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시.
야나가와(柳川)는 아기자기한 일본의 옛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고층빌딩이 즐
비한 도시보다 일본 맛이 풍기는 고색이 짙은 아늑한 시골마을이 끌린다 야나가와
관광의 백미는 거룻배를 타고 수로를 따라 뱃놀이하는 것이다 흰 흙벽돌 의 이은 틈
을 석회로 불룩하게 만든 벽 거미발 어망 등 거기에는 키타하라 하쿠슈 가 노래한
시의 세계가 펼쳐 있다.
강을 따라.
버드나무의 가지들이 늘어져 있는 모습에서 도시의 이름이 지어진 것 같다 야나가
와 성의 주위를 둘러 흐르는 해자를 따라 조성됐다.긴 대나무 장대로 사공이 천천
히 배를젓는다 뱃사공의 구성진 노랫가락을 들으며 멋진 경치를 감상하면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흥얼흥얼 잠시 몸을 강가에 맡겨보자.
조용한.
시골 역 야나가와 대합실에 기다리다 어느정도 사람이 모이면 배를타는 곳까지 데
려 다줄 승합차가 한 대 나타난다 10분 정도 달려서 배를 타는 승선소에 도착 하고
대합실에서 차례를 기다린다 햇볕이 쪼이면 선착장에서 삿갓(ばっちょ笠)을 빌려
쓰고 유람하면 운치가 있다 마을 전체를 휘감고 도는 수로를 따라 서정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유유자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가와쿠다리(川下り)의 여행이 있어 야나
가와를 찾는지도 모른다.
하선하고.
요리 집에서 굽는 구수한 장어냄새를 따라 발길을 옮긴다 베니스 같은 화려함은 없
지만 왠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소박한 아름다움과 서정적인 정서를 흠뻑 머금
고 있기에 야나가와로 가는 여행은 즐거운 소풍놀이임에 틀림없다
호텔에서.
짐 풀자 말자 곧바로 찾아간 곳이 고색창연한 작은 도시 야나가와(柳川)였다 차창
밖으로는 평화로운 들판이 보이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농촌풍경은 한적하기만 하
다.빗방울은.떨어지고 배 타고 물놀이하기에는 부적합한 날씨였으나 선착장에
도착하자 갑빠(우의) 를 지급한다 해가 쨍쨍 내리쪼이는 날이면 삿갓으로 비가오면
우의를 빌려주는 준비성이 강하다.
서정적인.
정서를 흠뻑 머금고 녹음 짙은 버들이 손짓한다 출발과 함께 걸쭉한 사공의 농담
소리에 남자는 하하하 여자는 호호호 마초 싸나이 킴은 헤헤헤 앞에 앉아있는 중년
여인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귀가 빨개지도록 머리 숙여서 웃곤 했다.
돌다리를 지나간다 머리 깨진다 마카 쑤그리!이 말은 알아 들었는지 서울 지인은
납작 엎드린 자세로 돌다리를 지나간다 좁은 수로를 지나 돌다리가 또 나타났다
사공은 아까맹키로!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 옛날 하카타 사투리로 말한 것이다.
이 고장 말은 나긋나긋하지 못하고 경상도 말처럼 투박하면서도 정감이 있다
아리가도 고자이마스를 이곳 사투리로는 고잣시다!ㅎㅎ
.
맥주 마실 사람은 사공에게 말하면 잠시 멈추고 이곳에서 맥주를 살 수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맥주 사는 사람은 없고 배는 그대로 가게를 스쳐 지나간다.
야나가와.
가와쿠다리 승선기념, 헤이세이 23년 6월19일이라는 표시의 날자판이 붙어있다.
옛날 방식 그대로인 나룻배는 흘러가고 쉴 사이 없는 사공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배는 막힘없이 미끄러진다 잘 부르지 못하는 목소리로 간간이 노래도 들려주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수면에는 버들이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아름다운 수국이 환
하게 피어 오리를 바라보고 있다.
이곳은.
커피를 파는 곳인데 커피 주문하는 사람이 없어서 이곳도 그냥 통과하고 말았다 아
낙은 빙그래 웃으면서 빗방울 떨어지는 강을 보고 주문하는 사람은 없어도 만족한
모습이다.
사공은.
마치보우케의 동요를 부르고 유람선에 탄 손님들은 손뼉 치며 함께 따라 부른다.
유유자적 뱃사공의 노래를 들으며 멋진 경치를 감상하면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잠시 몸을 강가에 맡겨본다.
