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사러갔다.
핑크색 투피스가 눈에 들어온다.
"이거 한번 입어봐도 돼요?"
싸이즈가 없을 것 같다한다.
제일 큰걸로 한번 줘보라 했다.
치마가 올라가는데 힘겹다.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직원들이 딱 내옷이라며 자꾸 사라고 부추긴다.
돈에 환장한 뇬들..
아무래도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했다.
다른옷을 한번 보라한다.
싸이즈에 눈이 먼저간다.
아씨... 쩍.팔.려!!!!
옷집을 나왔다.
펼쳐놓은 옷을 정리하느라 직원들이 분주하다.
약간은 미안하다.
다른 옷집을 들어갔다.
손님들이 대부분 아줌마다.
아씨...
싸이즈는 많은데 스타일이 영~~~ 아니다.
할 수 없다. 올인원에 거들에 니퍼까지 입더라도 스타일에 몸을 맞춰야겠다.
처음갔던 옷집으로 갔다.
나를 보더니 좀 두려워하는 눈치다.
무작정 옷을 샀다.
방문을 걸어잠그고 옷을 입었다.
중부전선에 살이 너무 많은가보다.
땀이 쥘.쥘..흐른다.
동생이 문을 열라며 난리다.
문을 열어주었다.
"어울리지 않게 왠 핑크?" 킬킬킬...
'오냐' 계속 웃어봐라.
침대 밑에 있는 AB슬라이드를 찾았다.
동생이 후다닥 뛰어나간다.
'좇도 안되는게...'
올인원을 입었다.
거들도 입었다.
니퍼도 입었다.
치마를 올렸다.
쏘~옥.... 아! 이 자연스러운 소리..
몸매가 죽음이다.
아무래도 누구하나 죽일듯한 몸매다.. 호호호^^
예상문제를 외웠다.
달달달...
시험때도 하지 않던 날새기를 했다. 12시를 가까스로 넘겼다..
잠이 온다.
뿌듯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가위에 눌렸다.
아무래도 너무 긴장한 탓인가보다.
일요일 새벽 여섯시..
딸딸이 쓰레빠를 끌고 목욕바구니를 들고 나섰다.
오늘은 더욱더 정성스럽게 때를 밀어야겠다.
1시간동안 때를 불렸다.
손만 대도 때가 나온다.
'아씨 디랏...'
온힘을 다해 때를 밀었다.
내 힘이 보통 힘이던가..
살갗이 빨갛다.. 금방이라도 피가 나올 것 같다.
우유를 마셨다.
살갗을 위로할겸 몽뚱이에도 발라주었다.
얼굴에서 빛이난다.
빛이나는 여자 이영애에용.. 웁쓰.. 이게 아닌데..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유통기한을 봤다.
오늘까지다... 아무일 없겠지..
미용실에 갔다.
아침부터 왠일냐며 묻는다.
아침부터 머리하러 오면 안돼냐 물었다.
미용사가 민망해한다.
후까시 이빠이 넣어서 봉실봉실하게 만들어달라했다.
"후까시를 굉장히 좋아하시나보네요? 호호호"
그녀를 쬐려 봤다.
그녀가 입을 다문채 열심히 후까시를 넣고 있다.
지난번보다 머리가 더 잘된 것 같다.
팁으로 이천원을 더 얹어주었다.
고맙다며 구십도로 인사한다.
돈맛은 알아가지고...
변장을 시도했다.
스킨을 발랐다.
얼굴이 따끔거린다.
로션을 발랐다.
기름이 쥘..쥘.. 흐른다.
에센스를 발랐다.
촉촉하다.
영양크림을 듬뿍 발랐다.
개기름이 쥘쥘 흐른다.
아이크림을 힘주어 발랐다.
메이크업베이스를 발랐다.
얼굴에 화색이 돈다.
파운데션을 발랐다.
커버스틱으로 기미를 가렸다.
파우더를 듬뿍 찍어발랐다.
패왕별희를 찍으러가냐 동생이 웃는다.
또다시 살인 충동을 느낀다.
AB슬라이드를 찾았다.
동생이 도망간다.
