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부터 내리던 비님이 어린동무들을 만날때 쯤이 되니 서서히 그칩니다.
우산 하나씩 손에 들고 와온바닷길을 걷습니다.
바람님도 함께 하니 옷자락과 머리카락이 춤을 추며 환호합니다.
땅이 질척거립니다.
사랑이 언니가 준 예쁜 운동화를 신고온 하진이는 흙탕물을 건널 수 없습니다.
선호 오빠가 짠 나타나서 하진이를 사뿐히 건네줍니다.
정작 본인은 크록스 신발이어서 양말이 젖는데도 상관하지 않네요.
고맙습니다.
초등동무들은 살림방으로 먼저 모입니다.
어제 연극선생님이 연습해 보라던 부분을 하기 위해서지요.
그런데, 신난다와 민들레의 기억이 다르네요.
재미지지요.
그 순간에 함께 들었던 이야기인데 머릿속으로 그려진 모습은 다르네요.
쿨하게 연극선생님께 다시 확인하기!
1, 2학년 동무들은 옛이야기 듣는 시간으로 할머니 집으로 초대되었네요. 어찌나 들떠하던지.
3 ~ 6학년 동무들은 은지언니와 리코더시간입니다. 동무들은 모이기만 해도 좋은데 신난다교실에 리코더소리까지 울리니 그저 흐뭇해 합니다.
7, 8학년들은 행복과 만나는 시간을 갖습니다. 두더지의 출타로 오늘은 행복이 대신하여 동무들을 만나네요.
9학년 동무들은 신난다와 에세이 수업입니다.
9년의 과정을 지금의 시선으로 되돌아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요. 애쓰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여지네요. 스스로 무엇을 취하고 버릴 것인지는 자신이 선택할 수 밖에 없네요.
비님이 잠시 멈추니 바람님의 힘이 더 느껴집니다.
따뜻한 떡만둣국으로 가슴까지 데웁니다.
태율이가 흙물웅덩이를 보더니 누워보고 싶다고 그냥 눕네요. 머리와 옷이 흠뻑 젖네요. 마침 거북이 오셔서 옷갈아 입히고 밥모심을 합니다. 날씨가 차가우니 태율이의 몸도 차가워 오늘은 그냥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 발걸음이 참 경쾌합니다.
한번 해 보고 싶어서 해 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을 바라봐 주는 어른과 동무가 있다는 것.
이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시.
연극선생님이 오십니다.
처음부터 다시!
반복하고 다시 반복하고.
준이가 "연극이 재미있고 행복하다" 하네요.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집입니다.
어린동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천지인은 살림방에서 연극연습을 합니다.
일꾼들은 하루 마무리 시간을 갖습니다. 가끔씩 2층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무슨 일이냐 싶기도 하는데 그것은 천지인의 연극연습에서 나오는 소리라는 것을 알고 미소짓습니다.
학교일꾼들은 살림시간을 갖습니다.
김장, 새식구와 배움지기모심 이야기, 연극, 시간표 조절 등등.
때로는 내 생각과 다른 생각도 보고, 이렇게 하면 좋겠는데.....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의견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늦은 저녁에는 간송, 다정과 함께 천지인 수학 수업이 시작되겠네요. 오늘 마무리라고 하니 좋은 시간 되시길요. 고맙습니다.
참, 이든이와 가야가 몸이 불편하여 배움터에 오지 못했네요. 빛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
첫댓글 지금 일터가 아니었다면 눈물을 펑펑 쏟았을 것 같아요. 목 저 깊은 곳에 커다란 것이 콱 막혀있네요. 고마운 마음, 따뜻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