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과 3일의 좋은 시간이 생겨서 지리산 둘레길을 한번 가보고자 맘먹고 친구를 찾아보았다
광주지역의 친구들은 5월 9일 동유럽 여행이 계획되어져 있어 짐을 싸야하고 쥰비하느라 여념이 없기에
봄순에게 콜했더니 초파일을 맞아 한참 기도중이라서 어렵고,
여차저차하여 목포에 사는 전(?) 동서하고 동행하기로 했다
토요일 7시 25분 남원행 버스- 인월, 지리산길 안내센터에 들려 팜프렛 얻어 9시 15분부터 걷기 시작하여
중간 산속에서 도시락 점심. 저 아래 달리는 차가 딴 세상처럼 느껴지는 초록의 산 속은 너무나 편안하였다
매동 마을을 지날 때 센터 직원이 스톱워치로 누르고 있기에 우리가 몇 번째인가 알아봤더니 463번째란다
휴일을 맞아 많은 사람이 왔다지만 모두 한 방향으로 걷기 때문에 별로 부딪힐 일은 없다
인월에서 매동까지는 9km,(약 2~3시간), 외지 사람들은 차 시간 때문에 매동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코스대로 걷다가 소나기를 만나 약간 우왕좌왕 했지만 준비해간 비옷과, 우산이 있어서
걷다가,, 쉼터에서 파전에 막걸리를 먹으며 쉬다가 등구재 넘어 창원마을에서 하루를 묵었다
등구재고개 넘어 차려진 무인가게에는 할머니가 준비 해 놓은 무말랭이 무침, 검은콩볶음,, 멸치에 고추장, 김치 안주에 막걸리 한잔은 정말로 꿀맛.
술값은 나무통에 넣고 오면 된다
창원 마을 민박집에서 자야겠다고 내려오고 있는데 입구에 할머니 한 분이 고추모종을 심고 계신다
비를 맞으며 걷고 있는 우리를 맞이한 할머니는
“이리 비 오는데 어디까지 갈기요? 어두워지니 정지방이지만 따뜻하게 불 때서 나랑 함께 자고 가시오”
“저녁밥, 아침밥 까지 먹고 갈건데, 할머니 얼마 드리면 됩니까?”
“3만원”
어, 인터넷 상식으로는 밥 한 끼에 오천원, 방값 3만원인데..... 일단 할머니네 집으로 들어서니
이미 다른 두 팀들이 두 방을 차지하고 있고 정말 부엌방만 남아 있다
친절한 할머니가 예쁜 몸빼 바지까지 들고 와서 비 맞은 옷 빨리 갈아 입으란다
“딸이 넷인데 딸들이 옷을 보내줘서 이쁜옷 많아”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모든 식구들이 한 상에서 저녁을 먹었다
두릅 나물에 꼬들빼기 김치, 마늘 짱아찌, 김, 묵은 김치, 돼지고기 김치찌개, 야채전, 등 평소에 먹던 음식으로 차려진 밥상이었으나, 너무나 꿀 맛.
“딸 넷에 아들 셋 두었는데 모두 잘 살고 있어. 옛날 젊었을 적 영감하고 살던 시절에는 잘 살았는데 그때 힘든 사람들에게 잘 해 주지 못 했던 게 한이 되어 지금은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뭐든 잘해주고 싶어”
“영감이 각시를 둘이나 더 얻어갖고 속상했지만 하도 일이 많아서 두 각시들 모두 불러 들여 일시키고 살았어. 셋째 각시는 아들 하나 낳았는데 10 여 년전 영감 죽었을 적에 오지도 않았어‘”
‘영감이 자기를 예뻐 해주지 않아 큰 아들 업고, 섣달 그믐날 친정으로 쫓겨 갔다는 얘기를 하실 적엔 눈물까지 흘리신다.
서럽게 상처 받았던 일은 저렇게 늙어서도 마음이 아픈건지.
주절주절 말씀을 많이 하신 것을 받아주고 물어주고 했더니 많은 말씀을 많이 하신다
외지에 있는 아들이며 딸 들에게서도 전화가 걸려오고 있는 것이 자식들은 걱정 안해도 잘 산다고
손자까지 보여주며 자랑이사다
저녁을 먹고 떨어져 잠이 들었는데 할머니는 밭에 나가서 800포기 고추 모종을 다 심고 들어오신다
잠이 없어서, 밭에 가로등이 있어 일하기 좋다며 들어오신 시각이 새벽 1시.
부지런한 할머니 덕에 청국장으로 아침밥까지 먹고 나오는데 뽕잎, 다래순, 도투래기 등 마른 나물을 한 보따리 싸주신다
할머니가 고마워 싸가지고 간 과일을 내놓으며 드시라 하니 한사코 배낭에 넣어주시며 방값으로 내놓은 3만원도 받기가 미안하다며 만원을 도로 건네주시려고 한다
“오늘 죽어도 한이 없어. .옛날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잘 해주지 못한 게 한이 되어 이제라도 좋은 일 많이 하고 죽어야 좋은 곳으로 갈 것 아닌가?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쑥버무리 떡도 해놓고 싸줄려고 했는데 고추모종 준비 하느라 못했어, 다음에 또 들르면 또 해주께...”
인터넷에 들어가 창원마을 할머니 치면 자기가 나온단다
(정말 나온다. 꽃을 들고 있는 할머니. 그 거룩한 손도 한번 구경해보시라. 일을 얼마나 하고 살아야 그런 손가락이 만들어질까? 우린 그 할머니를 데레사 수녀와 오버랩 되어 데레사 할머니라고 명명했다)
비갠 창원마을 풍광은 네팔의 어느 한 곳처럼 다랑이 논과 높은 지리산으로 둘러쳐져 있어서 우리의 맘을 한결 가볍게 행복하게 해준다.
