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티미디어 게시판에 "데니스 로드맨이 왜 영구결번이 안되는가?"에 대한 영상이 올라왔더군요. 개인적으로 별 이상한 일도 아니라고 여겼는데, 문득 생각나서 영구결번에 대해 얘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단 로드맨이 영구결번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해요. 영구결번될만큼 공헌도가 엄청난 선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로드맨은 매우 뛰어난 선수였지만 어디까지나 조력자였고, 만 37세에 가까운 나이인만큼 경기력도 점점 들쭉날쭉했습니다. 3연패의 큰 공헌자이긴 했지만 영구결번이 당연시되는 만큼은 아니었죠.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영구결번이 당연시되는 기준인가?에 대해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즉, 로드맨과 마찬가지로 잘하긴 했지만 리그를 주름잡는 수준은 아니었고 적게 뛴 선수, 구체적으로 5시즌 미만으로 뛰고 영구결번된 선수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찾아보니까 의외로 보스턴 셀틱스에는 그 기준을 충족하는 선수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실력 자체가 조금 아쉽다 싶은 (올스타 이력이 없는) 선수들의 경우 오래 뛰면서 공헌을 한 선수들, 그리고 짧게 뛴 선수들의 경우 그만큼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좀 아리까리한 것은 올스타 선정 한번 없으면서 8시즌을 뛴 세드릭 맥스웰이었는데, 그는 80년대 보스턴 왕조 구축에 큰 공헌을 한 중요한 조력자이니 그럴만 했죠.
아래는 특정 팀에서 5시즌도 안 뛰고 영구결번 받은 케이스들입니다. 영구결번 목록을 보고 수작업으로 한 거라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총 15건이 있었습니다.
말릭 실리(미네소타 팀버울브스/2시즌/교통사고로 사망)
드라젠 페트로비치 (뉴져지 네츠/2시즌반/교통사고 사망)
네이트 써먼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2시즌)
줄리어스 어빙 (뉴욕 네츠/3시즌)
모리스 스톡스 (신시내티 로얄스/현 새크라멘토 킹스/3시즌/사망)
클라이드 드렉슬러 (휴스턴 로케츠/3시즌 반)
샤킬 오닐 (마이애미 히트/3시즌 반)
피트 매러비치 (애틀란타 호크스/4시즌)
오스카 로버트슨 (밀워키 벅스/4시즌)
윌트 체임벌린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4시즌)
* 찰스 바클리(피닉스 선즈/4시즌)
빌 월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4시즌)
피트 매러비치 (뉴올리언즈 펠리컨스/뛴 적 없음)
댄 마리노 (마이애미 히트/????)
마이클 조던 (마이애미 히트/????)
* 피닉스 선즈는 99년부터 영구결번을 Ring of Honor 행사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구결번과 마찬가지로 프랜차이즈에서 중요한 선수들을 기념하나, 영구결번과 달리 그 번호가 향후 쓰여질 수는 있습니다. 스티브 내쉬도 Ring of Honor에 포함되었죠. 엄밀히 말해 바클리는 영구결번이 된 건 아니며, 다른 선수가 34번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예" 측면에서 영구결번에 대응하기에 여기서는 영구결번이라고 쳤습니다. 다만 피닉스 선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케빈 존슨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2001년에 영구결번되었는데, 역사상 마지막으로 영구결번된 선즈 선수입니다.
이 케이스들은 몇 종류로 나뉩니다.
1) 업적
즉, 겁나 뛰어나거나 팀의 위대한 업적을 함께한 경우입니다.
줄리어스 어빙의 경우 뉴욕 네츠에서 3시즌의 뛰었고, 심지어 네츠가 NBA로 옮겨온 이후엔 단 한경기도 네츠 소속으로 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당시 ABA에서 압도적으로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2차례 우승과 3연속 MVP를 수상했죠. ABA의 조던이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팀 성과가 비교적 빈약한 네츠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도 프랜차이즈 역사상 압도적으로 가장 위대한 선수입니다. 영구결번 안 시켜줄 이유가 없죠.
