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는 김원장기자가 지난 일요일 방영됐던 KBS스페셜 '집값 거품 빠지나'를 보고 나서 해당 게시판에 띄운 글이라고 합니다. 더난출판사 관계자가 저한테 이 글을 보내와서 다시 아고라에도 소개합니다.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김기자가 자사 프로그램에 대해 평하는 것이므로 약간은 감안하셔야 할 것입니다. KBS스페셜에 대해 아고라 회원분들께서는 아쉬움도 있겠지만(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회원분들 가운데는 교묘한 '강남 띄우기'였다고 비판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현재 KBS 상황에서 그래도 '선방'한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가 만난 담당 PD님은 상당히 선의를 가진 분이셨습니다.
참고로, 김원장 기자는 방송에서 경제상황을 쉽게 잘 설명하는 기자로 정평이 나있고 '도시락 경제학'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다만 아래 글에서 '부동산 양극화'에 대한 생각은 단기적으로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버블이 많이 낀 곳은 오를 때 많이 오르지만 내릴 때 더 많이 내린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 미국 일본 영국 등 세계 대부분 나라가 그랬고, 2006년 이후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 하락세를 봐도 이미 국내에서도 입증돼 있습니다. 올해 들어 강남 재건축이 상당히 오르니 다시 그런 환상이 잠깐 되살아난 것뿐입니다. 한 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
보도본부에서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는 김원장기자입니다.
부동산 담당 기자로 늘 언젠가 ‘집값’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해왔는데 특히 오늘 프로그램을 보면서 많은 힌트를 얻었습니다. 잘봤습니다.
집값이 오를것이냐 내릴것이냐.
보면서 내릴 것이라는 생각에 더 확신을 보태게 됐습니다. 많은 설득력있는 인터뷰가 그랬고 미국이나 일본은 물론, 우리 지방 신규아파트시장의 현장을 보면서 그랬습니다. 특히 지방 부동산 시장의 현실은 많은 서울사람들이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외면하고 싶거나.. 빚내서 집을 산 다수의 서울의 신규주택구매자들이 다른 지역의 집값 급락소식을 굳이 믿고 싶지 않을 겁니다.
1.집값은 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진의 설명처럼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너무 많이 지어졌고 지금도 계속 지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강남의 집값은 당분간 급락하기 어려워보입니다. 강남지역의 공급은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이 밝혔듯이 강남은 너무 좁고 강남에 살겠단 사람은 너무 많습니다. 경제학은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이 오른다고 하죠. 오히려 강남등 특정지역에는 신기술과 상술로 포장된 더 비싼 아파트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5년안에 서울에 100억짜리 아파트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정리하면 양극화입니다.(우리나라의 모든 경제현상은 이 한마디로 요약되지만...)
강남과 다르게 이른바 버블세븐지역을 벗어난 서울의 상당지역이 이미 큰 흐름에서 하락세에 접어들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수요기반이 탄탄하지 않고 해당 지역 원주민들의 구매력도 약한 수도권 서울 외곽의 아파트값은 매우 위험해보입니다. 분양가가 너무 비싸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변 선후배기자들이 이 지역에 아파트를 분양받는다고 하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면서 말립니다.)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 분양가가 요즘 평당 1200만원인데요. 참고로 99년 타워팰리스의 분양가가 평당 1000만 원이였습니다. 그런데 비싸다고 그때 미분양됐었습니다.
3. 비싼 집값이 나라경제 좀먹습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부동산 가격거품 나아가 자산시장의 거품이 실물섹터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해주신 부분이 참 도움이 됐습니다. 실제 비싼 집값이 실물에서도 너무 소비에 영향을 미칩니다. 대한민국의 주거비용이 줄면 김과장의 지갑두께가 달라질텐데요. 여당이나 정부관계자들도 사실 이 부분을 잘 아는데. 자신들의 임기기간 중 이전 사람들이 만든 거품을 꺼뜨리고 싶지 않는 심리가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임 모 전 정책위의장이 사석에서 그러더군요) 그렇다고 거품을 더 만들지는 말아야 할텐데요. 하지만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하지 않으면 결국 시장이 거품을 터뜨릴 것입니다. 경제학에 ‘창조되지 않는 부는 분배되지 않는다’ 라는 원칙이 있습니다.
4. 그럼 어떻게 할 것이냐.
저 역시 제작진의 생각처럼 임대주택이나 소형주택을 늘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주거안정이고 주거복지입니다. 참고로 올 5월에 나온(국토부가 발간하고도 쉬쉬한) 주거실태조사보고서를 보면 지난 3년간 서울과 수도권에는 거의 30만채의 아파트가 신규 공급됐지만 내집에 사는 가구의 비율은 2%p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이는 아파트를 아무리 새로 공급해도 대부분 이미 집이 있는 사람이 구매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5.그 과정에서 정부는 어떤 잘못을 했느냐.
