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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구이면에 위치한 ‘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 건물 앞에서 이곳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완주군 농민들이 한 행사에 참여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은 인구 9만명의 도농복합도시다. 이런 완주군이 ‘로컬푸드(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의미)의 천국’으로 변모하게 된 건 바로 이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군이 추구하는 로컬푸드 시장의 근본 작동원리는 ‘경쟁’이 아니라 ‘관계’다.
작은 농가, 고령 농가가 힘을 합쳐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가까운 도시지역 사람들은 빠르고 단순해진 유통경로를 거친 신선한 먹거리를 공급받는다. 이렇게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소통하고 믿음을 쌓아가는 로컬푸드 생태계는 그 어떤 돈 많은 외국계 농업자본이 들어와도 손쉽게 만들 수 없는 구조다.
◆핵심은 소농인 육성과 안전한 먹거리 생산=‘월급 150만원 버는 3000명의 소농인 만들기’. 완주군이 야심차게 내건 정책 슬로건이다. 세계화의 파고 속에 ‘외국농업과의 경쟁에서 견딜 수 있도록 한국농업을 규모화·기계화하는 방향으로 체질개선한다’는 기존의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군의 의지가 돋보인다.
완주군은 현재 총 9700여농가 가운데 1㏊ 미만 농가가 6200여농가에 이른다. 전체 농가의 60%를 넘는 수치다. 65세 이상 고령농 역시 전체의 36.5%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군은 농업의 가치를 ‘경쟁력’이 아닌 ‘공동체 복원력’에서 찾았다.
군에서 운영하는 두레농장에서는 농촌 노인들이 함께 농작물을 수확하고, 밥을 먹으며 단란한 하루 일과를 보낸다. 완주지역 두레농장은 10개. 이곳에서는 연평균 7억원 내외의 매출이 발생하고, 참여하는 노인들은 1인당 월 30만~4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100개 남짓한 군의 마을사업도 분주하게 돌아간다. ‘참살기마을’에서는 장류와 두부류를, ‘맛있는마을’에서는 전통식품에 기반한 밑반찬류를 생산해내고 있다. 그간 대형 식품산업이 주도해온 가공사업을 농민의 품으로 돌려주려는 실험도 한창이다. 식품을 가공하면서 생겨나는 부가가치까지 농민에게 환원하자는 취지에서 군은 ‘거점농민가공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군은 총 15억9000만원을 들여 약 550㎡(약 166평) 부지에 밑반찬가공실·위생실·전처리실·포장실이 포함된 건물을 2012년 완공했다.
군은 안전한 농식품을 생산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출하를 원하는 농가는 출하 전 반드시 샘플을 제출해 잔류농약검사를 의뢰해야 한다. 유통단계에서도 안전성검사는 계속된다. 1주일에 두번 직매장에서 품목을 무작위로 추출해 246개 항목에 농약이 남아 있는지를 관찰한다. 군 관계자는 “부적합 판정을 세번 받은 농가는 영구퇴출시키는 ‘삼진아웃제’를 운영해 농가가 자신이 기른 채소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군은 지자체 별도의 로컬푸드 통합인증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검사를 원하는 농가가 있으면 농약성분, 농업용 수질, 토양오염 등 여러 항목에 대한 검사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를 지원한다.
◆완주는 생산하고 전주는 구매한다=완주지역은 전주의 배후도시라는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군 입장에서는 “지역의 3000소농과 65만의 전주시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는 로컬푸드 관련 정책목표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군은 상설직판장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주와 완주의 인접지대에 있는 11개 로컬푸드 직판장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227억80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군은 12월 말 총매출액이 450억원이 족히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군 관계자는 “1일 유통체계, 깐깐한 잔류농약검사 등이 입소문이 나면서 전주지역 소비자들이 완주군의 안전한 농산물에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며 나름대로의 성공요인을 분석했다.
군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현재 잘나가고 있는 로컬푸드사업의 영역을 6차산업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에서는 도농상생의 신문화공간을 엿볼 수 있다. 이곳에 방문하면 완주지역 500여 중소농가가 채소·제철과일·장류를 파는 직매장을 둘러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농가 레스토랑에서 채식뷔페 등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고구마 캐기, 두유공장 견학 등의 체험프로그램도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출처 농민신문 이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