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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호모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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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bnoos
2021. 1. 19.
1)인지혁명
언어/단어를 통해 가상의 실재를 창조하는 능력-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함
언어 공통의 신화 허구를 발명
환율 종교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신앙 국가
화폐: 가장 보편적 효율적 상호신뢰시스템
역사의 진로를 형성한 것은 세 개의 혁명이었다. 약 7만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약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전 속도를 빠르게 했다. 과학혁명이 시작한 것은 불과 5백 년 전이다. 이 혁명은 역사의 종말을 불러올 지도 모르고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이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들 세 혁명은 인간 과 그 이웃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것이 이 책의 주제다. 19
같은 조상에게서 진화한 각기 다른 종들을 묶어서 ‘屬, genus’라 부른다. 사자와 호랑이, 표범과 재규어는 ‘표범 속 Panthera’에 속하는 각기 다른 종이다. 생물학자들은 두 개의 라틴어로 생물의 학명을 붙인다. 속이 먼저 나오고, 종은 그 뒤에 쓴다. 예컨대 사자의 학명은 ‘Panthera leo’로 Panthera속에 속하는 leo종이라는 뜻이다. 속의 상위 에 있는 것이 ‘科, famaily’다. 고양이고, 개과, 코끼리과 등이 그런 예다. 21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이들 종을 단일 계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컨대 에르가스터가 에렉투스를 낳고 에렉투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낳고 네안데르탈인이 진화해 우리 종이 되었다는 식이다. 이런 직선모델은 오해를 일으킨다. 어느 시기를 보든 당시 지구에 살고 있던 인류는 한 종밖에 없었으며 모든 오래된 종들은 우리의 오래된 선조들이라는 오해 말이다. 25
일부 학자는 익혀 먹는 火食의 등장, 인간의 창자가 짧아진 것, 뇌가 커진 것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다란 창자와 커다란 뇌를 함께 유지하기는 어렵다. 둘 다 에너지를 무척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화식은 창자를 짧게 만들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게 해주었고, 의도치 않은 이런 변화 덕분에 네안데르탈인과 사피엔스는 커다란 뇌를 가질 수 있었다. 32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은 유전부호나 신체 특징만 달랐던 것이 아니라 인지능력, 사회적 능력에서도 차이가 났다. 하지만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번식 가능한 후손을 낳는 일이 드물게나마 여전히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집단이 합병한 것은 아니고 일부 운 좋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사피엔스 특급에 편승한 것이었다. 38
인지혁명이란 약 7만년 전부터 3만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무엇이 이것을 촉발했을까? 우리는 잘 모른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는 이론은 우연히 일어난 유전자 돌연변이가 사피엔스의 뇌의 내부배선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전에 없던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언어를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지식의 나무(창세기에 금단의 열매 즉 선악과가 열리는 에덴동산의 나무) 돌연변이’라고 부를 수 있다. 왜 하필 그 돌연변이가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사피엔스의 DNA에 등장했을까? 우리가 아는 한 그것은 순수한 우연의 산물이었다. 44
전설, 신화, 신, 종교는 인지혁명과 함께 처음 등장했다. 이전의 많은 동물과 인간 종이 “조심해! 사자야!”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인지혁명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자는 우리 종족의 수호력이다.”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다. 48
허구 덕분에 우리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서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성경의 창세기, 호주 원주민의 드림타임(시공간을 초월해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로 존재하는 장소)신화, 현대국가의 민족주의신화와 같은 공통의 신화들을 짜낼 수 있다. 그런 신화들 덕분에 사피엔스는 많은 숫자가 모여 유연하게 협력하는 유례없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49
