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대선 관련 논의는 선거 논의 게시판으로 해주세요 ^^
저는, 지금 문재인 후보님이 가장 마음을 쓰시는 세대입니다.
파견과 비정규직을 오가며 150여만원의 급여로 1인 가구를 꾸려가고 있고
가임기의 끝자락에서도 사랑하는 이와의 결혼을 포기했으며
노후대책은 커녕 빚이나마 안 지려고 하루 열네시간 동안 일하시는 자영업자 부모님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 제가 1년 동안 가장 열심히 한 일은, 적금을 늘리는 일도 아니었고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한 자기계발도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외면했던 정치를 이해하고자 뒤늦게 정치서적을 섭렵하고
진실을 알기 위해 대안언론들을 찾아내 보고 들었으며
가계부를 헐어 후원금을 마련하고 1인 시위 피켓을 들고 거리에 섰습니다.
지난 총선때는 문재인 후보님이 당선되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부산까지 내려가 원정 유세에 참여해 환호했고
투표율을 올리는 것이 야권의 승리에 기여할 것이라는 믿음에 사돈의 팔촌까지 쫓아다니며 구박을 받았지요.
아버지는 전라도 장성이 고향으로 80년 광주에서 돌멩이 하나 쥐어보지 못한 채 살아남았다고 자책하시며
그 부채감에 평생을 민주당을 지지하고 투표하고 신뢰하셨던 분이었지만
제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드디어 아버지와 같은 이념을 함께 하는 동지가 되었다고 고백했을때
'엄한 데 신경쓰지 말고 네 앞가림이나 하라'는 차가운 냉대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제 아버지가 정치를 외면하시게 되었고, 그렇게 우리 가족은 여전히 어긋나 있습니다.
그런 아버지와 저를 이어주실 분이, 문재인 후보님이라고 믿었습니다.
아버지의 김대중 대통령과 저의 노무현 대통령을 이어주실 분이 후보님이라고 희망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과 희망을 지키기 위해 저는 '깨어 있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몰아부쳤습니다.
'깨어 있는 시민'이 되기 위해 저는 제일 먼저 언론파업을 지지하고 후원하였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복으로 갇힌 정봉주 전의원을 위해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고..
공지영 작가의 '의자놀이'를 읽고 사회의 무관심과 외면에 고통받은 쌍용 자동차 분향소를 드나들었습니다.
한적한 이면 도로의 신호등 신호조차 엄격하게 지키려고 노력할만큼 고지식했던 제가,
불법 집회라고 해산하라는 경찰의 법집행을 등지고 쌍차 '함께 걷자, 함께 살자'행사에서 묵묵히 걸었을때
제 인생이 무언가, 새로운 문을 열고 들어서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문이 결코 자랑스럽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내가 사랑하고 아꼈던 나라, 내가 먼발치에서 봐도 반갑고 안심되었던 공권력을 이제 미워하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
한없이 슬프고 외로워졌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저는 매월 달력에 각종 사회적인 이슈의 일정을 옮겨 적으며 주말과 월차를 채워갑니다.
빠듯한 살림의 가계부를 몇 번이나 다시 계산하며 자투리 돈을 모아 후원금을 챙깁니다.
함께 살자는 쌍용자동차의,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공정언론을 돌려달라는 각종 피켓을 만듭니다.
쌍차노동자의 호소에 눈물을 흘리고, 위안부 할머니의 노쇠한 얼굴에 눈물 흘리고, 해직된 언론인들의 트윗글에 눈물 흘립니다.
그런데 이제 또 하나 늘었습니다.
바로 소말리아에서 피랍되어 500일 동안 억류되고 있는 제미니호 선원 가족들의 오열에 또다시 눈물을 흘립니다.
진작에 알아주지 못해서, 더 일찍 함께 서 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죄스러워 스스로를 미워합니다.
그렇게 또다시 눈물 흘리고 미안해하며 도울 일이 없을까 찾아보다가 억울해졌습니다.
언제까지 국민이 눈물 흘리며 미안해하고 개인적인 일상을 미뤄가며 도울 일을 찾아다녀야 하나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엄중하고 무거운 일들을 신산한 개인들의 등에 부리고 휘청이며 나눠져야 하나요.
국가에 대해 그 근간마저 의심하고 분노해야 할만큼 파탄낸 이들이 국민인가요..
관심을 가지지 못해서, 잘못된 일을 바로잡으라고 외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인이 이렇게 투사가 되어야 한다면.. 그 책임과 부채의식을 온전히 개인들이 감당해내야 한다면..
도대체 국가라는 것이, 그리고 개인이 엄두도 못낼 권리와 혜택을 가진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 건가요.
주변의 여권지지자 분들이나 정치에 무관심한 분들은, 제게 묻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겠느냐고.
저는 화려한 언변도 깊이 있는 지식도 갖추지 못해서 그런 분들의 손을 잡은 채 호소합니다.
이런 이런 일들이 있었다고. 그래서 제가 이렇게 울고 이렇게 동분서주 하고 있는데..
그 분이 대통령이 되시면, 단박에 지상천국이 도래하는 것처럼 모든 것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이 기이하고 불우한 시대에 브레이크는 걸어주실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일상이 휘청거릴만큼 스스로를 몰아부치며 무리하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을,
그 분께 맡겨드린다면..
적어도 파렴치하거나 사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사기는 치지 않으실 거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그럼 저도 저의 일상으로 돌아와 제가 꿈꾸는 평범하고 소박한 삶을 위해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웃어줍니다.
문재인 후보님.
