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신문 경제면에 필리핀과 인도의 북미 Call Center 유치 경쟁이 점입가경이라는 기사가 있어 관심 깊게 읽었습니다.
우리 이민생활과 무관하지 않아서지요. 영어를 아주 잘해서 직장이나 비즈니스 생활을 주로 영어로 하는 이민자들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영어를 가장 많이 써야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Call Center 의 representative (회사를 대표하는 개개 직원을 이렇게 부르는데, 세일즈맨도 캐나다에서는 sales representative 혹은 줄여서 sales rep 이라고 많이 합니다) 들과의 통화일 것입니다.
Call Center 란 고객들의 전화를 받거나 잠재 고객에게 전화를 할 일이 많은 통신, 크레딧 카드, 전자제품 등 회사들의 Customer Service, Sales, Technical Support 같은 부서들의 전화 업무를 한 곳에 통합해 운영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대개 이 센터들이 미국이나 캐나다 내에 있지 않고 다른 나라에 있어요.
바로 인도나 필리핀... 인터넷이나 다른 유틸리티 문제로 전화하면 유난히 그쪽 액센트 들이 많고 전화 감도 멀다는 걸 느끼신 신규 이민자들이 많으실 겁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outsourcing (회사 업무 일부를 다른 회사에 맡겨 경비를 절약하고 품질도 높이는 것) 하기 때문이지요. 사진을 보면 (위 사진은 다른 것. 비만한 흑인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미국내인 듯) 거대한 사무실 안에 수많은 Brown (남 아시아 사람들 피부가 갈색이어서 이렇게 부름) 남녀들이 헤드폰을 끼고 컴퓨터 스크린 앞에 앉아 있더군요. 저는 영어도 안되지만 시켜줘도 못할 것 같아요. 숨이 막혀서...
이 시장을 그동안 인도가 선점하고 있었는데, 필리핀이 올해 안으로 Customer Service 와 Sales 고유 부문에서 먼저 따라잡고 Technjical Support 등 광역 부문까지도 5년 안에 인도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돼 바야흐로 BPO (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사무 처리 외주) 매출 세계 정상 (the call center capital of the world) 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예상 수입이 고유 57억불, 광역 95억불인데 장기적으로 이를 250억불까지 끌어올리면서 여기에 취직하는 고용 규모를 1백만명 정도로 잡고 있다는군요. 이렇게 되면 북미인들은 곧 백인들 대신 Filipina (필리핀 여성, 남자는 Filipino) 들과 물어보고, 불만하고, 주문하는 일이 일상사가 될 것 같습니다.
필리핀이 Call Center 를 외국에 두고 있는 MSN-Microsoft, Intuit, Expedia, HSBC, AT&T, IBM 그리고 캐나다 비씨 주의 Telus 같은 회사들로부터 각광을 받는 이유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모두 있어요. 경제적으로는 필리핀의 통신 인프라가 인도보다 훨씬 좋다는 거지요. BPO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과감히 했기 때문... 아마 통화하시면서 인도 사람 액센트 나올 때 감이 더 나빴던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감도 좋고 처리량도 더 많으니까 필리핀을 선호하게 된 거지요.
여기에 면세, 감세 조치까지 해주고 임금도 인도보다 더 싸고요. 또 필리핀 직원들은 다른 데서 일하는 것보다는 두 배 정도 고임금을 받는 혜택을 누리지만 여전히 인도 직원들보다는 덜 받아 필리핀으로 옮겨온 회사로서는 돈 덜 들고 직원은 더 만족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도 합니다. 인도는 현재 경제 발전 속도가 눈부셔 이런 회사말고도 갈 데가 많아 이직률이 높은 것도 북미 회사들이 Call Center 를 옮기는 이유의 하나... 그런데다 문맹률은 필리핀보다 높아 공급 인력에 한계가 있고요.
반면 필리핀은 영어 잘하는 고학력 출신들이 많고 Call Center 정도면 아주 좋은 외국인 회사에 속해 좋은 인재들을 싼 값에 얼마든지 구할 수가 있어요. 여기에 문화적 유사성까지 있지요. 오랫동안 미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여러 가지가 비슷합니다. 인도 사람들에 비해 액센트가 약해 발음이 아주 좋은 필리피나들은 처음 들으면 오리지널 북미인으로 착각할 정도지요. 미국식 관용 표현 (idiomatic American English) 에도 익숙하고... 인도는 영국 지배를 받아 아무래도 영국식 영어를 하거든요.