오스카 로버트슨의 경우 화려한 전성기를 로체스터/신시내티 로얄스에서 다 보냈고 밀워키에는 선수 생활 말년에 와서 네시즌만을 뛰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카림 압둘자바와 함께 프랜차이즈 첫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빌 월튼은 짧고도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불운의 선수입니다. 그는 커리어 첫 네시즌동안 포틀랜드에서 뛰며 선수생활 업적의 대부분을 남겼는데, 그는 77년에 포틀랜드의 예상치 못한 선전, 그리고 우승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Blazermania를 이끌었고, 이듬해에 카림 압둘자바조차 제치고 MVP에 오르며 엄청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에 언급된 우승의 주축들의 경우 월튼 외에 많은 조력자 선수들이 5,6시즌만 뛰고 영구결번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라면 영구결번되기 좀 애매한 선수들조차 말이죠.
찰스 바클리는 불과 네 시즌을 뛰었지만 무려 마이클 조던을 제치고 리그 MVP, 70년대 이후 첫 팀의 파이널 진출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습니다.
94-95시즌 도중 로켓츠로 트래이드된 클라이드 드렉슬러는 전성기가 지났기에 바클리처럼 리그를 씹어먹을 만한 포스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세 시즌 반을 뛰며 휴스턴의 백투백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윌트 체임벌린의 경우 살짝 애매한데 일단 네 시즌동안 보여준 무지막지한 포스만으로도 영구결번되기 충분하긴 합니다. 게다가 윌트는 "식서스" 소속으론 4년 뛰었지만 그 전에 "필라델피아" 워리어스 소속으로 뛴 시절도 있었기에 연고지 팬들의 지지가 충분했죠. 이처럼 영구결번은 팬서비스 차원의 행사이기에 팀(organization)보다는 연고지 팬들의 의사나 지지도가 더 중요합니다.
2) 연고지, 혹은 비극적인 사망
위 얘기와 연장선에서, 연고지 입장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선수들이 영구결번되기도 합니다. 피트 매러비치는 뉴올리언즈 펠리컨스에서 뛴 적이 없지만, 뉴올리언즈가 위치한 루이지애나 주립대에서 NCAA역사에 남을만한 어마어마한 기록들을 남겼고, 프로에서 뉴올리언즈 재즈에서도 뛰며 뉴올리언즈 팬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에 펠리컨스의 영구결번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전성기를 재즈 선수로 보냈기에 유타 재즈에서도 영구결번되어 있죠.
모리스 스톡스는 뛰는 동안에는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뛰어난 선수였지만, 고작 세시즌만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로체스터/신시내티 로얄스(현 새크라멘코 킹스)는 그의 번호를 영구결번해 그를 기리고 있죠.
유럽의 슈퍼스타->NBA입성 초기 별다른 기회가 없이 묻힘->기회를 얻자 엄청난 실력을 보이던 드라젠 페트로비치는 뉴져지 네츠에서 2시즌반만을 뛰고 교통사고로 사망합니다.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 한 선수 중에는 케빈 가넷의 우상이었던 말릭 실리도 있죠. 그는 페트로비치와 달리 좋은 롤플레이어에 불과했고, 두 시즌밖에 못 뛰었지만 팀은 그의 번호를 메달아 그의 기억을 기리고 있습니다. 실리가 사망한 다음이던 00-01시즌, 홈경기 도중 가넷이 어마어마한 덩크를 꽂아넣고 마치 "이거 형을 위한거야!"라고 하듯 격정적으로 천장에 걸린 실리의 유니폼을 가리키던 장면은 언제봐도 찡하더군요.
