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 “손절”은 한글인가? 한자인가? 영어인가?
필자 아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상대방과 통화 중에 “손절을 하던지 해야겠다”는 말을 한다. 필자가 아들에게 물었다.
나도 간혹 듣는 말인데 “손절”이 무슨 뜻이냐? 아들 대답이 거래하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신용 매너가 좋지 못해서 거래관계를 끊겠다는 뜻입니다. 한다.
“손절”이 한글인가 한자인가 영어인가? 하고 물었다. 그것은 잘 모른다고 한다.
어디 “손절”뿐인가 신조어나 줄인 말을 쓰면서 그 말의 원뜻을 대부분 모르고 있다.
“손절”은 한자어 “손절(損切)”이다. “손절매(損切賣)”의 줄인 말이다. “손절매(損切賣)”는 주식(株式)용어로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주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손절(損切)”을 인간관계를 끊는 말로 사용하고 있어 한심하다.
사람과의 관계를 끊는 용어에 “절연(絶緣)”이란 말이 번듯이 있다. 인연(因緣)을 끊는다는 말이다. 정 한자어 “절연(絶緣)”을 사용하기 어려우면 그냥 “끊다”라는 우리말 동사(動詞)만 쓰면 되는 것 아닌가 왜 순 한글만 쓰면 쪽팔리는가? 나와 너 관계를 끊다 !
언품(言品)이 있다. 언어(言語) 즉 말의 품격이다. 말은 생각한 마음의 외출복이다 언어 수준은 그 말을 쓰는 사람의 수준이다
복잡한 IT산업 발달에 핑계를 많이 대고 있는데 IT산업이 발달한다고 해서 품격 없는 말을 쓰는 것이 아니다.
지금사회는 언어의 설사 시대다. 나오는 대로 그대로 싸댄다. “악플”에선 이미 세계를 제패한 “악플챔피온 한국”이라고 이름나있다.
“악플”은 어떻게 구성된 말인가? “악플(惡reply)”이라고 한자 영어가 합성된 말을 몇 사람이나 알까?
싸구려 말((淺薄語)은 그나마 양반이다. 한글 한자 영어를 섞어 만든 듣도 보도 못한 비속어 합성어들이 온 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다. 악풀 비속어 줄인말 신조어를 쓰면 마치 현대인 세련된 사람으로 여긴다. 아나운서들도 자랑스럽게 쓰고 있다.
정치인들의 저질 말과 줄인말 신조어들이 한국사회를 더럽히고 있다. 정치인들 학자들 한사람도 “이래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요즘 국정감사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저것들이 국회의원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시정잡배들의 말은 오히려 양반이다.
물건에는 품질(品質)이 있다. 사람에겐 인품(人品)이 있다. 말에는 “언품(言品)”이 있다. 내가 한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특히 입은 화(禍)의 출입구다.
熊爲膽而死-곰은 쓸개 때문에 죽고 鹿爲麝香而死-노루는 사향 때문에 죽고 人死於言-사람은 말 때문에 죽는다 고 하였다.
불교경전 법구경(法句經)에 말하기를 不要使用粗話 必然回到自身歸 거친 말을 쓰지 말라. 그것은 반드시 너에게 되돌아온다.
농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