인지혁명에 뒤이어 뒷담화이론이 등장한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더 크고 안정된 무리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뒷담화에도 한계가 있었다. 과학적 연구 결과 뒷담화로 결속할 수 있는 집단의 ‘자연적’ 규모는 약 150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52
인간의 대규모 협력은 모두가 공통의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 신화는 사람들의 집단적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현대 국가, 중세 교회, 고대 도시, 원시부족 모두 그렇다. 53
사피엔스가 발명한 가상의 실재의 엄청난 다양성 그리고 그것이 유발하는 행동 패턴의 다양성은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것의 주된 요소가 되었다. 일단 등장한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 발전했으며 그 멈출 수 없는 변화를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인지혁명이란 역사가 생물학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점이었다. 66
우리와 침팬지의 진정한 차이는 수많은 개인과 가족과 집단을 결속하는 ‘가공의 접착제’에 있다. 이 접착제는 인간을 창조의 대가로 만들었다. 67
인간 공동체의 지식은 고대 인간 무리의 그것보다 훨씬 더 크지만, 개인 수준에서 보자면 고대 수렵채집인은 역사상 가장 아는 것이 많고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사피엔스의 평균 뇌용적은 수렵채집 시대 이래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증거가 일부 존재한다. 83
2)농업혁명
정착 아이를 많이
사치품의 함정
농업혁명 덕분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 평균적인 농부는 평균적인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124
야생 닭의 자연수명은 7~12년이고 소는 20~25년이다. 대부분의 야생 닭과 소는 그 이전에 죽었지만, 상당히 오래 살 가능성도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가축화된 닭과 소는 몇 주 내지 몇 개월 만에 도살당한다. 그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가장 적절한 도살 연령이기 때문이다. 143
근대 후기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90%는 아침마다 일어나 구슬 같은 땀을 흘리며 땅을 가는 농부였다. 그들의 잉여 생산이 소수의 엘리트를 먹여 살렸다. 왕, 정부관료, 병 사, 사제, 예술가, 사색가…역사책에 기록된 것은 이들 엘리트의 이야기다.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153
로마 제국의 최전성기에는 최대 1억 명의 백성에게서 세금을 걷었다. 그 수입으로 25만~50만 명의 상비군, 1,500년이 지난 지금도 쓰이는 도로망, 오늘날까지도 대형 행 사가 열리는 극장과 원형극장을 만들고 유지했다. 156
기원전 1776년 바빌론은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였다. 1백만 명이 넘는 국민을 거느린 바빌로니아 제국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을 것이다. 바빌론은 메소포타미아의 대부 분을 다스렸는데 오늘날 이라크의 대부분과 시리아, 이란의 일부가 포함된다. 오늘날 가장 유명한 바빌론의 왕은 함무라비다. 157
법에 따르면 인간은 두 개의 성별과 세 개의 계급 귀족, 평민, 노예로 나뉜다. 사람은 성별과 계급에 다라 각기 다른 가치를 지닌다. 평민 여성의 목숨 값은 은 30세겔이고, 노예 여성은 20세겔이다. 이에 비해 평민 남성의 눈은 은 60세겔의 가치가 있다. 161
미국 독립선언문의 해당 구절을 생물학 용어로 번역하면 이렇게 된다. “우리는 다음의 진리가 자명하다고 본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르게 진화했으며, 이들은 변이가 가능한 모종의 특질을 지니고 태어났고 여기에는 생명과 쾌락의 추구가 포함 된다.” 165
볼테르는 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하인에게 그 이야기를 하지는 마라. 그가 밤에 날 죽일지 모르니까.” 함무라비는 자신의 위계질서 원리에 대해 똑같은 말을 했을 것이고 토머스 제퍼슨 역시 인권에 대해 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하늘이 부여한 권리가 없다. 166
1958년 미시시피 대학교에 지원한 흑인 학생 클레넌 킹은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되었는데, 판사가 미시시피 대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 흑인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판결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남부인(그리고 많은 북부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일은 흑인 남성이 백인 여성과 성관계를 하고 결혼하는 것이었다. 210
미국의 미학 문화는 미에 대한 백인의 기준을 중심으로 세워졌다. 백인종의 신체 특징인 흰 피부와 금발 직모, 약간의 들창코가 아름다운 것으로 인식되었고, 흑인의 전형 적인 모습인 검은 피부, 검고 텁수룩한 머리, 납작한 코는 추한 것으로 취급되었다. 이런 선입견은 인간의 의식에서 훨씬 더 깊은 수준에 있는 상상의 위계질서를 각인시켰다. 211
