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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자유와 저항의 상징 샌들부터 동일성을 나타내는 수단으로서의 부츠,
소비재를 넘어 예술이 된 하이힐, 개성 표현의 아이템이 된 스니커즈까지
신발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과 변화하는 시대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170여 장의 희귀한 도판과 함께 신발과 함께해온 인간의 역사를 읽는다! 캐나다 토론토의 바타 신발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 엘리자베스 세멀핵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역사학자로, 그간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신발 탄생의 비화, 신발을 만들고 유통하고 신은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난 흥미로운 에피소드,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신발의 변천 과정에 담긴 의미 등을 한 권의 책에 모두 담아냈다.
이 책은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신발을 샌들, 부츠, 하이힐, 스니커즈로 나누고, 그것을 둘러싼 역사적·사회적·문화적 쟁점들을 조명한다. 자유를 위한 투쟁 그리고 여가 활동에서 샌들이 왜 선택받았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부츠와 남성성의 관계, 하이힐을 신은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이중적인 시선에 대해 살펴보고, 스니커즈는 어떻게 편하게 신는 신발에서 가장 각광받는 고급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었는지 등을 신문과 잡지, 문학작품 같은 방대한 자료를 통해 흥미롭게 펼쳐놓는다.
신발의 색, 모양, 소재, 굽의 높고 낮음 등은 단순히 실용성이나 미적인 아름다움만을 위해 달라지지 않았다. 그것을 신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 또는 욕망을 드러내기 위해, 생각을 표현하거나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연대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신발 스타일에 변화를 주었다. 신발의 역사를 살펴보는 일은 곧 인간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그 스타일의 변천사에 모두 드러난다. 이 책은 ‘우리는 왜 신발을 신는가?’라는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은 인간의 삶과 역사를 묻는 매우 복잡하고 방대한 질문에 대해 답해주는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문화 탐구서다
👩🏫 저자 소개
엘리자베스 세멀핵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바타 신발 박물관은 4,500년 전 신발부터 현대의 신발까지 13,000여 점에 이르는 세계의 신발이 전시된 이색 박물관이다. 엘리자베스 세멀핵은 바타 신발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로 신발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 가치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다. 《보그》, 《엘르》 등의 패션 잡지는 물론 《뉴욕타임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다양한 매체에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들여다본 신발 주제의 칼럼을 싣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아웃 오브 더 박스: 스니커즈 문화의 부상(Out of the Box: The Rise of Sneaker Culture)』, 『하이츠 오브 패션: 높은 신발의 역사(Heights of Fashion: A History of the Elevated Shoe)』, 『스니커즈×문화: 컬래버레이션(Sneakers x Culture: Collab)』, 『디오르 바이 로저 비비에(Dior by Roger Vivier)』 등 다수가 있다.
바타 신발 박물관 홈페이지 batashoemuseum.ca|트위터 @batashoemuseum
📜 목차
머리말|신발이라는 평범한 사물에 감춰진 놀랍고도 매혹적인 이야기
Ⅰ 샌들 - 낯설고 이국적인 자유의 상징에서 경직된 사회를 허물어뜨리는 저항의 도구로
1장 - 신성하고 이국적인 낯선 이의 신발
고전에 대한 관심이 샌들을 부활시키다 | 신고 걸으면 안 되는 신발 | 좌우 구분이 필요 없는 발레슈즈 | 해변에서도 발을 다 드러낼 수는 없지
2장 - 발을 해방해 자유를 얻으세요!
신발로부터 발을 구원하라 | 덩컨 가족, 고대 그리스 복식을 재현하다 | 맨발 샌들을 신으면 건강해집니다
3장 - 놀 시간은 많은데 돈은 없고
발가락이 보인다! | 경제 불황이 가져온 샌들 호황
4장 - 플랫폼과 웨지가 만들어낸 샌들의 혁신
살바토레 페라가모, 혁신을 가져오다 | 남자들이 경멸하는 신발 | 차려입어야 할 때는 하이힐 샌들이지! | 터틀넥, 선글라스, 샌들은 비트족의 유니폼 | 고무로 만든 신발, 플립플롭과 젤리 샌들
5장 - 경직된 사회를 허물어뜨린 버켄스탁
버켄스탁이 건강식품 매장에 등장하다 | 플랫폼 샌들에 덧씌워진 성적 이미지 | 활동적인 남성을 겨냥한 샌들의 변신 | 버켄스탁을 신으면 진보주의자?
6장 - 누가 뭐래도 샌들을 신습니다
문제는 샌들이 아니라 남자들의 꼴사나운 발 | 안 꾸민 듯 꾸미고 싶을 때는 슬라이드 샌들 | 성별에 따른 차이가 가장 뚜렷한 신발
Ⅱ 부츠 - 활동적인 남성의 전유물에서 다양한 집단의 동일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1장 - 모험과 탐험을 위한 남성의 신발
부츠를 신고 우아함을 뽐내다 | 부츠는 곧 남자의 자부심 | 요란함을 버리고 실용성을 더하다 | 19세기 구두닦이 소년의 삶
2장 - 여성의 부츠는 발에 신는 코르셋?
