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1080회] - 부정부패는 국가를 망하게 한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디모데전서 6:10)
70년대 초, 필자가 전남 광주 보병학교에서 (군목) 장교 훈련을 받기 전에, 논산훈련소에서 사병 교육을 6주 받았습니다. 고된 훈련을 마친 어느 날, 저녁 식사에 소고기국이 나온다 해서 기대를 갖고 국을 받았는데, 소고기는 한 점도 없고 기름만 몇 방울 떠 있었습니다.
그 기름도 소기름인지 마가린을 풀어 띄운 기름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허탈해 있는 우리에게 누군가 “이것은 소가 헤엄치고 지나간 물”이라 해서 같이 웃었습니다. 분명히 국방부에서는 사병들에게 소고기국을 끊여 먹이라고 돈을 내려 보냈을 텐데, 그 소고기 값은 중간에서 다 새 버리고, 말단 사병, 훈련병들은 기름 몇 방 뜬 맹탕을 먹었지요.
그 소를 살 돈을 설마 육군참모총장이 착복하지는 않았을 테고, 군사령관, 군단장, 사단장, 연대장, 대대장, 중대장, 소대장에 이르기까지 누군가가 착복(着服)하고, 말단 사병들에게는 소고기 한 점 없는 맹탕국을 제공한 것입니다.
1894년, 청나라와 일본 간에 전쟁이 벌어졌는데, 이 전쟁이 청일전쟁입니다. 청나라는 비록 노쇠한 제국이었지만, 경제나 군사 등 여러 면에서 일본을 크게 앞서 있었습니다. 더욱이 이홍장(李鴻章)이라고 걸출한 인물이 북양함대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당시 최정예 전함들로 구성된 함대는, 선박의 수에 있어서나 화력면에서도 일본 군대를 완벽하게 앞서 있었습니다.
전쟁이 발발하자 청나라 해군과 일본 해군 간에 해전(海戰)이 벌어지자, 청나라 북양함대가 일본 함대를 향하여 포탄을 발사했는데, 그 포탄이 발사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포탄들은 모두 가짜 포탄이었기 때문입니다. 포탄을 사들일 돈을 중간에서 빼먹고, 엉터리 포탄을 분배했던 것입니다.
군인들에게 철저한 훈련을 시키고, 정직하게 전쟁 준비를 한 일본과 부패한 관리들과 탐욕스런 지휘관들이 있는 군대가 싸우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이런 전쟁에서 어느 쪽이 이기느냐고 삼척동자(三尺童子)에게 물어봐도 바로 대답을 할 것입니다.
1881년 조선 말기에, 훈련도감에서 해고된 구식(舊式)군인들이 13개월 동안 체불된 임금을 조정으로부터 받았는데, 지급된 쌀에 돌이 절반이나 섞여 있어 사람이 도저히 먹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분노한 구식 군인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 임오(壬午)년에 일어난 ‘임오군란’입니다. 임오군란은 후에 일어난 동학 농민의 난으로 이어졌고, 청나라와 일본군 간의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조선왕조는 500년의 막을 내리고, 일제의 식민지가 되는 운명을 맞이하였습니다.
청나라가 일본에 항복하고, 임오군란이 일어난 일, 그리고 동학 농민의 난이 일어난 모든 원인은 부패한 탐관오리(貪官汚吏)들과 군 지휘관들의 물질적 탐욕 때문이었습니다. 물질의 탐욕은 개인과 가정, 사회와 국가까지 몰락의 길로 끌고 갑니다. 신구약 성경을 통해 물질 때문에 개인과 가정, 나아가 국가까지 패망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바울 선생은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딤전 6:10)라고 경고하였습니다. 사탄은 늘 우리 곁에서 물질로 유혹을 합니다. 물질의 탐욕에 빠지면 결국 한 나라도 패망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물질에 청렴(淸廉)한 사람들입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