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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치 이규승입니다.
# 황종택칼럼(스카이데일리 논설위원)
* 도전과 응전의 광복 78주년
“역사는 도전과 응전이다.” 세계적 석학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명언이다. 그 전범(典範)을 광복 78주년의 한국 현대사가 잘 보여주고 있다. 해방과 분단·동족상잔의 전쟁·독재와 권위주의 등 국가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대한민국이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했다.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 해결에 국정운영의 최우선 가치를 둬야 할 당위의 확인이다. 사마천이 ‘사기(史記)’에서 “이식위천(以食爲天·백성은 먹고사는 일을 하늘로 삼는다)”을 강조한 이유이다. 사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0달러 수준의 최빈국에서 3만 달러가 넘고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이 된 것 등 경제면에서 양적·질적 규모의 발전은 ‘기적’에 가깝다. 아울러 전통적 농업국가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그리고 이제는 K팝으로 대표되는 소프트 파워에서도 세계적 강자의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어떻게 이런 성취가 가능했던가. 6·25 때 철저히 파괴돼 외국 원조에 의존한 전후 복구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던 나라이지 않았던가.
5·16으로 집권한 군사정권이 수립한 경제개발계획은 초기 고도성장의 틀 중심에 있다 할 것이다. 이것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경제개발 계획은 정부 주도이면서도 민간의 활력을 활용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 경제 구조가 자원과 자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약점을 지닌 현실을 인식하고 수출 등 대외지향적 성장 정책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정책 전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시장 개입 정도가 아직도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개혁은 1997년 말 발생한 외환위기의 극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추진되게 된다. 규제 대폭 완화·기업 및 금융기관 구조조정·외환시장 완전 자유화 등이다. 경제위기가 역설적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 변화를 가져온 셈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이 흘렀다. 그 사이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야기된 세계적 금융위기, 2020년의 코로나19 대유행, 최근엔 코로나 후유증에 의한 스태그플레이션 등 외부 충격이라는 어려움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유엔은 2022년에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편입시켰다. 우리가 ‘한강의 기적’을 달성한 것이다. 그렇다. 78년간 우리 경제는 수많은 도전을 극복하면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성취를 이뤘다.
그런데 만족하고만 있으면 아무 걱정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선진경제국이었다가 잘못된 경제정책에 의해 하루아침에 후퇴한 이후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한때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었던 아르헨티나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던 일본은 어떠한가. 일본은 지금 잃어버린 30년을 되뇌며 반성하고 있다.
그럼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보다 성장잠재력이 떨어져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민간기업의 활동에 제약 요인이 되는 각종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노동개혁 역시 중요한 과제다. 독일의 하르츠 개혁이 독일 경제에 일대 전환을 가져와 지속적 발전을 가능하게 한 것을 상기해야 한다. 노·사·정 대타협은 반드시 필요한 일인 만큼 모든 어려움을 무릅쓰고 달성해야 할 것이다.
물론 미래지향적 경제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가(First Mover)가 돼야 한다. 산·학·연의 기술적 기반 위에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 경제의 장기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 요인인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이 절실하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선 장기적 성장의 지속은 불가능하다. 사실 의학 발전 등에 의해 노령인구의 상대적 비중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출산율을 끌어 올린다면 성장 기반이 유지되면서 성장잠재력 훼손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저출산에 의해 인구 감소가 도래한다면 경제침체는 피할 수 없다.
광복 후 오늘까지 우리 경제가 그래 왔듯이 앞으로 전개될 미래 역시 지속적인 도전으로 가득차 있다. 따라서 우리 후손과 조국의 미래를 위해 지속적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슬기로운 응전이 필요하다.
누구보다 지도층이 백성의 살림을 세심히 살펴 민심을 수렴하는 정책을 펴야만 ‘희망의 한국’이 구현된다. 난세 중의 난세였던 중국 춘추시대를 태양처럼 밝힌 제자백가는 제나라 명재상 管仲(관중)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세상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행동으로 본을 보였다. 그의 저서 ‘管子(관자)’는 민심 수렴을 권면하고 있다. “정치가 흥하는 것은 민심을 따르는 데 있고, 정치가 피폐해지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 데 있다(政治所興 在順民心 政治所廢 在逆民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