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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를 망치는 사건사고들은
지인의 배신, 배우자의 불륜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들이 대다수일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지극히 사소한 것들이 관계를 절단내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보잘것없이 작거나 적은, 혹은 중요치않아뵈는 그런 일들이
어째서 관계를 망친다는 걸까?
사소한 것의 위력
(1) 스노우볼 효과
『스노우볼 효과』는
작은 눈덩이가 언덕을 굴러내려가며 그 몸집이 엄청나게 불어나게 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인간의 사고 역시 대개 이 언덕 위에서 굴리는 눈덩이와 비슷한데,
사소한 갈등이나 서로 맞지 않는 점은
에이 이 정도는 뭐 별 거 아니니까 괜찮아 사소한 거잖아 식의 해석보다는,
이렇게 사소한 일에서조차 부딪히는데 정말로 중대한 일에서는?????
식의 결말로 흘러가게 될 공산이 큽니다.
사소한 사건들이 시발점이 돼, 언덕을 굴러 내려오면서,
나중에 감당해야 될 지도 모를 중대한 일들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근거, 참조점이 형성되는 거죠.
이를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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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동거 중인데,
남자가 종종 변기 덮개를 안 올리고 쉬를 싸는 버릇이 있어,
여자가 그럴 때마다 지적을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겁니다.
여자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덮개부터 스캔하게 되는 스트레스를 겪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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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를 사랑했지만, 여자는 끝내 이별을 통보하고 둘은 헤어지게 되는데,
남자가 묻는 거죠. 이유가 뭐냐?
여자 曰
'니가 변기 덮개를 안 올리고 싸는 게 너무 싫어서'
동거까지 했던 연인이 결혼을 리젝하고 이별을 선택함에 있어서
남자의 쉬야 문제는 어찌보면 사소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여자 쪽 생각의 스노우볼링은 자연스럽게도 부정적인 결과로 귀착됩니다.
'이런 문제에서조차 해결이 안 되는데, 나를 존중 안 하는데, 결혼하면 뻔한 거 아니겠어??
내가 왜 그러고 살아야 돼?????'
정치인들의 네거티브 공작 역시 일종의 스노우볼 효과일 수 있습니다.
A 후보는 예전에 이러이러한 잘못을 저질렀다.
과거에 그런 전력이 있는 사람을 믿고 미래의 일을 맡길 수 있겠는가?
사소한 선물이라도 뇌물 수수 혐의가 있다면 중대한 일에서는 오죽 받아처먹겠는가??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는 거 아니겠나???
이렇듯, 누군가에게 일단 사소한 거라도 낙인이 하나 찍히게 되면,
비단 시초에는 흐릿한 낙인이었을지라도 언덕을 굴러내려오면서 어느샌가 선명한 주홍글씨가 됩니다.
사람들의 카더라 통신을 통해, 각자의 머릿 속에서 시뮬레이션 과정을 통해 등등.
인간관계, 사회생활에서 사소한 실수, 사건사고 등을 특히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이죠.
(2) 사소함은 곧 일상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소한 건 중요하지 않다. 중대한 것만 잘 처리하면 되지.'
이런 생각을 특히, 가부장제 가장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데,
가정의 자잘한 일들보다는, 본인이 직장에서 얼마나 잘 나가고, 재화를 가정에 얼마나 벌어올 수 있느냐,
이런 부분들에 더 중점을 두고 오로지 일에 혼신의 힘을 쏟는 거죠.
'내가 아버지로서 나중에 벌어질 수도 있는 사고를 대비할 수 있게 난 이만큼 재산을 축적했다.'
'열심히 일해서, 아들딸 자식들의 대학 등록금은 앞으로 걱정 안 해도 된다.'
자식들, 아내와의 알콩달콩한 일상들은 포기한 채,
이것이 가장의 책무다라는 일념 하에 나중을 대비하려 돈 모으기에만 혼신의 힘을 쏟은 결과,
아버지에게 남는 것은 뭘까?
어느샌가 가정에서 소외돼 버린 자신?
자식들과 대화하는게 직장 동료들과 대화하는 것보다 어색하게 된 지금??
