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읽는 오늘의 詩 〈1364〉
■ 6월이 오면 (로버트 브리지스, 1844~1930)
- When June is Come -
6월이 오면 온종일
향기로운 건초더미에 그대와 함께 앉아
산들바람 부는 하늘에 흰 구름이 지어놓은
눈부신 궁전을 바라보리.
그대는 노래하고 난 그댈 위해 노래를 지어주고
온종일 詩도 읽으며 지내리
건초더미 위 우리들의 보금자리에서
오, 인생은 즐거워라, 6월이 오면.
*6월 초순이 되니 한낮에는 30도에 가까운 더위라, 한낮이면 금방 땀이 나고 지치는 요즘입니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는 한기가 찾아와 반팔 소매로는 쌀쌀한 느낌을 주며, 아직은 초여름임을 말해주는군요.
오늘은 오랜만에 6월에 관한 영국 시인의 詩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영국이라는 나라는 겨울이 길면서 습기가 많고 안개도 자주 끼며 음산하고 을씨년스러워, 트렌치코트와 아주 잘 어울리는 날씨를 지녔습니다. 4월 중순이 지나야 햇빛이 밝게 비치고 기온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니까 거기의 6월은 실제로 우리나라의 5월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요즘엔 기상이변 현상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의 날씨가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만.
그래선지 6월의 낭만을 노래한 이 詩에서는, 6월이라는 계절이 영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잘 드러난다 하겠습니다.
이 詩는 맑고 환한 6월을 맞아, 사랑하는 이와 함께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향기로운 풀밭 위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즐거운 모습이 잘 표현된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사랑하는 이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 설레고 기쁨이 넘칠 것인데 여기서는 6월이라는 멋진 계절이 더해집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랑하는 이와 하루종일 함께 사랑 얘기를 나누며, 노래를 부르는 아름다운 낭만까지 더해졌으니, 그 벅차고 설레는 감정은 상상만으로도 얼마나 멋지고 부러운 일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번역상의 한계로 인해 詩 자체가 밋밋하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영국은 17세기부터 국왕이 특별히 임명하고 정부에서 봉급을 주는 계관시인(桂冠詩人) 제도를 오늘까지 유지해 오고 있는데, 브리지스(Robert Bridges)도 그분들 중 하나였습니다.
여기 번역된 작품은 인터넷을 참조하여, 개인적으로 수정보완하여 올렸습니다. Choi.
[원문 참조] When June is Come - written by R. Bridges (1844~1930)
When June is come, then all the Day,
I'll sit with my Love in the scented Hay,
And I watch the sunshot palaces High
That the white clouds build in the breezy Sky.
She singeth, and I do make her a Song,
And read sweet poems whole day Long;
Unseen as we lie in our haybuilt home,
O, life is delight when June is C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