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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유일한 대학병원이면서 유일한 권역형 호스피스센터를 운영하는 울산대학교병원이 지난 1일 호스피스 병동 폐쇄를 공식화하자 지역 시민과 사회 단체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간 울산지역 유일한 상급병원으로서의 특별한 지위를 누려왔던 것에 비해 특별히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적 기여가 부족했던 점을 상기하며 이번 호스피스 병동을 폐쇄하려는 울산대학교병원의 처사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울산대학교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은 지난 2013년 지역 최초로 완화의료 서비스를 시작해 2019년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권역형 센터로서 울산과 경남 일부 지역의 암기 암 환자 등을 주로 돌봐왔다.
지난달 울산대학교병원은 보건복지부에 입원형 호스피스 등록기관 폐업을 신고해 울산호스피스 병상이 62개에서 52개로 축소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정취소를 승인하지 않고 병원 측에 폐쇄 결정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지난 24일 울산건강연대와 울산대학교병원 호스피스자원봉사회, 울산불교환경연대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대병원의 돈벌이를 위한 병동 폐쇄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호스피스 의료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인간 생명의 고귀함을 지켜내는 총체적 돌봄이자 인류 보편의 윤리 행위”라고 지적하며 “성과도 좋고 시민지지도 높은 권역센터를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것은 병원을 생명의 공간이 아니라 수익기관으로 본 결과”라고 비판했다.
울산대학교병원은 수익기관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사기업인 현대중공업소속으로, 또 울산공업학원 소속이면서도 대학병원 명칭을 사용하여 오다가 2017년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소속으로 변경함으로써 실질적인 대학병원으로서의 위치를 인정받았다.
현대중공업 소속으로 있는 동안 실제는 대학교병원이 아니면서 울산대학병원이라는 병원 명칭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울산시민 대부분은 울산대학교병원이 울산 의과대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울산 의과대학이 운영하는 대학병원으로 오해하며 진료를 받아왔다.
그 기간 울산의과대 소속이 아니었으면서 대학병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만큼 대학병원 수준의 높은 의료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했다고 울산대학교병원인 스스로 자평한다고 하더라도 묵인됐다. 다만 그동안 울산대학병원과 울산 의과대학은 대학의료기관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지역사회에 대한 공적 책임과 관련하여서는 시민들의 비판을 달게 받아야 한다.
울산 의과대학은 울산지역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정부가 특별히 의과대학 개설을 특허해 주었음에도 울산을 떠나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설된 본과에서 의사들을 편법으로 배출해 왔다. 비정상적으로 운영해 온 울산대학 의과대학과 울산대학교병원에 대해 울산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이번 울산대학교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축소에는 병원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동안 울산대학교병원이 시민들에게 보인 행적에 비춰 볼 때 영리를 추구를 위한 조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울산대학교병원은 호스피스병동 축소 계획을 취소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지역의 진정한 의료 파수꾼으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