인생에서 중대한 이벤트들은 몇 개 없고, 또 올지 안올지도 사실 모릅니다. 대신,
일상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죠.
특별한 거 없이, 사소한 것들로 가득찬,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그런 익사이팅한 사건사고들은 평생 몇 개 있을까말까.
대부분의 인생은 CCTV 돌아가듯 매번 똑같고 단조로운 일상들.
특별한 며칠과 특별할 거 없는 매일, 수천수억번의 생활
우리는 결국 일상을 살며, 그 일상을 채우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사소한 것들이기 때문에,
내 인생이 어떠한가를 자문해 봤을 때 중요한 건 결국,
다름아닌 "사소한 것들의 퀄리티"가 되는 겁니다.
이전에도 그랬고, 현재 역시 마찬가지, 앞으로도 계속 겪게 될 나의 사소한 일들이
과연 사소하단 이유로 간과되고 무시받아도 될 만한 존재일까???
그것이 곧 내 시간이자 공간이며 인생인데????
생각해 봅시다.
사소한 것들이 지켜지고, 편안할 때, 내 인생이 얼마나 평안하고 안락하게 느껴질 지.
또한,
그것이 사소하니까 중요치 않다는 이유로, 내 일상에 균열을 일으키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왜 불편하고 불행한 지.
발상의 전환
살다 보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사소한 건 별 거 아니기 때문에 중요치 않다라는 생각 말고,
사소한 건 맨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보다더 현재에 집중할 수 있고,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좀 더 윤택하게 제련할 수 있습니다.
사소한 일들이 인간관계에서 의외로 치명적인 역할을 수행하듯,
반대로 말하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효과도 줄 수 있는 겁니다.
내 연인에게, 배우자에게 사소한 거 하나부터 신경을 쓰고 배려한다면,
그런 작은 배려의 눈송이 하나가 언덕을 달려내려오며,
'이런 사소한 일조차 배려해주는데, 이 사람과는 평생을 함께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와 같은 대형 눈덩이를 선물해 줄 수도 있고,
또한, 사소한 것 하나부터 신경쓰며 맞춰나간다면,
CCTV처럼 쉼없이 돌아가는 내 24시간이 마치 '힐링무비'처럼 얼마나 평안하고 화목하겠습니까?
성공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니까 성공한 것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
이겨서 기분 좋은 게 아니라
기분이 좋으니까 이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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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혼 8년차에 접어드는 남자인데요..
저는 한 3년전쯤에 이혼의 위기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그 심적 고통이야 경험하지 않으면 말로 못하죠...
저의 경우는 딱히 큰 원인은 없었고
주로 와이프 입에서 이혼하자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더군요..
그리고 저도 회사생활과 여러 집안일로 지쳐있던 때라 맞받아쳤구요.
순식간에 각방쓰고 말도 안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대화가 없으니 서로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갔구요..
사소한 일에도 서로가 밉게만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암묵적으로 이혼의 타이밍만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들도 눈치가 있는지 언제부턴가 시무룩해지고
짜증도 잘내고 잘 울고 그러더군요..
그런 아이를 보면 아내는 더 화를 불같이 내더군요..
저도 마찬가지 였구요..
계속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이가 그러는 것이 우리 부부때문에 그런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요..
가끔 외박도 했네요..
그런데 바가지 긁을 때가 좋은 거라고 저에 대해 정내미가 떨어졌는지
외박하고 들어가도 신경도 안쓰더군요..
아무튼 아시겠지만 뱀이 자기꼬리를 먹어 들어가듯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었답니다.
그러기를 몇달..하루는 늦은 퇴근길에..
어떤 과일아주머니가 떨이라고 하면서 귤을 사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기에
남은 귤을 다 사서 집으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주방탁자에 올려놓고 욕실로 바로 들어가 씻고 나오는데,
와이프가 내가 사온 귤을 까먹고 있더군요..
몇개를 까먹더니 하는 말이
"귤이 참 맛있네"
하며 방으로 쓱 들어가더군요.