반대 방향에서 손님을 태운 거룻배가 지나간다 쉴 새 없이 이야기하던 사공은 곧
있으면 안녕하사무니까 인사가 나올 거란다 당연 안녕하십니까 크게 들리게 외
쳤다.
야나가와는 배수가 나쁘기 때문에 사람들은 도랑을 파서 습지대를 개량하여 집
이나 논밭을 만들어 차츰차츰 정착해 나갔다 당시 영주는 치수공사를 행하여 강
으로부터 끌어들인 물을 수로에 흘려서 생활용수로 하고 다 쓴 물은하류에서 농
업용수로 하는 식으로 한 방울의 물도 헛되게 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현재와 같이 독특한 물의 도시로서 정비된 것은 17세기 에도시대에 이르러서 이
다 이리하여 수로는 야나가와 사람들의 생활을 지탱하고 많은 혜택을 가져온 것
이다 거룻배의 하선장 수로를 따라 장장 1시간 10분의 유람은 끝이 나고 시장기
를 느껴 이고장의 명물 장어요리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야나가와는 장어의 고장 이기도 하다 수변의 장어 전문집에서 풍기는 장어굽는 냄새
가 시장한 여행객의 구미를 돋운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지요 ㅎㅎ
첫댓글 일본여행 기행문을
재미있게 쓰셨습니다
그러나
수그리~
아까멩끼로~
경상도사투리에
웃음이 났어요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ㅎ
오우 이분이 뉘신가? 아침에 까치가 울었던가요 ㅎㅎ
범방 친구 무척 반가워요 동안 여일 하시제ㅎㅎ
여행은 지나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고 그 아쉬움 때문에 또다시
찾는지도 모르지요 야나가와에서 수로를 따라 배로 유람하는 것이
백미인데 비가 와서 나룻배 바닥에 마음 놓고
철퍼덕 앉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도 그 나름대로
여행의 묘미를 즐기고 왔나이다
참고로 갱상도 사투리가 아니고 고향말 고향말 푸하하하
애정 깃든 댓글 감사혀요
오늘도 굿럭하시고
펫키지 여행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곳을 소개하는 데는 감탄을 합니다
수려한 필체로 정리하신 일본
여행기 흥미 있게 봅니다.
그런데 갑바 입고 쭈그리고 있는
모습이 왜 이렇게 청승맞아 보이는지요 죄송ㅋㅋ
편하고 부드러운 사진과 함께
이어지는 여행기에 사로잡혀 즐감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늘 건 행 하시길요~^^*
청승이라뇨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요 빗속의 묘미를 모르시는 말씀!
고교시절 비 오는 날이면 처마 밑에 비 피하다가 예쁜 여자 지나가면
우산같이 쓰자고 뛰어들면 말없이 우산 받쳐 줬던 풋풋한 추억을
아실랑가 ㅎ
단짝 친구는 뛰어들다 번번이 튕겨나고 말았죠!
마초 인기가 얼마나 좋아다고요ㅎㅎ
허접스런 여행기에 감탄까지나요 ㅎ
깔쌈한 댓글 고맙습니다
가끔씩 접해보는 마초님의 여행기를 읽고 있노라면 제가 함께 동석 한듯한 착각이 들곤 하네요 자세한 묘사의 필체에 매료 되곤 하네요
저는 4월말에 고딩 친구들 너댓이서 일본으로 공치러 가네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 붙었어요 훌륭한 여행기 즐감했씀다
그간 여행을 많이 해보았지만 일본은 우리가 배울게 많은 국민이긴
해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를 않는 가까우면서도 먼 일본여행에
위안이라면 도시나 항구의 외관이 견줄 만큼 자란 우리 모습이
자랑스럽고 우리의 후손들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간다면
분명 이들을 앞지를 수 있을 거라 는 믿음이 생깁니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답니다
일본 골프여행 보람차게 만끽하시고 즐기시길요
늘 항구여일로 주신댓글 잊지 않겠습니다
일본 여행기를 재밌게
쓰셨네요
비옷 입고 배타고
여행하는 기분 한번
느껴보고 싶네요..ㅎ
근자에 일본 동남아 등 근거리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요
인생은 여행입니다
승차권 달랑 한 장
가지고
다녀오시면 후회 없는 많은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
주신글 고맙습니다
사진과 함께 기행의 글을 익으며 대리 만족을 합니다.
저 역시 현역 생활을 마치면 그렇게 여행을 다닐 것입니다.
