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백성을 위하여 친경(親耕, 임금이 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이고자 직접 농사를 짓던 의례)하면서
천제(天帝)와 사직단(社稷壇)에 제사 지낼 것을 명하였는데
이것이 비록 나이 들어 노쇠한 탓이기는 하지만,
이 또한 게으르니, 이것이 두 가지 허물이다.
농부들은 비를 바라고 있고 예조(禮曹)에서는 기우를 주저하고 있는데도
즉시 내가 거행하게 하지 않았으니,이것이 세 가지 허물이다.
이 세 가지 허물이 있음을 알고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았으니,
이는 내가 신(神)을 속인 것이고 내 마음을 속인 것이고 나의 백성들을 속인 것이다.
따라서 오늘부터 우선 감선(減膳)하겠다.”
▲ 영조임금, “가뭄이 심하니 감선하겠다.” (인공지능 제미나이 생성)
이는 《영조실록》 79권, 영조 29년(1753년) 5월 14일 기록으로
가뭄이 심하니 영조 임금이 수라상의 음식 가짓수나 식사 횟수를 줄이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입니다.
영조임금은 재위 기간이 가장 긴 임금이기도 했지만,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
임금이 수라상의 음식 가짓수를 줄이던 일 곧 “감선(減膳)”을 89차례나 했을 정도로,
임금이 해야 할 처신을 분명히 할 줄 아는 임금이었습니다.
그러나 영조의 감선은 권력 사이에서 신하들을 경고하는 의미도 담겨 있었다고 하며,
심지어 감선이 아니라 아예 굶는 일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조는 자기 몸을 잘 섭생하여 81살까지 살았던 임금인데,
입맛도 까다로워 나이가 들수록 밥맛이 떨어지자
약간 짠 듯한 굴비와 톡 쏘는 갓김치, 매콤한 고추장이 입맛을 당긴다며 무척 즐겼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쌀밥보다는 보리밥을 즐겨 먹은 것은 물론
비린내가 나는 회와 생선은 절대 먹지 않았는데
이런 영조 임금의 식생활은 육식을 즐기고 온갖 병고에 시달렸던 다른 임금들과는 대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