3) 그 외
피트 매러비치의 경우 전성기를 보낸 재즈에서 영구결번, 명예의 전당 헌액이 이뤄지고 난 뒤 한참 뒤인 2017년에 뜬금없이 애틀란타 호크스가 그를 영구결번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실 4시즌동안 2회 올스타, 1회 올NBA세컨팀에 불과해 영구결번을 하긴 좀 애매한 수치이긴 한데, 요절한 레전드를 기리는 의미에서 그의 첫 팀이었던 호크스가 이런 결정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네이트 써먼드의 경우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샌프란시스코/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소속으로 사상 최초로 기록된 쿼드리플 더블을 달성하는 등 위대한 선수였던 그는 선수 생활 말년에 클리블랜드로 이적, 두 시즌동안 18분 가량을 뛰며 5분 6리바운드를 기록한 뒤 은퇴합니다. 경기력 면에서도, 공헌도 면에서도 영구결번될 이유가 단 하나도 없는 평범한 커리어였죠.
그러나 그는 클리블랜드에게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오하이오 애크론 (르브론의 고향과 같습니다) 출신이었던 그는 75-76시즌 도중 클리블랜드로 트래이드되어 옵니다. 당시 창단 6년차이던 캐브스는 성적이 점점 오르며 49승을 기록, 사상 최초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게 됩니다. 그리고 전 시즌 준우승팀인 워싱턴 불리츠를 7차전만에 극적으로 제압, 보스턴 셀틱스에게 6차전만에 패하죠. 이는 이들이 홈경기장으로 쓰던 리치필드 콜로세움의 이름을 따 "리치필드의 기적(Miracle of Richfield)"이라고 불립니다. 사실 플레이오프 시리즈 2라운드에 불과해 과장되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당시 시즌을 6승 11패로 시작한 캐브스가 써먼드의 합류 이후 43승 22패를 거둔 점, 베테랑으로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점, 생긴지 얼마 안되던 캐브스의 가장 화려한 순간을 이끈 점, 클리블랜드의 홈타운 히어로라는 점 덕분에그는 팬들의 지지를 받아 영구결번됩니다. 영구결번이 수학처럼 딱딱 맞춰서 이뤄지는게 아니라 팬들과 구단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다는 걸 보여주는 전형적인 케이스죠.
마이애미 히트가 역사상 최초로 영구결번을 한 선수는 바로 히트에서 뛴 적도 없는 마이클 조던입니다. 그의 마지막 시즌인 02-03시즌 도중 마지막 히트 원정경기 당시 이뤄졌는데, 조던의 업적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불스와 위저즈 유니폼이 반반 섞인 유니폼을 걸어놨죠. 개인적으로 당시 부진하던 히트가 조던의 이름을 빌려 마케팅을 하려던 의도도 좀 들어있던게 아니었나 의구심이 듭니다. 히트가 역사가 빈약한 팀이었던 것도 있고요. 어쨌든 지금은 팀 하더웨이, 크리스 보쉬, 드웨인 웨이드, 알론조 모닝, 샤킬 오닐에다가 르브론 제임스도 은퇴하면 영구결번이 유력하니 넉넉하겠군요.
마이애미 돌핀스의 "풋볼선수" 댄 마리노의 경우 사실 그의 13번 유니폼이 마이애미 히트 천장에 걸려있지만 영구"결번"은 아닙니다. 13번을 쓰려면 쓸 수 있기 때문이죠. 조던과 마찬가지로 그의 업적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합니다.
* 결론
이처럼 짧게 뛰고도 영구결번이 된 선수들을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엄청 잘했거나 팀의 중요한 성과에 한몫을 했다. 2) 그 선수가 연고지에 특별한 의미가 갖거나 3) 비극적인 사망으로 그를 기릴 만한 이유가 있다. 4) 프랜차이즈의 역사가 빈약하다.
그러면 로드맨 얘기로 돌아와서, 그는 어느 케이스일까요? 일단 그는 MVP급이거나 1,2옵션은 아닙니다. 인기가 많았지만 시카고란 도시에 딱히 큰 의미를 갖는 선수도 아니고, 다행히 잘 살아있죠. 그리고 시카고 불스는 역사가 별로 빈약한 팀도 아닙니다.