일본 나는 그 나라를 펌하 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을 이기기 위해선 그들을 더 알아야 하며
우리가 변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토만 하지 말고
배울 것은 배워 그들을 이겨야 하는 것입니다.
상세한 일본의 풍토와 성향을 알게 해주시는 글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갑니다^^
해외여행 중 일본을 가장 많이 다녔고 근무는 유럽쪽이 많았지요
가끔 만나는 친한 지식인 일본인도 수십명 있지요 일본을
살펴보면 우리와는 너무 이질적인 오마쯔리'같은 단체 문화를
즐긴다는 사실이고.일본 하면 선 듯 호감이 가질않는 것은
마초가 일본을 싫어하는 유전 인자기 있는 모양이 아닌지?
오래전 미우라 아야코 시바 료타로 야마오카 소하치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작품을 읽고 매료되어 많은 감명을 받았으나 어쩐지
일본 하면 거부감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체질인가 보다
일본인의 심성이나 사회적 구조를 거침없이 내 짧은 지식으로
재단할 능력도 없고 여행을 통한 체험이나 단편적인 에피소드만
나열한 형태의 글 밖에 쓸 수가 없는것이지요
@마초
걸핏하면 회자되는 일본을 알아야 한다 는 구호는 허공에 메아리다.
외국 문화에 대한 포괄적 체계적 이해가 결코 쉽지를 않다 내가
일본에 대해서 알고있는 것은 일본을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는
말씀이요 아릇지요 ㅎㅎㅎ
관심주신 댓글 감사혀요
굿밤 되시고
어느 나라 어떤 문화 어떤 사람에게도
비는 공평하게 내리는 것을 생각합니다
다만 그 비를 맞는 모습이 각각 다른데,
사진 속의 비 맞는 모습이 나름대로 낭만적이네요
오늘아침 베란다 난간에 살짝 내려앉은 빗방울이
금속성의 시원함을 전해주는군요.
지금 비를 연구하는 님의 표정에 따사로운 미소를 보고 있습니다..
빨리 가나 늦게 가나 역사와 옷 젖는 것은 매일반 이지만ㅎ
위정자들이 일본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될 것인데...
걱정이 됩니다 양반 입에 욕은 할 수가 없고 ㅠㅠㅠ
여운짙은 마중에 감사를 드립니다
마초님~
일본 여행 자세하게도 올려 주셨습니다.
외국 문화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셨네요.
여행을 할때는 그 나라에 대해 많은걸
알아야 했습니다.
사진을 줄였는데도 많이 올려서 지루하게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평소 그 나라 문화의 고고학과 유물에 관심이 있는지라
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여행을 하고는 하지요
귀여운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라는 속담도 있지요
낯선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새로운
문화도 체험하면서 유유자적 여행의 진미를 즐기지요
허접스럽 글귀에 주신글 고맙습니다
마초님의 글을 읽는 날은 행운을 잡은 날이죠. 감사합니다.
어쩌시려고 저한테 이런 말씀을요
선배님의 겸손(謙遜)은 결코 미덕이 아닌 줄 아뢰오~ㅎ
너무 지나치시다 ㅎ
건 필하십시오.
캄보디아 앙코르왓에도 해자가 있는데 일본에도 있군요
저는 일본여행은 한번도 못해봣습니다
마초님의 여행기로 위안을 삼습니다
일본 성 곳곳에 성벽 밖에는 50m가 넘는 해자(垓字)가 있고
혼마루 니노마루 하가시마루 성 등이 해자(垓字)에 둘러싸여 있으며
일본성의 특징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해자(垓字)라는 것이지요
각 구획 외각마다 해자를 파놓아 적의접근을 막지요
일본의 성을 구경해 보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난공불락이란
것이지요 제가 볼 때 성이 결코 싶게 함락되지 않을 정도의
방어전략으로 축성한 성이란 생각이 들지요 왕코르왓에도
다녀오셨는데 일본성에도 구경한번 가보세요 ㅎㅎ
선배님 여여하시죠?
감사합니다
@마초 아.그렇군요.좋은공부 되었습니다
도꾜에는 비 ☔️ 가 자주오는 고장이지요
헷세 5 년도 저도 1 년간 도꾜에 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본을 사랑합니다
일본을 탓하기 전에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조선조 말 이 땅의 현실이 어떠했는지 역사는 반복되지요
정신 차리지 않는 백성,과거에서 배우지 않는 민족의
말로가 어떤지 가까운 일본의 앞서가는 문물을 하루빨리
아는 것도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1년 동안 그 나라의 문화를 많은 것을 느껴 보았겠지요
관심주심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