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리고 로또 복권

[박명진]

짐을 매어 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 날,

어둔 새벽부터 시름없이 나리는 비,

내일도 나리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나리는 비,

저으기 말리는 정은 날보다도 더하오.

잡았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꿈을 깨니 반가운 빗소리라.

매어둔 짐을 보고는 눈을 도로 감으오.

                       -<가람시조집>-

2달로 예정 되었던 시간... 윗 시조가 딱 지금의 내 상황이네.

그러나 난, 비가 온다고 떠나고 안 떠나고 그러지 못하네.

비가 오니 내 다 치워주지 못한 눈이 녹아서 좋긴 하구먼.

원래 이별이란 가슴 한 켠에 뭐가 들어 앉는 거라서 말은 적어지지만

그래도 다음의 이벤트로 묵직한 마음을 약간은 상쇄시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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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똥을 세 번이나 눟는 꿈을 꿨다. 그것도 때깔 좋은 황금색에 구렁이 처럼 아주 실한 놈으로...
가만 생각해보니 좋은 꿈 인듯도 싶고~ 그냥 보내긴 아깝기도 하여, 복권 파는 곳을 갔다.

방법은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한국처럼 결과가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진 않나보다 - 결과를 어떻게 아냐 물으니 판매소 있는 티켓 체킹기계를 통해 알 수 있다는 걸로 봐서 말이다.

1게임에 1불씩 이라는 데...우선 덩을 세번 누었으니 3불을 걸었다.
번호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가족 3명의 생일, 월을 적어 넣었다.

제법 줄이 길다.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노인, 인도여자, 휠체어 탄 사람, 노인, 젊은이가 내 앞이다. 저 사람들은 다들 어떤 희망을 갖고 복권을 살까? 아! 그러구보니 당첨 되었을 시 내 희망은 무엇일까?

예전 사우디 근무시 생각이 새록 떠오르누만.
난 그때 주택복권을 열심히 사기만 했고 결과를 맞춰보는 걸 종종 잊어버라곤 했지만 아마도 당첨 된 건 하나도 없었을게다. 그런데 우리 캠프에 있던 한 태국인이 엄청난 자기네 복권에 당첨되어 국제노동자 신분을 홀랑 벗어던지고 냉큼 귀국을 하여 당시 태국인들 사이에 대단한 열풍을 일으켰었지. 그때 난, 신문에 나는 그런 행운의 이야기가 내 주변에서도 생기는구나 하고 새삼 깨달았지. 그러나 그 후론 복권은 나와는 인연 없는 것으로 알고 잊고 살았었는데...그런데 이역먼리 머나먼 땅에서, 이번은 왜 이리도 마음이 땡기지?

복권에 관한 글을 쓰다보니 소설 <아베의 가족> 등으로 이젠 중견작가의 반열에 들어선 전상국 국어선생님은 수업시간에 당시 자기의 습작 비슷한 것을 읽어주곤 하셨는데 주인공의 노모가 돌아가시며 품에서 기간 지난 복권을 한 웅큼 남기고 돌아가시는 그런 내용이 나의 기억 속에 희미하게 떠오르네.

이번 결과가 어찌될지 모르나~ 누가 또 알아? 지난번 토론토에서 1천만불 당첨된 교포처럼, 나라고 그런 행운이 오지 말란 법 없잖아? ㅎㅎ~

.................................................이제 공항으로 나갈 시간이네.

[김향묵]

결과는 언제 아는겨?

[박창연]

어릴때 오줌누는 꿈꾸면 지도그린건데.. 혹 지린건 아니지? ㅋㅋ 어여와~

[김학준]

비 맞으며 고국에 오는겨? 올 때 똥도 무데기로 갖고 온니라~~

[조영태]

어제 가람 이병기 생가에 다녀왔네. 우리 학교에서 20분밖에 안 떨어져 있어. 애절하구만. 기운을 내시요. 로또도 당첨되길 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