위의 케이스를 보면 사망한 선수들이나 네이트 써먼드같은 경우 해당 팀에서 임팩트는 확실히 로드맨보다 부족합니다. 다만 써먼드의 경우 팀에서 사랑받는 베테랑이자 홈타운 보이로서 확실히 팬들에게 어필하는 존재였습니다. 사망한 선수들은 그만큼 더 특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렵죠.
빅O의 경우 리그 최고수준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아직도 뛰어난 스타선수였고, 팀의 처음이자 지금까지도 유일한 우승을 주도한 2옵션 선수란 점에서 로드맨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96년에 올디펜스 퍼스트팀에 오른게 유일한 로드맨과 달리 올NBA세컨팀, 올스타에 오르기도 했고요.
어빙이나 오닐, 바클리, 체임벌린, 월튼은 확실히 로드맨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들이었습니다.
로드맨의 경우 비교될만한 선수는 클라이드 드렉슬러, 그리고 로드맨보단 많이 (5~6시즌) 뛰었지만 실력은 그만 못한 77년 우승팀의 조력자 선수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드렉슬러는 우승은 1회에 불과했지만 2옵션이었고, 휴스턴의 홈타운 보이였다는 점이 컸죠. 게다가 95시즌에서 드렉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높았습니다. 반대로 블레이저매니아의 조력자들의 경우 모리스 루카스 정도를 제외하면 좀 더 오래 뛰었다는 것 외엔 로드맨보다 위로 볼만한 선수가 딱히 없습니다.
그렇다면 로드맨이 영구결번될 자격이 있는 것일까? 저 개인적인 생각은 "성과만 보면 영구결번 자체가 안 될 건 없지만 불스에서 거론될 선수는 아니다"란 것입니다. 일단 멀티미디어 게시판에서 FromJordanToRose님이 언급해주셨다시피 로드맨보다 먼저 영구결번되어야 할 선수들이 많습니다. 옛날 선수들도 있고, 커크 하인릭의 경우 10시즌반이나 뛴데다가 데릭 로즈 시대 이전 팀의 짧은 부흥기를 이끈 선수 중 하나였고, 팬들의 사랑도 많이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영구결번 안됐다는게 놀라운 선수고요. 9시즌 반을 뛴 2회 올스타 루올 뎅도 그렇고, 6시즌을 뛴 호러스 그랜트도 시카고 불스 프랜차이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로드맨보다 많은 선수들이죠.
어쨌거나 영구결번은 팀 마음입니다. 보스턴 셀틱스처럼 명문인데도 영구결번되는 난이도가 낮을 수도 있고, 레이커스처럼 이상할 정도로 결번 안 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스는 영구결번에 상당히 짠 구단입니다.
불스가 영구결번에 후해서 위 선수들이나 아티스 길모어같은 선수들까지 전부 영구결번하거나, 조던 시대의 6번 우승에 기여한 조력자들까지 후하게 영구결번을 뿌린다면 모를까, 로드맨 정도면 불스에서 영구결번되기는 한참 모자랍니다. 현재 불스에서 선수로서 영구결번된 이는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 제리 슬로언, 그리고 밥 러브까지 단 네 명 뿐인데, 조던과 피펜은 설명이 불필요하고 슬로언과 러브는 불스의 초창기의 주축이었던 선수들이죠. 로드맨이 이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기엔 아주 한참 모자랍니다.
|
첫댓글 오늘도 좋은글(이라고만 하기엔 표현이 너무 부족한) 감사합니다.
그런데 내쉬라면 적어도 팀에서는 영구결번 해줬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개인적으로 제가 선수라면 그래서 딱 하나의 영예를 가질수 있다면 저는 명예의 전당보다 팀 영구결번을 택할것 같아서요. (명예의 전당에 들면 영구결번은 따라오나요? 어느정도 확률인지 알아봐야겠네요) 가넷의 우상 말릭은 2번을 달았었나요? 그래서 네츠에서 2번을 달은것 아닌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편안한 밤 되시길요. 참 반가웠습니다.
