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오고밥과 나물볶음들
신기했던 유년의 보름 추억 글/蘭草 권정아
설명절 끝나고
두서없이 지나다 보면
곧 이어서 떠들석한 대보름 명절
보름 며칠 전부터
재래식 부억 까만 무쇠솥에
장작불 떼어가며 묵나물들 삶느라
잽싼 손놀림으로
야단 법석하는 행랑체 아줌마들
보름날 오전부터
부엌엔 찌르르르 찌르르르
검은 솥뚜껑으로
갖가지 묵나물들 볶아내고
크다란 다섯말 시루엔 무럭무럭
김 올라 찰밥찌는 내음이
뜰기와 집 마당 가득 진동을 한다
보름날은 복실이(犬)는 슬픈 날
복실이는 일년내내 먹고 놀아
하루 종일 굶기니 그 얼마나 슬프랴
낑낑대며 밥 달라고 따라 다니며
애원하는 복실이의 애잔한
눈빛에 하루종일 가슴이 아려오는 날
보름날은 누렁이(牛)의 생일날
일년 내내 논갈이,밭갈이에 충실한 누렁이
축사(丑舍)앞 마당에 멍석 펴
살평상에 찰밥,나물 정성껏 차려놓고
대종갓집 지주이신 할아버님
도포,갖 정장차림으로 손수 축원 하신 뒤
누렁이들의 크다란 여물통에
찰밥,나물 볶음들 수북히 부어 주시며
많이 많이 먹고 튼실하거라
올해도 풍년들게 농사 잘 지어야지
많이 먹고 힘 쓰거라
인자하신 할아버지 사랑의 손길로
일일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날
왕방울 눈이 행복해서 번쩍번쩍~
찰밥도,나물도 식구들은 후차 순위
누렁이에게 최우선 순위~
나물을 볶어며 오곡 찰밥을 지어며
신기했던 유년의
보름 추억이 새삼스레 떠 오른다
蘭草權晶娥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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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난초님 ? 님의 대보름 날에 다녀 갑니다 ,,보름음식을 많이 올이셧네요 ,,보름음식도 신나는 노래도 정말 고맙습니다 ,,정월 대 보름 즐겁게 보네세요 *^^*
ㅎㅎ어머님 대보름이네요...오곡밥과..반찬..참좋습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