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란드. 이곳에 눈의여왕이 살고있다고... 그애가 말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또 가장 외로운 사람일거라고.. 그래서 카이를 데려갈 수 밖에 없었던 거라고.. 그애는 그렇게 말했다. 너도... 눈의여왕이 데려간 걸까? 게르다는 카이를 찾기 위해 눈의여왕이 살고있는 라플란드에 왔다. 그리고 나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외로운 나의 여왕... 널 만나러 왔다.
난 그냥..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직장 다니면서 울 엄마 조그만 분식집 차려주고, 사랑하는 여자랑 결혼도하고, 중매는 싫어. 연애결혼 할거야. 그리고, 애도 낳고... 내 아이들에게 덧셈뺄셈도 가르쳐주면서... 그냥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싶어. 그게 내 꿈이야.
그냥 왠지 너, 위태로워 보여. ..너 왜 그렇게 살아? 그렇게 센척, 강한척, 아무렇지 않은 척 살면 너 행복해? 가끔은 솔직해지는 것도 좋다? 뭐, 나한테 그러라는 얘긴 아냐. 널 가장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 누군가 한명은 있을거 아냐. 그럼 니가 덜 힘들지 않을까?
이 꽃. 꽃말이 뭔지 알아? 틀림없이 행복해집니다...
무슨일이냐고, 왜 그래야만 했냐고... 묻지 않을게. 그렇지만 살아. 살아있는게 죽는 것 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래도 살아. 살아있는게 좋아. 살아서 후회하고, 살아서 괴로워해.
보라야... 너.. 내가 그렇게 싫으니? 그 자식 따라갈 정도로 내가 부담스럽고 싫었어? .....내가 그만둘게.
"너... 내일 또 가봐."
어?
"니네 엄마. 내일 또 찾아가라구... 내일도 가고 모레도 가고 계속 가. 엄마가 용서해줄 때까지. 8년만에 처음 만난 아들, 한번에 용서하기엔.. 너희 엄마가 기다린 세월이 너무 길잖아. 안그래?"
....이쁘다.
"내, 내가 이쁜거 이제 알았니?"
너 말고, 야경. 야경이 이쁘다고.
혹시, 울리지도 않는 삐삐 붙잡고 몇날 며칠 기다려본 적..있어요? 난 많아요. 누군가를 기다린다는건 너무 힘들고.. 외로운 일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참 설레는 일이야. 나 보라씨 만나고.. 정말 오랜만에 설레였어요. 이렇게 설레이게 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워. 그동안 고마웠어요. 이젠 정말 안녕...
아름답지? 이런 곡을 만들 수 있었던 바하야말로 진정한 천재야. 자내처럼 재능 있는 사람이 왜 대학도 안가고 8년세월을 보냈는지 난 몰라. 뭔가 사연이 있겠지. 하지만... 이렇게 다시 돌아온 이유만큼은 내가 알아. ...수학이 좋으니까, 좋아하는 마음은 그 누구도 어쩌지 못해. 어느 누가 말려도 마음만큼은 그 곳을 향해 가게 되어있어. 그게.. 수학이든 사람이든 말이야.
보라야.. 눈의 여왕이 카이에게 말했어.
'사람들은 모두 날 미워해. 아무도 내 친구가 되려하지 않아. 내가 가진건 차가운 눈과 뼛속까지 시리게 하는 바람 뿐. 그런데 넌 왜 내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한거니?'
카이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어. 아니, 대답할 수가 없었어. 눈의 여왕이 다시 카이에게 물었어.
'그런데, 넌 왜 내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한거니?'
망설이던 카이가 마침내 대답했어.
"......사랑하니까, 널... 사랑하니까."
.....니가 왜 이러구 살아야 되냐? 정규 때문에 니가 힘들었을 거라는건 아는데, 니가 왜 이렇게 살아야돼.. 친구 죽었다고 다 너처럼 살지는 않거든? 너 정규때문에 이렇게 살 필요는 없었어..
"정규 때문이 아니야. 나 때문이야. 내가 살아남고 싶어서.. 이렇게 살았어."
........
"상호야.. 내가 왜 이렇게 살았냐고 물었지? 그래.. 나 정규한테 미안해서 이렇게 살았어. 하지만, 이렇게 살아서... 내가 살았다...."
건우씨, 정말 미안한데요... 저 못가겠어요. 알아요. 내가 잘못한다는거, 건우씨한테 이런 짓 해서는 안된다는거 알지만.. 나, 나... 한득구 저렇게 혼자 두고는 도저히 못가겠어요..
"보라씨... 나한테 너무 하는거 아닌가?"