동영상 게시판에 댓글로 달았던 불스의 결번되지 않은 고대 3인방(아티스 길모어, 쳇워커, 놈밴리어) 중 길모어와 쳇워커는 명전 선수입니다(2011년, 2012년). 근데도 결번이 아니죠.
워낙 구단 기준이 깐깐하다보니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합니다. 길모어는 당시 최고의 센터이긴 했으나 수상경력이 대부분 ABA 시절에 몰려있고 시카고 시절엔 이렇다 할 수상이 없다는 점, 쳇워커는 커리어가 필라와 시카고로 딱 절반씩 나뉘어서 프랜차이저 이미지가 다소 약하다는 점 정도가 있는데 사실 이 정도 이유로 결번을 안시켜주는 건 좀 야속하죠.
두 선수 모두 시카고 이외 다른 구단에서도 결번되지 못했구요.
이 외에 휴스턴에선 랄프샘슨과 티맥이 명전 선수인데도 결번이 안됐구요, 올랜도는 선수들 결번을 안시켜주는 구단이라서 오닐과 티맥이 명전인데도 결번되지 못했습니다. 오닐은 레이커스와 히트에서 결번이니 아쉬울 것 없지만 티맥은 좀 아쉽네요. 결번되지 못한 명전 선수에 그랜트힐, 레이알렌, 개리페이튼(본인이 OKC 결번을 거부)도 있습니다.
대략 한 팀에서 커리어를 길게 끌지 못할 경우 결번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FromJordanToRose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영구결번이라는게 참 엄청난 영광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농구가 명전 가는 확률이 확실히 야구보다는 높은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1. 내쉬는 사실상 영구결번 받은 거긴 하죠. Ring of Honor에 대해 조금 더 부언하면 99년에 FA 톰 구글리오타를 사인하면서 그가 달고 있던 24번을 그대로 달게 해주기 위해서 선즈에서 24번을 달고 있던 영구결번 예정인 톰 체임버스에게 양해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아예 결번시키지 않고 Ring of Honor에 이름을 남기는 것으로 바꾼 것이죠. 선수로서 이 영예를 받은 선수는 (기존 영구결번 선수 이후에) KJ, 바클리, 댄 멀리, 그리고 내쉬밖에 없기 때문에 높은 영예긴 합니다. 아마 KJ는 이 제도가 생긴지 2년 밖에 안되서 은근슬쩍 가능했던게 아닌가 싶어요. 다만 저도 팀이 영구결번이란 제도를 없앤 건 아쉽게 생각합니다. 보스턴처럼 번호가 모자랄 지경도 아닌데 말이죠.
2. 명전 얘기는 조던로즈님이 해주셨고, 개인적으로 저라면 명전보다 영구결번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명예의 전당 선수라면 커리어는 백프로 뛰어나겠지만, 영구결번을 받았다는 건 그만큼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 혹은 그 프랜차이즈의 가장 특별한 순간을 함께 했다는 소리니까요.
@maverick45 3. 맞습니다. 실리는 2번을 달았죠. 가넷은 보스턴 이적 당시에도 2번을 달고자 했으나, 보스턴에서 2번은 레드 아워벡의 번호로 결번되어 있었기에 5번을 달았다가 네츠 이적할때 2번을 단 것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maverick45 아휴! 이렇게 친절히 댓글과 설명도 .. 배부르네요. 감사합니다. 아주 기분 좋은 하루 되시길요
여담이지만 시카고의 결번은 선수들에게만 짠게 아니더군요. 선수가 아니라서 결'번' 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여튼 선수 이외에 결번된 사람은 필잭슨과 제리크라우스 단 두명입니다.
