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부는 것이 벌써 겨울인가봐요. ㅋ
까페에 글 썼다는 것도 잊고, 진하한테 쪽지 보낸다는 것도 잊고-_-;;
그렇게 살다가 후배님께 메일이 와서 흠칫 놀랬어요.
따로 답장을 보낼까 하다가 같이 공유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게시판에 글을 남겨요. ^^
주옥같은 선배님들과 선생님 앞에서 이러는 게 쑥스럽긴 한데, 이 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전파공학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분야는 잘 모르지만,
앞으로 진로를 선택하게 될 후배님중에 전자, 전기, 컴퓨터 쪽의 전공을 희망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수능 끝나고 남는 시간에 절대적으로 C언어를 공부하세요~!
컴퓨터 전공쪽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자계열 공대에서는 c언어만 제대로 할 줄 알아도 뭐라도 해먹고 살 수 있습니다.
hardware의 개발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embeded software가 기술의 핵심입니다.
전공이 전파라 사실은 RFIC쪽을 공부를 하는 것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지도교수님의 연구분야가 멀티미디어 신호처리 연구 이십니다.
어찌보면 컴퓨터, 그것도 소프트웨어쪽에서 다뤄야할 분야를 전자계열 모든 분야에서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C언어는 공대생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C언어를 잘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많이 프로그램을 짜보고, 에러를 만들어내고, 워닝을 만들어내고,
그것들을 잡아가면 됩니다. 절대로 C언어에 관한 책을 읽는다고 해서 늘지 않습니다.
무조건 프로그래밍하십시요. 로또프로그램을 짜든, 가위바위보를 짜든, 무한루프를 돌리든...
또, 거기에 시간의 여유가 생기신다면 미분, 적분을 공부하십시요.
수능 공부를 하듯이 문제를 풀고 답을 맞추라는 게 아니라,
미분 적분이 왜 필요한지, 언제 써야 하는지, 어느 분야로 응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저 역시도 고등학교 때 단순히 문제 푸는 연습만 했는데 이번에 연구에 참여하면서 미분 적분을 다시
공부하면서 그 오묘한 세계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
이번에 교수님께서 3D 영상을 3D용 안경을 끼지 않고 TV화면을 통해서 집에서도 볼 수 있는 신호를
연구중이신데, (이것 덕분에 저도 교수님따라서 베를린 공대로 자리를 옮기게 된거구요. ^^;;)
거기에 mash라는 개념이 쓰입니다. 일종의 아주 작은 삼각형인데, 그것들을 적분하여서 3D신호로
변환하여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미분, 적분은 공학전반에 걸쳐서 쓰이기 때문에 꼭!!
공부해두면 후회하는 일은 없을거에요. ^^
미분, 적분을 공부할 땐 단순히 문제를 풀지 마시고 수학사와 수학자에 대해서 공부해보세요.
그러면 왜 쓰이는지, 어떻게 쓰이는지, 어디에 쓰이는지 마음으로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
그리고, 유학하면 다들 미국쪽을 많이 생각하시는데요.
미국은 유학가게 되면 학비 문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대략 1년에 4000정도 든다고 보시면 되요.
(학부생 기준입니다. 대학원생은 연구 성과에 따라 -α가 될수도, +α가 될 수도 있습니다.)
EU에 가입되어 있는 국가에 가게 되면 대학, 대학원 학비는 전액 무료입니다.
거기에 자신의 발전가능성에 투자를 받는다면 (유럽이나 미국쪽은 이런 투자가 활발합니다.^^)
연구비 명목으로 여러 단체에서 지원을 받는다면 생활비를 쓰고도 남을 만큼의 돈을 벌게 됩니다.
실제로 학교 선배님중에 필립스와 구글에서 지원을 받아서 독일에 정착한지 8개월만에 2000만원
가량을 저축한 선배님이 계세요. 회사에서 연구실적 발표하라고 전세계의 학회도 보내주고 돈도 줘서
그것으로 여행도 하고, 또 다른 연구도 하고, 아주 풍족하게 살고 계세요. ㅋ
영어는 저보다 잘하시는 분이 많으셔서 이렇게 말하는 것 조차 너무나 부끄럽지만요.