부츠로 발목의 결점을 감추다 | 에로틱한 페티시 부츠의 등장 | 자전거 발명에 따른 여성 부츠의 변신
3장 - 카우보이 부츠의 인기와 전쟁 특수
평원을 가로지르는 철도와 카우보이의 등장 | 부츠 신은 카우보이 영웅에 대한 환상 | 비난의 대상이 된 여성 참정권 운동가의 신발 | 제1차 세계대전과 부츠 제조업의 활황
4장 - 대중문화에 깊숙이 침투하다
부츠에 덧씌워진 권력의 이미지 | 공포심을 불러일으킨 나치의 행진용 부츠 | 코스튬으로 변질된 카우보이 부츠 | 오토바이 폭주족과 엔지니어 부츠
5장 - 과거에 대한 향수인가? 미래 지향인가?
부츠를 놓고 벌이는 남녀 간의 쟁탈전 | 반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닥터마틴 | 성별의 경계를 뛰어넘는 록스타의 하이힐 부츠 | 과거로 돌아가려는 욕망과 카우보이 부츠의 재등장 | 특권층 이미지가 더해진 승마 복식 | 전투적이거나 섹슈얼하거나 | 도시에서 즐기는 아웃도어 감성 팀버랜드 |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은 어그와 헌터 부츠 | 놀이와 게임의 주요 아이템이 되다
Ⅲ 하이힐 - 남성들의 굽 높은 승마용 신발에서 여성을 향한 욕망과 편견을 투영하는 상징으로
1장 - 힐은 원래 남자들의 신발
16세기 유럽 세계의 재편과 힐의 등장 | 특권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 남성의 힐
2장 - 하이힐, 남성에서 여성에게로
하이힐에 덧씌워진 왜곡된 성적 욕망 | 경멸의 대상이 된 하이힐 | 힐이 여성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 여성은 정말 패션의 노예일까?
3장 - 하이힐에 이중 잣대를 들이대다
점점 더 에로틱해지는 하이힐 | 카우보이에게 힐은 자유와 자립의 상징 | 새 시대는 새 신발에!
4장 - 하이힐의 다양한 변주
제2차 세계대전과 하이힐 신은 핀업걸 | 보기만 해도 아찔한 스틸레토 힐 | 여성화는 낮아지고 남성화는 높아지고 | 신발의 높이만큼 과잉된 남성성 | 포르노적 판타지에서 전문직 여성의 상징으로 | 하이힐은 여성의 권력 수단인가?
5장 - 하이힐, 예술이 되다
하이힐의 속임수는 정말 통할까? | 힐은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다
Ⅳ 스니커즈 - 값싸고 편한 혁신적인 운동화에서 우리 시대 가장 주목받는 패션 아이템으로
1장 - 숲에서 찾아낸 혁명적 신발 소재
찰스 굿이어, 고무 소재를 발명하다 | 스니커즈와 함께 급부상한 테니스의 인기
2장 - 스니커즈 신고 운동을 합시다
산업화 시대의 불안 해소법 | 운동으로 형성된 남성들의 유대감 | 운동을 위한 특별한 신발이 필요해! | 모두가 즐겨 신는 편한 고무 신발 | 최고의 실내운동으로 자리 잡은 농구 | 컨버스 올스타의 역사적 등장 | 사회의 관심사로 떠오른 운동과 신체 단련
3장 - 누구에게나 값싸고 편한 신발
대공황으로 가속화된 스니커즈의 상승세 | 유명 선수가 신으면 홍보 효과가 톡톡 | 체력이 곧 국력 | 천연 고무 부족이 가져온 합성 고무 개발
4장 - 고급 브랜드의 부상과 패션이 된 스니커즈
조깅의 대중화와 러닝화의 등장 | 나이키의 역사적 탄생 | 과시와 욕망의 상징이 되다 | 스니커즈 패션의 정점, 농구화 | 창의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을 위한 ‘멋진’ 신발 | 전설이 된 나이키 에어 조던
5장 - 문화가 된 스니커즈 패션
스니커즈 문화에 덧씌워진 인종 차별 | 남성을 위한 완벽한 액세서리로 자리 잡다 | 한정판 스니커즈에 열광하는 사람들 | 유명인과 협업해 가치를 높이다 | 여성에게도 멋진 스니커즈를!