둘 이외에 조니 레드 커 감독은 결번시켜줄 충분한 이유가 있음에도 왜 여지껏 손을 놓고 있는지 미스터리죠.
물론 선수 시절엔 아직 불스가 탄생하기 이전이라 함께 하지 못했지만 시카고 출신이라는 점, 은퇴 후 불스의 첫 감독이었다는 상징성, 이후 지역방송 캐스터로 계속 불스와 함께 하면서 은퇴 후 2009년 사망할 때 까지 여생의 43년 중 무려 39년을 구단과 함께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자격이 차고도 넘치죠.
건강 악화로 캐스터직을 내려놓던 때에 오바마와 조던이 직접 메시지를 전할 정도로 농구계에선 위대한 인물이기도 하구요. 뭐 구단에서 동상도 제작해주고 성대하게 은퇴식을 치러주면서 예우를 갖추긴 했지만 이상하게 결번은 안해주더군요. 조만간 되겠지 라고 모두들 생각했겠지만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입니다.
저도 찾아보다가 커가 안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동상은 만들어줬는데 결번은 안 해줬다는게 웃기더군요. 말씀대로 커는 불스에게 있어 여러모로 의미가 있고, 팬들의 사랑도 듬뿍 받은 인물인데 말입니다.
전 로즈가 영구결번 될지 궁금하네요.
이제까지 MVP들은 전부 MVP수상 당시의 소속팀에서 결번됐지만
로즈는 전성기가 짧고 불스도 짠구단이니...
From Chicago 버프 좀 받으면, 영구결번 되지 않을까 싶네요.
흑장미는 굵고 짧았던 시카고의 상징이었기에 가능하다 봅니다 조던이후 정규시즌1위, MVP를 다 누린 시카고 선수니...
로즈 영결 안해주면 진짜 말도 안됩니다...꼭 해줘야죠
로즈는 조금 애매합니다. 명예의 전당은 거의 100%라고 보는데요, 영구결번이 오히려 어려울 것 같아요. 시카고 커리어를 종합하면 7시즌(중간에 39경기, 10경기 출장 시즌 있음) 뛰면서 MVP 1회, 올스타 3회, 퍼스트팀 1회입니다. 파이널 진출은 없지만 불스의 부흥기를 이끌었고, 무엇보다 홈타운 선수입니다. 웬만한 구단이라면 영구결번은 무난한 선수입니다.
문제는 시카고 불스는 영구결번에 엄청 짜다는 겁니다. 그동안 영구결번된 선수가 개국공신에 가까운 선수들을 제외하면 미치지 않고서야 해주지 않을 수가 없는 두 명(조던, 피펜) 밖에 없어서 기준을 가늠할 수가 없어요. 로즈가 조던/피펜보다 자격이 적은 건 당연하지만, 선수 영구결번의 하한선이 어딘지 미지수라서...라인스도프 이노무 영감은 돈도 안 드는 영구결번까지 이렇게 짜게 굴어야 되나 싶네요
결번에 짜기도 하지만 확실한 기준이 있는 구단도 아니라서 알 수 없습니다만 팬들의 요구가 빗발치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로즈가 트레이드로 떠난 후에 마카윌이 시카고로 와서 원래 자기 번호인 1번을 달려고 했다가 무산된 일이 있었죠. 본인도 강하게 원했고 구단에서도 별다른 이견 없이 1번을 줬다가 팬들 여론에 혼쭐이 났었습니다. 어디 감히 로즈가 쓰던 번호를 쓰려 하냐구요.. 여론에 밀려 시즌 개막 전에 결국 7번으로 바꿔 달고 나오게 되죠.
이런 사례는 불스 구단 역사상 이 때가 유일합니다.
버틀러가 떠난 후 21번은 테디어스영이 별다른 저항 없이 물려받았고 영결 요구가 많은 하인릭의 12번도 2라운드 루키인 다니엘가포드가 받았습니다. 저항이 좀 있긴 했지만요. 심지어 조던의 45번도 다른 선수에게 주면 안된다는 여론이 강하게 있었지만 이미 조던 이후 몇 명의 선수들이 45번을 달고 뛰었습니다.
