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숫자도 중요하지만 숫자가 전부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숫자는 모든 스포츠의 선수 비교에서 필수적인 요소지만 모든 숫자를 꼼꼼하게 상황에 맞춰 비교하는 것은 전수조사가 아니고서는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죠. 가령 클레이 탐슨과 드마 드로잔의 순수한 매치업 상대로써의 기록 같은 것은 아무래도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죠.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시너지 스포츠 같은 유료 분석 사이트에서는 해당 자료들을 영상과 함께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숫자는 통계화되고,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경기당 평균 스탯(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슛블락, 턴오버, 각 구역에서의 슛 성골률, 출전시간 등등)을 보여주는 1차 스탯들과, 그것을 가공하여 선수의 특정 방향성에 따른 평가에 부합되도록 수정된 2차스탯(윈셰어, PER, BPM, 각종 RTG와 같은 선수효율지수 등등)등이 있겠죠.
거기에 더해 플레이오프 기록 및 팀 전적, 우승횟수, 올스타 선정횟수, 최종적으로 은퇴후 명예의 전당 입성점수등등이 선수 평가에서 숫자의 형태로 나열될 수 있는 부분들입니다.
이것들을 모두 배제하고 순수 선수만의 능력을 비교하는 것은 힘들죠. 클레이 탐슨과 드마 드로잔이 아주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동료들과 함께 똑같은 상대팀을 상대로 수시즌동안 경기를 치뤄 비교하지 않는 이상, 본인의 능력 외에 수많은 외적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게 농구이며 다른 스포츠역시 마찬가지니까요.
어차피 바꿀수 없는 외적 요소들을 무시하기로 가정한다면, 순수한 스탯의 비교로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울지도 모릅니다. 바스켓볼 리퍼런스 사이트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 몇개를 추려서 선수 리스트를 작성하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윈셰어 순, PER 순, 기록이 존재하는 범위내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선수를 줄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개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카테고리가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본문의 글쓴분의 의견에 동조하기도 하고, 저같이 동조하지 않는 경우도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어차피 저는 클레이 탐슨이 드마 드로잔보다 나은 선수고 더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기에 그에 따른 자료중 일부를 올려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각각의 선수의 온코트/오프코트 ORTG(해당팀의 100포제션당 예상되는 득점)비교인데요.
바스켓볼 레퍼런스는 각 선수의 온코트/오프코트 스탯의 평균과 마진을 자세하게 잘 나타내줍니다.
윈셰어나 PER을 믿고 싶다면 그것을 믿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윈셰어나 PER을 다른 스탯보다 우위에 둘 수 있는 근거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느냐는 아직은 결론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PER은 출전시간이라는 족쇄가 있으며 WS는 같이 뛰는 동료복이 얼마나 좋으냐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82경기를 전패한 팀이 있을때 WS는 팀의 모든 선수가 0이 됩니다). 최근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BPM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이마저도 일단은 완벽하지는 않습니다(경향을 추정하는 스탯이므로) 하여튼 이런 주축 스탯들과 결과가 상반되는 다른 2차스탯을 어떤 근거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스탯을 바라보는 입장이 다른것 뿐이니까요.
https://www.basketball-reference.com/players/t/thompkl01/on-off/2018
클레이탐슨의 2017-2018 온오프 스탯입니다.
https://www.basketball-reference.com/players/d/derozde01/on-off/2018
드마 드로잔이구요. 같은 2017-2018시즌입니다.
17-18시즌으로 잡은 것은 이 시즌 토론토가 동부 1위를 한 시즌이고 글쓴분께서 드마 드로잔이 동부 1위팀의 에이스였기 떄문에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신 바가 댓글에 있기 때문에 해당 시즌으로 특정하였습니다.
어차피 과거니까 결과는 다 아시죠. 토론토는 동부 1위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클리블랜드에게 0-4 스윕패를 당하였고, 골든스테이트는 그 클리블랜드를 결승에서 4-0으로 스윕하며 우승했습니다.
단순 우승, 탈락이라는 결과는 팀이 이뤄낸 것이고 선수 개개인의 능력밖의 일이라고도 볼수 있기에 위의 온오프 스탯의 스샷을 첨부합니다.
드마 드로잔입니다.
클레이 탐슨이구요.
단 6줄에 불과한 선수 각각의 스탯지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분은 탐슨이, 어떤 부분은 드로잔이 낫긴 합니다.