내가봐도 패왕별희다.
화장을 지웠다.
스킨,로션,에센스,영양크림,아이크림,메이크업베이스,파우더..
이정도면 기초는 됐다.
눈썹을 환상적인 갈매기로 만들었다.
새도우는 생략했다.
자칫 노는기집 창이 될 수도 있기에...
아이라이너를 정성스레 그렸다.
짝눈이다...
아씨... 이럴줄 알았으면 아이참이라도 붙일걸..
눈썹을 붙였다.
아씨.. 붙인게 너무 티 나잖아.
마스카라를 했다.. 집게로 가볍게 올려주었다.
빨강색 립스틱을 발랐다.
디스다방 정양이 생각난다.. 어서옵세욧... 홍홍홍^^
지웠다... 립그로스를 발랐다.
튀김먹은 것 같다.
지웠다... 핑크색을 발랐다.
'달려라 하니'의 홍두깨 마누라 고은애가 자매결연 맺자 하겠다.
지웠다.. 오렌지색을 발랐다.
이제야 겨우 인간같다.
옷장에서 옷을 꺼냈다.
갑자기 배가 부글부글 끓는다.
화장실로 달려갔다.
쏴~악... 시원하다.
아무래도 우유가 의심된다.
우리의 사랑을 우유도 시기하나 보다.
땀을 쥘..쥘.. 흘리며 올인원에 거들에 니퍼를 입었다.
치마를 올렸다. 어휴..
숨쉬기가 곤란하다.
배가 사르르 또 아프다.
치마를 벗고 니퍼를 벗고 거들을 벗고 올인원을 벗고..
전쟁이다.
다시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화장이 지워졌다.
아씨... 짱나..
다시 화장을 고쳤다.
마무리로 동생의 향수를 뿌렸다.
생긴것같지 않게 향수는 고상한 걸 썼다.
불어인 것 같다.
프랑스제인가보다..
한번 더 뿌렸다.
앗... 늦겠다.
후다닥 뛰어내려갔다.
그의 차 애.벨.라가 기다리고 있다.
늠름한 애벨라여! 내가 왔다!!!!!
그가 몰라보겠다며 누구세요?라고 오바한다.
'오냐오냐! 깜찍하게 봐주마 양껏 오바해라'
그의 집에 뭘 사가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그가 무슨 고민이 있냐고 묻는다.
이런게 처음이라 뭘 사가지고 가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그가 어머니는 갈비를 좋아한다 하셨다.
백화점으로 갔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LA갈비.. 오만사천원..
한우 갈비.. 이십삼만 칠천원..
허겨격....켁...켁..
LA갈비를 살수도 없고 한우갈비를 살수도 없고 미칠노릇이다.
입이 바짝바짝 탄다.
그가 한우갈비를 들어올린다.
눈이 뒤집힐 것 같다.
그가 자신이 계산하겠다한다.
인사가는쪽은 난데 왜 그대가 내냐며 말렸다.
그래도 인사 한번 가는데 이렇게 부담주면 안된다며 그가 계산을 해버린다.
내심 바라던 바였다.
순간 차디찬 땅궁물 한방울이 등을 타고 내려온다.
으흐흐흐.... 몸서리를 쳤다.
그의 집에 도착했다.
긴장이 된다.
그의 동생이 나온다.
"안녕하세요?"
어서오라며 들어오라한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최대한 조신한척 인사를 했다.
식사준비 하는동안 잠깐 기다리라 한다.
그의 방을 구경시켜준다 한다.
그의 방에 들어갔다.
온통 핑크색이다.
아무래도 이사람 사상이 의심스럽다.
침대 카바가 레이스다.
허겨걱...
CD진열장에 운도오빠 CD가 있다.
설운도..
아니... 이사람이...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다.
그가 하하하 웃으며 CD를 뺏어든다.
"엄마꺼에요.."
그의 2:8 가르마가 의심스럽다.
점심을 먹라한다.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다.
가짓수만 많다.
배추김치,깍두기,나박김치,총각김치(킥킥킥^^ 아이조아),부추김치,오이소박이,고들빼기..
내가 염소인줄 아나보다.
