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출처: 조선일보 사설
제목: 세계경제 호황인데 우리 제조업 가동률은 최악
3월 제조업 가동률이 70.3%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9년만에 가장 낮았다. 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1.2% 감소해 5년 새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설비 투자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재고는 넉 달 연속 늘어났다. 기계류 설비 투자 감소율은 두 자릿수에 달한다. 통계청 발표 3월 산업활동 동향은 우울한 수치들로 가득 찼다. 정부는 중.미 시장에 대한 자동차 수출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다. 실제 자동차 (-3.7%), 기계 장비 (-4.3%) 등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GM사태, 중견 조선사 구조조정도 지표를 학화시킨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 악재를 안고 있지 않은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미국발(發) 통상 태풍으로 타격받는 것은 EU.일본 등이 다 마찬가지고, 모든 나라가 구조조정이 핑요한 부실 분야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 나라는 경제 활황을 누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호황인데 우리만 유일하게 성장과 투자가 위축되고 고용이 겨울을 헤매고 있다. 대체 원인이 뭔가.
지금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일을 잘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거꾸로 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활동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한다. 일자리도 기업이 만든다. 그런데 정부는 기업 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위축시키는 조치만 내놓는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기업들은 발 디딜 곳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최근 일만 해도 법무부가 대기업 경영권을 흔들 수도 있는 상법 개정에 나섰고,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에 최저임금 1만원 달성 등의 내용을 다 집어넣겠다고 한다. 국민연금도 기업 경영에 간섭하려 한다. 투자해서 뛰고 싶은 기업인이 있겠나.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을 3%로 전망한다. 민간 경제연구소에서는 달리 본다. 지금과 같은 설비 투자 둔화가 이어지면 성장률은 2..8%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고 한다. 울우리 경제 성장률은 2003년 이후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을 밑도는 것잉 만성이 됐다. 금융 위기로 세계결제가 침몰하다시피 했던 2009~2010년 2년만 세계 성장률을 웃돌았다. 이렇게 된 것은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진 이유도 있겠지만 산업구조 개편, 노동 개혁, 규제 개혁 등을 미루면서 경제 체력을 다지지 ㅇ낳은 것이 더 근본적인 이유다. 지난해 3년 만에 성장률 3%대를 회복했다고 하지만 세계경제는 3.6% 성장했다. 올해 세계경제 예상은 3.9%다. 격차가 가장 컸던 (1.2%)보다 차이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
수출이 지난 3월까지 7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언제까지 이어질 리 없다. 중국이 2020년부터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0조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막바지라는 반도체 호황이 끝나면 어떤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정부가 성장을 주도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하지만 기업과 기업인이 뛸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 줘야 한다. 트럼프, 아베, 메르켈, 마크롱 등 세계 지도자들이 하는 일이 모두 이것이다. 중국의 '중국 제도 2025',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등은 그 산물이다. 세계가 이 길로 가는데 한국 정부는 정반대로 소득 주도성장이란 말은 슬그머니 사라졌지만 표 많은 세력에 퍼주는 선심 포퓰리즘은 변할 줄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