하지만 세세하게 살펴보면 탐슨이 가지는 가치가 드로잔에 비해서 좀 더 부각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위에도 언급한 ORTG부분인데요. 이것은 "팀"이 100번의 공격권을 가졌을때 예상되는 득점입니다. 이 수치가 +라면 해당 선수가 뛰고 있을 때 팀의 득점 기대치가 더 높다는 뜻이 됩니다. 상대팀의 경우는 반대가 되겠죠. 선수가 뛰고 있을때 상대팀의 ORTG가 더 높다면 해당 선수가 뛰는 동안 상대는 더 높은 득점기대치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팀과 상대팀의 ORTG의 차이, 즉 ORTG의 마진은 우리가 상대보다 얼마나 더 득점하느냐, 상대를 얼마나 더 잘 수비했느냐로 귀결 될 수 있습니다. 이 ORTG 마진의 온/오프코트 차이가 +쪽으로 클 수록 해당 선수는 코트 위에 있을때 공수 양면에서 팀에 도움이 크게 된 걸로 볼 수 있습니다.
드마 드로잔부터 볼께요.
드로잔의 정규시즌 ORTG는 온코트 7.5, 오프코트 9, 마진은 -1.5입니다.
드로잔의 플레이오프 ORTG는 온코트 -9.3, 오프코트 10.6 마진은 -19.9 입니다.
우리가 봐왔던 그 당시의 팀의 모습과 어느 정도 일치하죠. 물론 당시 토론토 선수들 대부분의 코트 마진은 좋지 않았고 드로잔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중 가장 그 마진의 폭이 컸던 선수는 단연 드로잔입니다.
클레이 탐슨을 볼까요
탐슨의 정규시즌은 7.7, 3.7, 4
탐슨의 플레이오프는 9.2, 14.3, -5.1 입니다.
탐슨도 플레이오프에서는 마진이 -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엄연히 골든스테이트가 해당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탐슨이 없을때 더 좋은 기록을 보여줬다는 의미가 맞습니다
만,
탐슨은 온코트 마진도 무려 9를 넘습니다. 탐슨이 코트 위에 있을때 팀은 100공격권당 상대팀보다 9점을 더 득점했다는 뜻이고, 탐슨이 벤치에 있거나 결장했을때는 14점 정도를 더 벌렸다는 의미가 됩니다. 탐슨이 코트 위에 있을때에도 100공격권당 상대팀과 9점차 정도의 차이를 벌려둘 수 있었다는 의미죠.
드러잔은 정 반대입니다. 코트위에서 뛸때는 상대팀이 토론토보다 100공격권당 9점정도를 더 득점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드러잔이 벤치로 가거나 결장했을때 놀랍게도 팀은 100공격권당 10.6점을 더 득점했습니다. 이때의 토론토는 드로잔이 코트위에 있을때와 없을 때 종합적은 팀의 농구적 효율이 무려 20%나 차이가 났던겁니다. 물론 온오프 ORTG마진을 종합적인 농구효율이라는 덕목으로 휙 대체하는 모순은 저도 인정하지만, 기술했다시피 어떤 스탯이든 모든 걸 다 보여줄순 없고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결과론적으로 17-18시즌 토론토는 플레이오프에서 드로잔을 빼고 농구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이 두팀은 플레이오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라는 팀과 똑같이 4번 맞붙었습니다. 그 결과역시 위의 스탯에 들어가있죠. 물론 골든스테이트는 클리블랜드를 만나기전 3개팀과 서부 플레이오프를 치뤘습니다. 골든 스테이트는 클리블랜드를 만나기 전까지 도합 12승 5패를 기록했고, 클리블랜드 상대로는 전승을 했습니다.
어떤 스탯을 신뢰하느냐는 건 본인의 자유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경우에는 온오프 ORTG마진을 더 신뢰하겠습니다. 그래서 클레이탐슨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하구요. 드마 드로잔의 인성은 정말 훌륭하며 미드레인지 게임과 돌파는 언제나 코비를 생각나게하고 개인적으로 전혀 악감정이 없이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클레이탐슨급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정독글!!!
저도 솔직히 동감하는편입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드로잔이 우리팀에 있지만
둘중 선택할 수 있다면 탐슨을 선택하고싶네요
NBA 감독들에게 드로잔과 탐슨 중 선택하라고 하면, 팀이 어느 정도 구성이 된 상태에서는 탐슨을 뽑을 것이고, 메인 스코어러조차 애매한 상황이라면 드로잔을 뽑지 않을까 싶네요
@세트오펜스 저는 어떠한 상황이든 감독이면 대부분 탐슨 선택할 것 같아요. 이무리 약한 팀이어도 감독은 항상 우승 바라보고 있고, 일단 탐슨 뽑고 나머지 조각 채우려고 할 듯 합니다. 감독들 입맛에 딱 맞는 선수에요.
파이어의 긍정적인 효과네요. 이런 정성스런 글들을 볼 수 있어요.
알럽 엔게에 이런 글이 있는 것이 요즘에 와선 얼마나 다행스럽게 느껴지는지 몰라요. 감사합니다.
드로잔이 확실히 핫했던 순간이 있었죠. 그게 예상 밖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인상깊었지 않나 싶습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