“남자가 여자보다 강하다”는 진술은 평균적으로만, 그리고 특정한 종류의 힘에 대해서만 옳다. 일반적으로 여자는 굶주림, 질병, 피로에 대한 저항력이 남자보다 크다. 또한 많은 남자보다 더 빨리 달리고 더 무거운 것을 들 수 있는 여자도 많다. 게다가 이 이론의 가장 큰 문제는 역사를 통틀어 여자는 육체적 노력이 거의 필요 없는 직업에서 대체로 배제되어 왔으면서도 들일이나 수공예, 가사노동처럼 힘든 육체노동에 종사했다는 점이다. 225
두목을 두들겨 패서 범죄조직을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자신의 실수로부터 뭔가 배울 만큼 오래 살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심지어 침팬지 사회에서도 알파 수컷은 다른 수컷 및 암컷과 안정적인 동맹을 맺음으로써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아무 생각 없는 폭력을 통해서가 아니다. 226
프랑스 혁명 이래 세계 모든 곳의 사람들은 점차 평등과 개인의 자유를 근본적 가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두 가치는 서로 모순된다. 평등을 보장하는 방법은 형편 이 더 나은 사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이외에 없다. 모든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면 필연적으로 평등에 금이 간다. 1789년 이래 세계 정치사는 이 모순을 화해시키려는 일련의 시도로 볼 수 있다. 237
중세 문화가 기사도와 기독교를 어떻게든 조화시키는 데 실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세계는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키는데 실패하고 있다. 그 모순은 모든 인간 문화 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이것은 문화의 엔진으로서, 우리 종의 창의성과 활력의 근원이기도 하다. 238
토마토, 고추, 코코아의 원산지는 멕시코다. 이것들은 스페인이 멕시코를 정복한 다음에야 유럽과 아시아에 들어왔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단테 알리기에리는 토마토 소스가 듬뿍 묻은 스파게티를 포크(포크는 당시 발명 되지도 않았다)로 감아본 일이 없다. 윌리엄 텔은 초콜릿을 맛본 일이 없으며 부처는 음식에 고추를 넣어 먹은 일이 없다. 감자가 폴란드와 아일랜드에 들어온 지는 4백 년도 채 되지 않았다. 244
침팬지 종의 이익에 관심을 갖는 침팬지는 한 마리도 없고 지구적 달팽이 공동체를 위해 촉수 한쪽이라도 까딱하는 수고를 들일 달팽이는 없으며, 알파 수컷 사자들 중에 모든 사자의 왕이 되고자 나서는 놈도 없고, 벌집 입구에 “만국의 일벌들이여, 단결하라”는 구호가 붙어있는 경우도 없다. 하지만 인지혁명을 시발로, 호모 사피엔스는 이 점에서 점점 더 예외가 되어갔다. 246
최초로 등장한 보편적 질서는 경제적인 것, 즉 화폐질서였다. 두 번째 보편적 질서는 정치적인 것, 즉 제국의 질서였다. 세 번째 보편적 질서는 종교적인 것, 즉 불교, 기독 교, 이슬람교 같은 보편적 종교의 질서였다. 247
돈은 인류가 지닌 관용성의 정점이다. 돈은 언어나 국법, 문화 코드, 종교 신앙, 사회적 관습보다 더욱 마음이 열려 있다. 인간이 창조한 신뢰 시스템 중 유일하게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종교나 사회적 성별, 인종, 연령, 성적 지향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유일한 신뢰시스템이기도 하다. 돈 덕분에 서로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신뢰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266
오늘날 종교는 흔히 차별과 의견 충돌과 분열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상 종교는 돈과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시키는 매개체다. 모든 사회질서와 위계는 상상의 산물이기 때문에 모두 취약하게 마련이다. 사회가 크면 클수록 더욱 그렇다. 종교가 역사에서 맡은 핵심적 역할은 늘 이처럼 취약한 구조에 초월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있었다. 298
또 다른 이신교인 그노시스파와 마니교의 핵심 개념은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을 정확하게 구분한다. 이들 종교에 따르면 선신은 정신과 여혼은, 악신은 물질과 육체를 창조했고, 인간은 선한 영혼과 악한 육체의 전쟁터 역할을 한다. 일신교적 시각에서 보면 이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을 그렇게 정확히 구분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316
우리는 세상의 신념들을 신 중심의 종교와 자연법칙을 기반으로 한다고 주장하는 신 없는 이데올로기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이때 일관성이 있으려면, 적어도 불교, 도교, 스토아철학의 일부 분파는 종교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목록에 올려야 한다. 그리고 거꾸로 많은 근대 이데올로기 속에 신에 대한 믿음이 계속 존재하며 그 중 일부, 대표적으로 자유주의는 그런 믿음이 없다면 거의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325