KOREA TIMES라든가 영자신문을 보시면 사설란이 있어요. 사설란을 아침에 일어나셔서 큰 소리로
20번을 읽어보세요. 꼭!! 큰소리로 해야합니다. 굳이 빨리 읽을 필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할 때 말이란 것은,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빠른 전달보다는 보다 정확한 전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단어 하나를 읽더라도 정확히 읽으세요.
(그렇다고 연음이라든가 악센트를 무시하라는 것은 절대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나서 밤에 자기 전에 연습장에 그날 읽었던 내용을 한 번 옮겨보세요.
처음엔 힘들어도 저는 1년정도 정말 아프거나 꾀가 나는 날 몇일 빼곤 꾸준히 했더니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정말 많이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방법으로 독일어도 공부하고 있구요. 의지를 가지고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한 용기인 것 같아요.
회화는 무조건 많이 얘기하는 게 중요한 건 다들 아실테구요.
고등학교 때는 부모님들이 바라시고, 선생님들이 시키셔서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이 아닌, 살고 있는 삶이 아닌 살아지는 삶을 살고 있었거든요. 그 땐 모든 일에 기쁨도 재미도 흥미도
없이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하루하루를 버텼는데요.
모의고사보다 30~40점 가량 떨어진 점수에 맞춰 들어온 대학에서, 또 거기서 재수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어요. 저는 저 자신을 참 과대평가했던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재수를 했어도 변함없이 제
위치는 그만큼인데 필요한만큼의 노력없이 너무 헛된 꿈을 꾼 건 아닌가 하고 말이에요.
한 계단씩 올라가야 꾸준히 올라갈 수 있는데, 한꺼번에 여러 계단을 올라가려고 계속 쳐다보기만
하고 목표는 점점 커져가고... 현실과 꿈의 괴리에서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재수를 망치고 다시 학교에 돌아가서는 제 자신을 정확히 보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지금의 제 위치를 제대로 보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조용하게 하나씩
한 계단씩 올라가기 위해서 뒤에서 눈물과 땀을 흘렸어요.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난 머리가 좋아서 조금만 노력하면 하버드라도 갈 수 있을거라고 혼자 착각하고 부모님께서도 그런 말씀을 하시곤 했는데.. 내 현실은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매일매일 울고, 또 다음날은 아무일 없는 듯 웃는 얼굴로 하루하루 살고 그랬어요. 물론 지금도^^;;)
그걸 지도교수님께서 아시고는 교수님 연구실로 스카웃 해주셨고, 거기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고,
교수님이 핵심 연구분야를 베를린공대에서 전폭지원해주기로 해서 베를린공대로 옮기시게 되었고
저도 덩달아 따라가게 되었네요.
(여기서 우리나라 인재 관리의 허점이 나타나는거죠.. 쩝....)
이제 앞으로 더 많은 분야로 나가게 될 후배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문과를 가든 이과를 가든, 의대를 가든 교대를 가든 어느 분야를 가든지 미래를 보장받는 분야는 절대로
없다는 겁니다. 미래를 보장 받기 위해서는, 미래를 준비해야 해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 내가 처한 상황과 자신의 능력을 바로 볼 줄 알아야 하고,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내 근본을 긍정적인 사고의 뿌리에 두고 변화시켜야 하는 것 같아요. 그게 진정한 용기구요.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지만
(전 느림보라 그런지 패러다임의 변화만 2년 이상이 걸린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변화해야하구요.)
그렇게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있다면 외부 상황에 흔들리더라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것
같구요.
서두르지 말고,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시는 후배님들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이것저것 주절주절 잡소리가 좀 많았던 것 같아요. ㅎㅎ
저도 사실 많이 부족한데, 누구한테 이런말을 한다는 게 너무 부끄럽네요. ^^;;;;
뭐 도움이 된다면 좋겠구요. 더 궁금한 게 있으시면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