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범어사’ 담은 희귀 사진 공개금정中 백년사 발간팀 발굴 |
일제강점기 부산 범어사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엽서 7장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개교 100주년을 맞은 금정중학교(교장 현익채)는 최근 일제강점기 ‘동래 범어사’의 풍광을 담은 사진엽서를 공개했다. ‘신라시대의 고찰 동래 범어사’라는 부제가 붙은 이 엽서들은 〈금정중학교 백년사〉 발간팀의 김화선 교사가 동서대 윤석환 강사를 통해 입수했다. <사진설명: 1915년 범어사 전경.> 이번에 공개된 엽서에는 1905년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 범어사의 다양한 풍경이 담겨있다. 범어사 전경을 비롯해 대웅전 앞의 종루, 일주문, 나한전, 불이문, 보제루 등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또한 1915년 무렵 범어사 계곡인 계류 부근에 밀집한 물레방앗간과 곡식창고의 사진도 엽서에 담겨있다. 범어사 전경을 담은 사진엽서에는 ‘朝鮮三大寺刹 東萊梵魚寺(조선삼대사찰 동래 범어사)’라고 기록되어 있다. 영문 표기까지 해 놓아 범어사를 대외적으로 알리려는 흔적이 보인다. 40여 채에 이르는 크고 작은 전각들이 대찰(大刹) 범어사의 위용을 느끼게 해준다. 대웅전 앞 돌계단(石階)이 현재보다는 규모가 작았으며, 종루도 지금에 위치에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보제루에도 지금과 달리 범어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사진설명: 대웅전 앞 보제루와 삼층석탑. 1915년 촬영.> 윤석환 강사는 “이 시기에 남긴 사진과 사진엽서의 기록으로 인쇄된 ‘김상기 근사’라는 인물은 당시 불교전문강원의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엽서들은 범어사에 주석하고 있던 김상기(金相基, 학적부에는 金相琦로 되어 있음)스님이 촬영해 제작한 것이다. 김상기 스님은 1894년 경남 양산군 동명 금산리에서 출생해 금정중학교 전신인 범어사 지방학림을 졸업했다. 범어사 대표로 서울에서 3ㆍ1운동에 참가했던 스님은 1919년 3월 18일 범어사 독립만세운동에도 참여했다가 검거되어 옥고를 치렀다. 스님은 독립운동에 참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3년 정부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추서 받았다. <사진설명:1936년 범어사 전경.> 한편 윤석환 강사는 지난 9월 자신의 박사학위논문을 통해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범어사 주지 대성스님은 “일제강점기 당시의 범어사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면서 “금정중학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귀중한 사진을 입수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엽서는 추후 범어사 성보박물관이나 학교역사관에 보관된다. 이성수 기자
[불교신문 2271호/ 10월21일자] <사진설명: 계류 부근의 물레방아. 1915년 촬영.> 2006-10-18 오후 6:21:09 /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