 낄 시간도 없이 연방 세탁해 새것처럼 입는다.
복 없는 자식들은 다르다. 똥을 싸고 자지러지게 울어도 일정 시간은 그냥 방치다. 목이 쉬도록 울어대면 짜증스런 어투로 뭐라 궁시렁거리면서 거칠게 뒤처리를 해 준다. 그리고 그냥 또 휙 나가버린다. 재롱을 부리고 싶어도 보아줄 사람이 없다. 가짜 젖꼭지를 물고 혼자서 놀다가 쓸쓸히 잠이 든다. 영아 때부터 고독하고 외로운 삶이 연속된다.
옷은 언제나 질감이 떨어지고 때 묻은 옷을 입는다. 유행에 뒤떨어지고 더러워져도 부모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자식이 입는 의복에 신경을 쓸 만큼 그렇게 여유있는 부모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옷을 입어도 단정치 못하고 매양 후줄근이다. 그러다 좀 크면 자기가 자기 옷을 직접 챙기고 더러우면 자기가 손수 빨아서 입어야 한다.
여덟째는 언제나 나를 기다리시는 은혜다. 복이 있는 자식은 항상 부모의 관심 속에 있다. 언제 어디를 가고 오더라도 부모의 마음과 함께 움직인다. 몸은 서로 떨어져 있지마는 마음은 늘 하나로 연결되어져 있다. 그래서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다. 외롭고 힘들더라도 항시 부모의 숨결을 느끼고 산다.
부모는 언제나 자식을 기다린다. 처마에 등불을 메달아 놓고 자식이 올 때까지 잠을 자지 않는다. 잔다고 해도 선잠을 자며 자식의 발걸음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 부모를 생각하는 자식은 어디에 있더라도 늘 부모의 품을 그린다. 그럴 때마다 휑한 가슴에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복이 없는 자는 부모가 자식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그냥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서로가 애틋하게 보고 싶음이 없다. 연락이 안 와도 좋다. 자기들 먹고살기 바빠서 그렇겠지 한다. 가끔씩 보이면 반갑다고 하지마는 자주 보이면 귀찮다고 한다. 만나도 남 대하듯이 하고 언제나 서로 손익을 따지면서 어떻게든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한다.
집에 간다고 해도 부모가 기다리는 법이 없다.삶에 지쳐 있는데 자식 기다리며 밤잠을 설칠 여유가 없다. 불을 끄면 기절하다시피 잠에 떨어져야 내일 또 벌어먹는다. 밥상을 차리기 귀찮으니 밖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오라고 한다. 자식은 불 꺼진 집안에 들어가 자기 자리를 찾아 눕는다. 베개도 없다. 그냥 방바닥에 통나무 넘어지듯이 쓰러져 곯아떨어진다. 서로가 힘들고 고달픈 삶이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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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으면 남이 되어 버릴 분들,
잠시 만난 사이인데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_()_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