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1241 --- 믿는 도끼가 발등을 찍는다
때로는 턱밑이 어둡고 안 보이며 배신을 한다. 제대로 보지 못하고 눈치채지 못했다고 정당화되지 않는다. 너무 가까워 은연중 안심되면서 누구보다 믿었을 것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내가 기른 개가 내 발뒤축을 문다.” 그만큼 무방비로 방심하다가 뒤통수를 맞는 것이다. 차라리 변명 같지만 좀 더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래도 수시로 감시하면서 경계하였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더 살피면서 공들였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기도 하다. 가깝다는 이유 하나로 너무 건성건성 소홀하게 여긴 것이다. 그래서 방심은 금물이라 한다. 섣불리 듣고 너만은 하면서 믿다 화근이 된다. 막연히 자책하며 슬쩍 넘기기에는 자존심까지 상한다. 아무려면 괜찮다고 여겼던 사람, 고맙다며 내 밥을 잘 먹고 혜택을 입은 사람이 돌변하면서 더 앞이 철렁하고 캄캄하게 한다. 측근이나 집안 단속을 잘하여야 한다. 겉으로는 웃는 얼굴이지만 속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고 한다. 아무래도 보고 듣고 눈치가 있는 측근에서 말이 새어나가고 비밀이 빠져나간다. 처음에는 자잘해서 보잘것없어도 퍼즐 맞추듯 하면 그럴듯한 그림이 그려진다. 나는 별스럽지 않아도 상대에게는 결정적인 소중한 자료가 되며 일이 꼬이려고 핵심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인다. 하찮은 쥐구멍이 거대한 저수지 둑을 무너뜨리며 큰 수해를 입게 하기도 한다. 한 번 일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너무 늦어 알아도 속수무책으로 한탄만 떠돈다. 인심은 내 마음과 같지 않다고 한다. 나는 열심히 했지 싶은데 그들은 아니라고 한다. 그 판단이나 평가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는 것이다. 그들 나름의 기준이 될 잣대가 있다. 나는 까마득하게 잊고 있는데 그 누군가는 큰 상처로 남아 있어서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 평소에 원만하게 덕을 쌓으라고 한다. 물론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스스럼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때로는 역지사지하는 마음이 절실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