순간 제 머리를 쾅 치듯이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아내는 결혼전부터 귤을 무척 좋아했다는 것하고,
결혼후 8년동안 내 손으로 귤을 한번도 사들고 들어간 적이 없었던 거죠..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생각치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순간 먼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예전 연애할 때에 길가다가 아내는 귤좌판상이 보이면
꼭 1000원어치 사서 핸드백에 넣고
하나씩 사이좋게 까먹던 기억이 나더군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해져서 내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울었답니다.
시골집에 어쩌다 갈때는 귤을 박스채로 사들고 가는 내가 아내에게는 8년간이나
몇백원도 안하는 귤한개를 사주지 못했다니 맘이 그렇게 아플수가 없었습니다.
결혼 후에 어느덧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전혀
쓰지 않게되었다는걸 알게 됐죠..
아이문제와 내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말이죠..
반면 아내는 나를 위해 철마다 보약에 반찬한가지를 만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신경 많이 써 줬는데 말이죠..
그 며칠 후에도, 늦은 퇴근길에 보니 그 과일좌판상 아주머니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또 샀어요.. 그리고 저도 오다가 하나 까먹어 보았구요..
그런데 며칠전 아내말대로 정말 맛있더군요..
그리고 들어와서 살짝 주방탁자에 올려놓았구요..
마찬가지로 씻고 나오는데 아내는 이미 몇개 까먹었나 봅니다.
내가 묻지 않으면 말도 꺼내지 않던 아내가
" 이 귤 어디서 샀어요? "
" 응 전철입구 근처 좌판에서 "
" 귤이 참 맛있네 "
몇달만에 아내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도 몇알 입에 넣어주구요...
그리고 직접 까서 아이 시켜서 저한테도 건네주는 아내를 보면서
식탁위에 무심히 귤을 던져놓은 내모습과 또 한번 비교하게 되었고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뭔가 잃어버린 걸 찾은 듯 집안에 온기가 생겨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아내가 주방에 나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보통 제가 아침일찍 출근하느라 사이가 안좋아진 이후로는 아침을 해준적이 없었는데..
그리고 그냥 갈려고 하는데, 아내가 날 잡더군요..
한 술만 뜨고 가라구요..
마지못해 첫술을 뜨는데, 목이 메여 밥이 도저히 안넘어가더군요..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도 같이 울구요..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다는 한마디 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부끄러웠다고 할까요...
아내는 그렇게 작은 한가지의 일로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일에도 감동받아 내게로 기대올수 있다는걸 몰랐던 나는
정말 바보중에도 상바보가 아니었나 싶은게 그간 아내에게 냉정하게 굴었던
내자신이 후회스러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후, 우리부부의 위기는 시간은 좀 걸렸지만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가끔은 싸우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귤이던 무엇이든 우리사이에 메신저역할을 할수 있는것이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많다는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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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자 블로그 : http://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 좋네요. 실생활에서 써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무명자님 글 잘 보았습니다 ^^ 제가 사소하다고 생각하는것이 와이프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와 써먹어야지
스노우볼링은 게임에서 익숙했는데.. 정말공감되는 말씀이네요.. 마치 나비효과 같은거라고 볼수도 있는거군요.. 사소한 배려도 긍정적인 스노우 볼이 될수 있겠네요.. 언제나 감탄 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 좋은글들 묶어서 책으로 만들어도 좋을것 같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와 진짜 와닿습니다 결국 사소함이 가장 중요함이죠
요즘 군생활 하면서 많이 느끼네요.. 사소한걸로 많이 다퉜거든요.
와!감탄이절로나네요. 공감백만개~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발상의 전환... 도서관 일화가 참 좋네요.
공감되는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배워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추천합니다
좋은 글이네요.
사소한 것으로 그 사람을 다 평가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상당히 많이 알 수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참 잘 읽고 저 스스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 페북에 공유해가도 될까요?
네 괜찮습니다
와 정말 공감 많이 가는 글입니다.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사소함의중요성 스노우볼효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거 퍼가도 될까요?
네 괜찮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
그렇죠~ 사소한 것들로 일그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잊고 있었습니다. .
좋은글잘봤습니다~
너무 좋은 글이네요~ 늘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조건 추천입니다. 언제나 좋은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