이 정도로 여론이 강해서 사실상 결번과도 같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구단에서도 로즈 은퇴 이후에 결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죠.
글 감사합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다른 이야기로 레이커스가 워낙 깐깐하긴 하지만 마이칸 결번은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미니애폴리스 시절 우승은 팀 역사에 기록하면서 마이칸에 대한 대우는 전혀 없는 것 같아요
동의합니다. 마이칸 뿐 아니라 존 미켈슨, 슬레이터 마틴 등 미니애폴리스 시절 레전드들 다 해줘야죠. 개인적인 추정이지만 엘진 베일러(22번) 때문에 미니애폴리스 시절 결번을 인정 안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22번은 미네소타 시절 슬레이터 마틴의 번호이기도 한데, 만약 마이칸의 결번을 인정하려면 당시 레전드들 선수 5명+감독 1명 모두 인정해줘야 하고, 그러면 22번이 베일러&마틴으로 공동 결번처리되거든요. 사실상 "로스엔젤레스" 레이커스 최초의 슈퍼스타를 공동 영구결번 처리하는게 좀 그래서 그런게 아닐지...
시카고에서 영구결번 받을 정도는 아니였어요 그리고 로드맨하면 시카고 91번이 아니라 디트로이트 10번이죠 그래서 영구결번이 됐고요
맞습니다. 시카고에서 로드맨은 우승의 중요한 조각이었지만, 전성기를 보낸 것도 아니고 로드맨이 선수로서 가장 빛나던 시절은 디트 시절이었죠. 본문에 적었지만 "불스 로드맨"은 영구결번이 당연시되는 선수가 아니었어요
@maverick45 그쵸 근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본토를 제외하면 타국이나 국내에선 로드맨하면 시카고 91번을 먼저 떠올립니다 시카고의 로드맨은 35살부터 37살까지의 노장 선수였는데 전세계 농구팬들은 전성기 수비왕시절 디트10번보다 다 늙은 시카고 로드맨이 더 인상적이였나봅니다 조던과 뛰면서 72승에 우승3번이 크긴큽니다 근데 영구결번급은 아님...로드맨보단 차라리 호레이스 그랜트를 먼저 해주는게 우선이죠 물론 그랜트도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글이 술술 읽히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하신 말씀이지만 아이디와의 조화가 ㅋㅋㅋㅋㅋㅋ 농담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로드맨 정도면 영결 줘야 하는 거 아닌가 했는데, 읽고보니 로드맨이 영결 될 것 같으면 호러스 그랜트가 안 될 건 뭐냐 하는 생각이 퍼뜩 드네요.
맞습니다. 저도 그랜트가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1차 3연패에서 대응되는 포지션이다 보니) 생각해보니 로드맨보다 앞번호 뽑은 사람들이 너무 많더군요
늘 그렇듯이, 잘 읽었습니다. 불스가 영구결번에 참 짜군요;; 좀 다른 얘긴데 저는 개인적으로 게리 페이튼이 프랜차이즈 소멸(?)로 영구결번의 영예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더라고요.
불스는 다 짜요. 연봉도 인심도 인정도... 오죽하면 TIME에서 라인스도프를 cheapskate라고 했겠습니까;;; 개인적으로 그냥 운 좋게 마이클 조던 뽑은 도널드 스털링이라고 봅니다. 변호사 출신의 자수성가 부동산 재벌, 비슷한 나이, 백인 꼰대, 농구로 돈을 버는게 우선이라는 비지니스 마인드... 라스트 댄스에서 그 실체를 다시 한번 확인했죠. 챔피언쉽 팀을 비싸다고 해체해버리는 양반들이니.
페이튼은 정말 많이 공감합니다. 빨리 시애틀에 새 구단 새겼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