금계마을로 내려오니 인터넷 상에서 잠잘 곳으로 찜했던 ‘나마스테’ 민박집도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이곳저곳에 좋은 펜션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대식구의 이동이 있을 적엔 이곳에서 하루 묵어도 좋을 듯하다
칠선계곡을 가려면 거쳤던 의탄교를 지나 의중마을- 서암정사-벽송사- 능선을 계속 타다가 점심 먹고 내려오니 송대마을- 견불사- 30분 정도내려오니 찻길.
마천까지 와서 인월행 바꿔타고 내리니 오후 4시,
넉넉하게 남원으로 광주로 오는 차속에서 클클 자고 오니 어느새 광주
. 별로 피곤하지 않고 푹 쉴 수 있어서 다음날 지장이 없었으니 훌륭한 여행이었다네.
푸르른 신록을 눈이 짓물러지도록 보고 웅장한 지리산 자락들을 둘러보고 왔더니 활기가 넘쳐흘러 발걸음이 가벼워졌다네
화순 안양산의 철쭉이 또 아름답다는 소식 들려와 5일날, 늦잠자다 일어나
너와나 목장-장불재- 안양산을 둘러보고 내려오니 이곳 역시 볼 만 하더라.
그리 힘들지 않게, 천천히, 부담없이 간단히 배낭 짊어지고 다녀온 길 힘든 것 없더라.
지리산길 사이트에 들어가 후기나눔 에 들어가 보면 ‘
마르첼‘이란 분의 후기가 사진이랑 곁들여져 있어서 자세하게 잘 나와 있으니 참고할 만
동서울에서 8시 20분 백무동 행 버스타고 인월에서 내린 시각이 12쯤,
바로 매동마을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걷기 시작하여, 다음날 남원에서 무궁화호로 상경했다하니 그 방법도 괜찮을 듯.
세석평전 철쭉을 보기위해서는 서울에서는 남부터미널(02-521-8550)에서 진주 가는 것 타서 원지에서 내려 덕산을 거쳐 거림으로 오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
남부터미널에서 06:00부터 30분 간격, 원지에서 덕산까지는 30분 간격, 덕산에서 거림까지는 택시 이용.
원지까지는 3시간, 버스요금 2만원.
아니면 진주까찌 고속버스로 내려와서 (06:00 첫차를 타야 4시간 후에) 광주팀과 만나 10시에 거림가는 버스를 탄다. -
필히 예매해야 함-
(덕산으로 직행하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많이 걸림.
그래서 덕산에서 12시에 만나는 것으로 해도 될것 같음.
서울 남부 터미널에서 07:30에 타면 여유있음)
광주(07:05)-진주(10:00)- 덕산가면 12시에는 만날 수 있음
덕산에서 점심먹고 거림까지 택시타고가서 천천히 걸어도 4시간(6km)
간단히 저녁 해먹고 새벽 일출 보기위해 (4시 기상을 목표) 일찍 자거나 별구경 하면서 날밤 샐 수도 있음.
일찍 서둘러 촛대봉에서 일출 구경하고 장터목에서 아침먹고 천왕봉 보고 내려오면 한가함.
중산리에서 진주로 오는 버스 많이 있으니 진주로 서울로.....
또 너무 힘들다싶으면 세석에서 바로 백무동쪽(한신계곡)으로 내려오면 정말 편안한 등산길이 될것임
백무동에서 서울행 직통을 타면 됨. 막차가 18:00 , 여유가 충분함
지리산 길 걷기는 날씨가 뜨거우면 좀 재미가 없고 언제라도 쉽게 걸을 수 있으니
이번 5월 30~31일은 세석평전으로 방향을 잡읍시다
걱정일랑 접어두시고 그냥 편하게 한번 해보시면 다음에 또 가자고 하실거외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걷는 연습 많이 하는 숙제를 착실히 해두었다가 30날 실행에 올리면
김영애 실력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ㅎㅎ
천식 환자도 데리고 갔더니 4시간이면 충분합디다.
더 걸려도 좋으니 천천히 세석평전까지만 가면 능선을 타고 다니니 힘 드는 것 없어요
한번 하고 나면 자신감이 쑤욱 생길걸요^^
첫댓글 세석까지만 갔다가 일출보고 널널히 아침해먹고 백무동으로 내려와 서울 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럭셜선상님자세정보감사감싸!희동벌써부터콩다콩닥하누나!영애동무이참에한번용감하게동참하면어떠하오리까?
지리산 박사가 다 되셨구만.
오늘까지 참가가능확인된 기러기;벙개짱유선/동반;남수용환종상희동총5명....참가가능하신 기러기님은 꼬릿글로 확인해주시와요,넹?
봄순이는 미리미리 기도 해놓고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착하고또이쁜봄순양 대환영하옵니.
우리가 지리산 어드메쯤 가고있는거여? 더 왈가왈부해보고나서 정리하자구? 그라뭔...하루이틀 더 왈가왈부해보고...늦어도 14일까지는 정리해봅세다,넹?
요참이 기회일진데, 씽씽 신바람나게 한 번 다녀오시소. 걸리적거리는 걸림돌들일랑은 작은산에 산보갈때 데리고 가 주시고 요번엘랑은 별보고 달보고 햇님보고 바람잡고 바람 한 번 잔뜩 나시고 오시소들. 양재천에서 연습을 몇 달해야 따라갈수있을것 같아서... 못가서 죄송하고 서운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