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조심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불이라는 것이 좋을 때는 좋지만 무서울 때는 정말 무섭죠.
살다 보면 한두 번쯤은 실수로 불을 내는데 저는 두 번 내 봤습니다. 다행히 두 번 다 크게
번지지 않고 껐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합니다.
처음은 어렸을 때 산에서 몰래 담배피우다 불이 갑자기 옮겨 붙어서 친구들과 급하게 껐던
것이고 두 번째는 1년 전쯤에 약간 높은 곳에서 용접하다가 불꽃이 페인트 통에 들어가서
불을 낸 것입니다. 불나면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가까운 곳에 놔둔 소화기가 안보입니다.
더 웃기는 것은 공장이 타버릴까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라 불낸 것으로 엄청 깨지는 것을
걱정한다는 것입니다. 용접면을 쓰고 있어서 불 난 줄도 몰랐는데 옆에 같이 일하던 분이
불났다는 말과 함께 당황스럽게 뛰어 내려가서 한줌도 안 되는 먼지들을 긁어모아 페인트
통에 계속 넣는 것입니다. 너무 어이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답답해 위에서 보고 있던 내가
다급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형님. 어퍼부시요.”
페인트 통을 엎어놓으면 산소가 차단되어 불이 꺼질 거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그 짧은 순간에
해냈다는 기특함도 잠시. 말 끝나자 바로 페인트 통이 엎어지고 페인트가 번지면서 불이 커졌
습니다. 불이 커지니 당황해서 급하게 뛰어 내려가 방염포로 정신없이 두들기는데 방염포에
페인트가 잔뜩 묻어서 불이 크게 붙고 페인트가 사방으로 튀어서 더 크게 번졌습니다.
근처에 있던 직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뛰어와서 껐는데 씁쓸하더군요. 같이 일하던 분이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서 불꽃이 날아온 거라”고 박박 우겨 상황을 모면하고 끝냈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
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바보 같은 행동을 했다는 것에 스스로 한심한
기분이 들었고 페인트 통을 엎었던 분도 “엎으란다고 내가 왜 엎었을까”하며 표정이 안좋습니다.
불이 나면 어떤 사람은 페인트 통을 발로 걷어차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고, 서울에선 쓰레기통에
불이 붙었는데도 다른 사람이 끄겠지 하며 자기 할일들만 열심히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TV에
나왔던 것인데)집에 두 부부와 어린 아들과 딸, 그리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노모 이렇게 다섯 명이
있었는데 밖에서 불났다는 비명에 남편이 아들만 안고 튀어 나가버렸다고 하니 불이 사람 마음을
많이 흔들어서 정확한 판단을 못하게 하나 봅니다.
첫댓글 먼 이런일이? 울림이네 회사에 불났어? 그래서 그리 힘이 없었어?~~~날씨가좀 건조하더랑^*^ 이제 잘 수습됐지?
헉 항상 안전이 우선입니다....다음부터는 차분하게 대처하세요....힘내시구요
이글보니 나도 어릴적 생각난다..친구랑 뒷산에서 불장난하다 불이 났다는..그래서 마을 어른들이 껐었다는.ㅋ
푸하하~울림이글은 역시 잼나다니까~~ㅋㅋㅋ나도 어릴때 에프킬라에 라이터불 대서 파리 잡다가...커텐에 불 붙어 불날뻔 한적 있었는데...친구집에서...창문틀이 불에 어찌나 금방 타든지~깜놀 했었다는...담요로 끄다가 담요도 빵꾸나고...불끄고 연기 가득찬 방에서 둘이 사색이 되어서는...ㄷㄷㄷ했던 기억ㅋㅋㅋ
나두 안전하게 살고싶당.^^