역사는 이른바 ‘2단계 카오스계’다. 카오스계에는 두 종류가 있다. 1단계 카오스는 자신에 대한 예언에 반응을 하지 않는 카오스다. 가령 날씨는 1단계 카오스계다. 날씨는 무수히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요인을 고려하는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점점 더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다. 2단계 카오스는 스스로에 대한 예측에 반응하는 카오스다. 그러므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시장이 그런 예다. 만일 우리가 내일의 석유 가격을 백 퍼센트 정확히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석유 가격은 예측에 즉각 반응할 것이고, 해당 예측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340
정치도 2단계 카오스계다. 소련 연구가들은 1989년 혁명을 예측하지 못했고, 중동 전문가들은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을 예측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비난하고 혹평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런 비난은 공정하지 못하다. 혁명은 그 정의상 예측이 불가능하다. 예상 가능한 혁명은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 341
유기체의 진화가 ‘유전자’라 불리는 유기체 정보 단위의 복제에 기반을 둔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적 진화는 ‘밈 meme’이라 불리는 문화적 정보 단위의 복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성공적인 문화란 그 숙주가 되는 인간의 희생이나 혜택과 무관하게 스스로의 밈을 증식시키는 데 뛰어난 문화다. 344
3)과학혁명
경험적으로 반복해서 증명된 사실
통계학
유럽 과학으로 정복
제레미다이아몬드 대약진
Great leap forward
과학과 자본주의가 유럽 제국주의가 21세기 유럽 이후 세상에 남긴 가장 중대한 유산이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유럽과 유럽인은 더 이상 세상을 지배하지 않지 만, 과학과 자본의 힘은 나날이 강력해지고 있다. 400
유럽 제국주의는 역사상 존재했던 다른 모든 제국주의 프로젝트들과 완전히 랐다. 과거의 제국 추구자들은 자신들이 이미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고 추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정복은 단지 ‘그들의’ 세계관을 활용하고 퍼뜨리는 것에 불과했다…이와 대조적으로 유럽 제국주의자들은 새 영토뿐 아니라 새 지식을 획득한다는 희망을 안고 먼 곳의 해변을 향해 떠났다. 401
15~16세기에 유럽인들은 빈 공간이 많은 세계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것은 유럽인의 제국주의 욕구뿐 아니라 과학적 사고방식이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시사한 다. 빈 지도는 심리적, 이데올로기적으로 비약적인 진전이었다. 유럽인들이 자신들이 세계의 많은 부분에 대해 무지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랬다. 405
인도에 부임하는 영국 장교들은 길게는3년간 콜카타 대학에서 공부해야 했다. 여기서 영국법과 함께 힌두법, 산스크리트어, 우르드어, 페르시아어를, 수학, 경제학, 지리 학과 함께 타밀, 벵골, 힌두스탄 문화를 배워야 했다. 언어학 공부는 현지어의 구조와 문법을 이해하는 데 더할 수 없이 귀중한 도움이 되었다. 424
유럽 학자들은 산스크리트어와 페르시아어 모두를(그뿐 아니라 그리스어, 라틴어, 고트어, 켈트어를) 탄생시킨 원시 언어를 사용했던 사람들은 스스로를 아리안이라고 불렀을 것으로 추측했다. 위대한 인도,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문명을 건설한 사람들이 모두 아리아 인이라는 것이 우연일까? 427
유럽 제국의 발흥에는 과학 이외의 요인들도 크게 기여했다. 과학과 제국의 일약 성공 뒤에는 특히 중요한 힘 하나가 숨어 있었다. 자본주의다. 만일 돈을 벌려는 사업가들이 없었더라면, 콜럼버스는 아메리카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고, 제임스 쿡은 호주에 도착하지 못했을 것이며, 닐 암스트롱은 달표면에 그 작은 발자국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430
자본주의는 ‘자본’을 단순한 ‘부’와 구별한다. 자본이란 생산에 투자되는 돈과 재화와 자원을 말한다. 반면에 부는 땅에 묻혀 있거나 비생산적 활동에 낭비된다. 442
영원히 계속되는 경제성장에 대한 자본주의자의 믿음은 우주에 대해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지식에 위배된다. 양의 공급이 무한정 확대될 수 있다고 믿는 늑대 사회가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멍청이들의 사회일 것이다. 그럼에도 인류의 경제는 근,현대 기간 내내 어찌해서든지 계속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왔는데 이것은 오로지 과학자들이 몇 년마다 한 번씩 새로운 발견이나 장치를 들고 나온 덕분이었다. 445
16세기에서 19세기까지 약 1천만 명의 아프리카 노예가 아메리카로 수입되었다. 이 중 약 70%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다. 노동환경은 끔찍했다. 대부분의 노예는 짧고 비참한 삶을 살았다. 467