지난 정부는 수요도 없는 신도시에 잔뜩 아파트를 공급했고, 지금 정부는 녹지까지 훼손해 서민아파트를 공급합니다. 보금자리주택으로 서민용 임대주택을 늘린다는 정부가 올 초에는 재개발과 재건축아파트의 임대. 소형의무비율을 오히려 축소했습니다.(서울시가 다시 묶었지만요) 그리고 뒤로는 슬그머니 분양가 상한제 폐지법안을 내놨습니다.(이 법안은 그 무렵 대통령이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발언을 하자 그 이후 소위에서 조차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보금자리주택이 매우 일시적인 포퓰리즘적 대책이라고 봅니다. 도심 과밀화를 촉진하고 녹지를 훼손해 후세에 매우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아파트를 새로 짓는것 만으로 절대 집값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는 기성세대가 평생 배운 ‘집값은 그래도 오른다’는 도그마가 너무 셉니다.
6.그럼 어떻게 집값을 잡느냐
지난해 미국이나 15년전 일본처럼 한번 당하면 되겠죠. 그래야 정신이 번쩍 들텐데요. 그렇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 증거로 1)이미 구매력이 받쳐주지 않는 지방의 집값 거품이 빠졌고 2)역시 구매력이 받쳐주지 않는 서울과 수도권 상당지역의 대형평형의 거품이 빠지고 있습니다. 단 재건축은 예외인데요. 제 생각에 재건축아파트는 더 이상 부동산이 아닌 펀드같은 금융상품이 된 느낌입니다. 하여튼 가격은 수급입니다. 구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떨어질 것입니다. (저는 케인지언이지만 아담 스미스의 말이 또 맞을 것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요? 그럼 일본처럼 당하겠죠.
7.몇가지 쫌스런 모니터.
구룡마을은 도시 빈민이 거주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최근 강남구가 민간개발을 승인했는데 그동안 이 개발을 노리고 임대아파트를 얻기위해 딱지를 샀거나 딱지를 산 투기꾼의 부탁으로 공짜로 기거하는(사람이 기거하지 않으면 구청이 철거하니까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만약 진짜로 그 할머니가 가족과 재산이 없다면 아마 임대아파트 입주자격이 될것입니다. (나이가 많으셔서 영구임대도 가능할듯)
전강수 교수님은 조지스트입니다. 부동산 세제를 다시 얽어서 집값을 잡자고 했는데 지난 정부는 그래서 실패했습니다. 제 주변의 투기꾼 선수들은 결코 세금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조지스트들은 현실성이 없는게 단점입니다. (그래서 교수들이 주로 조지스트입니다)
그 뒤에 나온 무슨 증권사 전문가의 인터뷰는 참으로 옥의 티였습니다. ‘집값 거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구매력을 높여 거품을 줄여야한다’는 뜻으로 들렸는데. 꼭 훈련소에서 철모에 머리사이즈를 맞춰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쓸데없이 길어졌습니다.
선수끼리 구구절절 좋았단 말은 뺐습니다. 부드러운 화면구성과 알기쉬운 전개도 많이 배웠습니다. (ENG도 카피해서 두고두고 쓸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첫댓글 내용에 충실한 프로그램이였습니다.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공감하는내용이 많은 글입니다.
통계상으로 강남도 안전하지 못해요... 전형적인 공급과잉 증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 강남입니다. -핵보일러님 글 참조-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먼저 집값거품을 해소해 부채의 지급이자를 줄여 가처분소득을 늘리는게 순서가 아닐까요? 거품해소 없이 경제를 발전시켜 집값 거품을 적정화 하겠다는 상충된 소리로 들려 의아 합니다. 그리고 양극화로 강남만 온전하고 수도권 지방은 하락한다는 논리도 강남의 자가 점유율이 낮은 이유는 다주택자들의 투기성 소유이고 실수요 기반은 미약하다는 증거이며 사용가치가 교환가치의 80% 이상인 지방의 중고주택은 더 하락한다는 것인데 사용가치를 절대가치로 볼때 전세가가 매매가를 웃도는 사례도 생기겠군요.
아! 제가 "옥의티" 를 보지 못해 오해 했군요. 역시 옥의티는 잘 튀지 않는가 봅니다.^^*
항상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군요.
100억짜리 아파트라,한 100평이상에 초고층의 펜트하우스같은 개념의 한 4,5개내외의 빌딩들이겠죠.최소 돈 몇백억이상의 부를 가진 사람들이나 기어들어가 살 공간이 얼마나 많이 지어지겠습니까.서울은 결코 뉴욕이 될수없습니다.
