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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뜩이는 재능 가졌던 친구…점점 자신감 잃어갔다” | |
카이스트 재학생·졸업생, 페이스북서 슬픔 토로 서 총장과 교직원·재학생, 기자들 내보내고 간담회 | |
전진식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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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학생 박아무개(19)씨의 자살 소식에 많은 카이스트 구성원들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듯했다.
“밤새워 고민하다 새벽에야 겨우 잠이 들었어요.” 이아무개(11학번)씨는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4일부터 서남표(75) 카이스트 총장의 학교정책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해왔지만 이날은 도저히 그러지 못했다. “학생들이 저마다 가진 끼(재능)를 꽃피울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학교가 됐으면 좋겠어요.” 숨진 박씨가 활동했던 교내 수영 동아리인 ‘가오리’의 회장 문아무개(08학번)씨도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 친구는 지난해 신입생 때부터 활발하게 동아리 활동을 잘했어요. 왜 그가 이런 선택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박씨의 자살 원인을 우울증으로 몰아가는 언론의 보도행태도 꼬집었다. “확실한 사실만 보도했으면 좋겠어요. 그가 왜 그랬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닌가요?” 문씨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회원들과 함께 인천의 박씨 빈소를 찾았다. 잇단 자살 소식에 황망해하는 학생들을 쓰다듬어주려는 이도 있다. 카이스트를 나와 2008년부터 카이스트 겸임교수로 일해온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33)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은 이날 트위터에 “힘들고 외로운 후배들아! 우리 맥주 한잔 하면서 넋두리도 하고… 좀더 힘내고 당당히 이겨내보자고 서로 도닥여주자꾸나. 누나가 쏜다!”고 썼다. 전날 학생들의 잇단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오열했던 김진형 교수(전산학)는 작심한 듯 서 총장을 비판했다. “여러 제도가 부정적인 결과를 낳은 것도 문제지만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총장을 견제할 장치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 너무도 후진적”이라며 “학교 정관에 명시된 교수평의회조차 구성하지 않는 서 총장에 대해 나뿐 아니라 학생·교수들이 크게 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누리집 게시판 ‘아라’(ARA)에선 이날 내내 추모글과 더불어 자살 원인을 둘러싼 토론이 이어졌다. 숨진 박씨의 고교 동창이라는 학생은 “번뜩이는 수학적 재능을 가졌던 친구가 카이스트에 들어오고 나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고 전했다. 또다른 학생은 “공부밖에 할 수 없는 감금된 삶과 어린 시절부터 지녀온 꿈을 앗아가는 삶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이스트 졸업생들도 페이스북 등에서 후배들의 잇따른 죽음을 슬퍼하며 서 총장이 주도한 ‘무한 성적경쟁 체제’를 비판했다. 졸업생 서아무개(29)씨는 “서남표 총장이 취임한 이후로 학교가 많이 변한 것 같다”며 “ 돈을 미끼로 학생들을 경쟁시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아무개(30)씨는 “예전에는 자율적으로 공부하면서 즐겁게 학교에 다닌 편이었다”며 “돈도 돈이지만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는 게 더 큰 스트레스였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권아무개(28)씨는 “공부만 강요하는 학교가 어떻게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있겠느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전아무개(26)씨도 “원래 카이스트의 4월은 딸기파티로 시작했다”며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즐거운 대학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착잡해했다. |
안타깝기가 그지 없다.
이젠 끝이려니 했는데 잇단 자살소식이 들려오는 카이스트는 뭔가 더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돈을 미끼로 학생들을 경쟁시킨다는 것이 일정 부분 이유가 되는것 처럼 보도 되기도 하고,
혹자는 목숨경시사상을 들먹이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의 길을 택한다는 것이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이상의 아픔과 충격을 준다.
자기자신에 대한 커다란 자긍심,
자기자신에 대한 신뢰,
자기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통해 외부에서 다가오는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힘이 아쉬웠던 탓이 아닌가 싶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자기존중감은 어떤 환경과 자극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큰 힘이 되리라 생각된다.
그 아름다운 청춘의 그들에게 그것을 일깨워보기를 권하고 싶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그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너무나 안타까워 이 글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