너무 하는거 맞아요. 근데.. 건우씨 앞에서 착한 척 안할래요. 저 그냥 나쁜 사람 될래요...
너 복잡한 생각 너무 오래 하지마. 1라운드가 삼분이랬지? 그냥 딱 삼분만 생각해. 알았어?
"그럼... 너도 삼분만 울어."
뭐?
"무슨 얼음공주가 그렇게 눈물이 많냐? 맨날울어. 앞으론.. 오늘처럼 그렇게 울지마. 아무리 슬퍼도... 삼분만 울어."
울지마.. 울지마.... 보라야. 나를 위해 울지마....
뭐야... 이게 뭐하는 짓이야. 나한테 이런 모습이나 보여주고.. 내가 이런 꼴 보려고 헤어져준줄 알아?!
내 친구한테 내가 그랬어. 너같은 친구 필요없다고... 그리고 그날 친구가 죽었어... 그 말을 잊고 싶어서.. 한득구로 살았어. 그러다... 한 여자애를 만났고 사랑하게됐어. 그 애를 사랑하면서.. 처음으로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애 손을 잡고 싶었고, 항상 옆에 있고 싶었어. 웃는 모습이 예쁘단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해주고 싶었어. 그런데, 그런데... 그 애가 내 친구 동생이더라. 그 애한테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하기가 정말 싫었어. 할 수만 있다면 죽을 때까지라도 모르게 하고 싶었어. 그래서 그렇게 상처를 줬는데, 결국 그 애가 알게됐어...
"...그애가 어떡했으면 좋겠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날 미워했으면 좋겠어. 날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살아도 좋으니까... 자기 자신만은 아프지 않게. 나 때문에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으면서.. 그냥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그만해!! 나, 니 얘기 안들을래. 니 얘기따위 안들을거라구!!"
나는.. 태웅이가 참 안쓰러. 득구는 괜찮은데, 태웅이는 참 불쌍해.... 태웅인 어깨에 짐이 너무 많아. 엄마한테도 늘 미안해하고.. 친구들한테도.. 죄지은 놈처럼 숨기고 살아야하고.. 사랑도.. 마음대로 못하고.... 태웅이가 너무 불쌍해. 그래도.. 나는 니가 태웅이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득구면 어떻고, 태웅이면 어떻겠냐만... 그래도 난 니가 태웅이 찾아줬음 좋겠어.. 왜냐면.. 그게 너니까.... 그게 진짜 너니까....
아빠와 내가 널 원망했던 건, 오빠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커서 그런 것 뿐이야. 니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까... 이제 그만 널 용서해. 그리고, 행복해져.... 이제 너, 행복해져도 괜찮아. 오빠도 그걸 바라고 있을거야. 그리고.. 이건 내가 주는 마지막 선물..... ......한득구, 이제 넌 자유야.
'넌 지금 어디 쯤 가고 있을까... 마지막 인사도 못해준건.. 미안해. 다시 널 만나면... 그땐 니 손 절대 놓지 않을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널.. 사랑해...'
"오빠! 내가 늦었다고 그냥 가버리면 어떡해?"
보라야.. 니가 어떻게....
"기왕이면 여기 있다고 말좀 해주지. 핸드폰도 없는데 온 놀이동산을 다 뒤졌잖아."
오랜만이다. 꼬마야.
"오빠두.. 다시 만나면 이름 가르쳐준다고 했었는데... 기억나? 내 이름은 보라야, 김보라. 오빠는?"
내 이름은... 내이름은, 한태웅.
"한태웅... 멋진 이름이다."
보라야.. 나 오늘 니 손 잡으면 다신 안놔줄거야. 그럼 너 많이 힘들어질텐데 그래도 괜찮아? ..너 그래도 내 손 잡을래?
"...밥 먹었어?"
아니.
"밥 먹으러 갈까?"
아니.
"그럼 도대체 원하는게 뭐냐."
공부해~ 나 신경쓰지말고.
"니가 이렇게 있는데 내가 공부가 되겠냐?"
나 갈까?
"안돼."
나 안죽는거죠? 건우씨... 나 죽고싶지 않아요.. 나 죽으면 우리 오빠 못 살아요.. 이제 겨우 행복해졌는데.. 다시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건우씨, 건우씨 의사잖아요... 그러니까 나 좀 갈려줘요.. 나 좀 살려줘요 제발...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같이. 늘... 같이 있지 않아도 좋아. 하지만... 하지만.... 니가 보고싶어. .....니가 너무 보고싶어...
나는... 무얼 본걸까...? 이 눈을 떴을 때... 네가 없더라도..... 이제, 난.... 달아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