이렇다보니 기존 Call Center 를 하고 있는 인도 회사 (북미 본사의 하청 계약 관계) 들이 필리핀으로 대거 옮겨가 필리피노, 필리피나 들을 고용하고 있다고도 하는 소식입니다. 필리핀이 이렇게 BPO, 나아가 다른 outsourcing 시장을 확대해나간다면 그쪽의 고급 인력들은 굳이 이민 와서 막노동이나 힘든 병원 일 하지 않고 국내에서 취업을 하는 경우도 늘 것 같네요.
이래저래 영어가 참...
첫댓글 벌써 미국에는 인도에 많이 오픈들 했더라구요. 예를들어 쩜번에 컴터회사 전화할일이있어 Customer Service에 전화해서 신경질내고 소리지르고 난리난리 하니깐 옆에있는 남편이 인도에 전화받고있는 불쌍한 사람들이 무슨 죄냐며.. 그만좀 하라고 하더라구요. 미국의 맥노날드 drive thru에 오더 받는 사람은 이미벌써 외국에(인도) 있는 사람들이라 하던데요. 텔레마케팅 얘들도 가끔 멀리있는 나라에서 전화질 하는건지 생각될때도 많습니다. ㅎㅎ
하하... 그렇게 난리치셨어요? 인도 사람들 액센트는 사실 짜증이 좀 나요. 좋지 않은 일로 전화하니까 그 영어가 더욱 귀에 거슬리고요. 귀찮은 sales call 하는 인도 사람들 자기네 나라에서 전화하는 것 맞습니다. 왜 벨이 울려서 수화기 들면 한참 있다 나오잖아요. 오후에 낮잠을 반드시 자야 하는데 이 친구들 전화하면 정말 어떻게 해주고 싶지요. 가게로도 많이 와요. 몇년 묵은 전화번호부를 들고 무작위로 하는지 옛주인을 찾으며 debit, credit transaction 회사 자기네로 해달라는 전화를 이틀 걸러 합니다. 미치지요. 하나 좋은 것은 돈 받고 전화 거는 걸 업으로 하고 외국인이라 이쪽의 짜증을 군말 없이 잘 받아줘요...
지인이 캐나다 Call Center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Customer들의 전화로 문의하는 방식/매너가 각국 사람마다 각양각색이라고 합니다.
가뭄에 콩나듯 한국 유학생 전화를 받을때가 있는데 최악의 경우는 영어가 잘 안되서
지인에게 제한된 범위 내에서 한국어로 상담해달라고 힌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 양반 얘기로는 한국인이 억지를 많이 부리는 편이라고 합니다.(편견일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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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간 그직업이 다양한 Customer를 겪으면서....인도인,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미국 각부류 등
각 성격 특징을 아예 분류해 놓을 정도로 서로 다름이 크다는 말을 듣고부턴
가급적 젠틀한 척하려고 노력하게 되더군요. ㅠ
우리가 거기서 일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백인은 어떻고 중동 쪽은 어떻고 챠이니스들은 어떻고... 영어 할 줄 아는 후진국 사람들이 다국적기업 덕택에 job 을 많이 얻고는 있지만 사실 3D 직업이지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원래 힘든 건데 그 중에서도 따지고 흥분하고 겁 주는 사람 들과 거의 하루 종일... 그래서 Call Center 직원을 뽑을 때는 영어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human service skills, anger management techniques 같은 자질을 중시한다고 합니다. 한국인은 급한 성격상 손님으로나 직원으로나 환영받기 어려운데 그 시스템에 친해지고 뭐는 되고 뭐는 안되는지를 대강 알게 되면 목소리가 낮아지고 조금은 나이스해져요.