이 기자분도 <강남불패> 로군요.^^ 결국, 제가 우려한 대로, 폭락론자도 마저도 <강남불패>를 외치는 단계에 왔군요,^^ 흥미롭습니다.
경제학에서는 토지를 1. 생산요소로서의 토지(농지, 공업용지, 대지 등) 2. 재산으로서의 토지(소위 말하는 자본이득을 위한 대상물) 3. 소비재로서의 토지(관광지, 공원 등)로 구분합니다. 저는 티비 내용은 못 보았지만 조지스트에 대한 견해가 나왔기에. 조지스트란 “진보와 빈곤”을 쓴 미국인 헨리 조지의 사상에 넓은 의미에서 동조하는 사람들입니다. 헨리 조지는 미국의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에 주목하고 자본주의 경제의 근간에 입각하여 경제적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와중에 특히 토지문제에 주목하게 됩니다. 헨리 조지는 토지를 미시가 아닌 거시적 측면에서 접근하며
헨리 조지의 기본 주장은 재정의 세수를 토지가치세로 단일화하자는 내용입니다. 즉 이윤, 임금, 이자에 대한 세금은 철폐하고 토지의 가치에 대하여( 즉 토지를 자신이 사용하여 임차료가 자신에게 귀속되는 귀속임대료든, 타인에게 임대하여 얻는 임대료든 임대료를 100% 세수로 거두어들인다는 내용입니다).
이로서 토지가 투기의 대상이 아닌 생산요소로서의 본래의 기능을 하도록 유도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그의 주장에 대하여 조지스트들 중에도 현실성에 문제를 제기하지만 토지이외의 건물에 대한 과세를 없애는 데에는 동의하며 토지에 대한 거래세나 양도소득세는 반대하며 개발이익 환수제나, 개발이익 부담금제의 강화를 주장합니다. 자본주의 경제논리의 시발점인 고전파 경제학에서는 지주에게 돌아가는 지대는 토지의 생산물 가격에서 임금과 이윤을 제하고 남는 잉여소득이 최종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간주하였으며 따라서 지대를 일종의 불로소득으로 봅니다.(대표적으로 리카르도가 있지요).
그런데 이후 다음에 등장하는 초기의 신고전파 경제이론(우리가 보통 말하는 한계효용학파인 맹거나 제번스, 발라 등)에서는 토지도 자본과, 노동처럼 생산물에 투입되는 생산요소로 간주하며 지대를 비용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이 이론이 지금까지 표준경제학에 자리 잡게 되어 지대도 당당하게 생산에 기여하는 비용으로 취급받으며 지주들이 목에 힘주는, 오히려 자본가들보다도 더 큰 잉여가치를 가져감에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현실이 되었죠.. 그러나 알프레드 마셜을 비롯하여 후기 신고전학파로 넘어오면서 지대는1. 희소성 그 자체인 순수지대(즉,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기에 지불하는 대가),
2. 토지에 인공적으로 투입된 노력을 통하여 얻게되는 지대, 3. 마지막으로 가장 의미가 큰 주장인 공공에 의하여 발생하는 지대(예를 들면 도로가 개통되어 땅값이 올라 지대가 올라가는 경우)로 구분하여 단순히 지대를 비용으로 간주하던 초기의 신고전학파의 주장을 부정하게 되었습니다.조지스트는 단순히 투기꾼이나 잡자는 편협한 의미로 부동산정책에 접근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동산 공급논리에 있어서 조세를 개입시키는 것은 부동산이라는 재화는 수요,공급 법칙에 의하여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주는 것이 아니라 투기꾼에 의한 가수요가 발생하여 가격이 오르면 오히려 가수요 곡선은 우상향 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공급곡선은 우상향, 수요곡선은 우하향하여 가격이 오르면 공급은 늘 수 있어도 수요는 줄어야 하는데 투기적 수요에 의하여 가격이 오르면 부동산 수요는 오히려 늘어납니다, 즉 실수요자의 수요는 줄더라도 가수요자에 의하여 수요가 늘므로 수요곡선이 우하향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수평에 가까워져(혹은 오히려 우상향) 공급이 늘더라도 가격이 하락하지 못하므로 조세정책을 통하여 가수요를 억제하여 가격안정과 실수요자에게 실익이 돌아가도록 하자는 것이지 부동산소유자를 골탕 먹이거나 징벌적 차원에서 조세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옳으신 말슴인데 이 MB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전국에 국민임대아파트로 지정된 돗을 모두 보금자리주택으로 돌린다고 하니.. 요런게 양극화를 부추기는... 그리고 뭔가 꼼수가 숨어있는 국민임대 아파트로는 장사가않되니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해서 토건족 배불려주고 또한 부족한 국가 재정 세수를 걷으려는 냄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