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초3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요즘 아이가 무기력한 모습을 자주 보여서 걱정입니다. 저희는 시골의 작은 학교를 찾아 현재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처음에는 타지사람이라고 지역 내의 아이들이 심하게 텃새를 부리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 입학하고 초반 한 두달은 아이들끼리 기 싸움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시골에 있는 작은 분교라서 한 학년이 한 반밖에 없고, 한 반에도 4~8명 정도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위 학년하고도 같이 어울리는 일이 많은데, 아이가 1학년때 2학년 남자아이들과 놀면서 마찰이 심하게 일어났습니다. 아이를 때리거나, 아이가 갖고 놀고 있는 것들을 빼앗거나, 놀고 있는 공간에서 벗어나게 하는 등 3~4명의 아이가 계속해서 우리 아이 한 명을 상대로 괴롭혔습니다. 대부분이 아이들과 놀이의 과정이나 함께 있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그닥 심각하게 여지기 않았는데 아이는 그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원래 아이의 성격이 지는 것을 못 참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질 않고 있습니다. 자기가 부당하다고 느끼면 자신에게 납득을 시키라고 했던 아이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반론이 전혀 없고, 하기 싫은거 하라고 하면 풀죽은 모습으로 알았다고 합니다.
모든 것에 흥미가 없고, 늘 재미없다, 귀찮다, 짜증난다는 말을 달고 살더군요.. 말투도 '나는 다쳐도 돼' '나는 아파도 돼' '나는 00해도 괜찮아' 등의 말을 자주 하고요.
아이가 무기력한 행동을 하는 것들이 오랜 학교 폭력과 시달림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기 위해선 상담을 받아야 하는데, 만약에 상담을 받는다면 어떤 상담을 받아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어떡하면 좋을까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아이가 학교폭력으로 인해 힘들어하신 걸 알고 얼마나 걱정이 많으셨겠어요.. 지금 얼마나 상심이 크실지 짐작이 갑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써준신 글 만으로는 아이와 직접적으로 대화해보지 않아서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릴게요.
상담글을 읽어보니 아이는 현재 또래 간의 관계도 원활하지 못하고 학교생활에도 흥미를 갖지 못하여 마음이 많이 힘들고 지쳐있어보입니다. 아이가 현재 보이고 있는 무기력감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아이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아이의 전체적인 상황을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한 적당한 시기를 놓치시면 아이의 심리적, 육체적으로 더 힘이 들 수 있으므로 시간을 더 끌지 마시고 전문가나 상담센터를 방문하여 아이가 현재 가지고 있는 학습능력, 심리적 상태에 대한 전반적인 종합 심리검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와의 친밀한 관계 형성, 기능적 · 지지적인 부모, 적용적인 부모-자녀 상호작용 및 가족 간 유대감 등은 자녀의 회복 탄력성을 보호해 주는 요인이 됩니다. 즉 부모의 자녀 간의 애착의 정도가 부모 자녀 간의 의사소통과 관계를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건강한 가정을 형성함으로 학교폭력의 문제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첫째, 육하원칙에 따른 진술서 쓰기
신체적 폭행, 금품 갈취는 물론 욕설 등 언어적 폭력까지 모두 피해 진술서를 쓸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는 힘들더라도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작성해놓아야 합니다. 그 외에 현재의 기분, 원하는 조치, 학교나 담임교사로부터 필요한 도움 등을 적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둘째, 최대한 많은 증거 모으기
아이가 폭행을 당했다면 병원 진단서와 함께 의사 소견서를 끊고 상처가 잘 보이도록 사진을 찍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 학생의 일기장, 주변 친구들의 진술서, 문자나 음성 메시지 등 그동안 피해가 담긴 기록물이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셋째, 신종 학교폭력은 신종 증거로 맞대응
떼카(단체 메신저 폭력)는 스마트폰 기능을 이용해 캡처해놓고, 와이파이 셔틀은 전후 데이터 사용량을 입증할 수 있는 사용 내역서를, SNS혐짤따(혐오스런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는 사진을 올린 사람과 댓글을 단 사람을 캡처해서 저장하거나 출력해서 문서로 만들어놓으면 됩니다.
넷째,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돕기
내 자녀가 밖에서 맞고 들어온다는 것은 부모로서 매우 속상한 일입니다. 하지만 피해자인 자녀의 마음은 더욱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기억하고, 세상에서 가장 자녀의 편인 사람은 부모라는 것을 인식시키면서 아이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자녀를 비난한다거나 너도 때려주라는 식의 공격성을 부추기기보다는 지지와 격려를 통해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기
지속적으로 자녀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자주 대화를 하면서 다시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야 합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아이가 위축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부모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1) 이정관. (2017).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부모의 역할과 가정교육의 필요성 연구. 신학과 실천, 54, 393-416.
2) [학교폭력예방] 학교폭력 피해 자녀를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일, 삼성서울병원, 2015.04.25.http://www.samsunghospital.com/home/healthInfo/content/contenView.do?CONT_SRC_ID=32528&CONT_SRC=HOMEPAGE&CONT_ID=4192&CONT_CLS_CD=001023002
사진출처) Pixabay (재사용 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한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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