ㅋㅋ 남편이 콜센타에 전화해서 제가 억지부리는거 짱이라 하던데, 근데 캐나다는 너무 손님을 무시하는(일부로 무시하는건 절대 아닌것 같지만 손님의 권리를 못찾을 경우가 있어서) 경우가 있어서 저는 써비스텐터에 전화해서 억지 잘 부립니다. 제 이야기 해주셨내요. ^^* 근데 저는 상대방이 영어를 못한다고 발음이 안좋다고 무시하거나 억지부리지는 않습니다. 그냥 내 물건에 대한 & 서비스에 대한 불평과 서비스가 내 expectation에 못미치면 물리적 물질적으로 보상해달라고 난리..ㅎㅎ 그러면 결과는 긍정적입니다. 배달도 더 빠르고, 돈도 받고, 크레딧도 받고, 선물카드, 디스카운트 등등..
지식님, 당연히 논리적으로 잘 하셨을겁니다. 제가 언급했던 상황은 막무가네로 언성 높이는 무매너를 얘기한거죠 ㅎㅎ 제 친구 왈, 논리적으로 잘 얘기하면 크레딧을 쉽게 받을 수 있는데 억지부린다는 느낌을 주면 담당자도 사람인지라 오기로 맞대응하게 된다는 말을 합니다. 참고로 콜센터 담당자마다 일정금액까지는 자신의 판단에 의해 크레딧을 줄수 있다고 합니다.
저 몇년전에 한국에서
어느 회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는데, 중국사람 억양이었습니다.
일 처리를 잘 못해 주더라구요.(한국말 잘 한다고 입사했겠지요.ㅎㅎ)
나중에 보니
중국으로 옮겼다고 하던데,
위에 내용인거죠.
그런 게 있었군요. 아마도 연변 사람들을 고용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하여간 맥도날드 드라이브 쓰루 주문을 외국에서 전화로 받아 햄버거는 현장에서 건네준다는 만화 같은 세상에 살고 있네요.
콜센터와의 영어...도 배우고 싶습니다. 어떤때는 나 영어 잘 못한다..고 당당한(?)이유를 댔는데도 인도엑센트께서 돈 워리 라며 계속 말을 이어가더군요(강적). Telus와 열세번 통화하고 나니 영어가 부쩍 늘은 듯한 착각 ㅎ
그렇지요. 그 영어 할 줄 알면 캐나다 이민 정착은 보증수표입니다. 오더하고 컴플레인하고 캔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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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필리핀으로서는 국가 기간산업이 되다시피한 거지요. 1백만명이 그걸로 먹고 산다니... 우리 입장에서도 더 좋아요. 이 사람들 영어는 대체로 알아듣기 아주 쉬우니까요. 그러나 이민 온 필리피노들 보면 영어를 다 잘하진 않아요. 거기도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손짓 발짓 바로 위 수준 정도밖에 안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지요. 인도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아마도 가족 중에 한 사람, 친척 중에 한 사람이 영어 잘해서 따라온 경우인지...
필도 자국어가 있고, 영어가 제2외국어 이지요.
그런데 식민지를 겪으면서 영어를 하게 되었고,
정규학교를 입학하면 영어로 수업을 합니다.
영어 못하는 필리피노들은 학교를 다니지 못한 것입니다.
( 영어 못하는 필리피노들 무쟈 많습니다.
학교에 다니지 못해서-학비가 없어서, 학교 갈 차비가 없어서-가난해서죠)
그리고 공부를 잘 못한거구요.
그리고 발음에 차이가 많이 나는데ㅡ
우리(동양사람)가 영어 조금 하는 것 보다
필리피노 영어 못하는 사람 말들을 더 잘 알아 듣는 것으로 보아
우리의 제2외국어 개념과는 아주 다르더라구요.
정규수업시간에 영어로 수업을 하니
뭐~ 모국어는 아니라도,
자국어인냥 쓰죠.ㅎ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한 필리피노 친구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은 것 같네요. 놀라운 것은 그 사람들 자기네 문자가 없어요. 그냥 영어로 모국어를 쓴다고 하던데 전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더군요. 그러면서 그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식민 문화에 젖은 모습이란...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는 것 있지요? 영어가 자기네 글자라는 식으로... 그리고 미국 식민지라는 사실을 우리가 일본에게 갖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고요. 달라도 많이 다른 사람들이지요. 좋게 말하면 낙관적, 무사태평이고 나쁘게 말하면 의식이나 근성이 좀 부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