"어머니! 뭘 이렇게 많이 차리셨어요?"
"그냥 한다고 했는데 입에 맞으려나..."
그냥 한번 해본말인데 좋아서 난리법썩이다.
한다고 한 음식이 이정도면 신경안쓴 음식은...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발이 저린다.
잠깐 실례하겠다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코 끝에 침을 발랐다. 아씨.. 발절여 죽을뻔 했다.
죄송하다며 자리에 앉았다.
아까부터 숨을 쉬기 힘들다.
조금만 먹었다.
입맛이 안 맞냐며 좀더 먹으라한다.
조금만 더 먹으면 올인원이 터질지도 모른다.
위기다.
가까스로 밥을 다먹었다.
그의 아버지가 묻는다.
요즘 중국과 미국과의 전투기 충돌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묻는다.
아씨... 예상외의 문제다.
땀만 삐질삐질 나온다.
근데 중국이랑 미국이랑 전쟁하고 있나? 신문좀 봐야겠다.
어머니가 무슨 그런얘길 하냐며 아버님을 꼬집는다.
어머니 만쉐이!!!! ^0^
요리는 할줄 아냐 묻는다.
그가 아주 잘한다고 얘기한다.
그의 어머니가 눈을 흘긴다.
조금 할줄 안다고 대답했다.
여태 왜 결혼을 안했냐 묻는다.
"태민씨같이 좋은 사람을 만나려고 그랬나봐요.. 호호호^^"
이런 내자신이 부끄러블 따름이다.
갑자기 배가 부글부글..
잠깐 화장실에 간다했다.
뿌지직~ 소리가 요란하다.
들릴 것 같다. 세면대 수도꼭지를 틀고 박자에 맞춰 물로 내렸다.
다행이다. 타이밍이 잘 맞았다.
또다시 전쟁이다.
니퍼가 잠궈지지 않는다.
최대한 숨을 들이쉬었다.
그래도 안잠겨진다.
큰일이다.
숨을 들이시고 한번더 들이쉬었다.
겨우 잠궈진다.
어휴.... 숨쉬기 힘들다.
몸이 안좋냐 묻는다.
아니라했다.
너무 긴장해서 그런가보다며 나를 안쓰럽게 바라본다.
결혼은 언제쯤 할꺼냐 묻는다.
얼굴을 붉혔다.
그의 어머니가 얼른 시집왔으면 좋겠다 한다.
아무래도 내가 굉장히 맘에 들었나보다.
요즘 여자답지 않게 차분하고 예의가 바른 것 같다한다.
부모님이 엄하셔서 그렇다 했다.
가정교육을 참 잘받은 것 같다한다.
자주 놀러오라한다.
알았다했다.
또다시 올인원을 입은채 풀밭에서 허우적거려야 하다니.. 생각만 해도 땀이난다.
그가 고생했다며 잘쉬라한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치마를 벗어던지고 훌렁훌렁 다 벗어던졌다.
화장실로 뛰쳐 들어갔다.
뿌두둑.... 쉴새 없이 터져나오는 설사소리..
아씨...
띠리리 띠띠 띠띠띠(아직도 애국가다)
'아씨 똥싸고 있는데 누구얏?'
그에게서 걸려온 전화다..
잠시 똥꼬를 힘주어 막았다.
"여보세요?"
도착했냐 물었다.
방금 도착했다 한다.
뭘하고 있느냐 묻는다.
씻을려고 욕실에 들어가려던 참이라했다.
똥꼬에서 강력하게 항의를 한다.
'우리를 내보내줘...'
얼굴에 경련이 일어난다.
그가 쉽사리 전화를 끊을 것 같지 않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태민씨? 여보세요?"
안들린척 쌩까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계속 울린다.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다.
화장실을 나와 그대로 침대로 들어갔다.
천국과 지옥을 다녀온듯한 기분이다.
그에게서 전화가 온다.
왜 힘이 없냐 묻는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 것 같다했다.
그가 편하게 쉬고 내일 보자한다.
볼일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대답할 기운도 없다.
스르르 눈이 감긴다.
결혼을 향한 길이 이리도 험난할 줄이야..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