저는 민주통합당 지지자가 아닙니다. 오래된 정치적 세력도 아닙니다.
여전히 정치적 소양이 부족해서 정치판의 논리를 꿰뚫을 혜안도 없고
일상과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투사가 될 수도 없습니다.
오로지, 문재인 후보님이 보여주신 삶의 행적과 따듯하고 반듯한 성품과 지도자로서의 신뢰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복잡다단한 정치현실이나 언제나 분노보다 무력감을 먼저 들게 하는 자본시대의 한계를
소설이나 영화의 영웅들처럼 간단히 물리쳐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문재인 후보님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처럼..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시집의 한 귀절처럼..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는 희망을 꿈꿀 수 없기에 문재인 후보님에게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만 제 어깨에서 제 일상에서 이 슬픈 눈물과 무거운 부채의식을 덜어 주세요.
피랍된 선원 가족들의 눈물을 보며 미안해하고 어떻게 도와야 하나 전전긍긍하다가
문재인 후보님밖에 떠오르지 않고 문재인 후보님께 기대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글입니다.
12월 19일까지, 저는 마지막 안간힘을 다할 것입니다.
제가 갈 수 있는 모든 곳을 갈 것이고, 제가 만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만날 것이고..
제가 걸 수 있는 가능한 모든 것들을 온전히 내어 놓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대통령님께 약속드린 '깨어있는 시민'이 되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을 것입니다.
문재인 후보님도 최선을 다해 주세요. 모든 것을 걸어주세요.
그리고 그 온전한 헌신만큼은 어떠한 구태적인 정치논리도 이기적인 이해관계도 끼어들지 않도록 엄정하고 단호하게 내쳐주세요.
국민에게, 일상을 돌려주세요.
평범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이, 죄도 실패도 낙오도 아닌 세상을 꿈꿉니다.
그런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아닌 열정과 보람에 따라 일을 하고
제 일상의 한 귀퉁이쯤 저보다 어려운 이들에게 내어주며 살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저는 최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문재인 후보님을 대통령으로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저는 문재인 후보님에게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도, 나중에도.. 이것만은 꼭 기억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2. 10. 11 새벽, 이은미 드림.
첫댓글 아름다운 분의...아름다운 삶을 통해 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지길 소망합니다~~~
승리의 그 날!!! 함께 아리랑을~~~
가심이 저려옵니다 홧팅합시다
희망합니다~~
글쓰신님에 간절함이 전해옵니다......저도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마음을 울리는 글이군요.
이렇게 깨어있는 행동하는 양심이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행동하는 양심은 못되지만 앞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음...제가 이글을 문후보님이 반드시 읽으시도록 방법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님의 열정을 따라 많은 분들이 브이포벤데타 가 되었으면합니다.
이 글을 읽는 것 만으로도 참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님께서 지셔야 할 짐이 이 글을 읽는 내내 너무나 절절히 와 닿네요. 많은 것을 한번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이미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모이면...못할 일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힘내세요.
님의고단한삶에 한줄기빛으로 희망으로 다가온그분이 반드시 승리해서 님과우리모두의 손을 잡아주실거라 믿고있습니다 그분도 님과같은고운분을 국민으로 껴안는 행복을 가지시겠네요.
이른 새벽. 흐르는 눈물을 막지 뭇하며 읽었습니다 님의 진심이 날 가슴아프게 하고 우리나라의 현실이 뼈저리게 아프게 다가옵니다. 님과 제가 바라는 세상이 오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가슴이 찡해지는 이 글,,,문재인님에게 전달해 드리고 싶네요..
함께 의지하면서 가요..
우리의 이런 마음이 모여 모여 달님이 대통령이 되실 겁니다..
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저역시 말만이 아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공감하곺또 공감하는 말씀들이어서 가슴이 저립니다..
출근길에, 댓글들을 읽으며.. 제가, 간밤의 분노와 한탄이 무례했다 여겨집니다. 어쩌면 스스로의 무력감에 대한 것이었을텐데.. 마치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며 쩔쩔매다 투정을 부린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묵묵히 행동으로 옮기겠다던 생각으로 혼자 다녀 버릇하다보니 한편으로 고집이 되어버리고 어느샌가 나만큼 애쓰고 마음 아픈 분들을 놓치고 있던 건가 싶습니다. 같은 마음을 가진 내 편보다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설득해야 한다는 조바심도 있었죠..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많은 자료를 올려주시나.. 매일 검색과 탄원과 댓글에 시간을 할애하나 감탄을 금치 못할때도 있고 현장에서 여러번 만나지는 분들의 경험담을 들으며 존경을 감추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힘을 내야지.. 좀 더 애써 봐야지.. 힘을 얻지요. 또한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로 위로와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그런 우리의 마음과 한편의 투정을 문후보님께 전하고 싶었고 기억해주시길 간절하게 바라며 쓴 글,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ㅠㅠ
우리모두 각자 깨어있는 의식으로
자기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누릴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합시다...
잔느님 힘내세요!!!
가슴을 울리는글 너무 고맙습니다...()...
문재인 후보님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정말 힘이될 것같아요..^^
왠지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지는데...
당신이 바로 '문재인'입니다!!
사랑합니다..!! 안아드려도 될까요??
저 변태는 아닙니다..!! 그렇게 해드리고 싶네요..!
추천 100만개라도 드리고 싶네요!!
미권스 게시판에서 다른후보 비방하는 글들을 보다가 실망했는데 이런글 너무 좋아요..
저와 비슷한 생각으로 사시는 분을 만나니 정말 기쁘네요^^
당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