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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우옌푸쫑 총비서 국장 25, 26일 개최
한덕수 총리 서열 2·3위 만나 '조문외교'
26일 오후 현충원 격 마이직 묘지 안장
베트남 공산당 서열 2위 또럼(앞 줄 왼쪽 두 번째) 주석 등 베트남 고위 지도부가 2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응우옌푸쫑 서기장 장례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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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베트남 수도 하노이 제5 국립장례식장 근처.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100여 명의 시민은 꿈쩍도 하지 않고 길 위에 하염없이 서 있었다. 이들은 베트남 국가 서열 1위 응우옌푸쫑(80) 총비서(서기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이 곳을 찾았다.
일반인 입장은 오후 6시부터 가능했고 공안 통제로 장례식장 입구 가까이 갈 수조차 없었지만,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조문하기 위해 12시간 전부터 모여들었다. 3시간 걸려 장례식장을 찾았다는 팜티부이(88)는 “쫑 서기장은 소탈하면서도 존경할 만한 리더였다. 평생을 나라를 위해 일하며 민족에게 힘을 주었다”며 “호찌민 초대 국가 주석 이후 베트남 최고 지도자였던 그의 별세 소식을 듣고 온종일 울었다”고 말했다.
25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또럼 베트남 국가주석 간 양자 회담이 열린 하노이 주석궁에서 관계자들이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에 검은색 띠를 두르고 있다. 하노이=허경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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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베트남 공산당 서열 1위인 쫑 서기장은 지난 19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공산당은 25, 26일 국장을 열기로 하고 이 기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시민들은 조기를 게양하고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를 검은색 끈으로 묶었다. 애도 기간에는 스포츠, 연예, 오락 등 행사도 열리지 않는다. 평소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각종 공연이 펼쳐졌던 하노이의 대표 관광지 호안끼엠 호수 인근도 이날만큼은 적막이 흘렀다. 정부 기관과 관공서, 언론 등은 홈페이지 첫 화면을 흑백으로 바꾸며 애도를 표했다.
시민들은 쫑 서기장이 오랜 기간 권력을 쥐고 있으면서도 청렴한 삶을 살았던 점을 높이 평가했다. 쫑 서기장은 2011년 서기장에 오른 뒤 2021년 3연임에 성공했다. 베트남전 이후 최장수 서기장이다.
응우옌푸쫑 베트남 서기장의 장례식이 열린 25일 하노이 국가장례식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눈물을 흘리며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허경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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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공산당에서 75년간 일한 재향 군인이라고 소개한 르홍투이(91)는 “멀지 않은 곳에서 지켜본 쫑 서기장은 온화하고 친절하지만 결단력 있고 부패를 용인하지 않는 지도자였다”며 “그의 사망은 베트남과 국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출생지인 하노이시 동안현과 남부 최대도시 호찌민시에도 분향소가 설치됐다.
세계 각국에서도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이웃 국가 캄보디아의 훈센 전 총리부터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등이 이날 장례식장을 찾았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서열 4위 왕후닝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 일본에서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모습을 비쳤다.
한덕수(왼쪽 세 번째) 국무총리가 25일 베트남 하노이 국립장례식장에서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조문한 뒤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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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조문단을 이끌고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후 한 총리는 베트남 서열 2위이자 현재 서기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또럼 국가주석, 서열 3위 팜민찐 총리를 잇따라 만나 조의를 표하고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 총리는 “소중한 친구인 베트남의 국가적 슬픔을 함께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국장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에 찐 총리는 “쫑 서기장 덕분에 양국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쫑 서기장의 시신은 26일 오후 한국의 국립현충원과 비슷한 하노이 마이딕 묘지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