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폭포(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소재지 :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부곡리 192
재인폭포는 한탄강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진 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곳으로 오래 전부터 명승지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재인폭포는 북쪽에 있는 지장봉에서 흘러 내려온 작은 하천이 높이 약 18m에 달하는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으로 쏟아지는 것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또한, 재인폭포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어름치와 멸종위기종인 분홍장구채 등의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으며 폭포의 이름과 관련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전해오고 있다.
재인폭포에서는 다양한 현무암의 특징들을 관찰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주상절리를 비롯하여 하식동굴과 포트홀, 가스튜브 등을 볼 수 있다. 높이 약 18m에 달하는 폭포는 계속해서 폭포 아래를 침식시켜서 수심 5m에 달하는 포트홀을 만들었다. 포트홀이란 하천에서 암석의 오목한 곳이나 깨진 곳에 와류(물이 회오리 치는 현상)가 발생하여 깊은 구멍이 생겨난 것을 말한다.
재인폭포에 관한 전설
줄거리
옛날에 새로 부임한 원님이 우연히 이 고을에 사는 재인의 아내를 발견하였다. 원님은 재인 아내의 미모에 반하여 범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재인의 아내는 “쇤네는 주인이 있는 아낙입니다.” 하고 강력히 거절하였다. 색욕에 사로잡힌 원님이 “네 서방이 뭐하는 놈이냐?” 하고 물으니, 여인은 대답하기를 “이 고장에서는 제일 소문난 외줄타기 재인입니다.” 하고 자랑스럽게 답하였다. 이에 원님은 재인을 죽이고 그의 아내를 차지하려는 생각으로 줄타기 대회를 열기로 하고, 재인을 죽이기 위해 밧줄에 칼집을 내서 폭포 위의 절벽에 매어 놓고는 줄을 타게 하였다.
재인이 떨어져서 죽으니 원님은 여인에게 “이제는 네 남편이 없으니, 나와 같이 살아도 되지 않겠느냐?” 하고는 강제로 수청을 들게 하였다. 재인의 아내는 원님의 강압을 이기지 못해 수청을 들지 않을 수 없었지만, 원님이 밤에 범하려고 접근하자 원님의 코를 물어뜯고 자결하여 절개를 지켰다. 이 일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재인과 아내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폭포를 ‘재인폭포’라 하였고, 그들이 살던 마을은 ‘코문이’라고 하였다. 코문이는 다시 고문리(古文里)로 정착되었다.
변이
재인폭포란 이름은 줄타기 재인이 폭포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유래에서 비롯한 것이다. 여기에다 폭포의 소재지 고문리가 ‘코문이’로 구전되면서 두 개의 화소(話素)가 하나의 이야기로 정착되어 지금의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분석
<재인폭포전설>은 <춘향전>, <도미전>과 같은 전형적인 관탈민녀형의 이야기이다. 권력으로 여성을 빼앗으려는 권세가의 탐욕을 비판하는 내용이 <재인폭포전설>의 요점이다. 지체가 낮은 재인의 부인은 권력에 굴하지 않고 탐욕스런 관리의 코를 물어뜯어 적극적으로 대항한다. 폭포의 이름을 ‘재인’이라 명명하는 한편, 관리의 코를 물어 저항하였다고 해서 붙여진 ‘코문이’라는 지명이 하나의 전설로 구전되면서 이 설화의 주제의식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
의의
폭포에 관한 전설은 명칭의 유래를 설명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재인폭포전설>에서는 부패한 관리의 폭정과 천대받는 광대의 한이 당대의 실상을 풍자하는 듯이 생성되고 구전된다. 여기에다 재인 아내의 절개까지 부연하고 있어 교훈적인 기대치를 내포하고 있다. 위정자의 실정에 대해서는 질책을 하는 한편, 천민층의 도적적 관념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는 심리가 <재인폭포전설>의 전승을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재인폭포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