6장 - 스니커즈를 둘러싼 다양한 논쟁
클래식 스니커즈의 부활 | 노동 착취의 대가로 만든 스니커즈? | 스니커즈의 변신은 현재진행형
Ⅴ 신발 - 신발에는 시대의 변화하는 모습과 추구하는 가치가 담겨 있다
1장 - 18~19세기 : 맞춤 제작에서 대량 생산으로
제작 분업화로 생산성을 높이다 | 기계가 사람 손을 대체하다 | 대량 생산으로 브랜딩이 중요해지다 | 신발을 수집하다
2장 - 20세기 : 생활필수품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돈 주고도 사기 어려운 얀토르니 신발 |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신발을 신으세요 | 해외에서 값싼 신발을 수입하다 | 전쟁과 주인을 잃은 신발들 | 신발이 아닌 스타일을 팔다
3장 - 21세기 : 특별한 신발을 찾아서
신발 수집 방식에도 성별 차이가 있다고? | 개인 맞춤 신발로 돌아가다
📖 책 속으로
사실 19세기 초 많은 여성이 착용한 빈약한 신발은 막 신어도 될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어지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그것들은 신으려는 목적보다는 새롭게 떠오르기 시작한 이상적 여성상을 반영하기 위한 신발이었다. 여성들은 자유로워진 정치 세계의 일원이 아닌, 가정 안에서의 감성적이고 정신적인 삶의 중심 역할을 했다. 여성의 감상성과 유년기의 중요성을 주창한 18세기 루소 식의 자연주의 사상은 가족 안에서 모성의 역할에 특권을 부여하는 새롭게 해석된 신교도의 이상과 결합했다. 모성은 사회 경제적?인종적 장벽까지 초월하여 모든 여성을 하나로 묶는 여성의 근본적인 특성으로 여겨졌다. 이 ‘가정 예찬’에 따르면 여성이 있어야 할 적합한 장소는 말 그대로 집 안이었다.
--- p.26
1960년대까지 사회 불안은 현 세태에 도전하는 다양한 운동을 촉발했다. 민권 운동, 여성 해방 운동, 환경 보전 운동은 문화적 변화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다방면에 걸친 이 같은 불만은 대부분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옷을 입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샌들을 신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반문화적 ‘히피’들은 정치성을 띤 그들의 의복 스타일에 종종 외국에서 들여온 샌들을 끼워 넣었다.
--- p.79
브로간(Brogan)은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일부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신어온 투박한 부츠형 구두였으며 브로간이라는 단어는 켈트어에 속하는 고대 아일랜드어인 게일어로 ‘신발’을 의미했다. 이 저렴한 작업용 부츠는 미국 남부와 서인도 제도에서 노예에게 신기기 위해 대량으로 생산되어 미국의 신발 산업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브로간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기는 했지만 겨울철에는 북부의 농민들이 가내 수공업으로 생산하기도 했다. 유난히 저렴한 이 ‘니그로 브로간 부츠’는 착용자의 살갗을 파고들기 일쑤인 딱딱한 가죽을 사용해 조잡하게 만들어졌다. 노예의 삶을 회고하는 이야기를 통해 상처가 나지 않도록 종종 헝겊을 신발에 채워 넣어야 했으며 갑피를 더 부드럽게 만들려고 기름을 칠해야만 했다는 일화들이 전해진다.
--- p.119
맨 처음 여성들을 반하게 한 힐의 매력은 비실용성이 아니라 힐을 매력적인 액세서리로 여기게 만든 이국적 정서, 승마 그리고 남성성과의 연관성에 있었다. 17세기 초반 여성복은 남성 복식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했으며, 1618년 궁정 신부가 런던 주재 베네치아 대사에게 여성들이 “모두 남자 신발을 신는다”고 말할 정도로 힐은 여성복을 남성화하는 데 사용되는 부가적인 특징이었다.
--- p.199
비현실적인 하이힐을 신는다는 것이 본질적으로 여성의 의식 부족을 나타낸다는 주장은 더 흔하게 제기되었다. 1871년 한 잡지에 쓰인 “그녀는 프랑스식 힐을 신고 비틀거리며 발만큼이나 흐트러진 머리를 하고 번화한 해리엇가를 달려”라는 구절은 멍청하면서 매혹적인 여성의 전형을 묘사했다. 하이힐은 성적 매력이 있는 여성성의 복잡하면서도 모순적인 상징이 되었고, 여성의 교활한 속임수뿐만 아니라 비천한 지성의 증거로 이용되었다. 이를 통해 하이힐은 이후 수세기 동안 이러한 일련의 의미들을 내포하게 된다.
--- p.207
스니커즈, 도시 패션과 상업화의 관계가 점점 더 업계의 의문이 되고 있는 가운데 스니커즈를 신은 성공한 남자의 또 다른 모델이 나타났다. 흑인 운동선수, 랩 스타들과 함께 실리콘밸리의 총아들이 성공한 남자의 새로운 전형으로 떠올랐다. 존경 그리고 조롱과 우려를 동시에 받았던 백만장자인 기술업계 거물들이 운동복과 스니커즈를 신고 이사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정장용 브로그나 스리피스 슈트는 이제 세상의 새로운 질서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뜻을 넌지시 비쳤다. 한 기자가 기억하듯이 ‘정장을 사지도 않을뿐 더러 인터뷰에 나설 일도 없는 스물두 살의 닷컴 기업 백만장자들의 시대에 기업들은 차려입는 것이 약간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p.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