사람들은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그러려면 동정심과 관용을 키우고, 탐욕과 분노를 극복하며, 이기심을 억제해야만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너무 어려운 조건이었다. 윤리의 역사는 아무도 그에 맞춰 살 수 없는 훌륭한 이상들로 점철된 슬픈 이야기다. 대부분의 기독교인은 예수를 모방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불교도는 부처를 따르는 데 실패했으며, 대부분의 유생들은 공자를 울화통 터지게 했을 것이다. 494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지금까지의 70년 시기에 인류는 처음으로 완전한 자기 소멸, 즉 멸종의 가능성에 직면했으며 실제 상당한 숫자의 전쟁과 대량학살을 겪었다. 하 지만 이 시기는 또한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였다. 그것은 곧 대단히 평화로웠다는 뜻이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 시기에 우리는 이전의 어느 시대보다 더 커다란 경제, 사회, 정치적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역사의 판은 미친 듯한 속도로 움직이지만, 화산은 대체로 조용하다. 새로 출현한 탄력적 질서는 질서가 붕괴되어 격렬한 분쟁이 일어나게 하지 않으면서도 급격한 구조적 변화를 억제하거나 반대로 촉발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517
국가가 권력을 이용해서 자국민을 살해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며, 이런 사례가 우리의 기억과 두려움에 크게 다가올 때도 종종 있다. 20세기에 자국의 보안 병력 에 의해 살해된 국민은 수억 명은 아니지만 수천만 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거시적으로 볼 때 국가가 운영하는 법원과 경찰 덕분에 세계 전체의 안전 수준은 아마 높아졌을 것이다. 심지어 가혹한 독재정권 아래일지라도,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손에 목숨을 잃을 가능성은 현대 이전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 520
국제 정치에서는 “인접한 두 정치체 사이에는 1년 내로 한쪽이 다른 쪽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만한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 철칙이었다. 이런 정글의 법칙은 19세기말 유럽, 중세 유럽, 고대 중국, 고전 시대 그리스를 지배했다. 525
행복에 대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는 ‘주관적 안녕’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행복은 자신 속에서 스스로 느끼는 무엇이다. 다시 말해 내 삶이 진행되는 방식에 대해 느끼는 즉각적인 기쁜 감정이나 장기적인 만족감이다. 그것이 내 속에서 느끼는 감정이라면, 어떻게 외부에서 측정할 수 있을까? 536
역사를 통틀어 가난하고 압박 받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위안해온 것은 적어도 죽음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는 믿음이었다. 부자나 권력자도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들은 죽어야 하는데 부자는 영원히 젊고 아름답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543
니체가 표현한대로, 만일 당신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이든 견뎌낼 수 있다. 의미 잇는 삶은 한창 고난을 겪는 와중이더라도 지극히 행복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의미 없는 삶은 아무리 안락할지라도 끔찍한 시련이다. 552
행복의 관건은 의미에 대한 개인의 환상을 폭넓게 퍼진 집단적 환상에 맞추는 데 있을지 모른다. 내 개인적 내러티브가 주변 사람들의 내러티브와 일치하는 한 나는 내 삶이 의미 있는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으며, 그 확신을 통해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은 꽤 우울한 결론이다. 행복은 정말로 자기 기만에 달려 있는 것일까? 553
만일 사피엔스의 역사가 정말 막을 내릴 참이라면, 우리는 그 마지막 세대로서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질문에 답하는 데 남은 시간의 일부를 바쳐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인간 강화’ 문제라고도 불리는 이 질문에 비하면 오늘날 정치인이나 철학자, 학자, 보통 사람들이 몰두하고 있는 논쟁은 사소한 것이다. 어쨌든 오늘날의 종교, 이데올로기, 국가, 계급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과 함께 사라질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585
우리는 머지 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586
스스로의 한계 자연법칙의 초월
1>생명공학-유전자이식
2>사이보드공학-유기물과 무기물의 결합
3>비유기물공학-독립적진화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그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야말로 그 시대를 가장 모르는 사람들이다
Meme 문화의 정보단위 - 진화 gene
모든 종류의 질량은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 아인스타인 e=MC2
특정한 감정을 끈질기게 추구하는 행위는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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